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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행동치료의 이해

과학주의자 2022. 8. 21. 16:52

현재 다양한 심리치료가 존재하지만, 이중 가장 효과가 검증되고 인정된 치료법은 단연 인지행동치료(CBT)이다. CBT는 정신분석이 심리치료를 지배하던 50년대에 등장한 행동주의 치료와 인지치료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두 치료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효능과 데이터에 기반한 엄밀한 자기교정으로 빠른 시간에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행동주의 치료와 인지치료를 이끌던 과학자들이 두 치료법을 결합하면서 현대 심리치료의 제왕 CBT가 탄생하였다.

 

 

CBT의 이해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는 현재까지 가장 뛰어나고 효과적이며 자주 시행되는 치료법으로, 인지치료와 행동주의 치료가 결합된 치료기법이다. 인지행동치료자들은 정신질환이 왜곡된 사고방식과 잘못된 행동학습에서 비롯된다고 보며, 특히 왜곡되어 비현실적이고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정신질환의 원인이라고 본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고치기 위해 인지행동치료자들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인지와 행동으로 구성된 인지적 공식(cognitive formulation)에 기초하여, 인지치료 기법과 행동주의 치료를 통해 환자의 인지적 변화를 유도하여 치료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지능이나 학력이 낮거나, 위기상황에 처해있거나, 정신증 또는 성격장애가 심한 경우처럼 지적 능력이 잘 발휘되지 못하는 경우에는 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또한 역기능적 신념이 정신질환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과학적 입증이 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인지행동치료는 그 어느 심리치료 기법보다 구체적인 치료지침을 제공하고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각주:1] CBT는 심리치료의 탈신비화에 매우 크게 공헌했고, 환경결정론에 반대하여 인간의 긍정적 특성에 주목하였다. 21세기 초 CBT는 거의 모든 정신질환에 적용되고 있으며, 마음챙김 기법과 통합된 MCBT 치료도 흥행하고 있다.

 

인지적 모델(cognitive model)

CBT에는 다양한 하위치료가 있지만, 이 치료들은 모두 어떠한 가정을 공유한다. 또한 많은 인지행동치료자들은 특정 하위기법을 실시하는게 아니라 통합된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한다. 인지행동치료는 다양한 하위기법이 있는만큼 잘 공유되는 가정과 치료기법도 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인지적 모델을 가정한다. 인지적 모델에 따르면 심리적 어려움은 역기능적인 사고에서 유래한다. 이 사고는 사람이 세상을 현실적인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고 부정적인 정서와 행동을 유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세상, 타인에 대해 환자가 가진 신념을 깊게 이해해야 하고, 이를 보다 현실적이고 적응적인 생각으로 변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초 하에 인지적 모델은 인지행동치료의 10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1. 인지용어로 내담자의 문제를 공식화(formulation)하고 이에 기초한다.
  2. 건강하고 굳건한 치료동맹을 만든다.
  3. 상호협력과 환자의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4. 목적지향적이고 문제중심적으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5. 현재, 지금 여기를 강조한다.
  6. 환자를 교육하여 환자가 스스로를 치료할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재발을 방지한다. 그래서 CBT는 자기자신에게도 실행할수 있다.
  7. 단기적으로 치료한다.
  8. 치료는 구조화되어 실시한다.
  9. 환자가 자신의 역기능적 사고와 신념을 확인하고, 평가 및 대처하도록 가르친다. 
  10. 사고와 기분, 행동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기법을 실시한다. 아래는 환자의 역기능적 사고에 대처하는 3가지 방법이다.
  • 길잡이식 발견(guided discovery)
  • 협력적 경험주의(collaborative empiricism)
  • 행동실험
 

B는 3가지 층위가 존재한다. 자동적 사고는 무언가를 경험했을때 떠오르는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생각으로,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져서 잘 지각되지 않지만 인간의 정서와 행동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자동적 사고는 좀더 근원적인 신념에서 유래하는데, 신념은 핵심신념과 중간신념으로 나눌수 있다. 핵심신념(핵심믿음)은 가장 근원적이고 깊은 믿음으로,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믿음이다. 핵심신념은 활성화되면 확증편향을 일으켜서 유리한 정보만을 모으며, 그래서 핵심신념이 역기능적인 경우 피해는 걷잡을수 없이 커진다. 

 

중간신념(중간믿음)은 핵심신념과 자동적 사고를 매개하는 신념으로 삶의 태도, 삶에 대한 가정, 규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동적 사고가 가지는 의미가 중간신념이며, 동시에 중간신념은 핵심신념에 대한 대처방식이기도 하다. 중간신념은 타인과 세상에 대한 믿음이며, 핵심신념에 기반한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가령 핵심신념이 '나는 무능력하다.'이고 중간신념이 '나는 남에게 의지해야 한다.'이면, 중간신념은 무능력한 자신이 생존하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핵심신념과 중간신념, 자동적 사고 모두 삶의 과정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며, 실제로 일시적으로는 적응적이었지만 이것이 고착화되면서(information-processing model) 삶의 전반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핵심신념

핵심신념은 가장 근원적이고 깊은 믿음으로, 어린 시절 중요한 인물과의 상호작용에서 형성된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믿음이다. 핵심신념은 개인마다 다른것 같지만, 대부분의 역기능적인 핵심신념은 아래의 3가지에 해당한다.

 

  • 무력함(helplessness): 난 무능해. 나는 힘없고, 약하고, 결함있는 패배자야.
  • 사랑받을수 없음(unlovability): 남들은 날 사랑하지 않아. 난 매력도 없고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아. 난 평생 외로울거야.
  • 무가치함(worthlessness): 난 아무 가치도 없어. 난 쓰레기고, 부도덕하고, 악이야.

 

이외에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믿음(세상은 위험하다, 사람들은 1등만 기억한다 등)도 핵심신념이 경우가 있다.

 

early maladaptive schema

제프리 영(Jeffery Young)의 early maladaptive schema 모델에 따르면, 핵심신념은 두 스키마의 활성화 정도에 달려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역기능적 신념은 크게 5가지의 스키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가장 근원적인 게 단절 및 거절 스키마와 손상된 자율성 및 수행 스키마이다. 단절 및 거절(disconnection and rejection)은 자신이 남들과 이어질수 없다는 믿음으로, 다음의 하위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 유기/불안정(abandonment/instability)
  • 불신/학대(mistrust/abuse)
  • 정서적 결핍(emotional deprivation) - 여기에 양육결핍과 공감결핍, 보호결핍이 포함됨
  • 결함/수치심(defectiveness/shame)
  • 사회적 고립/소외(social isolation/alienation)

 

손상된 자율성 및 수행(impaired autonomy and performance)은 자신이 무능력하다는 신념과 관련된 스키마로, 다음의 하위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 의존/무능감(dependence/incompetence)
  • 위험/질병에 대한 취약성(vulnerability to harm/illness)
  • 융합/미발달된 자기(enmeshment/undeveloped self)
  • 실패(failure)

 

단절 및 거절이 너무 활성화되면 무력함이 핵심신념으로 두드러지고, 손상된 자율성 및 수행이 두드러지면 사랑받을수 없다는 핵심신념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어느쪽이든 너무 두드러지면 무가치함으로 이어진다. 이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심적 고통을 초래하는데, 이 심적 고통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3가지 스키마가 활성화된다. 손상된 한계(impaired limitied)는 왜소한 자아를 방어하기 위해 외적 자존감을 너무 과도하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특권의식/웅대성(entitlement/grandiosity)과 부족한 자기통제/자기훈련(in sufficient self-control/self-discipline)이 여기 속한다.

 

타인 중심성(other-directness)은 무력하고 무가치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지해야 한다는 믿음으로, 다음의 하위요소를 가진다.

 

  • 복종(subjugation) 
  • 자기희생(self-sacrifice)
  • 승인추구/인정추구(approval-seeking/recognition-seeking)
  • 거절 불가

 

과잉 경계 및 억제(overvigilance and inhibition)는 나약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과 세상을 경계하고 자신을 억제해야 한다는 믿음이다. 이는 아래의 하위요소를 가지고 있다.

 

  • 부정성/비관주의(negativity/pessimism)
  • 정서적 억제(emotional inhibition)
  • 엄격한 기준/과잉비판(unrelenting standard/hypercriticalness)
  • 처벌(punishment)

 

이 3가지 스키마는 위의 2개 스키마에서 발생하는 핵심신념에 대처하기 위해 활성화된다. 즉 이 3가지 스키마는 중간신념의 역할을 한다. 역으로 이들 3가지 믿음은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중간신념이다.

 

자동적 사고의 탐색

자동적 사고는 무언가를 경험했을때 떠오르는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생각으로,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져서 잘 지각되지 않지만 인간의 정서와 행동에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많은 사람들이 자동적 사고를 가지지만, 이중 현실 검증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자동적 사고의 신빙성을 검증할수 없어 자동적 사고를 그대로 믿게 된다. 그러나 자동적 사고는 대개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따라서 현실 검증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동적 사고의 부정적인 내용에 그대로 영향을 받게 된다. 

 

치료자는 환자가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환자의 자동적 사고를 관찰할수 있다. 주로 환자가 문제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회기중에 환자의 감정이 갑자기 변하거나 부정적인 정서가 깊어질때 자동적 사고를 끌어내기 쉬운데, 이때 치료자는 지금 무슨 생각이 떠오르냐고 질문하여 자동적 사고를 찾으려고 시도한다. 그리고 이를 타당성과 유용성, 현실성의 기준에서 평가하게 한다. 이외에 자동적 사고를 끌어내는 방법은 다음이 있다.

 

  • 환자의 기분과, 그 기분이 신체의 어디에서 느껴졌는지 묻기
  • 문제상황에 대한 구체적 묘사
  • 스트레스 상황의 시각화
  • 역할극을 통한 대인관계 상황의 재현
  • 이미지 도출
  • 반대되는 사고 제시
  • 상황의 의미에 대한 탐색
  • 질문 재구성.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나 '-인가요?'같은 질문이 주로 사용된다.
  • 자신의 모든 감각을 글로 쓰게 하기. 자기통찰이 부족한 환자에게 시행한다.

 

자동적 사고가 확인되면 치료자는 자동적 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자동적 사고는 외부요인뿐만 아니라 내부요인에 의해서도 일어날수 있으며, 여기에는 신체적 반응과 생각, 정서 등도 포함된다. 또한 자동적 사고로 유발된 정서나 행동도 다시 자동적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치료자는 핵심 자동적 사고를 선별할수 있는데, 이를 위해 환자에게 여러 자동적 사고 중 어떤 자동적 사고가 반복적이거나 괴롭고 심대한 역기능적 행동을 초래하는지 질문한다. 자동적 사고에 대해 질문할때는 기본적으로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따르는데, 주로 타당성과 유용성, 현실성의 관점에서 자동적 사고를 평가하게 한다. 이때 사용되는 질문은 다음을 목표한다.

 

  • 자동적 사고의 타당성 살펴보기 - 그 생각의 증거는? 반례는?
  • 다른 해석이나 관점의 가능성 탐색 - 대안적 설명이 있는가?
  • 문제상황에 대한 파국화 방지 - 최악의 경우가 무엇인가? 그게 발생하면 어떻게 대처할수 있나? 가장 최선의 경우는 무엇인가? 가장 현실적인 경우는?
  • 자동적 사고를 믿는 것의 영향 알아차리기 - 자동적 사고를 믿음으로서 나에게 무엇이 오는가? 생각을 바꾸면 무엇이 오겠는가?
  • 생각으로부터 거리두기(객관화, 지성화) - 만약 내 가족/친구가 같은 상황에 있다면 뭐라고 말해줄 것인가?
  • 문제해결 -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반드시 스스로 답을 찾게 해야한다)

 

역기능적 신념의 탐색

핵심신념과 중간신념은 인지 개념화 도표(cognitive conceptualization diagram)를 통해 탐색한다. 이 도표는 자동적 사고를 탐색하는데도 유용하다. 도표는 중간 아래쪽부터 작성하며, 밑부분은 환자를 불편하게 하는 주된 3가지 상황에 대해 그 상황과 동반되는 정서, 행동, 그리고 여기서 유추되는 자동적 사고를 적게 되어있다. 밑칸이 완성되면 이를 토대로 윗칸에 있는 중간신념을 작성하며, 다시 중간신념에 기초하여 핵심신념을 작성한다. 중간신념은 자동적 사고의 의미이고, 핵심신념은 중간신념을 통해 대처해야 하는 주관적 현실이다. 중간신념은 환자가 고통스러운 핵심신념 자체에 대처하기 위해서나(조건적 가정/믿음/규칙, conditional assumption/belief/rule), 아니면 핵심신념에 따라 이해되는 현실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전략(보상/대처 방략, compensatory/coping strategy)이다. 

 

중간신념은 자동적 사고의 주제이기 때문에 자동적 사고를 통해 알수 있다. 자동적 사고는 어떤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믿음이나 무의식적인 가정에 기반하는데, 이 규칙과 가정이 중간신념이다. 이를 알기 위해 치료자는 직접 이를 질문하거나 하향식 화살표 기법을 사용하는데, 하향화살표 기법(하향식 화살표 기법)은 환자에게 '이러한 생각이 당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사실이 당신이나 당신의 미래에 대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당신은 왜 이러한 생각때문에 괴로워하는가?' 등의 질문을 통해 환자의 잠재된 신념을 탐색하는 작업이다. 이외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하향화살표 기법에서 사용될수 있다.

 

  • 그게 왜 그렇게 나쁜가요?
  • 그것이 사실이라고 칩시다. 그래서 어떻다는 것이지요?
  • 그게 어떤 면에서 최악입니까?
  • 그것이 당신에 대해 무엇을 말해줍니까?

 

이러한 방법들을 치료자는 환자가 부정적인 감정변화를 보이거나 비슷한 말로 믿음을 반복 표현하거나, 혹은 저항을 보일때까지 반복한다. 이때 여기서 발견되는 신념은 다음과 같이 구분할수 있다.

 

만약 신념이 환자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mean to patient)에 대한 정보라면, 이는 중간신념이다.

 

만약 신념이 환자가 무엇인지(mean about patient)에 대한 정보라면, 이는 핵심신념이다. 

 

치료자는 자동적 사고에서 공통된 주제를 찾아내거나, 위와 같은 질문과 도표를 통해 환자의 믿음이 무엇인지 직접 물어볼 수 있다. 여의치 않는 경우 역기능적 태도 척도[각주:2]나 성격믿음 질문지를 통해 알아볼 수도 있으나, 상담에서는 이것이 별로 장려되지 않는다.

 

한편 치료자는 완성된 인지 개념화 도표를 기반으로 환자의 과거력에 대해 질문하여 어떻게 핵심신념이 발생하고 유지되어 왔는지 파악한다. 완성된 인지 개념화 도표를 기반으로 면담하여 치료자는 환자가 경험한 경험들이 어떻게 환자의 핵심신념을 형성했는지 알수 있고, 이들이 핵심신념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통을 어떻게 완화했는지 알수 있다. 이는 현재는 전혀 적응적이지 않은 신념과 자동적 사고가 과거에는 어떻게 적응적인 역할을 했는지도 이해하게 해준다.

 

어떤 경우 내담자가 자신의 역기능적 신념은 물론, 자신의 핵심신념까지 자각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필자도 그런 사람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들이 자신의 핵심신념을 알고 있음에도 상담실이나 병원을 찾아오는 이유는, 이것이 인지적 통찰에만 머무르고 정서적 통찰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cold cognition이라 하는데, 핵심신념은 대개 거대한 정서를 동반하는 hot cogntion이다. 따라서 이를 찾거나 변화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이를 정서적 반응과 함께 자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믿음을 수정하는 방법

역기능적 신념을 파악했으면 다음은 이를 수정하는 것이다. 역기능적 신념을 수정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래봤자 단기치료다)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신념을 완전히 수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인지행동치료의 목표는 이 신념을 믿는 정도를 줄이는 것으로, 이전의 상태를 100%로 했을때 환자가 역기능적 신념을 믿는 정도를 30%로 줄이고 앞으로도 계속 수정하려고 노력하는 상태가 인지행동치료에서 목표하는 상태이다. 이때 핵심신념은 보다 더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믿음으로 변화한다.

 

인지행동치료에는 정말 다양한 치료기법이 존재한다. 여기에 하위치료에서 하는 기법가지 합하면 더 많다. 인지행동치료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이중 과제는 무조건 포함된다.

 

  • 결정하기(decision-makin)
  • 과제
  • 노출(exposure)
  • 단계별 과제(graded task assignment)
  • 문제해결 및 기술훈련(problem solving, skill training)
  • 심상(imagery)
  • 역할극(role play)
  • 이완과 마음챙김(relaxation/mindfulness)
  • 자기비교(self-comparison)
  • 재집중(refocusing)
  • 주의분산(distraction)
  • 칭찬목록(credit list)
  • 파이 기법(phi technique)
  • 활동차트(activity chart)

 

문답법(socratic questioning, 산파술, 소크라테스식 대화)은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환자의 역기능적 신념에 적용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살면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끊임없는 질문과 의문을 통해 상대방의 논리를 격침시키는게 소크라테스의 장기였다. 개중에는 모든 것이 의미없다는 주장이나 약육강식이 정의라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런 주장은 사실 환자들이 가지는 역기능적 신념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치료자는 마치 소크라테스가 그랬듯이 환자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여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자각하도록 하고, 자신의 생각, 심상, 신념을 포착하도록 도우며, 사건에 부여한 의미를 재검토하게 하고, 부적응적 사고와 행동의 결과를 돌아보도록 유도한다. 

 

문답법은 단순설교나, 소위 일침이라고 불리는 일방적인 자기주장의 강요와는 다르다. 문답법은 환자가 덜 위협적인 느낌을 받는 상황에서 치료자가 던지는 일련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치료자는 최대한 덜 강압적인(일침과는 매우 다른) 상황을 조성해야 하고, 신념을 평가할때는 아주 구체적인 상황에서 평가하도록 해야한다. 치료자가 던지는 질문은 문제를 구체화하거나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돕고, 생각과 심상, 믿음을 포착하도록 돕거나, 사건에 환자가 부여한 의미를 재검토하게 하고, 특정한 사고와 행동의 결과를 평가하도록 하는 질문이다.

 

행동 실험(behavioral experiment)은 역기능적 신념을 실제로 실험해 보는 일이다. 가령 타인이 자신을 싫어하고 거절하리라는 신념을 가진 환자에게, 정말로 사람들이 자신을 싫어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중 앞에서 무언가를 하도록 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일종의 과제로 나가기도 하며, 환자는 행동 실험을 통해서 자신이 가진 역기능적 신념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행동실험은 행동주의 치료기법을 통해 배운 기술을 실천하는 방식으로 행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행동실험은 환자의 자신감을 증진하는 역할을 한다.

 

이성적-감정적 역할연기(intellectual-emotional role play)는 환자가 자신의 문제를 이성적으로는 통찰하지만 정서적으로는 통찰하지 못할때 사용된다. 즉 환자가 자신의 신념이 부적응적임을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정서적으로는 그렇지 못할때 사용된다. 이때 치료자와 환자는 각각 이성의 입장과 감정의 입장을 취해서, 이성의 입장을 취한 쪽이 감정의 입장을 취한 쪽을 설득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된다. 이는 서로 역할을 바꿔가면서 계속 시도되며, 이를 통해 환자는 인지적 왜곡에 대해 정서적으로도 통찰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을 준거점으로 활용하기는 다른 사람의 믿음을 검토하여 자신의 신념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거리를 두게 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이 가진 역기능적 신념이 과연 정당한지를 검토하게 함으로써 환자는 자신의 신념이 가진 역기능적인 모습도 볼 수 있게 된다. 이는 환자와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의 예를 들거나, 환자와 비슷한 역기능적 신념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게 하거나, 환자의 자녀(없다면 가성적 자녀)가 그러한 신념을 가진다고 가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행할수 있다.

 

마치 -인 것처럼 행동하기(acting 'as if')는 적응적인 신념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기법이다. 고대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도덕적인 행동을 꾸준히 행하면 마음도 덕을 갖추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이 얼마나 타당한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역기능적인 신념에서는 통하는 말이다. 환자가 마치 역기능적 신념을 가지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면, 이 행동이 거꾸로 영향을 주어 역기능적 신념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환자의 신념이 약하면 약할수록 효과는 크다.

 

자기개방(self-disclosure)은 치료자가 자신의 내면을 환자에게 드러내는 방법이다. 치료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심리적 약점을 가지고 있으며, 사실 그런 사람들이 심리학과에 더 많이 온다. 치료자가 적절하고 사려깊은 방법으로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면 환자는 자신의 문제나 믿음을 다른 시각에서 보도록 도울수 있다. 이때 개방되는 모습은 환자의 문제와 관련되어야 하고, 진솔해야 한다.

 

초기기억의 재구성은 핵심신념을 구성한 과거를 재구성하여 핵심신념을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치료자는 정서적 기법들을 통해 환자에게 초기 기억과 거기서 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역할연기나 심상을 통해 그 사건을 재현한다. 이는 환자에게서 강렬한 정서반응을 이끌어내며, 동시에 초기 사건을 재해석할 기회를 준다. 치료자는 이때 핵심신념에 영향을 주었던 기억을 기록하고, 여기서 새로운 핵심신념을 지지할 증거들을 찾아낸 다음 이를 요약하여 기존의 핵심신념을 흔들 수도 있다. 아니면 심리도식치료에서는 자아가 건강한 성인 스키마와 불안정한 아이 스키마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건강한 성인 스키마와 아이 스키마를 대화시켜 초기 사건에 대한 재해석을 이끌어낼수도 있다.

 

과제는 아들러 치료에서도 쓰이지만, CBT에서는 더 잘 쓰인다. 사실 모든 CBT는 환자에게 과제를 내준다. CBT에서 제시하는 과제는 다음이 있다.

 

  • 행동활성화: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하는 과제
  • 자동적 사고 관찰
  • 자동적 사고의 평가와 반응하기
  • 문제해결
  • 행동기술
  • 행동실험
  • 독서치료: 지능이나 지식이 높은 사람에게 권장된다.
  • 다음회기 준비

 

이외에 핵심신념을 수정하는 방법으로 핵심 믿음 작업지가 있다. 핵심 믿음 작업지는 일종의 기록지로, 환자는 여기에 기존의 핵심신념을 지지하는 증거를 재구성하여 이것이 정말로 기존의 핵심신념을 지지하는지 검토하고, 목표하는 새로운 핵심신념을 지지하는 증거가 없는지 살펴본다. 극단적인 대조 사용하기는 인터넷에서도 많이 쓰이는 방법인데, 실제로 무능력하거나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을 제시하고 자신이 과연 저런 상태인지 되묻게 하는 기법이다. 또한 치료자는 이야기나 영화, 기타 다른 비유를 통해 환자의 핵심신념을 다른 상황에 반영시킴으로서 환자가 자신의 핵심신념을 객관적으로 보게 할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극단적 대조. 이 방법은 제한적으로 효과가 있다.

핵심신념에 대한 교육

여러 치료기법을 적용하기에 앞서서, 인지행동치료자들은 환자에게 핵심신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이는 환자들이 낙담하지 않고 핵심신념에 대해 잘 이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치료자는 환자에게 핵심신념이 단지 하나의 믿음이고, 반드시 사실은 아니라는 점을 교육한다. 이는 환자가 이를 매우 강하게 믿거나, 이것이 사실이라고 믿더라도 마찬가지다. 핵심신념도 하나의 생각이기 때문에, 경험적 방법으로 참거짓을 검증할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도 정신분석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인지행동치료자들은 환자의 핵심신념이 어린 시절의 사건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게 생성되던 시기에는 그것이 좋은 신념이었을수도 있다고 교육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이 확증편향을 일으키며 계속 강화되었고, 지금은 사실이 아닐수도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치료자와 환자가 여러 전략을 사용하여 이를 변화시킬수 있고, 환자가 자기자신을 보다 현실적으로 보도록 만들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러한 교육은 하나의 목표를 지향한다. 환자는 핵심신념의 실체에 대해 이해하여,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믿는 것과 실제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황장애의 인지행동치료

CBT는 대부분의 정신질환에 대해 표준화된 치료법을 만들었다. 치료자는 이를 따라하거나 적어도 이 틀에서 치료를 하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치료를 배우기 쉽다. 공황장애 환자에게 CBT를 실시하는 경우 치료는 회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1. 치료계약: 공황장애에 대한 인지적 접근에 기반한 이해
  2. 객관적 관찰: 공황장애의 자기관찰. 이때 여러 기록지를 쓰는 법을 배우며, 공황과 매일의 기분, 경과를 기록하게 한다.
  3. 신체조절(행동): 호흡 훈련
  4. 신체조절: 근육 이완 훈련
  5. 인지수정: 공황장애에 대한 환자의 자기진술 분석. 불안/공황 요소표도 작성하고, 공황반응의 단계적 분석표도 작성된다.
  6. 인지수정: 지속되는 자기진술 분석. 자기진술 수정 기록지와 자기진술 평가지가 과제로 주어진다.
  7. 노출훈련(행동): 자극 감응 훈련
  8. 노출훈련: 자극 감응 훈련. 이번엔 일상에서 진행된다.
  9. 광장공포증에 대한 평가
  10. 치료종료
 
이렇게 10회기안에 공황장애 치료가 끝난다.

 

CBT의 하위치료

https://tsi18708.tistory.com/167

CBT는 매우 다양한 하위치료를 가지고 있다. 아래는 CBT의 주요 하위치료들이다.

 

  • 노출치료
  • 문제해결치료
  • 심리도식치료
  • 심리치료의 인지행동분석체계
  • 인지과정치료
  • 인지치료
  • 인지행동수정
  • 행동주의 치료
  • 행동활성화
  • ACT(수용전념치료)
  • DBT(변증법적 치료)
  • REBT

 

이중 인지치료와 행동주의 치료는 모든 CBT의 기본 배경이며, 현재는 위에서 언급된 일반적인 CBT와 더불어 수용전념치료와 변증법적 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이 문서에서는 CBT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인지치료와 행동주의 치료를 다룰 것이다.

 

인지치료

인지치료는 이상행동의 이해에 인지적 접근을 취하는 심리학자들이 고안한 단기치료 기법으로, 정신분석가였던 아론 벡이 우울증 치료를 위해 개발하였다. 이들은 정신질환이 비현실적이고 비논리적이며 부정적인 사고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인간은 항상 주변 환경을 인지적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데, 이러한 과정에 오류가 생겨 현실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면 부정적인 사고방식이 발생하여 정신질환으로 발전한다. 인지치료자들은 각자 다른 정신질환은 각자 다른 내용의 인지적 오류에 의해 생겨난다는 인지내용 특수성 가설을 주장한다. 따라서 인지치료자들의 목표는 이러한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찾아내서 더 현실적이고 적응적인 사고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기법은 세부적으로 엘리스에 의해 고안된 REBT나 행동주의 치료와 결합된 CBT, 문제해결 치료(problem solving therapy)로 나눌 수 있다.

 

인지치료는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이성적 판단을 중시한다. 또한 인간은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이며, 무의식이 어떻든 자유롭게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변화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신념 하에서 인지치료자들은 환자의 자기보고와 협조적인 치료적 동맹을 중시한다. 또한 인지치료에서 치료는 환자가 하는 것으로, 치료자는 단지 이를 보조할 뿐이다. 인지치료자들은 환자의 눈으로 상황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의 인지구조가 그의 정서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판단하고, 스스로 부정적인 인지구조를 변화하도록 유도한다.

 

이상행동의 인지적 관점에 따르면, 정신질환은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에 의해 발생한다. 어떤 자동적 사고는 부정적인 생활사건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러한 자동적 사고는 현실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왜곡된 생각을 담고 있으며 내담자의 정신을 침식한다. 하지만 인지치료자들은 자동적 사고가 주의를 기울이면 지각하고 변화시킬수 있다고 하며, 그래서 치료 초기에 환자의 자동적 사고를 포착하는데 중점을 둔다.

 

또한 인지치료자들은 자동적 사고가 좀더 근원적인 신념에서 유래한다고 본다. 신념은 핵심신념과 중간신념으로 나눌수 있는데, 핵심신념은 가장 근원적이고 깊은 믿음으로 어린시절 중요한 인물과의 상호작용에서 형성된다. 그리고 중간신념은 핵심신념과 자동적 사고를 매개하는 신념으로 삶의 태도, 삶에 대한 가정, 규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신념은 활성화되면 확증편향을 일으켜서 유리한 정보만을 모으며, 그래서 핵심신념이 역기능적인 경우 피해는 걷잡을수 없이 커진다. 따라서 인지치료자들은 핵심신념을 탐색하고 이것이 부정적일 경우 이를 수정하고자 노력한다. 

 

CBT는 주류 심리학에 속하지만, 성격에 대한 가정은 심리학과 인지치료가 다르다. 인지치료자들은 성격이 변화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성격은 개인의 인지도식과 신념체계이며, 역기능적 신념이 활성화되는 빈도나 범위에 따라 정신질환을 일시적 증후군과 성격장애로 나눌수 있다. 일시적 증후군은 여러 신경증을 말하는데, 이들은 평소에 잠복했던 역기능적 신념이 특수한 상황에서 활성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신념이 거의 항상 활성화되어 일상 전반에 나타나는 경우가 성격장애라고 인지치료자들은 주장한다.

 

정신질환의 원인

인지치료에서 정신질환은 역기능적인 신념에 의해 발생한다. 인지내용 특수성 가설에 따르면 역기능적 신념이 어떤 내용인지에 따라 정신질환이 달라진다. 인지치료자들이 생각하는 각 정신질환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우울증: 자기자신, 미래, 환경에 대한 부정적 편향
  • 조증: 자기자신, 미래, 환경에 대한 긍정적 편향
  • 불안장애: 신체/심리적 위협과 위험
  • 공황장애: 신체/정신적 경험에 대한 파국적 해석
  • 공포증: 구체적이고 회피가능한 상황에 대한 잘못된 위협 해석
  • 전환장애: 운동기관 및 감각적 이상에 대한 잘못된 믿음
  • 강박장애: 안전에 대한 반복적 경고 및 회의. 혹은 어떠한 생각이나 충동 자체에 대한 과도한 위험지각
  • 자살: 절망(희망상실)
  • 섭식장애: 살찌는 것에 대한 공포
  • 건강염려증: 심각한 의학적 질병에 걸렸다는 믿음

 

우울증은 특히 인지치료에서 관심을 가지는 분야중 하나이다. CBT에서는 우울증이 우울의 인지삼제를 비롯한 왜곡된 신념에 의해 발생한다고 본다. 이들에 따르면 우울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결점이 많고 무가치하고 사랑받지 못할 존재라고 생각하며, 세상은 자신에게 적대적이고 미래는 끔찍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은 그들이 가진 당위적이고 완벽주의적이며 융퉁성이 없는 역기능적 신념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러한 신념은 대개 -해야 한다나 -하면 안된다 라는 어미로 끝나는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역기능적 신념이 타인에게 집착하는지 자신의 독립성에 집착하는지에 따라 우울증은 사회적 의존성과 자율성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역기능적 신념이 부정적 생활사건과 결합하면 우울증이 발병한다고 인지치료자들은 주장한다.

 

불안장애에 대해서 인지치료자들은 미래의 위험과 위협에 대한 과장된 예상과 반응이 불안장애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들에 따르면 불안장애 환자들은 세상을 재난이 일어나거나 타인이 자신을 해칠수도 있는 위험한 곳으로 인식한다. 위험에 대한 비현실적인 지각과 통제상실에 대한 파국적 해석, 인간관계가 악화되리라는 지각은 불안장애에서 자주 관찰되는 역기능적 신념이다. 이러한 불안이 광범위한 상황에서 과민하게 나타나면 이는 범불안장애로 이어지고, 특정한 상황에 대해서만 나타나면 공포증이 발생하며, 내면적인 사고/심상에 대해 일어나면 강박장애로 이어지고 임박한 위험징후라고 해석하면 공황장애가 발생한다고 인지치료에서는 주장한다.

 

인지치료자들은 어떤 역기능적 신념이 일상 전반에서 항상 활성화되면 성격장애가 발생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회피성 성격장애는 거절과 상처에 민감한 인지도식과 관련되고, 자기애성 성격장애는 자신의 우월성과 특별대우가 두드러진 인지도식과 관련되어 있다. 현재 이러한 입장은 역기능적 신념이 유전적 소인과 과거의 부정적 경험과 상호작용하여 성격장애를 유발한다는 견해로 다소 약화되어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외에 인지치료자들은 물질중독이 중독물질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 영향을 받으며, 그것이 좋은 감정을 만들고 인간관계를 개선한다는 믿음이 물질중독을 유지한다고 주장한다.

 

치료

인지치료는 환자가 자신과 세상에 대해 가지 왜곡된 신념을 수정하고 역기능적 신념을 좀더 현실적이고 유연한 신념으로 변형하여 적응적인 행동을 촉진하고자 노력한다. 치료자들은 먼저 환자의 증상완화를 목표로 하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가 가진 사고의 편향성과 경직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비교적 자각하고 수정하기 쉬운 자동적 사고부터 수정해 나가는데, 환자에게 자동적 사고를 관찰하여 파악하고 인지와 정서, 행동의 관련성을 파악하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자동적 사고의 지지 증거와 반대 증거를 검토하게 하고 편향된 신념을 좀더 현실적인 대안적 사고로 교체하게 하여 환자의 역기능적 신념을 수정한다.

 

치료기법들

사례개념화는 치료자가 환자와의 면담을 기초로 환자의 증상과 문제, 이들을 유발하는 자동적 사고, 중간신념, 핵심신념을 파악하여 이들 사이의 가설적 관계를 설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인지적 오류의 수정은 자동적 사고부터 시작하여 중간신념과 핵심신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들이 서로 어떤 관계로 얽혀있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협동적 경험주의는 환자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문제를 탐색하는 것인데, 환자의 협력 하에 환자의 역기능적 인지를 찾아내고 이것의 타당성과 대안을 환자와 함께 찾아가는 것이 인지치료의 중요한 요소이다.

 

사고기록지는 환자의 신념을 분석하면서도 동시에 환자의 치료를 돕는 도구이다. 사고기록지는 환자가 자신이 겪은 불쾌한 사건을 기록하는 기록지인데, 당시 상황과 그때 느낀 환자의 감정, 자동적 사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행동과 결과로 구성되어 있다. 환자는 사고기록지를 작성하면서 자신을 좀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고 자기관찰 능력과 합리적 사고능력을 기르게 된다.

 

사고기록지

이외에 과제부여는 환자에게 어떤 과제를 부여하여 환자를 돕는 기법이다. 아들러 치료에서 하는 것과 대동소이하며, 치료자는 과제를 부여한 다음 회기에 반드시 환자의 과제에 대해 얘기를 진행해야 한다. 대처카드는 심리적인 기능이 약한 환자에게 실시되는 기법이다. 대처카드를 실시하는 환자들은 적응적인 사고가 적혀있는 문장이 적힌 카드를 받고 이를 큰소리로 반복하고 말하면서 이러한 사고가 내면화되도록 한다. 대처카드는 환자가 늘 가지고 다니거나 쉽게 볼수 있는 곳에 붙여두어야 한다. 그리고 행동주의 치료에서 사용되는 활동계획표도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CBT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기법들은 당연히 사용된다.

 

치료의 진행

인지치료는 보통 20회기 이내의 단기치료이며, 주당 1-2회 정도 진행된다. 치료는 초기, 중기-전기, 중기-후기, 종결기로 나눌 수 있는데, 초기는 초반의 3-4회기를 말한다. 이때 치료자는 환자의 문제와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라포를 형성하고, 호소문제를 구체적으로 탐색하여 명료화한다. 문제는 주로 심각도와 시급한 정도, 변화가능성 위주로 평가되며 BDI, 불안척도, 자동적 사고척도, 역기능적 태도 척도, 자기개념 검사 등 다양한 척도를 사용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인지치료의 기본개념과 원리에 익숙해지도록 권장된다. 사실 이런 이유때문에 필자는 인지치료에 대해서는 보다 더 상세히 기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환자가 반치료적 믿음을 가진 경우 호소문제와는 별도로 수정에 들어가는데, 반치료적 믿음은 아래와 같다.

 

  • 인지치료는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와 다를바 없다.
  • 나는 내 성격이 부정적인 건 안다. 하지만 이건 내 성격이기 때문에 바꿀수 없다.
  • 치료자가 말하는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가슴에는 와닿지 않는다.
  • 이 치료가 나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는 보증을 받고 싶다.
  • 나는 수없이 치료를 받아왔지만 나아진게 없다.
  • 나는 치료자보다 나은 사람이다. 어떻게 저 못난이가 이 나를 치료한단 말인가?

 

중기-전기에서 치료자는 본격적으로 환자의 자동적 사고를 탐색한다. 치료자는 일일기록표를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떠오르는 부정적 사고를 매일 기록하게 할 수도 있고, 사고과정을 선행원인-믿음-결과 순으로 분석하는 A-B-C 분석을 통해 잠재된 믿음(부정적 사고)을 포착할 수도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역기능적 사고가 탐지되면, 치료자는 환자에게 아래의 질문을 던져 그 사고를 평가하도록 한다.

 

  1. 그 생각을 지지하는 증거는?
  2. 다른 가능한 대안적인 설명은 없는가?
  3.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중기-후기에서는 초점이 자동적 사고에서 신념으로 옮겨간다. 치료자는 환자에게 1)자신의 자동적 사고를 인식하고 보고하게 하고, 2)자동적 사고들로부터 공통된 주제를 추출하여, 3)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핵심신념을 추출한다. 하향화살표 기법이나 역기능적 태도 척도가 이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역기능적 신념이 떠오를 때마다 대안적인 신념을 연상하게 하여 역기능적 신념을 억제한다. 어떤 치료자는 독서요법을 통해 환자가 자기 신념의 부적절함을 스스로 깨닫게 하는데, 인지치료에서 독서요법은 다양한 관점과 태도를 가진 여러 책들을 읽게 하여 자신의 신념을 객관적으로 보게 하는 기법이다.

 

종결기에서 치료자는 환자와 함께 전체 치료과정을 되돌려 보면서 도움이 되었던 점을 검토한다. 대부분의 CBT는 성공적으로 끝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재발을 막는 것이다. 치료자는 환자와 함께 치료 종결후 발생가능한 상황을 예측하고 대처방식을 논의한 후 치료를 종결한다.

 

행동주의 치료[각주:3]

행동주의 치료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발견한 행동학습의 원리를 통해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기법으로 메리 코버 존스(M. C. Jones)에 의해 시작되었다. 행동주의 치료는 정신질환을 문제행동의 후천적 학습이라고 정의하고, 내담자의 부적응적인 측면의 과잉행동 혹은 적응적인 측면의 과소행동을 보다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으로 교정하는 것이다. 이 영역에서는 내담자의 인격적 성장이나 무의식의 영역, 아동기 경험, 인지적이거나 정서적인 측면은 처음부터 배제하고 접근한다. 주로 고전적 조건형성, 도구적 조건형성, 관찰학습 등의 기존의 축적된 연구성과들에 크게 의존하며, 객관적이고 관찰가능한 사실을 중시하고 치료가 단기적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라포는 다른 치료에 비해 경시된다.

 

이 치료법은 어디까지나 외적이고 현상적인 부분에만 머무르기 때문에, 정신분석 치료나 인지치료 분야들로부터 "더욱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는 한 문제를 덮고 대신 다른 문제를 만드는 치료" 라는 비판도 받고 있지만 그 주장에 대한 증거는 없다. 행동주의 치료는 인지치료와 합쳐진 형태로 오늘날에도 임상 장면과 일상적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생각자리처럼 아동교육이나 학교 현장에서도 폭넓은 응용이 가능하다는 잠재력이 있다. 또한 불안장애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으나, 우울장애의 경우 CBT의 형태로 실시되어야 효과가 있다.

 

행동주의는 다양한 정신병리를 설명하는데 기여하였다. 특히 공포증에 대한 설명은 주류 해석으로 받아들여졌으며, 거식증과 폭식장애강박장애알코올 중독도박장애 등에 대해 훌륭한 설명을 제공하였다. 다른 질병에 대해서도 행동주의는 설명을 제공하는데, 범불안장애의 경우 특정 자극에 대한 불안 반응이 상관없는 다른 자극들로 일반화된 일종의 다중공포증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울장애는 전반적으로 긍정적 강화가 적어지고 혐오적인 불쾌경험이 증가하여 생기는 상태라고 주장한다.

 

행동주의에 따르면 우울증은 사회에서 오는 긍정적 강화가 약해진 결과이다. 이는 환경적 원인에 의한 것일수도 있고, 개인적 요인이 원인일 수도 있다. 가령 아무리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더라도 화마를 연속으로 당하거나, 주변인이 어떤 안좋은 일의 책임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돌리는 경우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어떤 개인이 기질적으로 긍정적 정서를 덜 느끼고 부정적 정서를 잘 느끼거나, 적절한 사회적 기술이나 상황대처 능력이 부족하여 일상생활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이러한 상황은 강화 유발 행동을 감소시키고 우울행동을 강화시켜서 우울증이 발병한다는게 행동주의자들의 주장이다.

 

치료

행동주의 치료의 목표는 환자의 문제행동을 감소시키고 긍정적인 행동이나 기술을 학습하여 환자의 적응을 도모하는 것이다. 치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행동주의 치료자들은 수정해야 할 어떤 표적행동을 먼저 설정하고, 표적행동을 변화시키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표적행동을 정의하기 어려우면 행동주의 치료가 적합하지 않다. 보통은 이러한 표적행동들 중 어느 것을 더 우선시해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치료자는 환자와의 합의 하에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치료목표에 이를 반영한다.

 

행동주의 치료는 매우 구체적이고 정형화되어 있다. 설정하는 치료목표도 아주 구체적이고, 치료기법도 체계화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치료법에 비해 치료자의 숙련도를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행동주의 기법은 크게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는 기법과 좋은 행동을 증가시키는 기법으로 나뉘는데, 이를 위해 다양한 행동주의 기법(행동분석도 잘 사용된다)들을 사용한다. 

 

문제행동을 제거하는 기법중 많이 쓰이는 것은 소거를 활용하는 것이다. 소거는 부적응적 행동을 강화하는 숨은 강화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이때 자발적 회복이나 소거폭발을 경계해야 한다. 혐오적 조건형성(deconditioning, 역조건화)은 문제행동을 불쾌한 US와 연합시켜 처벌하는 기법으로, 실제 혐오자극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혐오자극을 상상하게 한다. 이외에 노출법도 문제행동을 제거하는데 아주 잘 사용된다. 

 

한편 행동주의에 따르면 환자의 부적응은 좋은 학습의 부재에 있기 때문에, 좋은 사례를 학습시키는 것도 행동주의 치료에 속한다. 역할극과 행동조성법이 여기 들어가는데, 행동조성법을 시행하는 경우 강화물은 반드시 환자에게 의미있고 잘 반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생활기술 훈련은 환자에게 적응적인 행동기술을 가르쳐서 사회로부터 긍정적 강화를 얻을 수 있도록 촉진하는 기법인데, 자기주장 훈련, 사회기술훈련, 자기표현 훈련, 의사소통 훈련, 감정 훈련, 의사결정 훈련 등이 여기 해당한다.

 

활동계획 세우기는 환자가 1주일 동안이나 혹은 주말에 어떤 활동을 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게 하는 기법으로, 이 기법을 사용할때 환자는 생활의 방향성과 기대감을 제공받고 무기력하거나 혼란스러운 생활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계획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오는 성취감과 보상은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고 자존감을 향상시킨다. 마음이 우울하면 집안일을 하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도 집안일을 통해 생활을 정돈하고 작은 성취감을 얻는데서 오는 이득이 목표로 보인다.

 

자기지시훈련은 환자가 자기지시를 통해, 즉 스스로 나서서 적응적인 행동을 연습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기법이다. 환자는 속말(self-talk) 형태의 자기지시를 통해 긍정적인 행동에 대한 동기를 강화하고 난관을 이겨낸다. 속말은 말 그대로 속으로 자신에게 하는 말로, 자신에게 속으로 '힘내.'라고 말하는 것이 일종의 속말에 해당한다. 자기지기 훈련은 환자로 하여금 적응행동을 지속하면서 동시에 행동에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여 이를 스스로 보상하고 자기통제력을 증진하도록 한다.

 

환표이용법(token economy, 토큰 경제)은 토큰(token, 환표)을 활용하여 적응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기법이다. 이 기법을 사용할때 치료자는 환자가 적응적인 표적행동을 하면 토큰을 제공하는데, 토큰은 모아두면 나중에 보상이 주어진다. 토큰은 구체적이고 분명한 행동규칙에 따라 공정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주어져야 하며, 이 규칙은 환자도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토큰을 통해 주어지는 강화물도 환자에게 의미있어야 한다. 주로 자폐아동을 교육할때 사용되며, 임상 장면 바깥에서도 사용된다. 가령 필자는 어릴적 컴퓨터 교실을 다녔는데, 컴퓨터 교실에서는 어떤 좋은 행동을 하면 달란트라는 카드를 지급하였다. 이 카드는 1년에 한번 있는 회식날에 떡볶이를 먹거나, 게임CD나 인형을 구매하는데 사용할 수 있었다. 여기서의 달란트가 대표적인 토큰이다. 토큰은 대개 아이들을 상대로는 효과가 좋지만, 어른을 상대로는 효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필자는 긍정적 행동을 강화시키는 행동주의 기법이 비임상 장면에서도 유용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노출법(exposure therapy)

노출법은 환자가 두려워하는 자극에 환자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기법으로, 반복적으로 자극에 노출되면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음을 알게된 환자는 서서히 해당 자극에 대한 두려움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는 불안과 이완 상태가 공존할 수 없다는 상호제지(reciprocal inhibition, 상호억제)에 기초한다. 노출법은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각주:4] 지속적이고 강렬한 노출로 인해 치료 자체를 환자가 꺼릴수도 있다. 따라서 노출법은 환자가 스스로 동기를 가지고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환자는 노출법 시행시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고 이에 대해 결정하며, 치료 도중 환자가 너무 심한 불안을 느끼면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를 공포 자극에 무방비하게 노출시키면 오히려 환자의 증세가 악화될 수 있으니 유념하라.

 

노출법은 아주 다양한 기법이 있다. 이중 노출되는 자극이 실제 자극이면 실제 노출법, 상상을 통해 노출되면 상상적 노출법이라 부르는데, 둘 다 동일한 원칙과 절차를 따른다. 노출 및 반응방지법은 문제행동이 나타나는 상황에 환자를 노출시킨 후 문제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기법으로, 가령 광장에 나가면 손톱을 물어뜯는게 문제행동이 환자의 경우 광장에 노출시키고 손톱을 물어뜯지 못하게 해야 한다. 노출 및 반응방지법은 문제행동과 상황의 연합을 약화시키며, 실제로 강박장애를 치료하는데 매우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환자를 직접 노출시키는 대신 가상현실 속에서 노출시키는 가상현실치료(VRET)가 실시되고 있는데, 조사결과[각주:5] 엄청난 효과크기(d=1.11)를 보이며 일반적인 노출법보다 효과가 좋았다.

 

노출법은 공포 자극에 급격하게 노출시키는지 점진적으로 노출시키는지에 따라 급진적 노출법과 점진적 노출법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의 주된 예시는 홍수법인데, 홍수법은 공포를 일으키는 자극을 환자에게 긴 시간 노출시켜 공포자극이 실제로 불쾌한 반응을 불러일으키진 않는다는 사실을 학습시키는 기법이다.[각주:6] 그러나 환자 상태에 따라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홍수법의 시행은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체계적 둔감화

체계적 둔감화(systematic desensitization, 탈조건형성)는 전형적인 점진적 노출법이자 가장 성공적인 치료기법중 하나로, 홍수법과 달리 환자에게 공포 자극을 서서히 노출시킨다. 이 기법은 총 3단계로 진행되는데, 1단계에서는 환자에게 이완훈련을 실시한다. 환자는 자신을 평온하게(이완되게) 하는 것을 상상하고, 이를 실제로 몸의 이완으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계속해서 배운다. 이러한 훈련은 치료 세션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해야 한다.

 

2단계에서는 불안위계를 작성한다. 가령 고양이 공포증을 가진 환자가 있다면, 고양이라는 자극은 각기 다른 불안 수준을 부르는 여러 자극으로 쪼개진다. 같은 고양이여도 고양이를 직접 만지는 것보다는 '고양이' 글자를 보는게 훨씬(그러나 약간은) 불안을 덜 일으킬 것이다. 이렇게 각기 다른 자극들을 불안 수준에 따라 서열화한 것이 불안위계이다. 이렇게 불안위계가 작성되면 3단계에서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간다. 

 

3단계에서 치료자는 환자에게 가장 약한 자극들을 보여주고 환자가 자신을 이완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를 여러번 실시해서 환자가 해당 자극에 이완을 완전히 연합시키도록 한다. 만약 해당 자극에 이완이 성공적으로 연합되면, 치료자는 그 다음으로 불안 수준이 약한 자극에 똑같은 절차를 실시한다. 이는 불안위계의 가장 최고봉에 있는 자극에까지 실시되며, 중간에 환자가 불안해하면 이전 단계로 돌아가서 다시 이완시킨다.

 

체계적 둔감화는 불안장애, 특히 공포증을 치료하는 가장 탁월한 치료기법이다.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경우 자극은 직접 노출될 수도 있고 상상으로 노출될 수도 있다. 체계적 둔감화는 불안장애 이외에 악몽이나 분노, 불면증, 발작 등에도 사용될 수 있다.

 

모델링

모델링(modeling, 관찰학습)은 타인의 행동을 모방하여 학습하는 학습으로, 인간의 많은 학습이 모델링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특히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모델링이 특히 발달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회학습 이론을 통해 모델링의 기본적 개념을 정립한 반두라(bandura)는 모델링을 임상 장면에 응용하는데 관심을 기울였다. 행동주의 치료의 관점에서 보면 결국 정신질환은 잘못된 학습의 결과이기 때문에, 반두라는 모델링을 통한 잘못된 학습의 수정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사용하는 모델링 기법은 내담자에게 적응적인 행동을 학습시킬때 사용한다. 이 기법에서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적응적으로 행동하는 모델의 모습을 보여줘 내담자가 모델의 적응적인 행동을 학습하도록 한다. 이미 반두라는 1967년 개를 통해 모델링 기법을 시험했는데, 공포 조건에 처한 개는 공포 조건에서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개를 관찰한 이후 공포 조건화에서 벗어났다. 이 결과는 인간에서도 재현되었으며,[각주:7] 실제 모델을 관찰하는 참여적 모델링 조건에서 제일 효과가 좋았지만 영상을 통해 모델을 관찰하는 상징적 모델링 조건에서도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모델링 기법은 환자에게 적응적인 행동을 교육시키는 동시에, 적응적인 행동을 하는 데에서 오는 불안을 감소시켜 준다. 자기주장 훈련이나 사회기술훈련, 협상 기술, 갈등해결 기술 등 다양한 긍정적 행동이 모델링을 통해 학습된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반두라가 있다. 반두라는 관찰학습을 정립한 사회학습 이론의 창시자이다.

  1. Butler, A. C., Chapman, J. E., Forman, E. M., & Beck, A. T. (2006). The empirical status of cognitive-behavioral therapy: a review of meta-analyses. Clinical psychology review, 26(1), 17-31. [본문으로]
  2. Weissman, A. N., & Beck, A. T. (1978).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the Dysfunctional Attitude Scale: A preliminary investigation. [본문으로]
  3.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2인 역,시그마프레스,p486 [본문으로]
  4. Foa, E. B., Dancu, C. V., Hembree, E. A., Jaycox, L. H., Meadows, E. A., & Street, G. P. (1999). A comparison of exposure therapy, stress inoculation training, and their combination for reducing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in female assault victims.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67(2), 194. [본문으로]
  5. Powers, M. B., & Emmelkamp, P. M. (2008). Virtual reality exposure therapy for anxiety disorders: A meta-analysis. Journal of anxiety disorders, 22(3), 561-569. [본문으로]
  6. Rothbaum, B. O., & Schwartz, A. C. (2002). Exposure therapy for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merican journal of psychotherapy, 56(1), 59-75;Bouton, M. E. (1988). Context and ambiguity in the extinction of emotional learning: Implications for exposure therapy. Behaviour research and therapy, 26(2), 137-149. [본문으로]
  7. Bandura, A., Blanchard, E. B., & Ritter, B. (1969). Relative efficacy of desensitization and modeling approaches for inducing behavioral, affective, and attitudinal chang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3(3), 17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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