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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이고 불완전한 지식의 총합

과학주의자 2022. 8. 13. 16:29

지식의 세계는 넓고 앎의 세계는 무한하다. 매 순간 우주에는 인간이 상상도 하지 못할 기묘하고 경이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이 일들을 결정하는 법칙의 세계는 수많은 논리 규칙들이 저마다 춤을 추고 있다. 이들을 받아들인 인간들이 만들어낸 사상, 종교, 신화, 문학의 세계는 또 얼마나 광대한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진리에서 떨어져 있다. 인간들은 단지 진화적으로 형성된 고정된 활동유형에 따라 유전자의 노예처럼 살아갈 뿐이다. 진화적으로 형성되고 진화적으로 움직이는 끝나지 않는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인간은 우주의 진리를 이해하고, 우주의 진리를 받아들여야 하며, 이성의 발견과 통찰에 힘입어 환경과 자신을 이해하고 초월하여야 한다.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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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전 어느 철학자는 사색이 아니라 직접적인 관찰과 실험을 통해 진리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고민했다. 그 고민은 지구 역사상 최초로 생물을 달에 착륙시킴으로서 그 힘을 증명했다. 과학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사실적 진리를 연구한다. 과학의 계량화와 합리성은 인간이 자연에 대한 사실들을 폭발적으로 알게 해주었다. 몇몇 인문학자가 과학에 비판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이성과 논리와 만난 인간의 호기심이 진리를 향해 누구보다도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해야 할 것이다.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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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인류의 모든 학문의 시초이고, 모든 유수한 학문이 철학에서 갈라져나왔다. 뿐만 아니라 철학은 한 사회의 시대정신을 형성하는 기반이었고, 사회적 상황과 물질적 배경에 따라 수많은 철학이 융성하였다. 비록 그 정확도에서 과학에 밀릴 수는 있으나, 철학의 풍부함과 깊은 사유는 여전히 다른 학문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문화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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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는 현대사회의 문화현상을 인문학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인문학 연구활동을 말한다. 수많은 인문학적 이론과 사상들이 문화연구와 얽혀있으며, 또한 문화연구에 베이스를 두고 있다. 페미를 이해하려는 자, 영화평론이 왜 항상 그모양인지 알고 싶은 자, 요새 인문학이 뭔 말을 하는지 알고 싶은 자, 문화연구를 알아라.

 

일본 사상

https://tsi18708.tistory.com/294

세계의 선진국 중 하나인 일본은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자신만의 사상을 꽃피워 갔다. 이러한 사상은 철학자보다는 주로 문학가나 문학평론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 근대 이후부터는 일본다움을 중심으로  여러 사상이 등장하였다. 어떠한 철학적 전통도 깊게 뿌리내리지 못했던 일본의 사상은 그래서 더욱 특별한지도 모른다.

 

 

비극론[각주:1]

비극론은 비극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루는 문학 분야로, 무엇이 비극이고 비극의 본질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사전적으로 비극은 슬프거나 비참한 것을 소재로 다루는 극으로 희극과 반대된다. 그러나 그 이면을 볼 때 비극이 가진 본질적인 특징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다. 또한 이러한 논쟁과 결부되어 현대사회에서도 비극이 가능한지 여부가 비극론 연구자들의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레이먼드 윌리엄스[각주:2]는 많은 비극 작품이 시대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는 과도기에 일어난다고 보고하였다. 즉 고대 그리스에서 비극이 흥행한 것은 신화의 시대가 끝나고 다소 합리적인 정치체제가 들어서 문화 변화가 일어나던 시점이며,[각주:3] 셰익스피어도 귀족의 권력이 약화되고 부르주아가 빈 자리를 대체하던 근세 영국의 사회상이 반영된 결과이다.[각주:4] 이에 이글턴은 비극이 과도기적 시대에 나타나는 문학 작품이며 본질적으로 질서와 욕망을 모두 포함하는 과도기적 형식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Karl Jaspers)는 비극이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장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상적으로 과학주의를 거부하였는데, 그는 과학이 세상과 인간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알려준다고 주장하였다. 때문에 과학은 세상의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데, 반면 종교를 통해 내려온 인간의 상징체계는 세상의 본 모습을 보여준다고 야스퍼스는 주장하였다. 이러한 견지에서 그는 비극이 세상과 투쟁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러한 투쟁의 끝에서 좌절하면서(한계상황) 동시에 자신의 본성적(현존재) 모습을 통찰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따르면 비극은 세상과의 투쟁이 있어야 하며, 그것이 격렬한 부정적 정서를 동반해야 한다. 이러한 비극을 통해 우리는 한계상황을 경험하고, 그러한 경험 속에서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 야스퍼스는 비극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본질적인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를 통해 죽음이나 병과 같은 현존재적 파멸을 정신적으로 극복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시각에서 그는 모든 비극론은 이러한 비극의 역동적인 힘을 고정해 버리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마르크스주의자인 이글턴은 자신의 저서 <우리 시대의 비극론>을 쓰면서 종래의 비극이론을 모두 거부하고 비극이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내고 변화시키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극에서 나타나는 악과 죽음이 기존의 질서를 깨부수는 동시에 기존 질서의 모순을 드러내며, 그럼으로서 새로운 질서의 탄생을 가능케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를 정치적으로 가져와서 비극이 기존 질서(자본주의)의 모순을 드러내고 새로운 질서(마르크시즘)가 도래하도록 만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비극론에서는 비극이 과연 어디까지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 이글턴은 고대 그리스 비극은 물론이고 근대 비애극에서 현대문학까지 비극이라고 주장한다. 반면에 벤야민[각주:5]은 그런 주장을 조롱하면서 비극은 고대 그리스 비극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고대 그리스 비극은 비극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체를 구축하는 의식이었지만, 18세기부터 흥행했던 독일의 비애극(trauerspiel)은 비극적인 상황에서 슬픔을 느끼는 것을 목표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주장하였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테리 이글턴(Eagleton)이 있다. 이글턴은 문학자로, 그가 지은 비극론은 가장 널리 인정받는 비극론 교재이다.

 

이 분야의 주요 저서로는 <우리 시대의 비극론>이 있다. 그러나 책이 수많은 오류와 무지로 점철되어 있어, 단지 비극론에 대해 아는 통로로만 쓰는게 좋다.

 

비극에서의 운명

비극에서 운명이 가지는 지위는 많은 문학자들의 논쟁의 대상이었다. 비극에서 주인공은 대개 운명과 충돌하며, 그 결과 파멸한다. 이것은 얼핏 보면 불합리하기 때문에, 많은 문학자들은 여기에서 어떤 의미를 끌어내려고 하였다. 가령 보수주의자들은 운명이 곧 도덕이며, 주인공이 파멸하는 것은 주인공이 어떠한 부도덕한 일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글턴과 같은 사회주의자들은 그것이 악의 책임을 개인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보수주의 비극이론이 대중화되면서 비극의 주인공은 운명을 알고 있으며, 그럼에도 운명에 저항하고 이윽고 운명에 순응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 그러나 이는 적어도 그리스 비극에서는 아니다. 그리스 비극에서 대부분의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며, 그것이 부당하다고 관객에게 호소한다.[각주:6] 보수주의 비극론에서 비극은 운명의 정당함을 보여주고 순응하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실제 비극과는 다른 것 같다.

 

 

내적 명예

명예훼손죄를 구성할 때 명예는 외적 명예와 내적 명예로 구분된다. 외적 명예는 개인의 인격적 가치와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말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정의할 수 있고 객관적 평가도 가능하다. 반면 내적 명예는 사람의 고유한 내면적 가치로, 신념이나 인권은 물론 자존감, 자기효능감과 같은 심리적 특성도 해당한다. 이 중 몇몇은 객관적 평가가 불가능하고 타인이 이를 훼손했는지도 당연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법은 내적 명예는 보호하지 않는다.

 

 

루카치의 소설론

게오르크 루카치는 유명한 철학자 및 문학자로, 국문학자에게 가장 많이 인용된 문학자이기도 하다.[각주:7] 루카치는 예술이 자아와 세상이 단절된 근대에 출현하였으며, 나와 세상이 단절되면서 잃어버린 총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소설이고 소설의 목표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소설에 대한 실제 사실과 맞지 않으며, 연구대상도 서유럽 소설에 한정되어 일반화가 안된다.

 

루카치는 고대와 근대를 비교해서 고대는 자아와 세상이 연결되었다고 지각한 반면, 근대에는 자아와 세상이 분리되었다고 지각한다고 주장하였다. 문명의 개인주의화가 강해지면서 독립적인 자아정체성이 출현하고, 그러면서 세상과 자신이 단절되었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이다. 이는 기존의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정립하는 것이 어려워졌음을 의미하며, 이를 루카치는 총체성의 상실이라고 표현하였다.

 

루카치는 총체성을 다시 확립하는 것이 소설의 기능이라고 주장했다. 이전의 문학 매체인 희곡과 서사시와 달리 소설은 개인과 세상의 단절을 인식하고 다루는 매체이며, 소설을 통해 개인과 세상 사이의 틈(간극)을 인식하고 이를 종합하여 통합된 삶의 의미를 다시 만드는 것이 소설의 기능이라는 것이 루카치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루카치는 그러면서도 개인과 세상의 간극은 다시는 매워질 수 없다고 믿었다.[각주:8] 이는 세상과 내가 이미 합일되어 있다는 선불교 등의 동양 사상을 모르기 때문이고, 세상과 개인의 간극이 사실 주관적 평정에 불과하다는 논리적 앎에 다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패법

방패법(shield laws)은 미국에서 아동성범죄를 수사할때 사용하는 기법이다. 방패법을 사용할 경우 경찰은 용의자를 방에 집어넣고 피해자 아동이 반투명 거울로 용의자를 지켜보며 용의자가 범인인지, 무슨 관계인지에 대해 자세히 진술한다. 방패법은 꽤 유용한 기법이지만 일각에선 용의자의 인권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용의자가 자신을 고발한 당사자를 직면할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미 연방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방패법을 기각했다. 그러나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는 명확한 합의가 없다. 어떤 주는 아직도 방패법을 사용하고, 어떤 주에서는 용의자가 CCTV로 아동을 관찰하게 하여 간접적으로 용의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배심원 제도

배심원 제도는 일반 국민이 배심원이라는 직함으로 재판에 참가하여 판사와 함께 재판하는 제도이다. 미국, 영국 등 46개국에서 시행중이며 이 제도는 주권자인 시민이 스스로 사법권을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진정한 시민참여를 목표로 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형사 및 민사 모두에 적용하고 있고 한국은 2008년 1월부터 '국민참여재판'이라는 명칭으로 시범운영한 후 2012년부터 확대시행하고 있다.

 

일반적인 배심원 재판시 법정 구조도. 배심원과 피고가 서로를 마주보기 때문에 피고의 압박이 배심원에게 영향을 준다는 비판도 있다.

배심원 제도는 판사, 검사 등 특정 소수계층만이 참여하는 기존 재판과 달리 사회구성원이 재판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사법제도의 민주화를 가능케 한다. 배심원 제도는사회현실과 괴리된 법적 판단을 방지할 수 있고, 사법권을 국민이 행사함으로써 사법권의 담합을 막는다. 박근혜 정권 시절 양승태를 비롯한 몇몇 인사들에 의해 사법농단이 일어났던 한국에서 이 점은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배심원은 전문적으로 법을 공부한 판사나 검사와 달리 법적 지식이 전문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의 법적으로 정확한 판결에 비해 수준낮은 판결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여론이나 편견의 영향이 우려되고, 소수계층이 소외될 가능성이 높으며, 배심원이 잘 나오지 않으면 재판진행에 차질이 생긴다.

 

현재 미국과 유럽, 한국에서 배심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배심원은 재판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미국의 배심원 참여율은 15%밖에 되지 않는다. 유럽의 경우 Escabinado라는 명칭의 배심원 제도를 서유럽에서 실시하고 있는데, 배심원과 판사가 투표를 통해 판결한다. 한국은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08년 1월 1일부터 배심원 제도를 시행했다. 

 

한국의 배심원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이라 불리는데, 한국은 법관이 주재하는 공개법정에서 제출된 증거에 기반하여 사건의 실체를 심판하는 공판중심주의를 채택하기 때문에 배심원도 공판에 참여하여 검사와 피고의 설득 속에 판사와 같이 사건을 평결한다. 초기에는 중대한 형사사건이나 고액 민사사건에서 피고가 원하는 경우에만 실시했으나 2012년 추합된 문제점을 개선하여 확대시행하고 있다. 현재는 고액 민사사건이나 형사사건에서 피고가 원하는 경우 배심원 재판을 실시하고 있는데, 국민적 지탄이 두려운 권력형 범죄자나 성범죄자보다는 백남기처럼 자신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거나 권력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배심원 재판을 요청한다. 

 

통계에 따르면 최초 배심원 재판 35건 중 32건에서 판사와 배심원의 의견이 일치했으며, 33건에서 항소가 제기되었으나 27건에서 반려되었다. 이중 57%는 검사측에서 제기한 항소인데, 검사가 항소를 제기할 수 없는 미국에서 볼 수 없는 일이다.[각주:9] 배심원들은 대체로 현행 국민참여재판에 만족하고 있으며 다만 장시간의 재판 진행(46%)과 어려운 법률 용어(24%)가 좀 불편하다고 보고했다.

 

한국은 배심원 제도가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인 1)문화,인종,언어,종교적으로 동질적인 사회 2)국민들의 우수한 교육수준 3)적용되는 법에 대한 전반적 동의 모두를 충족하기 때문에 배심원 제도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한국인이 가지는 온정주의(무죄 판결 경향성)와, 공동체주의에 의한 동조 가능성에 의해 배심원 제도가 잘못 기능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인은 인정이나 정서적 호소에 약하기 때문에 성범죄나 사기, 청소년 대상 범죄가 아니라면 되도록 낮은 형을 선고할 확률이 높으며 특히 생계형 범죄나 반기업적, 반정부적 범죄가 그럴 위험이 크다. 게다가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 수가 홀수로 고정되어 동조가 일어나기 쉽다. 많은 연구결과들은 홀수로 된 집단이 만장일치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있고, 공동체주의도 비슷함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인이 법에 대해 보이는 경외와 복종심으로 인해 권위에 대한 복종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성폭행(강간)

강간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질, 항문, 구강에 강제로 자신의 성기를 삽입하거나, 그렇게 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이다. 강간은 성폭력의 일부분으로, 성폭력은 가해자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피해자를 성적으로 유린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남성을 가해자로, 여성을 피해자로 설정하였으나 인식의 발달로 현재는 남성 피해자의 존재도 인정된다. 그러나 2012년 FBI는 강간을 '피해자의 의지에 반하여 여성에게 가하는 강제적인 성행위'라고 정의하여 남성 피해자의 존재를 부정하였다.

 

미 연방헌법에서는 강간이나 성폭행이라는 표현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폭행이나 협박을 통한 강제 성행위 시도를 가중된 성적 학대라고 부르며, 여기서 정의한 성적 학대는 거부 의사를 밝힐 수 없는 피해자와 성행위를 하는 것과, 피해자를 두려운 상황에 몰아넣어 강제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까지 사법계는 여성이 no라는 표현을 했을 때 발생한 성관계만 성폭행으로 규정했으나(no means no rule), 이는 성관계 동의에 대한 표현이 애매한(그리고 대다수인) gray sex의 문제를 잘 다루지 못했다. 최근 미투 운동 이후 미국 뉴햄프셔 주를 시작으로 여성이 yes 표현을 하지 않은 성관계도 성폭행으로 규정하는 yes means yes rule이 확산되고 있다.

 

성폭행은 특성상 물증이 남기 쉽지 않으며, 설령 성관계의 증거가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합의에 의한 성관계인지 강제적인 성관계인지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때문에 대부분의 대륙법 국가와 영미법 국가에서는 피해자의 증언만으로 성폭행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며, 다만 판사나 배심원의 경험과 이성(경험칙)에 비추어 그것이 설득력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만 유죄의 증거로 인정한다.[각주:10]

 

 

세계화 담론

90년대부터 본격적인 세계화가 이루어지면서, 많은 국가들이 냉전기보다 다른 국가와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다양한 교류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세계화에 대한 구호가 트렌드가 되었고, 인문학에서도 세계화를 바라보는 담론을 본격적으로 구성하게 된다. 한국의 지식인은 세계화를 긍정하면서도 세계화와 관련된 자본주의의 확산은 경계하였는데, 가령 김창남[각주:11]은 세계화로 인해 기존 한국의 비민주적이고 권위적인 가부장제와 배타적 민족주의가 파괴되었다고 주장했다.

 

 

신좌파의 가족관

신좌파와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세상의 모든 것이 이성애와 가부장제, 이분법적 젠더 개념을 지지하는 이데올로기 장치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개념이 지지하는 이데올로기가 자본주의라고 주장한다. 가령 김순원[각주:12]은 근대 영국소설에서 등장하는 근대의 가족관이 자본주의에 기반하여 이분법적 젠더와 가부장제, 이성애를 옹호하며, 이것이 영국의 제국주의와도 결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드라큘라>가 이러한 규범을 어긴다고 해석하면서 드라큘라가 저항적인 작품이라고 결론내린다.

 

 

아놀드 쉰베르크[각주:13]

쉰베르크(1874-1951)는 20세기의 음악가로, 현대음악의 새 지평을 연 선구자 중 하나이다. 그는 무조음악의 창시자로 유명한데, 무조음악이란 한 옥타브에 12개의 음을 사용하여 기존의 조성체계와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12음 기법이라고도 불린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1933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고, 보스턴 의 모르킨 음악원과 켈리포니아대에서 재직하닥 로스엔젤레스에서 사망하였다.

 

 

영문학의 역사[각주:14]

학문으로서의 영문학은 19세기 후반에 시작되었다. 그 목적은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상당히 정치적이었다. 사실 이러한 사정은 다른 예술 분야도 비슷한데, 아름다움에 대한 논의는 기원전부터 있어왔지만 학문으로서의 미학은 19세기부터 시작되었다. 미학의 창시자는 대개 낭만주의자였으며, 이들은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계몽주의에 대항하고자 하였다.

 

영문학의 창시자가 낭만주의자는 아니지만, 상당히 비슷한 동기를 가진 이들이었다. 영문학의 창시자들은 초기 낭만주의자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중산층이었으며, 근대가 가치를 파괴하고 비인간적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리고 그 대안을 예술에서 찾고자 하였다. 이들은 영문학을 통해 근대가 파괴한 종교의 자리를 문학으로 채우고, 그럼으로서 아름다운(그리고 구식인) 영국 사회를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이는 이후 파시즘에 대한 찬양으로도 변질되었으며, 이런 점 또한 낭만주의와 유사하다.

 

미국의 영문학자들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가령 TS 엘리엇은 근대의 개인주의를 비판하고 그 대안으로 상당히 파시즘과 비슷한 집단주의를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의 영문학은 예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영국 및 낭만주의와 비슷했지만, 또 하나의 과학을 만들고자 했다는 점에서 유럽과 달랐다. 미국 영문학의 선구자 리처즈는 문학을 사회공학의 수단으로 보았고, 신비평주의자들은 문학을 분석하는 나름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만들고자 시도하였다.

 

 

자연신학

자연신학은 과거에 존재했던 신학 사조 중 하나로, 계시에 대한 신앙을 출발점으로 하는 계시신학과 달리 자연적 이성을 통해 신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신학 사조이다. 신과 세계의 근원을 동일시하는 입장에서 보면 자연신학의 역사는 이오니아의 자연철학자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이 말로서 라톤이나 아리스텔레스의 신학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용어로서는 기원전 1세기의 로마의 문인 바로가 신학을 신화적, 자연적, 국가적의 3종류로 분류한 것에 유래한다. 그러나 자연신학의 개념이 명확하게 된 것은 중세의 스콜라학자에 의해서 학문으로서의 계시신학이 확립됨으로써, 그와의 관계에서 자연적 이성이나 철학의 역할과 한계가 자각된 것에 기인한다.

 

루터는 중세 말기에 강력해진 신앙과 이성의 분리 경향을 철저히 하고, '신앙만'의 입장을 들어서 자연신학을 이성의 월권으로서 거부했다. 칸트도 비슷하게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신앙을 이성을 초월한 것으로 분리해 냈다. 현대에 자연신학의 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은 가톨릭 신학과는 다른 의미에서 자연신학의 가능성을 주장한 E. 브루너와, 그에 반대하는 K. 바르트와의 사이에서 행하여진 신학 논쟁에서이며, 후에 틸리히, 불트만도 바르트 비판의 입장에서 이 논쟁에 가담하였다.

 

20세기 중엽까지의 가톨릭 신학에서는 자연 신학에 관한 토마스 아퀴나스적 입장이 통설이었다. 그러나 이 입장은 다분히 C. 볼프의 합리주의의 영향하에 있으며, 자연 신학은 일반적 형이상학 구별되는 특수한 형이상학의 일부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게 본다.

 

 

장르

문학에서 장르란 일군의 텍스트들은 다른 텍스트들과 분리하여 다루게 하는 일종의 기준을 말한다. 문학 텍스트들은 모두 서로 엇비슷하면서 차이점을 가지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어떤 텍스트들은 플롯과 인물/스테레오타입, 배경, 주제, 시각적 스타일에서 다른 텍스트들보다 서로 더 유사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로 비슷한 텍스트들을 묶어서 부르는 명칭이 장르이다.

 

장르는 공식과 관습, 도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식(formula)은 여러 텍스트들이 공유하는 서사로, 한 장르의 텍스트들은 서로 유사한 플롯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영화학자 schatz는 모든 문학이 설정-작동-심화-해결의 플롯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 구조의 구성요소에서 장르들이 서로 차이점을 보인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이 플롯은 기존의 질서가 무너지고 다시 지켜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 보수적이다. schatz가 말한 플롯 구조는 다음과 같다.

 

  • 설정(establishment): 이야기의 기초 배경이다. 기본적인 설정과 이야기의 주된 갈등이 보여진다.
  • 작동(animation): 이야기의 시작에 해당한다.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캐릭터들이 행동하기 시작한다.
  • 심화(intensification): 이야기는 절정에 이르고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는다. 이야기가 어떻게 위기에 이르고 어떤 관습적인 상황이 출현하는지는 장르마다 다르다.
  • 해결(resolution): 주인공은 갈등을 해결하여, 기존 질서에 대한 물리적/이념적 위협을 제거한다. schatz는 장르문학이 기존의 질서를 찬미하는 방식으로 끝난다고 주장했다.

 

관습(convention)은 텍스트에 등장하는 개별 사건이나 행위에 대한 정형화된 틀이다. 가령 주인공이 아치 에너미와 갈등하는 상황이라도, 셜록 홈즈가 모리아티와 대결하는 장면과 캡틴 아메리카가 아이언맨과 대결하는 장면은 매우 다르다. 이처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건이 무엇이고 캐릭터들이 어떤 행위를 하는지는 장르의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또한 어떤 사건이나 행위는 특정 장르에서 거의 대부분 등장하는데, 가령 갑작스러운 남녀의 만남은 로맨스 작품에서 매우 자주 나온다. 이 사건도 로맨스 장르를 특징짓는 대표적인 관습이다.

 

도상(iconography)은 장르를 정의하는 이미지로, 눈으로 보이거나 겉으로 드러나는 요소를 말한다. 무협에서의 무술, 서부극에서의 총 등이 도상에 속한다. 장르영화는 시각적 모티브와 캐릭터의 특성, 의상, 배우, 공간, 세팅, 조명, 소품 등에서 서로 다른데, 이러한 요소들이 영화에서의 도상에 해당한다.

  1. 김형기. (2009). 우리 시대의 비극론< 잠들 수 없다!>,< 염소 혹은 실비아는 누구인가?> 를 중심으로. 헤세연구, 22, 381-411. [본문으로]
  2. Williams, R. (2013). Modern tragedy. Random House. [본문으로]
  3. Vernant, J. P., & Vidal-Naquet, P. (1981). Tragedy and myth in ancient Greece.brighton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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