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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 개론

과학주의자 2022. 8. 24. 15:38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는 '과도한 불안과 공포(두려움)'를 주된 증상으로 하는 장애군이다. 불안장애는 병적인 불안이 나타나는 양상에 따라 분리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특정 공포증,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범불안장애의 7가지의 하위 정신질환으로 나뉘는데, 원래는 강박장애와 PTSD도 포함되었으나 현재는 퇴출되었고 대신 분리불안장애와 선택적 함구증이 새로이 편입되었다.[각주:1]

 

 

분리불안장애[각주:2]

분리불안장애(seperation anxiety disorder)는 '중요한 애착 대상과의 분리에 대해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나타내는 정서적 장애를 말한다. 이러한 과도한 불안과 공포는 발달단계를 고려해 보았을때 극심해야 하고, 8가지 진단기준 중에 3개 이상이 나타나야 하며, 아동청소년의 경우 4주, 성인의 경우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고,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서 심각한 고통이나 부적응적 증상이 나타나야 한다. 8가지 진단기준은 아래와 같다.

 
  1. 주요 애착 대상이나 집을 떠나야 할 때마다 또는 그러한 상황이 예상될 때마다 심한 불안과 고통
  2. 주요 애착 대상을 잃을까봐, 또는 애착 대상이 질병, 부상, 재난, 죽음과 같은 해로운 일을 당하지 않을까 지속적이고 과도하게 걱정
  3. 애착 대상과 분리될 수 있는 사건들(길잃기, 납치, 사고, 질병 등)에 대해 지속적이고 과도하게 걱정
  4. 분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밖을 나가거나, 집을 떠나거나, 학교에 가거나, 직장에 가거나, 또는 그 외의 장소에 가는 것을 지속적으로 꺼리거나 거부
  5. 혼자 있게 될까봐, 또는 주요 애착 대상 없이 집이나 다른 장소에 있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과도한 공포를 느끼거나 꺼림
  6. 집을 떠나 잠을 자거나 주요 애착 대상이 근처에 없이 잠을 자는 것을 지속적으로 꺼리거나 거부
  7. 분리의 주제를 포함하는 악몽을 반복적으로 경험
  8. 주된 애착 대상으로부터 분리되거나 분리가 예상될 때 두통, 복통, 메스꺼움, 구토 등 반복적 신체증상 
 

아동의 1년 유병률은 4% 정도이고 청소년은 1.6%로 청소년이 더 적게 걸리며 성인은 매우 드물다. 보통 7세부터 발병한다. 역학조사에서는 여아가 남아보다 더 많이 걸리고 장애의 영향도 더 크나 임상장면에서는 남녀차가 나타나지 않는다. 미국 성인의 1년 유병률은 0.9-1.9%인데, 분리불안장애를 앓는 성인은 생활상의 새로운 변화를 몹시 두려워하거나, 자녀나 배우자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그들과 헤어지는 것에서 심한 고통을 느낀다. 분리불안장애는 악화와 호전 기간이 반복되며, 분리가능성에 대한 불안과 분리 상황에 대한 회피가 몇년 동안 지속된다.

 

분리불안장애는 불안정 애착에 의해 발생한다. 분리불안장애의 주 증상 중 하나인 반복적 신체증상도 사실 주요 애착 대상을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한 무의식적 전략이다. 불안정 애착이 분리불안장애로 이어지게 하는 요인이 몇가지가 있는데, 아동이 행동억제 기질(양가적 경향 유발)을 가졌거나 의존적일 때 분리불안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아이가 어렸을 때 심하게 질병을 앓은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부모의 과잉보호도 분리불안장애의 주 원인이며, 불안정한 가정환경도 분리불안장애의 원인이 되는데 불안정한 가정환경에는 집안의 사고나 사망, 부모의 질병, 맞벌이, 잦은 부부싸움, 이사, 전학 등이 있다.

 

분리불안장애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되기 때문에 의사들은 일단 아동을 관찰한다. 하지만 증세가 4주 이상 지속되며 부모와 아동 모두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야 하는데, 불안정한 애착이 원인이기 때문에 부모도 상담이 필요하다. 부모는 아동의 불안을 인정해주고, 아동과의 대화를 통해 이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고 안심시켜야 한다.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 이러한 신뢰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동을 다그치는 것은 자존감을 떨어트려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일이기 때문에 하지 마라.

 

분리불안장애의 치료는 면담, 놀이치료, 가족치료, 심리치료 등이 사용된다. 이중 면담과 놀이치료는 애착문제의 세부사항과 역동을 파악하는데 필요하다. 분리에 대한 긍정적 강화요법이나 긴장이완요법, 체계적 둔감화와 같은 행동치료가 효과적인 심리치료 기법이다. 애착대상에 대한 인지적 왜곡이 있으면 인지치료가 시행되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등교를 거부할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심한 경우에는 정신과에 입원하는데, 입원시 아동은 심한 저항을 보이며 때로는 공생적 관계에 있는 어머니가 더 큰 저항을 보이기도 한다. 입원시에는 면회, 외출, 외박 등 일련의 헤어지고 만나는 과정의 반복이 증세를 호전시키기도 한다.

 

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각주:3]

선택적 함구증은 특정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정신질환으로, 함구증 중에서도 조현병, 범불안장애 등 다른 질병에 의한 함구증이 아닌 경우만 해당한다. 또한 언어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경우도 제외되며, 언어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구어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고 원할한 사용이 가능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선택적 함구증 환자는 유독 말하기가 기대되는 특정한 사회적 상황(대개 학교)에서만 말을 하지 않으며, 이러한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학업적/직업적 성취나 의사소통이 심하게 방해받는 경우 선택적 함구증으로 진단된다. 유뇨증, 유분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선택적 함구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는 기질, 사회불안장애, 극심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입원, 지적장애 등이 있다. 행동억제 기질이 있거나 부적 정동성(신경성)이 있으면 선택적 함구증이 나타나기 쉬우며, 환자들은 MMPI상 신경증적 내향성이 높다. 일부 아동은 의사소통 장애, 말더듬기를 일으키는 신체적 질병이 원인인 경우도 있으며, 18번 염색체의 이상이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보고도 있다. 어떤 학자들은 선천적으로 불안한 기질과 어렸을 때부터 심한 수줍음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실제로 부모가 수줍음과 사회불안에 대한 병력이 있을 경우 발병가능성이 증가한다. 생물학적 이유로 말이 늦을 경우 타인과의 의사소통이 원만하지 못해 유치원에서부터 입을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고, 학대의 결과이기도 하다. 정신분석이론에서는 구강기의 지나친 억압이 의존성과 버림받음에 대한 공포심을 일으켜서 나타난다고 주장하는데, 언어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부모의 폭력에 의해 얼굴이나 입 주변에 외상을 받을 경우 외상성 함구증(traumatic mutism)의 형태로 발병하기도 한다. 이밖에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상처, 부부간 불화, 어머니의 우울증, 과잉보호, 가족간의 불신과 의존, 사회적 고립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선택적 함구증은 행동치료, 가족치료, 약물치료 등을 통해 치료된다. 특히 행동치료 중에 강화요법이 효과가 좋은데, 강화요법을 사용하는 치료자는 아동이 회피하는 상황에서 말흘 할 경우 강화를 주어 아동이 회피 상황에서 말을 하도록 돕는다. SSRI 계열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증세가 많이 호전되는데, 이는 SSRI가 불안을 완화시키기 때문으로 다른 불안장애도 비슷하다. 그러나 약물만으로는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심리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유치원 환경이 불안을 유발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증세가 호전될 때까지 유치원 등원을 유보할 수 있다. 말 하라고 다그치면 오히려 더 말을 안하니까(때려도 안된다) 다그치지 마라.

 

특정 공포증(phobia)[각주:4]

특정 공포증(specific phobia)은 '특정한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합리적인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1)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공포가 있고, 2)공포를 일으키는 대상이나 상황에 직면하면 무조건적으로 즉각적인 공포나 불안이 유발되며, 3)공포 자극에 대한 회피정서와 회피행동이 나타나고, 4)이러한 증세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5)이것이 일상에 심각한 장애가 되어야 한다. DSM-Ⅲ에서는 단순공포증이라고 명명하였으며, 젊은이들[각주:5]과 여성(4배 더 많이)[각주:6]이 더 많이 걸린다. 환자들은 세로토닌과 도파민에 이상을 보이고,[각주:7] 편도체 활동이 매우 크다.[각주:8]

 

특정 공포증은 유형에 따라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황형은 비행기, 엘리베이터, 폐쇄된 곳 등 특정 상황에 공포를 느끼는 것이고, 자연환경형은 높은 곳이나 물, 천둥, 번개, 강, 바다 등 특정 자연환경에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혈액-주사-손상형은 피, 주사바늘, 상처, 의학적 치료 등 신체적 손상과 관련된 자극에 공포를 느끼는 것이고, 동물형은 거미, 뱀, 개, 곤충, 바퀴벌레 등 특정한 동물에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기타형으로 묶이는데, 여기 속하는 공포 자극으로는 질식/구토가 유발되는 대상이나 상황, 아동의 경우 큰 소리나 분장한 인물(삐에로), 가면 등이 해당한다. 보통 제시된 순서대로 상황형에서 동물형으로 발달해간다.

 

공포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기질과 진화론적 준비성, 학습이 있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은 공포증이 생기기 쉬우며, 회피성 성격장애의 경우에도 생기기 쉽다. 신경증적 내향성은 공포증을 예측하는 주요 인자 중 하나이다. 진화론적 준비성(preparedness theory, 준비된 이론)은 진화심리학에서 제안한 이론으로, 어떤 자극에 대한 공포는 학습되기 쉽도록 진화했다는 것이다.[각주:9] 가령 뱀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시기 인류의 주요 경쟁자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뱀에 대한 혐오학습을 조기에 하는 개체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학자들은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뱀에 대한 자극(주로 촉각)이 쉽게 공포증을 생성하도록 인간이 진화했다고 제안한다. 실제로 사람과 원숭이들은 초기 인류에게 위험했던 뱀이나 거미에 대해서는 공포를 잘 학습했지만 꽃이나 토끼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으며,[각주:10] 화난 얼굴과 같이 다른 위협적인 요인도 공포가 빨리 학습되었다.

 

한편 모러(Mowrer)의 2요인 이론에 따르면 공포증은 2가지 기제의 결합으로 생성된다. 먼저 어떤 이유에서건 인간이 고전적 조건화를 통해 특정 개체를 회피하도록 학습되는데, 이를 회피학습이라고 한다. 그리고 회피학습된 개체는 조작적 조건화를 통해 대상을 적극적으로 피하는 회피행동을 발전시키게 된다. 2요인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회피학습-회피행동의 결합이 공포증을 산출한다. 이외에 유전도 공포증에 일부 기여하며 아래 연구들이 이를 보여준다.

더보기

Fyer, A. J., Mannuzza, S., Gallops, M. S., Martin, L. Y., Aaronson, C., Gorman, J. M., ... & Klein, D. F. (1990). Familial transmission of simple phobias and fears: a preliminary report.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47(3), 252-256.

Kendler, K. S., Neale, M. C., Kessler, R. C., Heath, A. C., & Eaves, L. J. (1992). Generalized anxiety disorder in women: a population-based twin study.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49(4), 267-272.

Kendler, K. S., Myers, J., & Prescott, C. A. (2002). The etiology of phobias: an evaluation of the stress-diathesis model.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59(3), 242-248.

O'Laughlin, M. J., & Malle, B. F. (2002). How people explain actions performed by groups and individual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82(1), 33.

 

공포증의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행동주의 치료가 효과적이다. 체계적 둔감화가 공포증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치료기법이다. 홍수법을 비롯한 노출치료도 시행될 수 있지만, 위험성이 크다. 또한 다른 불안장애와 마찬가지로 SSRI 계열의 항우울제가 효과가 있으며,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도 효과가 있다.

 

사회불안장애(social phobia, 사회공포증)

사회불안장애는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상황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정신질환으로, 공포증의 일종이다. 사회불안장애로 진단되려면 1)타인에게 관찰되고 평가될 수 있는 사회적 상황에 대한 불안과 공포, 2)부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행동이나 자신의 불안함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3)타인에게서 모욕, 경멸, 거부를 당하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줄 지 모른다는 두려움, 4)사회적 상황에 노출시에 무조건적인 불안과 공포반응, 5)증세의 6개월 이상 지속, 6)증세로 인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고통과 부적응적 양상 등이 충족되어야 한다. 사회공포증은 성인기 초기에 나타나며,[각주:11] 남자의 11%와 여자의 15%가 살면서 한번은 경험한다.[각주:12] 소득이 적거나 교육수준이 낮은 경우 발병률이 올라간다.[각주:13]

 

사회불안장애의 원인은 특정공포증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는 둘 다 공포증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질 중에서 수줍음과 회피성 성격장애가 사회불안장애로 자주 이어진다. 원인이 특정공포증과 유사하듯이 치료기법도 특정공포증과 유사한데, 사회불안장애는 CBT가 효과적이다. CBT를 처치받는 환자들은 사회적 상황을 계속 생각하게 하여 거기 둔감화되거나, 인지치료 기법을 통해 인지적 재구성을 거쳐 사회적 상황을 무섭지 않은 것으로 지각하게 유도된다. 한편 병리적이지 않은 사회불안의 경우, 사회적 연결감(social connectedness)이 사회불안을 감소시킨다.(r^2=.72)[각주:14]

 

광장공포증(agoraphobia)

광장공포증은 특정한 장소나 상황에 대해 강한 불안과 공포를 보이는 정신질환으로, 공포의 대상이 특정 장소에 한정되기 때문에 거소공포증이라고도 부른다. 광장공포증으로 진단되려면 특정 장소나 상황에 대한 회피행동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아래 진단기준 중 2개 이상에서 뚜렷한 공포와 불안을 느껴야 한다.

 
  • 대중교통
  • 개방된 공간(주차장, 다리, 시장 등)
  • 폐쇄된 공간(쇼핑몰, 극장, 영화관)
  • 줄을 서거나 군중 속에 있는 것
  • 집 밖에 홀로 있는 것
 

이러한 상황이 무조건적으로 공포와 불안을 유발해야 하며, 적극적인 회피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생활 전반에 고통과 부적응을 초래할 때만 광장공포증으로 진단된다.

 

광장공포증도 공포증의 일부이기 때문에 다른 공포증과 원인을 공유한다. 특히 기질적 요인 중에서도 불안민감성과 고립불안, 공포 자체에 대한 공포가 광장공포증을 유발하는데, 실제로 후자의 기질과 관련된 공황장애는 광장공포증과 공병률이 굉장히 높다. 원인과 메커니즘이 비슷하기 때문에, 광장공포증의 치료방법도 다른 공포증의 치료방법과 같다. 

 

공황장애(panic disorder)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그 후유증에 대해 지속적으로 염려하는 정신질환을 말한다. 공황발작(panic attack)은 갑작스럽게 나타나 강한 불안과 위급감, 공포가 일어나는 증상으로, 발생 후 10분 이내에 최고조에 달하며 5-20분간 지속된다. 공황발작을 경험할때 환자는 강한 불안과 불편감을 경험하며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공황발작이 성립하려면 아래 13가지 중 최소 4가지를 만족해야 한다.

 
  • 심계항진.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박동이 급격히 빨라짐.
  • 진땀
  • 몸의 떨림이나 전율
  • 숨이 가빠지거나 막히는 느낌
  • 질식감
  • 가슴통증 또는 가슴 답답함
  • 구토감 또는 복부 불쾌감
  • 현기증, 비틀거리는 느낌, 머리가 띵함, 기절할 것 같은 느낌
  • 한기나 열기를 느낌
  • 감각이상(마비감 또는 찌릿찌릿함)
  • 비현실감 또는 이인증(자기 자신과 분리된 듯한 느낌)
  • 자기통제의 상실이나 미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 죽을 것 같다는 두려움
 

​이러한 증세가 4가지 이상 일어나며 공황발작과 그 후유증을 지속적으로 걱정하고, 이것이 생활 전반에 거쳐 고통과 부적응을 야기하면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공황장애는 여러 단계를 거쳐 발달하는데, 그 단계는 아래와 같다.

 
  • 증상발현 단계: 공황발작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이 단계의 공황발작은 증세가 약하다.
  • 공황 단계: 이 단계에서부터 공황발작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며, 공황발작의 증세도 최고조에 달한다.
  • 건강염려 단계: 공황 단계를 겪은 환자는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고 느끼고 자신의 건강을 염려하기 시작한다.
  • 제한적 공포증 단계: 건강을 조심하는데도 불구하고 공황발작이 지속되면, 어떤 자극들이 발작에 연합된다. 그러면 환자는 해당 자극을 두려워하여 공포증을 형성한다.
  • 사회불안장애 단계: 발작이 지속되면 사회적 상황에서도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환자는 자신이 발작하는 모습이 타인에게 비정상적으로 비춰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이로 인해 환자는 사회적 상황을 피하게 되고, 이것이 사회불안장애로 발전한다.
  • 광장공포증 단계: 사회불안장애와 발작이 동반되면서 환자는 발작이 일어나는 상황 자체를 피하려고 한다. 그래서 폐쇄적인 곳에서 발작이 일어난 경우 폐쇄공포증으로, 개방된 공간에서 발작이 일어난 경우 광장공포증으로 발전한다.
  • 우울증 단계: 어떠한 시도를 해도 병이 낫질 않는다는 사실이 자각되면, 마침내 환자는 모든 의욕을 상실한다. 이는 무기력과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공황장애의 1년 유병률은 2-3%로 높은 편에 속한다. 미국에선 22%의 평생유병률을 보였는데,[각주:15] 대개 스트레스가 극심한 시기에 발병한다.[각주:16] 청소년 후기에 시작되어 30대 후반까지 나타나며, 증세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굴곡 현상을 보이고 쉽게 만성화된다. 환자의 대부분은 여성으로 남성보다 2배 많다.[각주:17] 환자 중 3-40%는 회복되지만 10-20%는 만성화된다. 한편 환자의 33-50%는 광장공포증이 동반하는데,[각주:18] 이는 광장공포증과 공황장애가 공포 자체를 무서워한다는 유사성을 가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환자들은 자신이 급성 심장질환이나 호흡질환이 있다고 믿어서 자주 응급실이나 주치의에게 달려간다.[각주:19]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뇌과학자들은 뇌의 청반핵이 지나치게 예민한 경우 공황장애가 발생하기 쉽다고 보고하였다. 과잉호흡이론은 호흡과 관련된 자율신경의 이상이 공황발작의 원인이라고 본다. 사람이 가끔씩 과도하게 울면 들숨만 반복되어 폐에 이산화탄소가 가득 차게 되는데, 이것이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일으켜 졸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존재한다. 과잉호흡이론은 공황발작이 이러한 졸도와 비슷한 증세라고 본다. 한편 다른 학자들은 공황발작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 공황장애의 원인이라고 보는데, 실제로 신체적 변화를 무서워하고 파국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공황장애에 많이 걸린다.[각주:20] 신경성과 스트레스, 아동기 학대 등이 공황장애를 일으키며, 이외에도 유전적 요인[각주:21]과 다양한 환경 요인이 있다.

 

공황장애는 치료가 어려운 정신질환 중 하나이다. 보통 약물치료를 하나, 심리치료가 병행되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은 주로 삼환계 항우울제나 SSRI 항우울제,[각주:22] 벤조디아제핀계 약물, MAO 억제제 등이 처방된다. 심리치료의 경우 인지행동치료가 주로 적용되며 이때 치료자들은 신체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교정하려고 노력한다. 동반되는 광장공포증은 체계적 둔감화나 노출치료로 치료하며, 이완훈련을 통해 발작을 억제하는 치료도 공황장애에 사용된다.

 

범불안장애(GAD)[각주:23]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는 일반적으로 불안장애라 불려지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만성적이고 과도한 불안과 걱정이 생활 전반에 나타나는(free-floating anxiety, 부동 불안) 정신질환이다. 환자들은 6개월 이상 일상에서 과도한 불안과 걱정을 경험하고 이를 통제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며, 이로 인해 생활 전반에서 고통과 부적응을 겪는다. 환자들은 아래 진단기준 6개 중 3개를 충족해야 범불안장애로 진단되는데, 아동의 경우 하나만 나타나도 범불안장애로 진단된다.

 
  • 안절부절 못하고 긴장이 고조되거나 신경이 곤두선 느낌
  • 쉽게 피로.(이는 과도한 불안과 걱정의 결과이다)
  • 주의집중이 곤란하고 자주 멍때림.
  • 과민성(화를 잘냄)
  • 근육긴장
  • 수면장애
 

1년 유병률은 3-12%로 불안장애 중 가장 높으며, 만성적이고 기복이 있는데 스트레스 상황에서 특히 악화된다. 미국의 경우 평생유병률은 5%였다.[각주:24] 병은 보통 20대에서 시작되어 50대에 가장 많으며,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이라 여성 환자가 남자보다 2배 더 많은데[각주:25] 이는 여성이 겪는 차별과 위협의 결과일 수 있다.[각주:26] 주로 저소득층에서 발병한다는 점도 GAD의 특징이다. 다른 불안장애에 비해 고통이 미약하고 증세가 상대적으로 모호해서 사람들에게 잘 인지되지 않으며, 그래서 정신과에 내원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 

 

주요 원인은 신경성과 주의편향(부정적 정보에 한함)이며, 정신분석이론에서는 신경증적 불안이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유전자도 일부 기여하고,[각주:27] 다른 질환들처럼 환경 스트레스[각주:28]나 주요 생활사건[각주:29]도 영향을 끼친다. 호르몬 불균형 역시 불안장애 발병과 관련되어 있다.[각주:30] 치료는 다른 불안장애와 유사한데,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주의편향을 수정하거나 긴장이완법을 통해 불안을 해소한다. 독일에서 사용되는 치료법으로는 팔걸이의자에 앉히고 몸이 무거워지는 암시를 걸어서, 종국에는 약간의 단서만 주어져도 몸이 이완되도록 하는 기법이 있다. 처방되는 약은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다. 

  1. 이상 김청송,'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싸이앤북스,p243 [본문으로]
  2. 김청송,'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싸이앤북스,pp245-249 [본문으로]
  3. 김청송,'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싸이앤북스,pp250-253 [본문으로]
  4. 김청송,'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싸이앤북스,pp254-255 [본문으로]
  5. Magee, W. J., Eaton, W. W., Wittchen, H. U., McGonagle, K. A., & Kessler, R. C. (1996). Agoraphobia, simple phobia, and social phobia in the National Comorbidity Survey.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53(2), 159-168. [본문으로]
  6. Kessler, R. C., McGonagle, K. A., Zhao, S., Nelson, C. B., Hughes, M., Eshleman, S., ... & Kendler, K. S. (1994). Lifetime and 12-month prevalence of DSM-III-R psychiatric disorders in the United States: results from the National Comorbidity Survey.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51(1), 8-19;Kessler, R. C., Nelson, C. B., McGonagle, K. A., Liu, J., Swartz, M., & Blazer, D. G. (1996). Comorbidity of DSM–III–R major depressive disorder in the general population: results from the US National Comorbidity Survey. The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168(S30), 17-3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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