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행동주의
- microaggression
- 빅토리아 시대
- 연결주의
- individualism
- traditional medicine
- alternative medicine
- korean traditional medicine
- complementary medicine
- 개인주의
- #산업및조직심리학
- 젠더 정책
- ctm
- collectivism
- 상호독립적 자기
- #정신역동
- 워렌 패럴
- farrell
- #크립키
- 집단주의
- 테스토스테론렉스
- warren farrell
- 성평등 정책
- 도덕발달단계론
- 도덕발달
- interdependent self
- independent self
- sexdifference
- 상호주관적 자기
- #정신분석
- Today
- Total
지식저장고
알파 메일, 베타 메일, 그리고 진화심리학 본문
21년 가을 혜성처럼 등장한 설거지론은, 여러 매체를 휩쓸고 간 후 마치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남은 자리에는 깊어진 증오의 골과 창궐한 유사과학 만이 남았다. 특히 설거지론은 인터넷에서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기준의 다른 인터넷 담론과 차이가 있었다. 또한 설거지론은 나무위키가 남초화와 우경화로 인해 중립성을 상실했음을 보여주었고, MBTI 열풍에 대처하지 못했던 심리학계는 이번에도 무능력을 증명해 버렸다.
한편 설거지론이 사라진 빈 자리에는 '레드필'이라는 새로운 주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구의 문화적 배경에 기반을 둔 이 주장은, 인터넷의 발달과 영어 문해력의 증가를 통해 한국에도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빨간 약(red pill)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은 사람들을 속이는 푸른 약을 제공하며, 반대로 자신들은 진실을 얘기해서 사람들이 눈을 뜨게 해준다는 것이다.
레드필이란?
레드필 가설은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롤로 토마시(Rollo Tomassi)가 주장한 가설로, 인간의 남녀관계에 대한 주장이다. 이 가설에서 토마시는 남성들을 알파 메일과 베타 메일로 나눈다. 여기서 여성들은 알파 메일을 추구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베타 메일과 결혼한 후 바람을 통해 알파 메일과의 관계를 지속한다. 이를 막기 위해 베타 메일(주로 자신의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들이 알파 메일로 변해야 한다는게 레드필 가설의 핵심 메시지이다.
레드필 가설에서는 모든 남성을 알파 메일과 베타 메일로 나눈다. 알파 메일은 성적으로 선호되는 남성을 말한다. 우람한 근육을 가지고, 터프하며, 나쁜 남자라고 여겨지는 남성들이 여기 해당한다. 토마시에 따르면 알파 메일은 원시사회에서 자손을 남기기에 우월한 남성이었고,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남자답다'고 여기며 선망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원시시대가 끝나고 문명이 지구를 지배하게 되면서, 알파 메일이 쥔 주도권이 베타 메일로 넘어갔다고 토마시는 설명한다.
베타 메일은 알파 메일과 반대로, 성적으로 선호되지 않는 남성을 말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헌신적이고, 성실하며, 착한 남자라고 여겨지는 남성들이 여기 해당한다. 이러한 사람들이 가진 여러 특성(신뢰와 성실)은 현대사회의 기준에 잘 부합하기 때문에 이들은 경제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보다 높다. 하지만 그만큼 성적 매력은 떨어지기에, 여성들은 알파 메일을 추구하고 베타 메일을 멀리하는 본능을 가지게 되었다고 토마시는 주장한다.
토마시에 따르면 알파 메일과 베타 메일 사이에서 여성들은 복잡한 선택 문제에 직면한다. 자신의 본능을 따른다면 여성은 알파 메일과 결혼하고 베타 메일을 멀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베타 메일은 알파 메일보다 보다 높은 경제적 지위를 성취할 가능성이 높으며, 자신의 자손들을 양육하는 데에는 베타 메일이 더 유리하다. 토마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성들은 베타 메일과 결혼하지만, 그러면서도 알파 메일에게 끌린다고 주장한다. 이는 자신과 결혼한 베타 남편을 뒤로 하고 알파 메일과 바람을 피는 상황으로도 나아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레드필 가설은 설거지론과 유사해진다.
토마시는 그러한 갈등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일부일처제라고 주장한다. 레드필에 따르면 원시사회는 소수의 알파 메일이 다수의 여성을 독점하는 구조였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선택받지 못한 베타 메일들을 다수 양산해 내었다. 그러나 일부일처제는 한 남성당 오직 한명의 여성만을 허용하면서, 이러한 불평등을 완화하고 사회에 안정을 가져왔다. 그러다가 20세기 성혁명 이후 자유연애가 확산되면서, 여성들이 알파 메일과 연애하고 자신들이 퇴물이 될 즈음에 베타 메일과 결혼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 지점도 역시 설거지론과 유사하다.
레드필 가설의 핵심은 이러한 여성들의 전략에 대처하자는 것이다. 베타 메일들은 자신의 여자를 뺏기거나 여자에게 돈만 대주는 호구로 전락하기 이전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들은 노력을 통해 알파 메일이 될 수도 있으며, 참고서와 자격증을 집어던지고 근육을 키워서 우월한 남성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과거의 죽림칠현이 그랬듯이, 남녀관계에 미련을 버리고 독신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 상기의 두 대안은 모두 미국 남성들이 가장 많이 공유하는 여성 담론의 일부이며, 레드필 가설은 이러한 담론들을 유지하는 동력을 제공해주고 있다.
진화심리학적 해석: 단기 전략과 장기 전략
레드필 가설을 지지하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가설의 주장은 진화심리학적 연구와 일부 부합한다. 특히 알파 메일과 베타 메일에 대한 묘사는 비교적 최근에 들어 관심의 대상이 된, 단기적 짝짓기 전략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진화심리학적 연구는 최근까지 장기적 짝짓기 전략을 주로 연구해왔다. 이를 위해 진화심리학자들은 남녀가 어떠한 결혼 상대를 선호하는지 주로 조사하였다. 연구들은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남녀는 결혼 상대의 성실성과 헌신, 지능을 가장 중요시했으며, 남자는 여성의 외모를, 여자는 남성의 능력과 재산을 중요시했다. 진화론적으로 이는 양육에서 여성이 더 큰 비용을 부담한 결과로 보인다. 양육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여성은 자신의 양육을 도와줄 남성의 능력과 재산을 더 중시하며, 반대로 비용이 더 적은 남성은 여성 자체가 가진 유전적 적합성을 더 중시한다. 또한 이러한 선택은 상대방이 나를 배신하고 떠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양쪽 모두 부부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심리적 속성(성실, 헌신 등)을 중시한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는 많은 남녀가 바람을 피우며, 원나잇과 같은 단기적인 관계도 중요함을 보여준다. 남자는 바람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더 많이 퍼트릴 수 있고, 여자는 바람을 통해 보다 우월한 유전적 자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바람은 둘 다 매력적이다.(물론 남성에게 더 매력적이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진화심리학자들은 스피드 데이팅과 같은 사례를 연구하였고, 이 경우 어느 성별이든 외모에 대한 선호가 가장 크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즉 결혼에서 선호되는 남성은 성실하고 헌신적이며 돈이 많은 남성인 반면, 데이트에서 선호되는 남성은 우람하고 잘생긴 남성이다.
이러한 발견은 레드필에서 주장하는 알파/베타 메일 구분과 유사해 보인다. 토마시는 여성이 알파 메일에게 끌리지만, 동시에 베타 메일과 결혼한다고(그러면서도 배신은 지속된다) 주장한다. 이는 단기 짝짓기 상대로 잘생긴 남성을 선호하고, 장기 짝짓기 상대로 헌신적인 남성을 선호한다는 진화심리학적 연구결과와 유사해 보인다. 또한 헌신적인 남성과 결혼한 이후에도 적지 않은 여성들이 잘생긴 남성과 바람을 핀다는 사실 또한 레드필과 유사해 보이며, 일부일처제가 남성들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억제한다는 점도 서로 비슷하다.(다만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일부일처제는 보다 인간 본능에 가까운 제도이다)
이러한 점을 보았을때 진화심리학은 레드필 가설을 잘 지지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진화심리학 자체가 가진 여러 한계를 배제하더라도, 레드필 가설은 진화심리학과 불일치하는 면이 존재한다. 뒤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레드필 가설에서 주장하는 알파/베타 메일 구도는 남성(메일)보단 여성(피메일)에게 더 들어맞을 수 있다. 또한 레드필 가설은 든든한 기반, 진화심리학이 일부 가지고 있는 과학적 엄밀함과 조작적 정의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과학적 한계
레드필 가설은 매혹적인 가설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만약 직접 레드필 가설을 검증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실험을 설계하려는 시점부터 난관에 부딫힐 것이다. 왜냐하면 레드필에서의 알파 메일이 누군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명확한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알파 메일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상당한 이견이 존재한다. 한국에서 알파 메일은 능력있고 터프한 나쁜 남자로 여겨지지만, 이는 서구에서의 정의와는 다르다. 상남자와 알파 메일을 동일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토마시는 상남자와 알파 메일이 다르다고 주장하며 사실 상남자 자체도 통일된 정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불일치는 토마시 본인에게서도 나타난다. 토마시는 알파 메일에 대한 다른 주장들을 부정하고 알파 메일이 '여성을 자신의 프레임 속에 통제할 수 있는 남자'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알파 메일이 테스토스테론이 많다고 주장하고, 나쁜 남자가 알파 메일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이 3가지 개념은 서로 일관된 개념이 아니다. 이러한 불일치로 인해 같은 레드필 진영 안에서도 알파 메일의 정의는 다르고, 누가 알파남인지에서도 합의가 없다.
이러한 불일치는 알파 메일에 대한 조작적 정의를 불가능하게 하고, 경험적 탐구 자체를 차단한다. 이는 레드필을 지지하는 과학적 근거가 전무한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현재 레드필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담론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에 한정되어 있으며, 레드필 가설을 직접적으로 검증한 과학적 근거는 현시점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레드필 가설의 다른 측면에 대한 연구들은 있지만,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들도 레드필 가설과 일치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사회가 개인의 욕구를 무조건 억압한다는 오래된 망상도 있지만, 주된 불일치는 진화심리학 연구에서 나왔다.
진화심리학적 한계: 뒤집힌 성별
토마시에겐 슬프게도 진화심리학의 많은 연구들은 레드필 가설과 일치하지 않는다. 먼저 나쁜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진화심리학은 잘생기거나 능력이 좋은 남성이 보다 유리하다고 말하지만, 잘생김과 능력은 나쁨과 동의어가 아니다. 나쁜 남자가 매력적이라는 주장은 대중 사이의 신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단순히 나쁘지만 매력적인 남성의 존재가 부각되어 발생한 편향일 수 있다.
레드필 가설은 단기적 짝짓기 전략을 '본능'으로 승화하고 장기적 짝짓기 전략을 보다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오류도 범하고 있다. 둘 중 하나를 부차적으로 취급해야 할 근거는 많지 않으며, 오히려 연구자들의 관심을 가장 먼저 받은 것은 장기적 짝짓기 전략이었다. 장/단기적 짝짓기 전략은 모두 원시사회에서도 발견되고, 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화권에서 관찰된다. 이러한 이유로 장기적 짝짓기 전략은 단기적 짝짓기 전략과 마찬가지로 진화적으로 내재된 본능으로 여겨진다. 사실 어떤 심리는 본능으로 중시하고 다른 심리는 이성 내지 가식으로 치부하는 인식은 심리학적으로 전혀 맞지 않다. 인간 두뇌는 악한 본능을 통제하는 이성의 독무대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상황에 등장하는 잡다한 본능들로 가득한 오래된 연장통에 가깝다.
게다가 진화심리학은 남녀 모두 상대방의 바람에 민감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살인의 유형은 치정살인이며, 많은 문화권에서 바람을 핀 상대에 대한 공격을 옹호하거나 직접 집행하였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바람을 방지하기 위해 시도하는 다양한 전략들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레드필에서는 여성이 테스토스테론이 많은 남성에게 끌린다고 주장하지만, 왕립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다르면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은 남성의 매력과 관련이 없었다. 많은 여성들이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성을 선호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매력이 비슷한 남성과 연애하고 결혼한다는 점도 레드필에서 설명이 부족한 사실 중 하나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레드필에서 묘사하는 성별이 뒤집혔다는 점이다. 레드필 가설은 주로 남성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지만, 사실 진화심리학 이론은 남녀를 그렇게 다르게 대우하지 않는다. 위의 설명은 여성의 전략일 뿐만 아니라 남성의 전략이기도 하다. 남성은 단기적으로는 잘생긴 여자와의 연애를 추구하지만, 동시에 결혼할 때는 성실하고 헌신적인 여성을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잘생긴 여성과 바람을 피운다. 이러한 설명은 진화심리학적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가히 퐁퐁녀 담론을 만들어야 할 수준이다.
정도의 차이를 따지면 설거지론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해당한다. 왜냐하면 많은 심리학적 연구들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바람을 자주 피운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가 배우자를 버리고 잘생긴 상대와 바람을 피운다면, 그는 여성보다는 남성일 확률이 더 높다. 남성은 실제 인기있는 정도와 관계없이 단기적 짝짓기 관계를 더 많이 추구하며, 외모와 같은 비 베타적인 특성을 더 중요시한다. 사실 30년전만 해도 헌신적인 여성을 버리고 외도한 남성은 대중문화의 단골 소재였다.
레드필이 진정한 빨간 약이라면, 아마 부가 설명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이 알파 메일과 베타 메일을 나누듯이, 남성도 알파 피메일과 베타 피메일을 나눈다. 남성은 젊고 예쁜 여성과의 잦은 성관계를 즐기다가 자신이 퇴물이 될 나이가 오면 자상하고 헌신적인 여성을 찾는다. 그러면서도 여성을 착취하면서 때로는 바람을(그것도 더 많이) 피기도 한다. 이러한 대칭성은 레드필 가설이 간과하고 있는 점 중 하나이며, 동시에 설거지론이 가지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여성이 남성의 돈을 뜯고 배신한다는 주장은 그 반대로도 적용 가능하다. 그리고 그 정도를 따진다면, 여자를 착취하는 남자가 더 많을 것이다.
사랑은 전쟁이다
레드필 자체의 문제점과는 별개로, 레드필 운동 자체가 나쁜지에 대해서는 또다른 논의가 필요하다. 역사 속에는 잘못된 가정에 근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공익에 이바지한 수많은 사례가 존재한다. 과연 남성성의 향상과 탈연애를 외치는 레드필 운동은 도덕적인가? 이러한 논의는 과학적 논증과는 다른 형태의 논증이 필요하며, 인간의 권리와 차등원칙, 공리주의를 통해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한 논의는 다른 글에서 다루게 될 것이다.
비록 레드필 가설은 과학적 근거와 일치하지 않지만, 사회과학자라면 레드필 진영이 발생한 사회적 배경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부정확함과 빈약함에도 불구하고 레드필 가설은 미국 사회에 광범위하게 수용되었으며 많은 남성들의 지지를 받았다. 필자는 precarious manhood 이론에 힘입어, 남성성에 위기를 느껴왔던 남성들이 자신이 처한 사회적 압력을 해석하기 위해 이러한 주장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연애시장에서 박탈을 경험한 남성들이 느끼는 박탈감을 레드필 가설이 잘 설명하기 때문에 지지받았다고 주장한다. 어느 가설이 참이든, 왜 남자들이 이러한 사상에 공감하는지 탐구하는 일도 흥미로운 연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 분석과는 별개로, 직접 연애를 해본 사람들은 레드필이 현실을 얼마나 단순화하는지에 대해 혀를 내두를 것이다. 실제 연애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주변인들이 들려주는 연애담은 풋풋한 청년드라마보다는 사랑과 전쟁에 가깝다. 이미 경험해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질투와 시기, 경쟁, 대립, 오해, 배신은 연애에서 찾아보기 어렵지 않은 주제들이다. 연애는 시작하는 것만큼 유지도 복잡하며, 상당한 대인관계 기술과 대인간 역학의 이해, 스트레스 대처능력을 요구한다. 피해자를 베타 메일로 한정하지 않아도, 사랑의 신전은 눈물의 바다 한가운데 있다.
이러한 복잡성과 비용으로 미루어 볼 때, 차라리 연애시장을 떠나는 일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종교에서 속세를 떠나고 여자를 금했던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도 있다. 많은 종교는 신앙에 전념하는 독신 남성들을 배출했으며, 심지어 자손의 생육을 가르쳤던 예수의 기독교에서도 수도사와 수도원이 등장했다. 수도사들이 산에 수도원을 지었던 이유는 연애에서 오는 번뇌를 피하기 위해서 였을지도 모른다.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헛소리에 기반한 자기개발서 및 힐링 서적들 (0) | 2023.04.28 |
---|---|
사상체질은 실존하는가? (0) | 2023.03.05 |
백신맞고 죽었다고? 선후관계와 인과관계 구분하기 (0) | 2022.06.29 |
박근혜 아이패드의혹에 대한 조사(2012) (0) | 2022.06.29 |
독도 관련 지도들 (0) | 2022.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