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저장고

꽃씨(시) 본문

문학

꽃씨(시)

과학주의자 2022. 6. 27. 22:59

꽃씨

 

 

서정윤

 

눈물보다 아름다운 시를 써야지.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대 한 사람만을 위해

 

내 생명 하나의 유리이슬이 되어야지.

 

은해사 솔바람 목에 두르고

 

내가 가슴의 서쪽으로 떨어지는 노을도 들고

 

그대 앞에 서면

 

그대는 깊이 숨겨 둔 눈물로

 

내 눈 속 들꽃의 의미를 찾아내겠지.

 

사랑은 자기를 버릴 때 별이 되고

 

눈물은 모두 보여주며

 

비로소 고귀해진다

 

목숨을 걸고 시를 써도

 

나는 아직

 

그대의 노을을 보지 못했다.

 

눈물보다 아름다운 시를 위해

 

나는 그대 창 앞에 꽃씨를 뿌린다.

 

오직 그대 한 사람만을 위해

 

내 생명의 꽃씨를 묻는다.

 

맑은 영혼으로 그대 앞에 서야지.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해변가에서(시)  (0) 2022.06.28
애련설(한시)  (0) 2022.06.27
향수(시)  (0) 2022.06.27
저녁 무렵(시)  (0) 2022.06.27
하이쿠 모음(노래)  (0) 2022.06.27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