문학
분수(시)
과학주의자
2022. 5. 24. 19:51
분수
김춘수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