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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학 개론

과학주의자 2022. 8. 1. 15:56

상담의 어원은 '함께 이야기하다'라는 말이다. 먼저 상담은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자와 상담을 받는 내담자가 서로 협력해야 한다. 이러한 함께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당면한 문제를 같이 해결하자는 작업적 함께와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저항을 감소시켜 상담자가 내담자의 고통을 공유하는 관계적 함께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상담은 이야기하는 과정인데, 상담을 진행하면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말한 문제에만 집중하지 말고 문제의 원인, 배경 등 문제를 구성하는 전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상담은 내담자의 경험이 언어로 표현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재료가 되는 이야기가 중요하다. 이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말에 집중하고 몰입해야 함을 보여준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면, 상담자는 내담자와 협력적인 상호작용을 이뤄나가야 하며, 내담자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내담자가 하는 이야기의 주제와 어조에 신경써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전문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상담에는 전문적인 상담자가 요구된다. 따라서 상담이란 전문적인 상담자와 내담자가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이며, 상담의 주제는 내담자의 변화이다. 이중 개인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내담자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그 세부적인 정의는 아래처럼 학자마다 다르다.

 

  • 칼 로저스: 상담자와의 안전한 관계에서 내담자가 과거에 부정했던 경험을 다시 통합해서 새로운 가치로 변화하는 과정
  • 가필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언어적인 상호작용을 통해서 상담자가 내담자로 하여금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것
  • 정원식 & 박성수: 정상적인 사람(경미한 문제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태도상의 문제와 심리적 갈등 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학습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
  • 이형득: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개인 즉 내담자와 전문적 훈련을 쌓아 조력자로서의 자격을 갖춘 상담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하나의 조력관계의 과정
  • 이장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전문적 훈련을 받은 사람과의 대면관계에서 생활과제의 해결과 사고 행동 및 감정 측면의 인간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학습과정

 

 

전문적 상담자

사실 대부분의 상담은 전문적인 상담자에 의해 실시되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담자를 찾을 돈도, 시간도, 무엇보다 전문적인 상담자가 있는지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상담은 대부분 그들의 친구, 가족, 선배들과 같이 실시되며, 전문적인 상담을 원하는 사람들도 종교인(한국에서는 역술인도)에게 상담을 구하는 경우가 잦다. 사실 전문적인 상담자를 부르는 일은 꽤 돈이 많이 들고 현실적인 문제에서는 이들이 조언해 주기 어렵기 때문에(직장생활 잘하는 법은 얘들도 모른다) 이런 행동은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심리적 문제에 대해 상담할 때, 일반인과 전문적 상담자는 다음과 같은 면에서 차이가 난다.

 

  • 태도: 일반인은 공식적인 진단을 사용하지 않으며, 남을 돕는 기법을 무의식적으로 학습하여 무작위로 사용한다. 반면에 상담자들은 많은 경우 공식적인 진단을 사용하며 대체로 효과가 입증된 기법들을 체계적으로 사용한다. 또한 일반인은 인간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에 기초하여 상담을 진행하지만, 상담사들은 적절히 이론적 기반을 고려할 줄 안다. 이는 상담자가 내담자의 호소를 '나약해서 그래' 같은 헛소리로 무마할 일은 없다는 것을 보장한다.
  • 문제해결 방식: 일반인은 내담자의 정신을 이해하는 메커니즘이 부재한다. 오래 만나봐도 사람 마음은 한길도 모르는 법이다. 반면 상담자는 적어도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만큼은 내담자를 이해할 능력이 있으며, 많은 경우 내담자도 몰랐던 내면을 알게 해준다.
  • 윤리적/문화적 고려: 사려깊은 사람이 아니면 한국인은 상대방의 문화를 잘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려깊은 사람도 윤리적 고려는 잘 하지 않는다. 반면 상담자는 상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광범위한 윤리적/문화적 문제를 학습하고 고려해야 한다. 

 

상담의 구성요소

상담은 총 5가지의 요소로 구성된다. 그 중 하나는 상담주체이다. 상담은 상담을 행하는 주체가 행하는 활동이다. 여기에는 상담을 진행하는 상담자와 상담에 참여하는 내담자가 포함된다. 뒤의 상담대상에 내담자가 해당하기 때문에 상담주체에는 내담자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상담의 진행과 성공에는 상담자 못지않게 내담자의 참여도 중요하다.

 

상담대상은 생활문제나 성장과제에 대한 욕구가 있으면서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한 사람으로, 내담자이다. 상담심리학에서는 내담자를 내담자라 부르는데, 일부 상담가는 낙인 효과를 우려해서 내담자를 Identified Patient(IP), 즉 사회적으로 지정된 환자라고 표현한다. 앞서 말했듯이 상담대상은 상담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정신장애를 가진 자, 당면한 생활문제가 있는 자, 성장하고 싶은 자가 포함된다. 정의에 '자발'이란 단어가 들어가듯이 상담대상의 자발성이 매우 중요한데, 물론 비자발적으로 상담에 참여한 상담대상도 많지만 이런 경우 상담의 진행이 더디다.


상담관계는 상담에서 맺어지는 사회적 관계이다. 상담관계는 계약에 따른 인위적 관계로, 상담자가 일정한 대가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계이다. 하지만 동시에 상담자가 내담자와 깊이 관계맺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담자는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상담관계는 일종의 계약관계이기 때문에 신뢰와 존중, 친밀감이 기초가 되더라도 상담활동은 상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되어야 하고, 명확한 시작과 종결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자가 여러 이유로 내담자의 말만 들어주면서 상담시간을 낭비하거나, 상담 이후에 개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후자는 금지된다) 또한 목표달성을 위해 각자에게 부여되는 역할이 있으며, 상담자는 상담회기동안 내담자에 대한 1차적인 보호책임을 갖는다. 이러한 사항들은 실제로 지키기 쉽지 않은데, 예로 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무료상담의 경우 계약관계라는 인식이 부족하여 상담의 종결이 모호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상담목적은 상담을 통해 산출하고자 하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결과이다. 상담목적이 상담을 하는 이유를 규정하고 상담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며, 이러한 목표는 모두 언어로 기술될 만큼 구체적이어야 한다. 상담목적은 대개 생활문제의 해결이나, 코칭상담에서는 스스로의 정신적 성장이 상담목적이며 이외에도 다양한 상담목적이 가능하다. Hill은 심리학에서 주로 제시하는 상담목적은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 새로운 방식으로 내담자를 이해하여 통찰을 얻을 수 있다.
  • 실존적 문제에 대처하는데 도움을 준다.
  • 효율적인 삶을 살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운다.
  • 내담자의 인생에 지침을 만들어 간다.
  • 대인관계에 직면하고 피드백할 수 있다.
  • 타인과 건강하고 파괴적이지 않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 자기 자신으로 사는 법을 배운다.

 

​상담방법​은 상담목적으로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면접상담, 전화상담과 같은 상담방식과 미술치료, 화훼치료 등 상담수단을 모두 포함한다. 기존의 상담은 주로 언어적인 방법으로 수행되었지만 21세기에 들면서 그림, 꽃, 음악, 책 등 다양한 수단이 상담에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상담은 면접상담으로, 면접상담이란 상담자가 내담자와 직접 대면하여 진행하는 상담방법이다. 면접상담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비언어적 신호를 수월하게 알아차리게 돕기 때문에 절대다수의 상담이 면접상담이었지만, 자살상담 등 면접상담이 통하지 않는 상담의 수요가 증가하였다. 특히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면접상담의 수가 많이 줄어들고 전화상담이나 이메일상담으로 대체되었다. 이렇게 변화된 환경은 상담가들에게 새로운 고려사항을 던져주었는데, 전화상담에서 어떻게 비언어적 신호를 파악할지, 이메일상담에서 행간의 정보를 어떻게 읽어낼 지 등이 상담가에게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상담의 진행

상담의 진행 과정은 접수상담과 초기과정, 중간과정, 종결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초기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상담을 준비한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의 호소내용을 듣고 격려해주어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야 한다. 또한 라포를 형성해야 하며, 내담자의 문제와 배경을 파악하고 가능하면 심리평가도 실시해야 한다.(심리평가의 내용은 추후 상담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상담목표와 계획을 세워야 하며, 또한 상담구조화를 완료해야 한다. 상담구조화는 상담을 실시하기 위한 기초작업으로,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회기구성, 상담자의 이론적 틀, 상담계획과 목표, 상담시간, 비용, 상담자의 의무와 내담자의 협조 요청 등을 반드시 주지시켜야 한다. 여러모로 상담자는 초기과정에서 내담자의 내면을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민감함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초기과정에서 내담자는 상담자에 대한 신뢰를 형성한다. 또한 상담과정에서 아주 작은 통찰경험을 얻을 수 있으며, 상담을 준비하고 동기를 강화하게 된다. 또한 라포를 형성하면 상담자에게 자기개방을 하고 초기 감정이 해소되는데, 자기개방과 초기 감정의 해소가 상담이 원할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간혹 내담자가 초기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일 수 있는데, 이는 상담자가 아주 유능할 때 가능하다.

 

중간과정에 들어서면 상담자가 매우 바빠진다. 중간과정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문제를 이론적 틀을 통해 심층탐색한다. 또한 내담자가 당면한 문제에 대안을 형성하도록 촉진시켜야 하며 자신에 대해 통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왜냐하면 자기 내면을 직면하는 일은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항이 너무 크면 내담자는 직면을 거부할수 있으며, 이럴 경우 상담 진행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도록 상담자는 용기를 불어넣어줘야 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적 실천을 격려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내담자의 자기지도력 강화로 이어진다. 중간과정이야말로 상담의 성패를 좌우하는 단계이며, 이 단계에서 실패하면 상담은 허둥지둥 이어지는 빠른 종결로 이어진다.

 

중간과정에서 내담자는 상담자와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누구나 방어기제를 가지기 때문에, 자기 문제에 직면하는 일은 큰 저항을 불러오게 된다. 하지만 이를 이겨내면 자신의 문제를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게 되며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자기지도력이 강화되면서 새로운(적응적인) 행동을 시도하게 되며, 상담하러온 문제가 감소한다. 여기에 추가로 내담자의 전반적인 자신감이 올라가는데, 이는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인식이 다른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종결과정은 상담이 끝나는 단계로, 초보 상담자들이 어려워하는 단계이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늦게 온다거나, 상태가 많이 호전된다던가 등 상담의 종결 신호를 탐지해서 종결 시기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초보 상담자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상담자는 상담을 종결하면서 내담자와의 관계를 단절해야 하는데, 여기서 내담자의 이별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별 감정은 보통 부정적으로 나타나며 라포가 강할수록 더 크게 나타난다. 종결과정에서 상담자는 상담관계를 끝내고 내담자의 성과를 평가 및 강화해야 하며, 재발가능성을 평가하고 대비책을 같이 알려줘야 한다. 

 

종결과정에서 내담자는 강한 부정적 감정을 경험한다. 이는 그동안 정든 상담자와 이별하기 때문으로, 이 감정을 이별 감정이라 한다. 동시에 내담자는 상담을 성공리에 끝냈다는 자부심과 앞으로 혼자 있어야 한다는 불안에 시달린다. 내담자는 상담자와의 마지막 협력으로 이러한 감정을 극복하고 상담에서 얻은 변화와 교훈을 실생활에서 확대해야 한다.

 

접수상담

접수상담은 상담 이전에 행해지는 예비 절차로, 상담소에서 전화로 상담접수를 받거나 내원한 내담자와의 면담이 접수상담에 해당한다. 보통 상담기관의 수련생이 접수상담을 하며, 내담자의 개인정보, 환경정보, 호소문제, 배경 등을 파악하기 위해 행해진다. 접수상담을 통해 상담기관은 내담자의 배경정보와 호소문제를 알 수 있고, 상담이 이뤄질 날짜와 장소를 정할 수 있으며 담당할 상담자도 정할 수 있다. 정신질환이나 폭력 위험성 등 내원한 사람이 상담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접수상담자가 빠르게 외부기관으로 보내야 한다.

 

접수상담자는 접수상담시에 따뜻하고 수용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상담을 하러 온 것 자체가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들이 겁먹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 접수상담 동안에는 전문가다운 태도를 유지하여 상담에 대한 긍정적 느낌과 문제해결의 희망, 즉 상담에 대한 신뢰감을 쌓아줘야 하며, 상담기관의 성공 내력을 얘기해주는 것도 좋다. 다양한 내담자가 오기 때문에 내담자에 맞는 예의를 차릴 줄 알아야 하며, 특정 인간집단에 대한 편견은 지양해야 하고 다문화적 소양을 쌓아야 한다. 접수상담자들은 내담자를 진단하거나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접수상담시에 하는 일이 아닐 뿐더러 그들의 역량을 벗어나는 일일 확률이 높다. 접수상담자들은 내담자에 대한 판단을 지양해야 하며 자신의 역할 한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접수상담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먼저 전화나 인터넷, 직접 방문을 통해 내담자가 찾아온다. 이런 경우는 자발적 상담으로 이어져 상담 진행이 수월해진다. 내담자가 찾아오면 접수상담자는 내담자의 호소문제를 먼저 파악하고, 접수상담양식을 작성해야 하며 상담유형을 분류해야 한다. 간혹 가다가 면접상담이 힘든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전화상담이나 사이버상담을 받을 수 있게 조치해야 한다. 이후에는 내담자의 상담 가능날짜를 파악하고 내담자와 상담자를 연결하며,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다른 기관으로 연결해준다. 예약이 너무 밀려서 수용할 수 없거나, 정신질환이나 법률상담 등 심리상담과 다른 문제이거나, 폭력성이나 자살 위험이 우려되어 긴급한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른 기관으로 내담자를 연결해야 한다. 이렇게 접수상담시에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을 접수상담 구조화라고 한다.

 

접수상담자는 접수상담을 진행하면서 내담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그 목록은 아래와 같은데, 어떤 경우에는 내담자가 정보제공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비자발적 상담에서 이런 경우가 매우 많은데, 이런 경우 굳이 정보 내놓으라고 우기다가 분위기 망치지 말고 그냥 넘기는게 좋다. 어차피 본 상담을 진행하면서 알게 되며, 오히려 정보제공의 거부를 내담자의 역동을 분석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 인적사항(이름, 나이, 연락처, 가족): 가족관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연락과 예약접수를 위해 필요하다.
  • 변화 동기: 상담 동기, 의뢰 사유 등
  • 호소문제: 간략히. DSM에 따라 진단할 필요는 없다.(여기가 병원도 아니고)
  • 최근 주요 기능상태: 사고, 정서, 행동, 대인관계, 강점/자원
  • 이전 상담 경험: 매우 중요
  • 상담에 참여 가능한 참여자: 상담을 위해 내담자의 가족이 참여해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 의뢰자가 보는 문제의 심각성과 긴급성

 

접수상담시 고려해야 할 내담자 특성이 여러가지 있다. 먼저 내담자가 자발적인지 비자발적인지의 여부인데, 자발적 상담인 경우 격려와 칭찬을 통해 워밍업을 해주고 비자발적 상담의 경우 불만을 누그러뜨리도록 해주는게 좋다. 상담 자체에 가지는 불만을 표출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상담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풀어주는게 좋다. 어떤 내담자는 신청서(양식) 작성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정보와 마찬가지로 굳이 쓰라고 강요하면 안된다. 그보다는 작성을 거부하는 이유를 들은 후 관찰된 행동과 함께 상담자에게 보고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양식 작성 거부는 내담자의 내면을 드러내는 단서일 수 있다.

 

접수상담이 전화상담인 경우 내담자의 반언어적 단서를 잘 포착해야 한다. 인간이 전달하는 정보의 대부분은 언어로 표현되지 않기 때문에, 예리해져야 할 접수상담자들은 내담자가 말로 하는 것 이상을 들을 필요가 있다. 접수상담자가 너무 열의를 갖고 내담자에게 과도하게 개입하는 경우 내담자가 접수상담자에게 상담을 받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안된다. 접수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한 판단과 개입을 삼가야 하며, 이런 경우에는 본인이 아직 공부중인 수련생이라고 얘기해 줘야 한다.

 

어떤 내담자는 상담기관보다는 다른 곳에 보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특정 유형의 내담자들은 접수상담자가 다른 기관으로 보내줘야 한다. 위기에 처한 내담자를 보낼때는 내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내담자의 자기파괴적 행동을 막을 방편을 알아놓는 것도 좋다. 가끔씩 상담소에 와서 사기를 당했으니 도와달라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심리상담과 다른 상담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무는 아니지만 법률상담이나 의학적 자문, 경제적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을 알아두어 이들을 거기 연결시켜 주는것은 훌륭한 접수상담자의 자질이다.

 

상담 유형

상담을 분류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다. 상담은 다루는 문제에 따라 나눌수도 있고, 상담자가 기반한 이론이나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나눌수도 있다. 아래에 제시되는 기준은 보통 상담을 나눌때 통용되는 기준들이다.

 

상담은 다루는 문제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이 경우 상담은 특정 주제에서의 문제만 다루게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좀 더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려야 해결책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많은 부모가 아이를 학업상담 차 데려오지만, 이들의 진짜 문제는 대개 부모인 경우가 많다. 문제 영역별 상담은 학업, 진로, 성, 분노조절, 의사소통, 심리, 중독 등이 있는데, 진로상담은 의외로 성인이 많이 찾는다.

 

상담은 내담자 특성에 따라 나눌 수도 있다. 내담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상담내용에도 유효한 영향을 끼치는데, 이는 내담자의 사회경제적 위치가 호소하는 문제와 접근법을 달리 하기 때문이다. 내담자 특성별 상담은 아래와 같다.

 

  • 아동상담: 주로 부모 문제가 또래문제가 원인이다.
  • 부부상담: 주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인정 여부가 문제로 나타난다.
  • 노인상담: 변화를 촉구하는 상담은 별로 권장되지 않는다. 오래 살아오면서 생활방식이 굳어져서 저항이 심한데, 이유는 다르지만 청소년도 마찬가지로 심하다.
  • 청소년상담
  • 부모상담: 가장 자발적 상담이 많으며 열의도 있다. 대개 아동상담 진행 중 부모 역동이 문제로 파악되어 실시되는데, 아이가 걸려있기 때문에 다들 열심이다.

 

상담은 실시되는 환경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세팅별 상담은 아래와 같다.

 

  • 학교상담: 대개 문제아나 부적응아동이 오기 때문에 비자발적 상담의 비율이 매우 높다. 또한 학교현장에서는 학교상담을 받는 것 자체가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낙인이기 때문에 동기가 더욱 떨어진다.
  • 군대상담: 학교상담과 마찬가지로 동기가 떨어진다. 군대상담을 받는 이들 대부분은 사회에서부터 문제를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 군대가 문제를 악화시켜서 사고가 터진다.
  • 기업체상담: 기업에서의 상담은 독자적으로 상담시설을 운영하기 보다는 외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 특수상담소 상담

 

상담은 상담자가 기반한 이론으로 나눌 수 있다. 심리치료에서도 그렇듯이 상담자가 어떤 이론에 기반했는지에 따라 상담이 매우 다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정신분석 상담, 행동주의 상담, 인간중심 상담, 인지상담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상담은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나눠질 수 있는데, 도구의 다양성은 21세기 들어 증가하고 있다. 놀이상담, 미술상담, 음악상담, 원예상담, 드라마상담 등이 있는데, 놀이상담은 주로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드라마상담은 국내에는 교육시설이 없다.

 

상담성과

상담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뭔가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상담성과는 상담을 통해 내담자에게서 나타난 변화를 말하며, 상담을 받기 전의 내담자와 받은 후의 내담자를 비교하여 평가한다. 50년대에 아이셴크가 정신의학 회의론에 불을 지핀 후 7-80년대에 상담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발표되었는데, 그 결과 상담이 실제로 내담자의 심리적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나타났다. 그러나 상담기법 간의 효과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다.(도도새 효과) 한국에서는 상담기법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연구가 잘 출판되지 않는데, 인지행동치료와 미술치료, 놀이치료가 효과가 있었다고 하며, 포스트모던 상담의 일종으로서 최근 유행하는 해결중심치료 기법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내담자는 이유가 무엇이든 상담 종료 시점이 되면 이전보다 더 나아지며, 50%정도의 내담자는 5-10회기에 이미 상담의 효과가 나타난다. 장기간의 상담이 필요한 내담자는 전체의 2-30%정도며 내담자의 대부분은 상담이 끝난 후에도 효과가 지속된다. 어떤 상담기법은 어떤 문제에 더 효과가 좋으며, 일부 내담자는 상담에 어려움을 겪을수도 있고 아예 상담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상담자는 어떤 문제에 어떤 기법이 좋은지 훈련되어야 하며, 내담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또한 상담 도중에 일시적으로 정신적 기능이 약해질수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약해지면 안되는 상황(고3)이면 상담이 부적절할 수 있다.

 

상담성과를 예측하는 몇몇 요인이 있다. 상담자와 관련된 상담자 요인과 내담자와 관련된 내담자 요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상담자 요인에는 내담자에 대한 이해와 라포, 상담자의 자기관리, 상담기법, 상담자의 피드백이 있다. 특히 상담자의 자기관리는 역전이를 제어하고 역동을 통제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내담자 요인에는 자기개방과 성찰적 태도,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행동과 태도, 일상생활에서 상담에서 배운 것을 적용하려는 자세 등이 있다. 특히 자기개방과 성찰적 태도는 상담자와의 피드백을 촉진한다.

 

좋은 상담실

상담실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디자인이 있다. 밝은 벽지와 소파, 먹을거 등등... 이것들은 모두 원할한 상담 진행을 위해 비치한 전략적 선택이다. 꾀죄죄한 구석방에서 촛불 켜놓고 먼지나 마셔가면서 상담하는 일은 내담자에게 좋지 않다.(상담자에게도 좋지 않아 보인다) 상담실을 설계할때는 몇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상담실은 개인공간을 보장해야 한다. 상담사 집무실을 만들라는 얘기는 아니고 내담자가 자유롭게 얘기할 공간이 필요하다. 거리 한복판에서 진솔한 자기얘기를 꺼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공간의 크기는 2-5평(6-16m^2) 정도가 적당하며 5명까지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배치하면 좋다.(보통 소파를 둔다) 상담 기자재는 세팅되어 있는게 좋은데, 상담신청서, 접수면접지, 질문지, 심리검사지, 상담 진행기록지같은 필요한 서류는 물론이고 필기구, 녹음 및 녹화장치, 냉난방기, 휴지, 시계, 거울, 조명 등이 비치되어야 한다. 왜 녹음기가 필요한지 의아할 수 있는데, 정신의학 종사자를 칼로 찌르는 놈들이 늘고 있어서 보안을 위해 필요하다. 병원에서는 방 뒷쪽에 야구방망이를 둔다는데, 상담소에서는 그럴 필요까지 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곳도 그래야 하지만 방은 청결해야 하며, 정서적 안정을 주도록 디자인하는게 좋다.(딱 병원 디자인이다) 대화가 새어나가거나 소음땜에 방해받지 않도록 방음시설을 해놓아야 하며, 상담실로 오고 가는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상담실이 위치하는게 좋다. 한국의 내담자는 상담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하기 때문에 그런데, 상담실은 사람이 없을수록 좋은 곳이다. 중간에 아무 생각없이 덜컥 들어오는 사람을 막기 위해 <상담중> 표시를 할 수 있게 해놓아야 하며, 상담 도중에 전화벨이 울려서 산통깨는 일이 없게 상담중에는 전화코드를 뽑아놓거나 자동응답기를 돌려놓자.

 

1.상담의 진행

상담은 앞서 말했듯이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상담의 진행은 초기-중간-종결 과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러한 본 상담이 진행되기 전에 접수상담이 행해진다. 앞에서 상담의 진행에 대해 개략적으로 설명했지만, 실제 상담을 진행하는데는 이보다 더 많은 고려사항이 필요하다.

 

첫회기 상담

첫단추가 맞아야 일이 잘풀리듯이 첫회기 상담도 중요하다. 첫회기 상담에서 상담자는 상담구조화를 실시하고 상담을 시작할 준비를 한다. 첫 회기는 보통 50분 정도 걸리는데, 이를 넘어서는 경우도 자주 있다. 첫회기에서 상담자는 상담을 개시하고, 호소문제를 파악하며, 이를 정리하여 명료하게 요약하고, 상담구조화를 시행해야 한다.

 

내담자가 상담실에 들어오면 보통 상담은 시작된다. 이때 상담자는 내담자를 맞이하고,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 분위기를 조성하여 상담주제로 들어간다. 말은 거창하지만 이 과정은 대개 잡담으로, 내담자와의 대화를 통해 공감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형성하여 라포의 기반을 쌓는다. 첫회기 중 2-30분을 차지할 정도로 긴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담자의 호소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최소한의 질문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의 초기 감정을 해소하기도 하고, 내담자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일도 진행된다. 상담자는 호소문제를 파악하는 동시에 내담자의 내방 계기와 상담에 대한 기대를 확인해야 하는데, 내담자가 이런 것을 잘 말하지는 않기 때문에 상담자가 직접 물어봐야 한다. 호소문제가 파악되면 상담자는 호소문제를 정리하여 재구조화하고, 이를 내담자에게 말해야 한다.

 

분위기

상담소에 올때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심리상태을 경험한다. 그들은 자신의 문제에 지쳐있을 수 있고, 문제에 대해 통찰은 부족하나 꽤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상담에 대한 희망과 함께 잘 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가득하고, 생전 처음 보는 상담자에게 경계심을 품을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을 하든 이러한 것들은 내담자가 불편하고 어색해하게 만든다. 이 어색한 공기를 부수고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서 상담자는 상담에 맞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첫회기 상담에서 조성해야 하는 분위기의 핵심은 안전으로, 상담자는 아래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상담자-내담자 관계에서 안전과 편안함을 조성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를 무비판적이고 우호적, 개방적, 온정적으로 대해야 한다. 즉 무언가를 지적하고 바로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내담자에게 따뜻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특히 상담초기에 내담자는 불편하고 어색하기 때문에 공감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통해 이 심리적 장벽을 깨야 한다. 내담자는 상담실에 들어오면 무의식적으로 상담실이 자신에게 안전한지 파악하는데, 따뜻한 태도는 그러한 내담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내담자를 안심시킬 수 있다. 그러나 상담자는 동시에 전문적인 태도를 유지하여야 한다. 즉 상담관계의 본질이 계약관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담자가 해야할 중요한 일은 희망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상담소를 찾는 내담자는 희망과 동시에 강한 불안을 경험하며, 이미 상담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이에 상담자는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내담자를 대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희망을 북돋워주고, 내담자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며 그러할 능력을 내담자가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상담의 성공률에 대해 얘기하는 경우도 있으며, 다만 희망은 현실적인 수준으로만 가지도록 해야 한다.

 

동시에 상담자는 상담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상담적 중립성은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전문적이고 문제해결적인 관심만을 가진다는 의미로, 즉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개인적이거나 감정적인 이유로 관심을 가져서는 안되며 그러한 태도를 가져서도 안된다. 초보 상담자들은 내부 역동의 문제로 인해 내담자에게 개인적/감정적 태도를 가질 수 있는데, 이를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 아울러 상담자는 내담자의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단순히 말 들어주는 벽으로 전락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때로는 상담의 진행과 직면을 위해 내담자가 불편해할 말을 해야 할수도 있는데, 보통 첫회기에서는 잘 그러지 않는다.

 

기대조정

내담자가 상담으로 얻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첫회기에 바로 확인하는게 좋다. 그렇게 해야 향후 상담계획을 수립하고 내담자에게 현실적인 기대를 조기에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자는 첫회기에 내담자가 상담에서 어떤 결과를 기대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 직접 물어서 내담자의 기대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 내담자가 가진 변화에 대한 기대 정도와 이를 저해하는 요인도 같이 파악하는게 도움이 된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가지는 상담에 대한 기대를 들으면서 동시에 내담자에게 가지는 기대도 말하게 되는데,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상담에 협력할 것을 기대하고 실제로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기대조정을 통해서 내담자의 상담에 대한 기대를 파악하고 내담자의 협력을 주문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내담자가 상담에 대해 질문하면서 자신의 기대를 수정하거나 상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호소문제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잘 듣고 내담자의 문제를 구체화해야 한다. 이를 호소문제라 하는데, 호소문제는 상담이유와 상담에서 다루고 싶은 것, 기타 호소하는 문제들을 포함한다. 보통 상담의뢰서에 상담목표를 구체적으로 적은 내담자는 명확한 상담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호소문제도 명확하기 때문에 문제의 구체화가 별로 힘들지 않다. 그러나 자기자신도 뭘 상담받고 싶은지 모르거나, 비자발적 상담의 경우에는 문제를 찾는것 조차도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대화를 통해 호소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상담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형태로 재구조화해야 하며, 비자발적 상담의 경우에는 의뢰자 말고 내담자 본인의 요구와 호소문제도 같이 파악해야 한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통해 호소문제를 파악하면서 동시에 상담자는 내담자가 가지는 자기 문제에 대한 지각, 문제 관련 요인들, 방어기제 등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상담 이론에 비추어 재구조화하여 상담가능한 수준의 목표로 만들어야 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상담목표를 내담자에게도 말해주어야 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내담자가 상담목표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인데,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자신의 역동에 대한 심리학적 사실들을 인정하지 않으며 따라서 상담자가 설정해준 상담목표와 기반 이론에 저항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목표를 설명할때 기반 이론을 그대로 말해주기 보다는 내담자가 사용하는 단어, 표현으로 말하는게 좋으며, 이를 통해 내담자가 이론적 이해를 간접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관점에서 호소문제를 파악하는 것도 이러한 저항을 줄일 수 있다.

 

상담자가 호소문제를 파악하여 제시하면, 여기 내담자가 동의하여야 상담이 진행된다. 따라서 첫회기에서는 상담목표와 상담에서 다룰 주제, 다음 회기에 할 활동 등에 대해 내담자의 동의를 구해야 하며, 이를 위해 회기의 일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여기에는 보통 10-15분 정도가 걸리며 빨리 동의하도록 재촉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이후 상호동의가 성립되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내담자의 관점에서 비롯된 피드백을 받는다.

 

감정 탐색

상담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감정을 탐색하고 그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격렬한 감정이든 그냥 감정이든 생판 모르는 남하고 처음 상담을 시작한 내담자에게서 나타날 확률은 적지만, 간혹 첫회기에서 감정 탐색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어떤 내담자들은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일을 불편해하며, 특히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감정을 억제하는 규범이 발달해 있다. 첫회기에 내담자를 접한 상담자는 분위기 형성을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이를 위해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 당시의 기분을 묻거나 추측하여서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을 얘기할 기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

 

내담자가 표출하는 감정에는 고통스러운 경험과 감정도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첫회기보다는 중간과정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럴때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공감하고 온정적인 태도를 보여야 하며, 이러한 태도는 라포 강화와 호소문제의 구체화를 촉진한다. 내담자의 감정을 듣는 상담자는 중간에 자신이 이해한 바를 다시 기술하는데, 이때 상담자가 오해하거나 내담자가 추가하고 싶은 부분을 다시 말하게 하여 오류가 수정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동기면접

어떤 사람은 상담실에 끌려오거나, 제발로 걸어왔으면서도 의욕이 없다. 그들은 상담을 통해 변화할 이유도, 의욕도 없으며, 비자발적 상담의 경우 상담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소하고 상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내담자에게 상담을 진행할 동기를 불어넣어줘야 하는데, 동기면접은 내담자의 상담 의지를 고취시키는 작업이다.

 

동기면접은 내담자의 양면성에 관여한다. 즉 동기면접은 내담자의 상담에 대한 희망을 높이고 불안을 줄여서 동기를 고취시킨다. 이를 실행하는 몇가지 방안으로, 공감적 상담자는 내담자의 자유와 결정권을 중시해준다. 매체에서는 주인공이나 조연이 끊임없이 자기문제에 직면하라고 닥달하지만 실상 그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 내담자의 자유와 결정권을 존중해주는 것이 상담동기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동기면접은 내담자의 유형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어떤 내담자는 자신에게 문제가 없거나, 있어도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믿는다. 이 경우는 사소한 것에 크게 반응하는 지인에 의해 끌려온 경우도 있는데, 그러한 경우 실제로 상담이 필요없는 경우도 있다. 또다른 내담자는 상담결과를 두려워하고 상담이 자기 이미지를 해치지 않을까 걱정하는데, 우울증이나 알콜 중독에서 자주 관찰된다. 이 경우에는 상담목표가 그들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하며 실제로도 해치지 않도록 상담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어떤 내담자는 상담을 강요받아서 문제를 알려고도 하지 않는데, 학교폭력 가해자나 죄수들이 여기 해당한다. 마지막 유형의 내담자는 현재 상황에 너무 절망해서 상담이 어떤 도움도 줄 수 없다고 포기한 경우인데, 의식적으로는 그렇게 믿지만 자발적 상담의 경우에는 무의식 속의 어떤 요소로 인해 상담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경우이다. 이 경우 상담자는 내담자를 상담소로 오게 한 요소를 잡아내 그것을 기반으로 상담을 설계해야 한다.

 

상담구조화

사실 상담구조화는 실제 상담에서 별로 중요해 보이지도 않고, 실제로도 그냥 넘기는 상담자가 많다. 상담구조화는 내담자에게 상담의 기본적 특징과 알아야 할 정보를 전달하고 내담자의 협력을 당부하는 과정인데, 첫회기에 실시되나 보충이 필요한 경우 중간과정에서도 추가적으로 하기도 한다. 상담구조화를 통해 전해지는 정보는 보통 문서화되는데, 그래서 내담자는 상담구조화를 받는 동안 수많은 종이를 읽고 싸인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은행에서 그러듯이 이를 제대로 읽는 내담자는 극소수이며, 내담자가 종이를 받고 싸인을 마치는데 걸리는 시가은 5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러나 상담의 필수요소와 내담자가 꼭 알아야 할 사항들이 상담구조화를 통해 전해지기 때문에, 적어도 몇가지는 구두로 직접 설명해야 한다.

 

상담구조화를 통해 전달하는 정보는 상담의 본질(내담자 협력의 필요성), 상담관계의 특징(계약으로서의 상담관계), 상담자와 내담자의 역할(협력), 내담자의 권리, 비밀보장의 의무 및 한계, 예상회기와 회기별 상담시간, 상담 약속과 비용 등 진행 관련 세부사항, 기타 지켜져야 할 일이다. 기타 지켜져야 할 일로 내담자는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타 기관에서 상담을 받으면 안되며, 필요한 경우(라서 상담자도 알고 인정한 경우)가 아니면 다른 사람을 상담실에 들여선 안된다. 이외에 녹음 및 녹화에 대한 동의도 상담구조화 과정에서 얻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상담에 대한 기본정보를 제공받아 상담에 대한 막연함과 불안을 줄일 수 있고, 보다 적극적으로 내담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해 비밀보장의 의무를 가진다. 즉 상담실에서 내담자와 오고간 모든 내용은 철저히 기밀에 부쳐져야 한다. 내담자의 개인정보는 당연히 엄수되어야 하고 일정 기간 보관한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폐기해야 한다. 또한 내담자가 한 말이나 중간에 있었던 일 모두 절대로 외부에 발설해서는 안되며, 말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내담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강의중 언급되는 사례들도 동의를 거쳤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여기에는 예외가 있다. 만약 상담자가 상담 도중에 내담자가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관찰한 경우, 라포고 나발이고 즉시 사법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상담이 법적으로 의뢰된 경우 상담내용을 법정이나 기관에 보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법적 명령이 비밀보장의 의무보다 우선시된다.

 

상담료는 상담자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내담자에게 매우 중요한 것으로 사실 첫회기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이다. 첫회기에 상담자는 비용에 대해 내담자와 합의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상담료뿐만 아니라 지불 방법, 지불 시기, 취소 시 비용문제, 지연이나 불참 시 부과되는 벌금에 대한 세부사항 등이 포함된다. 상담료는 내담자에 따라 조정되는데, 미국에서는 가난하거나 어려운 환경의 내담자에게 상담료를 적게 받고 고소득층에서는 상담료를 높게 받으며 가난한 내담자의 경우 아예 무료로 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2.상담의 기본기법 

상담을 시행하는 많은 기법들이 있다. 기반이론에 따라 다를수도 있고,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상담자는 내담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잘 관찰해야 하며, 내담자를 잘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내담자에게 적절히 공감하고, 적절히 질문하며, 적절히 요약해 줘야 한다. 이것이 향후 상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중요하다. 

 

주의 기울이기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말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신경써야 한다는 말보다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신경쓰는 티가 나야 한다는 말에 가깝다. 내담자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상담자는 내담자에게서 더 많은 정보를 탐지할 수 있으며, 상담자의 주의 기울이기 행동이 비언어적 단서로 드러나면 이를 포착한 내담자에게서 더 많은 이야기가 흘러나올 수 있다.

 

주의를 기울이는 상담자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한다. 개방적인 자세는 상담자가 내담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단서를 보여주는 자세로, 내담자와 환경에 맞춰 시시각각 변해야 한다.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는 상담자는 몸의 모든 방향을 내담자로 향하며, 팔짱이나 큰 테이블처럼 둘의 사이를 막는 것을 지양한다. 가구배치가 개방적인 자세를 조성하는데 중요하며, 문화적 특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아주 약간 불편한 의자가 좋으며, 가족상담의 경우 가족역동에 따라 소파의 배치가 달라진다.

 

몸 기울이기와 거리는 상담자가 신경써야 하는 또하나의 요소이다. 사람간의 상호작용은 대개 122-366cm 거리에서 이뤄지는데 친한 경우 122cm, 낮선 사람의 경우 366cm에서 이뤄진다. 첫회기의 경우 약간 먼 거리인 한 테이블 반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게 좋으며 내담자에 따라 거리를 더 늘릴 수 있다. 몸을 뒤로 빼거나 멀리 앉는 행동은 너랑 말섞기 싫다는 무의식적 단서이기 때문에 절대 하지 마라. 내담자 좌석을 바퀴의자로 두면 내담자가 자유롭게 거리를 조절할 수 있어 좋지만, 성인 ADHD나 아동의 경우 괜히 산만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분산된 행동은 상담자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분산된 행동은 내담자에 집중하지 않고 시선을 돌리는 상담자의 행동으로, 펜돌리기, 딴데보기, 쓸데없이 움직이기, 상담기록에 몰두하기 등이 있다. 이런 행동들은 내담자에게 안좋게 비춰지면 어떤 내담자는 이를 직접 지적하기도 한다. 상담자가 딴데를 보는 경우는 보통 시계를 보는 경우인데, 상담자는 시계를 봐도 내담자에게서 시선이 돌려지지 않게 시계 배치를 잘 할 필요가 있다. 상담기록은 꽤 많이 발생하는 행동으로, 주로 상담기록하기와 상담하기를 잘 분배하지 못하는 초보들이 한다. 숙련된 상담자들은 상담과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 상담기록 방법을 가지고 있다.

 

관찰 기술

과학의 시작은 관찰이고, 심리학의 시작도 인간관찰이다. 그러니 상담의 시작도 내담자 관찰인게 당연하다. 셜록 홈즈의 추리는 대개 좋은 관찰에서 비롯되는데, 상담자들도 홈즈가 되어 홈즈의 추리 못지않게 내담자를 추리해야 한다. 관찰을 통해 상담자는 홈즈가 그러하듯이 몇가지 가설을 설정할 수 있고, 라포 형성과 상담 진행에 필요한 자료들(내담자가 선호하는 표현, 좋아하는 주제 등)을 얻을 수 있으며, 상담에서 발생하는 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습득하고, 상담과정에서의 대처양식 또한 얻을 수 있다. 상담자가 관찰해야 할 것은 보통 비언어적 단서, 언어적 단서, 둘 간의 일치 여부이다.

 

비언어적 단서 

비언어적 단서 중에는 의복과 차림새, 표정, 눈맟춤, 자세, 습관적 태도 등이 상담자에게 유용하다. 특히 내담자의 차림새는 내담자의 소속 집단이나 자기관리 상태, 소속 하위문화, 직업과 수입 등을 알게 해주고, 자신의 외모를 숨기거나 과장하는지를 비롯하여 여러 심리적 상태를 추리하게 도와준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모자를 쓰고 오는 경우 자신을 숨기려하기 때문에 그럴 공산이 크며, 제복을 입고 오는 경우 일상생활에 문제가 있거나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려고 그럴 수도 있다. 이외에 옷이 상황에 비해 너무 튄다거나 하면 상담자의 세심한 고려가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셜록 홈즈가 그랬듯이 선입견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옷을 보고 대충 상대방을 판단한다. 왓슨처럼 실수하기 싫으면 상담자는 선입견이 아니라 경험과 지식에 근거하여 내담자의 옷을 분석해야 한다.

 

표정은 내담자의 드러나지 않은 생각과 정서를 드러내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자는 내담자의 표정도 유심히 관찰해야 하며, 문화적 규범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상담이 진행되면서 내담자의 표정이 달라질 수 있는데, 이것은 긍정적 신호일수도 있고 부정적 신호일수도 있다. 만약 어느 방향이든 내담자의 표정변화가 다채로워지면 이는 긍정적 단서이다. 시선(눈맞춤)은 상담자 자신도 조절해야 하는 부분인데, 시선은 관계를 얼마나 편하게 느끼는지를 보여주며 좋은 눈맞춤은 좋은 라포로도 이어진다. 내담자의 과도한 눈맟춤은 통제 시도를 드러내는 반면 너무 적은 눈맞춤은 수줍음과 권위자에 대한 위협감을 보여준다. 상담자는 내담자와 적절한 눈맞춤을 유지해야 하며, 한국의 경우 미간과 턱을 연하는 선에 시선을 두면 좋다. 그리고 내담자가 눈맞춤을 하는지, 한다면 어떻게 하는지 관찰해야 한다. 내담자의 시선을 해석할때 문화적 규범도 고려해야 하는데, 가령 한국인은 윗사람에게 시선을 맞추는 것을 어려워하고 안좋게 본다. 상담 초기에는 내담자가 상담자와 시선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3회기까지 시선을 못 맞추면 내담자에게 이에 대해 직접 질문해야 한다.

 

내담자가 눈물을 흘리는 일은 항상 있는 일은 아니다. 특히 상담 초기에는 매우 귀하다. 내담자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대개 내담자가 가진 억압의 해소를 의미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눈물이 어떤 의미인지 파악해야 하고, 눈물에 대해 인내심과 허용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눈물의 눈 자만 나와도 발광을 하는데, 상담자는 그러면 안된다. 눈물은 대개 변화의 신호이며, 충분히 울게 하는게 억압된 문제의 해소를 일으키기도 한다. 눈물이 가지는 의미는 성별, 사회적 통념, 개인적 신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눈물은 분노와 좌절의 표현인 반면 남성의 경우 억압된 무언가에 대한 표출의 의미를 가진다. 이렇듯 눈물이 가지는 의미는 복합적이기 때문에 상담자도 눈물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몸짓과 동작은 전체적으로 파악되어야 한다. 사실 위에서 말한 표정은 내담자에 의해 감춰질 수 있으며, 실제로 한국인들은 그렇게 한다. 이는 다른 신체적 표현도 마찬가지인데, 감출 수 있는 정도는 신체부위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내담자의 몸짓과 동작은 개별적으로 분리해보면 서로 모순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자는 신체적 메시지의 복잡함을 이해하고 통합적으로 이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내담자가 개인적 공간 활용을 하는 것도 주의깊게 봐야 하는데, 내담자가 선택하는 자리 위치, 신체적 접촉의 여부 등은 내담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신체적 접촉은 내담자의 편안함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 참고로 내담자가 성적 접촉을 시도할 수도 있는데, 내담자와의 성적 접촉은 상담윤리에 어긋난다. 이 사항은 이미 상담구조화에서 언급되었어야 한다.

 

언어적 단서

언어작 단서에서 상담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로 반언어적 단서이다. 즉 내담자의 말소리, 억양, 속도, 유창성, 웃음, 침묵 등이 주요 관찰대상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사투리, 어휘, 어구 등을 통해 내담자의 교육/발달수준과 문화적 배경 등을 이해할 수 있으며, 사투리에 대한 적절한 지식을 가진 상담자는 사투리에서 비롯되는 선입견을 미리 방지할 수 있다.

 

말하는 스타일은 내담자가 가진 중요한 문제를 보여주거나 정신적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 내담자의 말소리가 작고 부드러운 경우 수줍음, 당황, 자기 노출에 대한 불안, 조롱에 대한 두려움 등을 의미하며, 작은 목소리가 높낮이 없이 산만하게 지속되면 우울증의 징후일 수 있다. 반면 말소리가 큰 경우는 타인을 위협하려는 시도일 수 있고, 아니면 강렬한 정서가 반영되었거나 그냥 귀가 잘 안들려서 그럴 수도 있다. 조증 환자는 큰 소리로 빠르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내담자의 유창성은 말이 자연스럽고 어휘나 주제가 부드럽게 이어지는지의 정도이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내담자는 말이 유창하지 못한 경우가 있지만, 정상적인 내담자라도 갑자기 말을 더듬거나 머뭇거리는 경우가 있다. 이는 내담자를 자극하는 주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떤 내담자는 대화의 주제를 너무 자주 바꾸는데, '환기'라 불리는 이 현상은 내담자가 자존감이 낮거나 자아가 불안정해서 그럴수도 있고, 성인 ADHD를 앓거나 자신을 방어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상담자는 내담자가 바꾸는 주제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하며, 내담자가 민감한 주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는 것도 좋다.

 

내담자가 쓰는 단어의 의미와 선택은 내담자의 행동, 사고, 정서와 관련되어 있으며, 내담자에게 이를 자세하게 물어보면 도움이 된다. 또한 내담자의 어휘와 문법을 통해 그들의 교육수준, 나이, 지능, 사회적 배경은 물론 내적 상태까지 알 수 있다. 웃음도 중요한 관찰대상인데, 내담자가 웃는 타이밍이 내담자의 역동을 드러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너무 자주 웃는 내담자는 긴장했거나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그러는 경우가 있으며, 자신의 부정적 정서에 불편함을 느껴서 그럴 수도 있다.

 

상담에서 나타나는 내담자의 침묵은 말과 말 사이의 틈이나 질문에 대답하기까지의 딜레이 등으로 나타나는데, 상담이 시작된 이후 계속 이어지는 침묵과 특정 주제에 대해서만 침묵, 잘 얘기하다가 상담자의 질문이 나오면 시작되는 침묵 등이 있다. 상담자는 침묵의 맥락과 동반되는 비언어적 단서를 통해 침묵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침묵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생각 중이거나, 감정 압도, 속마음을 말하지 않으려는 욕구, 상담자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 비밀보장에 대한 염려, 표현의 어려움(이는 복잡한 정서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정을 찾기위한 시도 등이 있다. 내담자는 침묵을 통해 자신의 감정이나 말의 의미를 통찰할 수도 있으며, 따라서 적절한 침묵은 도움이 되지만 침묵이 너무 길어지면 내담자가 상담을 종결시켜 버릴수도 있다. 따라서 상담자는 내담자의 침묵을 적정한 선에서 유지해야 하고, 침묵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우면 내담자에게 질문하여 이를 해결해야 한다.

 

언어적 단서와 비언어적 단서의 상호작용

이중구속적 메시지는 언어적 단서와 비언어적 단서가 불일치하는 메시지로, 대인관계에서 이중구속적 메시지가 자주 나타나면 불화의 원인이 된다. 이중구속적 메시지가 특정한 의미를 담고 있을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담자에게 이중구속적 메시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해주면 내담자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할 수도 있고, 상담자가 자신을 잘 경청하고 있다는 느낌도 줄 수 있다. 언어적 단서와 비언어적 단서가 일치하고 있다면 이는 내담자가 진정성있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며, 상담관계가 공감적이고 수용적이라는 의미이다.

 

경청

상담에서 말하는 경청은 적극적 경청, 즉 단순히 듣기를 넘어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고 말의 숨은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적극적 경청은 내담자의 숨은 소망과 정서도 읽을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앞에서 말한 기본기법들이 동원된다. 자기 역동을 잘 다루지 못하거나 선입견이 있는 상담자는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만 물어보거나 관심없는 내용은 무시해 버리는데, 이를 선택적 경청이라고 하며 매우 방해되는 행동이다. 

 

효과적인 경청은 내담자로 하여금 상담자의 전문성을 지각하게 하고 라포 형성을 촉진한다. 상담자의 경우 경청을 통해 내담자를 격려할 수 있고 호소문제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으며, 내담자의 세계관과 대인관, 상황판단의 기준 등 내적 참조체계를 파악하게 해준다. 또한 경청을 통해 들은 내담자가 선호하는 표현이나 좋아하는 주제는 내담자에게 적절하게 반응하게 하는 재료가 된다.

 

적극적 경청을 잘하기 위해 상담자는 일단 들어야 한다. 전체 상담기간에서 되도록 내담자가 말하는 기간이 더 많아야 한다. 그렇다고 상담자보고 아무말 없이 앉아있으라는 얘기는 아니고, 호응하는 질문과 파고드는 질문을 통해 내담자의 이야기를 촉진해야 한다. 내담자의 말을 구체화하고, 자신의 말을 최소화하며, 내담자의 이야기를 방해하지 말기(말자르지 말기), 내담자에게 경청하고 있음을 비언어적으로 전달하기, 불필요한 행동(분산된 행동) 금지, 내담자의 감정을 정확하게 듣기(이는 질문이 동반되어야 함) 등이 상담자가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충고는 하지 말자. 듣는 시간이지 말하는 시간 아니다. 네, 음, 그래요, 그렇지요 와 같은 표현과 함께 고개 끄덕이기, 표정과 자세를 내담자의 것과 일치시키기가 경청을 위해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선택적 경청을 비롯해서 경청을 방해하는 요소가 몇개 있다. 상담자가 자기 역동을 통제하지 못해 특정 개인적 이슈에서는 경청이 힘들어질 수 있으며, 선입견이 쌓인 경우도 경청이 힘들어진다. 내담자의 반응이 뻔히 예상된다면 이것도 경청에 해로울 수 있다. 인지적 방해는 상담자의 인지적 요인에 의해 경청이 방해되는 것인데, 이게 작동하면 상담자는 해당 주제를 넘기고 다음 주제로 진행하려고 노력한다. 이외에 내담자에게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도 경청을 방해하니, 이 요소들을 주의하자. 한편 상담자의 주의가 산만해져서 경청이 힘들수도 있는데, 이는 대개 환경이 원인이기 때문에 상담실 환경과 관련되어 있다.

 

공감

임상심리학에서 공감은 상담자가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내담자의 준거 체계를 취해서 내담자의 시각으로 내담자와 세계를 보고, 이를 통해 동질적 이해를 구축하여 의사소통하는 것을 말한다. 공감은 기본적인 인간관계의 틀이며 라포를 형성하는 기본 틀이다. 때문에 공감은 상담에서 알파이자 오메가라고 할 수 있다. 상담에서 공감은 공감의 정도에 따라 carkhuff가 제시한 아래의 5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공감의 깊이와 상관없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공감하되 관찰자의 위치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주의하라.

 

  1. 내담자의 말에 주의하지 않거나 주제를 돌리는 단계이다. 이거는 공감도 뭣도 아니다.
  2. 상담자가 내담자의 어떤 말은 주의를 기울이지만 다른 말은 그렇지 않은 단계이다. 선택적 경청이 이때 나타나기 쉽다.
  3. 본격적으로 공감이라 부를만한 단계로, 이 단계에서 상담자는 내담자와 감정을 교환할 수 있으며 내담자의 표현된 감정을 내담자의 언어로 정리할 수 있다.
  4. 내담자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져, 이제 내담자가 구태여 말하지 않은 부분도 알아챌 수 있다.
  5. 가장 깊이 공감한 상태로, 이 단계의 상담자는 오히려 내담자보다 내담자의 마음을 더 잘 안다. 5단계 공감에서 상담자는 내담자가 알아채지 못한 자신의 마음을 언어로 표현해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내담자에게 자기통찰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

 

공감을 잘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추임새를 넣어줘야 한다. 하술할 요약 및 재진술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맞으면 공감받는다는 느낌을 을 줄 수 있고 틀려도 자신의 말이 어떻게 들리는지 성찰할 기회를 내담자에게 줄 수 있다. 말을 유창하게 하면 도움이 되는데, '좀'이나 '어허', '있잖아요'같은 표현을 남용하거나 과도하게 치장하고 포장하면 공감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담자가 할 말을 앞서 말하거나 뒤늦게 내담자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은 별로 좋지 못하다. 요는 공감에 있어서도 내담자의 속도와 맞춰서 내담자가 느끼는 지금 그대로의 느낌을 상담자도 느낀다고 보여줘야 한다. 또한 자신이 공감하고 있다는 제스처는 되도록 비언어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감의 기본은 경청으로, 경청 자체가 내담자에게 공감받는다는 느낌을 줄 수 있고 경청을 통해 얻은 소재로 제대로된 반응을 해줄 수 있다. 말을 들어야 이해를 하는게 원래 상식이다.

 

인정 기법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아무리 기괴하고 비정상으로 보이는 사람도 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그런 삶을 산다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본인이 세상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상담에도 도움이 된다. 상담에서 인정이란 내담자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내담자가 선택한 삶의 방식과 정서, 상황이 그럴만 하다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상담 초기과정에 인정 기법이 많이 사용되지만, 중간과정에서도 동기유발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상담자에게 인정받은 내담자는 자신의 선택에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는 자기수용의 기회를 갖고 자존감을 회복하거나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보존된 자존감은 내담자에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용기를 불어넣어줄 수도 있다. 또한 인정의 경험을 통해 상담자는 무비판적이고 통합적으로 내담자를 인식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되고, 내담자의 사정을 진정으로 이해하면서 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다만 인정이 상담자의 해석에만 의존하여 진행되어서는 안되며, 현재에 머물러도 된다는 결론으로 이어져 탐색을 부정하는 것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초보 상담자 일부는 내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내담자가 부정적인 일을 직면할 때마다 인정기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진정성을 떨어트리고 상담목표도 실현되기 힘들게 한다. 그리고 내담자에 대한 인정이 도덕적 기준에 근거하여 행해지면 자기수용은 커녕 다른 부분에서의 죄책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도덕적 기준을 동원하는 일은 적어야 한다.

 

요약 및 재진술 기법

내담자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방법 중 하나는 중간에 내담자의 말을 요약해 주는 것이다. 내담자가 말한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여, 추가적인 해석이나 확장없이 핵심만 집어내어 말해주는 것이 요약인데 이를 통해 내담자의 이야기를 통합하고 핵심내용을 명료하게 할 수 있다. 이는 내담자가 여러 이야기를 가지고 장광설을 늘어놓을때 내담자 본인이 알지 못한 핵심을 알게 해주며, 내담자의 이야기를 끊지 않으면서 내담자의 말을 끊는 것이기 때문에 상담이 내담자의 말 들어주기로 끝나지 않도록 해준다. 상담자는 경청의 과정에서 요약을 사용할 수 있으며, 회기의 시작과 끝에서 지난 회기를 요약하여 회기간 테마가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재진술 기법은 내담자의 말을 다시 반복하되, 핵심을 보존한 채로 새로운 표현으로 다시 말하는 것이다. 보통 "당신은 -네요/군요."나 "-라고요?", "그 일에 대해 -라고 생각하시는군요.", "-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들려요."라는 표현이 재진술 기법에서 사용된다. 재진술은 내담자가 자신의 말이 타인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파악하게 해주며, 이를 수정하거나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질수도 있다. 

 

질문

상담에서 필수적인 마지막 기법은 질문이다. 경청하고 요약/재진술하며 관찰하기 위해서는 적절히 질문하는 법이 필요하다.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질문하는 것은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담목표에 이르기 위한 방편으로, 아래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질문이 사용된다.

 

  • 경청을 시작하고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화를 시작하는 상투적 질문이 여기 해당한다.
  • 객관적 정보수집
  • 대화의 시작과 연결: 1번과 달리 본격적인 분석이 목적이며, 내담자의 침묵에 대한 질문이 여기 해당한다.
  • 빠진 정보의 탐색과 구체화: 객관적 정보수집을 위한 질문의 보조질문이다.
  • 심층적 탐색: 내담자가 얼버무리거나 감추는 주제에 대한 질문이다.
  • 요약 및 재진술

 

상담에서 질문을 사용할때는 폐쇄형 질문보다는 개방형 질문을 사용해야 한다. 폐쇄형 질문은 듣는이로 하여금 취조받는 압박감을 들게 할 수 있으며, 내담자가 주는 정보도 적고 질문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도 제한적이다. 반면에 개방형 질문은 답이 열려있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를 들을 수 있고, 내담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으며, 심층적인 대화에 도움이 되고, 내담자를 더 활기차게 해서 더 많은 이야기가 생성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개방형 질문을 사용하는게 좋다. 어떤 내담자는 개방형 질문을 받으면 뭘 대답할지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데, 이런 경우 폐쇄형 질문을 몇개 던져 틀을 잡게 한 후 개방형 질문을 던지는게 좋다.

 

'왜'라는 질문은 가급적 하지 않는게 좋다. 왜냐하면 '왜?' 표현이 들어간 질문은 추궁이나 비난하는 어조가 포함되어 내담자를 불편하게 하고 저항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물어보고 싶으면 '그렇게 해야할 이유가 있을까요?'처럼 순화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비슷한 이유에서 직접적인 질문보다는 서술문의 형태를 띈 질문(-한 이유를 알려주면 좋겠군요)이 저항을 덜 부르기 때문에 좋다. 그리고 질문을 할 때는 질문만 연속으로 하기보다는 내담자의 대답에 반응한 후 질문을 이어나가는게 공감의 측면에서 좋으며, 한번에 여러가지를 묻는 중복질문은 하지 않는게 좋다. 중복질문은 대답을 모호하게 만들며, 집중을 잘 못하는 아동이나 귀가 안좋은 노인의 경우 질문을 미처 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3.내담자 평가

상담의 기본기법은 일반인 중에서도 능히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반면 내담자를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일은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하지 못하는 일이다. 내담자 평가는 그래서 더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이며, 상담자의 윤리와도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내담자를 평가할때는 아래의 5가지 지침을 마음속에 새기자.

 

  •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 명확히 하라.
  • 가급적 질문의 의도를 설명하라. 이는 주어진 시간 내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함이다.
  • 책임있는 임상적 결정(진단)을 내릴 만큼 충분한 정보를 모아라.
  •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고, 민감성을 가지고 평가에 임하라.
  • 상담을 시작할때, 이에 대한 내담자의 동의를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며 설명하라.

 

호소문제 구체화

앞서 얘기했듯이 호소문제는 1회기에 파악해야 한다. 이때 먼저 호소문제를 파악하면서, 왜 하필 지금 상담실을 찾아오게 되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는 상담의 목적과 내담자의 기대와 결부되어 있다. 또한 상담작 호소문제에 대해 파악해야 할 사항은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내담자가 경험하는 증상
  • 증상이 내담자의 기능에 미치는 영향. 사용가능한 질문의 형식을 아래에 나열하였다.
  • 더보기
    증상이 현재 당신에게 어떻게 문제가 되나요?
    증상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나요? 그 느낌은 어때요?
    증상이 당신의 활동 능력에 영향을 줍니까? 어떻게요?
    수면, 식습관에 문제가 있나요?
    무엇을 걱정하고 있나요?
  • 증상의 지속기간과 문제에 대해 알고있는 주변인(나중에 지지,격려자원이 될 수 있다)
  • 시도했던 해결방법 평가(실패한 방법은 피해야 한다. 아울러 내담자가 싫어하는 방법도 파악해 놓는게 좋다)
  • 스트레스 생활사건 평가

 

정신상태 평가

1회기에서는 내담자의 호소문제 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행동도 잘 관찰해야 한다. 이러한 질문과 관찰은 내담자의 정신상태를 유추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신상태를 평가할때는 우선 내담자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는데, 전체적인 모습이라는 말은 외양과 태도, 운동 기능 및 활동수준, 의식 기능의 수준을 말한다. 먼저 상담자는 내담자의 외양이 어떤지, 표정, 눈맞춤, 청결수준, 복장 등이 어떤지 봐야 한다. 너무 깨끗해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더러우면 약물중독의 가능성이 있다. 내담자가 상담에 긍정적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만약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이것부터 다뤄야 한다. 만약 내담자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담자의 활동수준도 중요한데, 왜냐하면 50분동안 이어지는 상담에서 집중을 잘 하려면 활동수준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의식 기능이 적절하지 못하면 자살시도, 폭행경험, 약물남용, 기타 심리적 외상에 대한 염려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자살시도가 관찰된다면 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지적 능력도 평가하여야 한다. 이것이 상담자가 내담자의 지능을 측정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보다는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다룰 지적 능력을 얼마만큼 가지는지 평가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문해력이 낮으면 내담자 본인도 무력감을 느낄 수 있고, 상담의 진행도 어려울 수 있다. 상담자가 평가하는 내담자의 지적 능력은 문해력, 지남력, 일상생활 기능여부, 지각이 있다. 문해력은 간단하게 이름을 적어보게 하거나 어떤 글을 읽게 하여 평가하고, 지남력의 경우 현재 위치한 시공간을 말하게 하거나 내담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인을 말하게 하여 측정한다. 일상생활 기능여부는 직접 질문하여 알아보며, 지각은 내담자가 환각 증세가 있는지 알아보면 된다. 내담자가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하는 것을 듣는지, 어떤 사물의 모양, 소리, 냄새가 특별히 이상하게 느껴진 적이 있는지, 실재가 아니라고 의심되는 어떤 것을 본 적 있는지 등의 질문이 이를 알아보는 질문이다. 만약 내담자에게 환각이 있거나 지남력에 손상이 있다면, 신경증, 뇌손상, 약물복용 등의 가능성이 있다.

 

내담자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면서 내담자의 사고내용과 사고과정도 평가해야 하는데, 이러한 사고평가는 내담자의 사고내용이 얼마나 현실과 가까운지, 사고를 얼마나 조절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지, 사고가 얼마나 조직적인지(이는 부분적으로 지적 능력을 반영한다)를 주축으로 이뤄진다. 앞의 두 부분에서 내담자가 이상을 보인다면 내담자가 망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사고의 조직력이 약한 경우 내담자는 상담자의 질문과 관계없이 대화를 막무가내로 진행하는 사고비약을 보일 수 있다. 사고비약은 자동사고에 의해 추진되는 것으로, 사고비약이 나타나면 상담자는 이것이 왜 나타나는지 조사해야 한다.

 

상담자가 또 평가해야 할 사항은 내담자의 정서적 상태이다. 내담자의 정서적 상태는 4가지 영역에서 평가되는데, 적절성, 강도, 유동성, 범위가 있다. 적절성은 내담자가 표출하는 감정과 표출되는 상황의 일치정도이고, 강도는 말 그대로 정서가 표현되는 강도이며 일반적인 정서반응강도를 말한다. 유동성은 한 감정에서 다른 감정으로 전환되는 방식을 말하는데, 정서의 전환이 너무 느리면 내담자가 억압적이거나 무언가를 억압할 가능성이 있고, 너무 빠르면 감정기복이 급격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범위는 내담자가 다양한 상황에서 정서를 적절하게 표현하는지 여부로, 긍정적/부정적 정서를 상황에 맞게 잘 조절하는지 여부이다.

 

통찰기능은 내담자가 자기자신과 자신이 처한 상황, 이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지하는 것으로, 통찰기능과 판단력도 상담자가 평가해야 할 사항이다. 내담자가 사건 간의 연관성과 사건의 주관적/객관적 측면의 구분을 잘 알고 타인에 대한 민감성을 드러낸다면 통찰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유아기 사건의 경우 통찰력을 잘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판단력을 평가할 때는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과 그 행동을 한 이유를 들어보고 판단하며, 내담자의 판단력이 일상생활의 영역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물질중독 평가

아무리 유능한 상담자도 어찌할 수 없는 내담자가 있다. 바로 물질중독 환자이다. 이들은 내담자가 아니라 환자이기 때문에 의학적 처치가 필요하며, 상담자는 다른 문제보다 물질중독을 우선 해결해야 한다. 물질 남용 습관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찾기가 힘들며, 직접적인 질문은 라포를 해칠 수 있기 때문에 몇가지 단서를 통해 내담자의 물질중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물질중독 환자가 보이는 습관은 다음과 같다.

 
  • 말이 지나치게 느리거나 빠름.(이는 항우울제의 결과일수도 있다)
  • 수면/식욕장애
  • 마른 입술
  • 부적절한 행동
  • 수면문제가 고통완화를 위한 약물요구(이들은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 반복되는 외상 사건과 위기
  • 동공의 팽창/수축
  • 조화롭지 못한 근육운동
  • 가만히 있지 못함.
  • 얼굴/팔다리 등에 충동적으로 만든 상처
  • 싸움/사고/대인관계 불화(이 경우 호소문제는 대개 지인과의 불화이다)
  • 알코올/약물 관련 냄새
  • 과도하거나 무딘 정서 반응
  • 산만한 사고(인지적 왜곡 동반)
  • 미숙한 작업 습관(이는 집중력 저하 때문이다)
  • 동기 부재
 

물질중독의 징후가 명확하면, 상담자는 사용하는 약물의 양과 내담자가 약물을 사용하는 이유, 금단증상을 파악해야 하며, 이때 내담자의 저항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물질중독 내담자에 대비하기 위해 상담자는 물질중독의 심리적 증상과 물질의 기능을 알아야 하며 내담자의 정기적인 물질 사용, 처방된 물질 복용, 처방없는 물질 복용을 평가해야 한다. 물질중독에 대한 평가는 2가지 접근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먼저 상담자는 약물사용의 빈도, 상황, 유형 등 문제 자체를 평가하고, 내담자가 변화를 꾀할 정도를 평가해야 한다. 물질중독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경계되어야 한다.

 

자살위험의 평가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험한 행동을 할 개연성이 있는지 평가하고, 만약 그러한 가능성이 확인되면 즉각적으로 개입하고 예방할 의무가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는 자살 또는 자해인데, 이러한 위해행동을 평가할때는 아래의 3가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 알려진 위험요인
  • 내담자의 자살 관련 생각, 의지, 충동성
  • 자살 관련 치명성
 

먼저 내담자의 자살과 관련된 알려진 위험요인은 다음과 같다.

 
  • 조용하고 주춤거리며 친구가 거의 없음: 사회적/가족 내 고립과 관련되어 있다. 자신도 잘 모르고 뚜렷한 문제도 없기 때문에 본인도 지나치기 쉽다.
  • 행동상 변화: 성격변화로 나타난다. 갑자기 은둔하는 성격으로 변하거나, 의사소통이 결여되고, 슬프고 표정없는 얼굴이 되거나, 조용한 태도를 보이다가 문제를 일으킨다.
  • 실패/역할긴장 증가: 학교, 직장, 가정, 친구, 연인관계에서 나타나는데 학교현장에서 일어나는 경우 가장 명확하게 보인다. 최근 부끄럽거나 굴욕적인 사건을 경험한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 절망감/무기력: 태도나 행동의 변화에서 언어적 표현까지 다양하게 표현된다.
  • 가족변화/가족구성원의 상실: 질병, 실직, 가족구성원에 의한 음주량 증가는 종종 위기의 배경이 된다. 가족구성원의 상실에는 이혼, 별거, 가출이 포함된다.
  • 증상행동: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고, 음주나 물질남용이 나타나고, 부적절한 공격이나 복종을 하거나, 자신의 소유물을 타인에게 준다. 
  • 자살사고나 감정에 대한 의사소통: '인생은 살 가치가 없어.', '난 끝났어.', '난 죽는게 더 나아.'와 같은 말이 자주 나타난다.
  • 계획의 유무: 약을 모아 두거나 흉기를 보관한다.
  • 치료나 의사에 대한 부정적/두려워하는 태도: 치료나 의학적 도움을 거부하며 불행한 가족사와 관련된 과도한 공격성의 표출이 나타난다.
  • 정신건강 문제: 공황장애, 우울증, 중독, 성격장애가 위험하다.
  • 기타: 과거 자살시도를 했거나, 무직/독신/남성이거나, 청소년 혹은 노인인 경우 자살 위험이 있다.
 

자살 관련 생각이나 의지, 충동성을 평가할때, 자살 관련 생각은 자살을 하려는 일시적/장기적 사고를 말한다. '사람들이 당신처럼 느끼는 경우 그 사람 스스로를 해칠 생각을 하기도 하죠. 당신이 그런가요?'라고 질문했을때 예라고 대답한다면 자살위험이 있으니 좀 더 파고들어야 한다. 자살 의지는 자살을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계획이 치명적이고 구체적이며 긴박할수록 위험도가 높다. 의지를 평가할때 상담자는 육하원칙에 따른 자살계획의 세부사항을 파악하고, 동시에 계획이 가지는 전반적 특성도 파악해야 한다. 또한 내담자가 이를 실제로 실천할 방법을 가졌는지도 알아봐야 한다. 자살 충동성은 자살과 관련된 충동적 행동을 말하며, 이와 관련된 충동 욕구, 충동의 유형, 충동 조절의 어려움과 대처방식, 통제 정도가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자살 관련 치명성은 자살할 가능성에 대한 평가로, 대개 상담 중간과정부터 표면화된다. 내담자의 자살 관련 치명성을 평가할때는 2종 오류가 최소화되도록 평가해야 한다. 위험요인과 자살 관련 생각의 내용 및 빈도가 고려되어야 하며, 자살시도가 있었거나, 충동성이 높거나, 약물중독자이거나, 무질서하게 생활하고 있거나, 무의미한 대인관계를 가진 내담자가 자살 관련 치명성이 높다.

 

폭력위험의 평가

내담자는 자신을 해칠 수도 있지만 타인을 해칠 수도 있다. 물론 상담자에게 책임이 있는건 마찬가지기 때문에 상담자는 내담자의 폭력이 어떠한 종류건 예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담자가 특정 개인에게 행사하는 폭력은 암수범죄율이 높고 다른 개인에게 전가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특히 데이트폭력 상황인 경우), 자살과 마찬가지로 상담자의 빠른 탐지와 사법기관 신고가 필요하다. 이러한 폭력의 피해자는 대개 약자인 여성, 아동, 노인인데, 여성은 자신이 받은 폭력을 타인에게 행사할 수 있으며 노인은 자기방어가 강해 이를 쉽게 알기 힘들다. 대부분의 폭력피해자는 배신했다는 죄책감, 자신이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은 어떤 행동이 강요된다는 두려움, 보복 폭행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폭력을 외부에 알리기를 꺼려한다. 

 

내담자가 폭력을 행사할 위험요인은 다음과 같다. 막말로 사람 감옥에 집어넣는 일이기 때문에, 이를 평가할때 상담자는 신중해야 한다. 

 
  • 폭력을 행사한 경험
  • 폭력피해경험
  • 조현병/조증/성격장애 진단
  • 복수심과 분노의 감정에 쌓인 생활(폭력가해자에게서 매우 흔하며, 적대적 귀인 편향과도 관련되어 있다)
  • 16세 이전에 경험한 부모와의 이별
  • 최근 2주간 신체적 공격이나 공포 유발행동
  • 유년기 부적응
  • 공감능력 부족
  • 약물 남용 경험
  • 물건을 손상시키거나 동물을 해친 경험
 

내담자의 폭력성에 대한 평가도 자살위험에 대한 평가와 마찬가지로 3가지 기준에서 실시된다. 즉 위험요인, 폭력행동과 관련된 생각, 의지, 충동성, 폭력행동 관련 치명성 등이 평가되어야 한다. 당연하겠지만 내담자들은 자신의 폭력행사를 상담자에게 숨기니 간접적으로 이를 알아채도록 노력해야 하며, 피해자 보호도 고려해야 한다.

 

내담자가 폭력피해자인 경우

내담자는 폭력의 가해자일수도 있지만, 피해자인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위와 같은 요소로 인해 내담자가 자신의 폭력피해를 상담장게 잘 알리지 않는다. 만약 내담자가 폭력을 당한다는 사실이 의심된다면, 추정 가해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질문해야 하며, 내담자가 전통적 가족윤리, 사회적 압력, 보복위험 등으로 인해 말을 못할 경우 대답을 강요해선 안되고, 내담자에게 대안을 제시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만약 아동 내담자가 타박상, 화상, 골절, 기타 맞은 흔적이 보이는데 내담자가 이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이는 아동학대의 징후이다. 특히 관절 안쪽에 이런 상처가 생기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상처가 관찰된다면 이는 명백한 아동학대의 징후이다. 이 경우 학대 가해자들이 이를 훈육방식이라고 말하며 학대를 인정하지 않고 정당화할 수 있음을 유의하라. 특히 아동기 성학대는 대부분 스스로 보고하는 사례가 없으므로 상담자가 간접적으로 이를 파악해야 하며, 약자에 대한 신체적 학대나 방임, 성학대는 탐지되는 즉시 사법기관에 신고할 법적 의무가 상담자에게 있다. 여기에 더해 상담자는 피해자가 적어도 상담 회기 동안은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기타 다른 실제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폭력이 중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4.상담윤리

앞에서 우리는 상담자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의무인지 구구절절하게 얘기했다.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해서 1차적 책임을 지기 때문에, 상담에서 다양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 문단은 상담자가 상담에서 지켜야 하는 상담윤리에 대해 설명한다. 상담윤리에 있어서 가장 우선되는 4가지 원칙이 있는데, 이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자율성의 존중: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리라고 기대하고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상담자의 기호를 무의식적으로 전달해서는 안된다.
  2. 비유해성과 선의: 상담자는 내담자와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선행을 베풀겠다고 맹세해야 한다. 이는 실질적으로 실제 상담에서 하는 행위로 인해 손해와 위험이 발생하면, 이것이 선의에서 나온 행동임을 증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3. 공정성: 상담자는 인종, 성별, 종교, 연령을 이유로 내담자를 차별해서는 안된다. 이는 내담자에 대한 우월감을 가지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는 뜻이다.
  4. 충실성: 상담자는 내담자를 돕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충실하게 임해야 하며, 약속을 지키고 계약을 위반하거나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된다. 이때문에 상담자는 함부로 사적인 약속을 맺는 것을 금해야 한다.
 

앞으로 다룰 상담윤리 원칙들은 서로 충돌할 수 있으며, 사실 대부분의 윤리적 딜레마는 윤리적 원칙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상담자는 이때 상담윤리원칙을 서열화하여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즉 상담윤리 원칙 간에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우선순위에 있는 것부터 실행되도록 해야 한다. 상담윤리원칙은 다음과 같이 서열화된다.

 
  1. 생명 보호의 원칙
  2. 평등과 불평등의 원칙
  3. 자율성과 자유의 원칙
  4. 최소한 손실의 원칙
  5. 삶의 질 원칙
  6. 사생활 보호와 비밀보장의 원칙
  7. 진실성과 정보개방의 원칙
 

상담윤리를 실제 시행하는데 있어서 상담자들은 윤리적 의사결정 모델로 명명된 절차를 따른다. 이 모델은 3단계로 나뉘는데, 먼저 1단계에서는 상담자 본인이 윤리적 결정을 한다. 만약 상담자가 결정이 힘들면 2단계로 넘어가는데, 2단계에서는 동료나 슈퍼바이저에게 윤리적 자문을 구한다. 이 단계에서도 결정이 힘들면 3단계에서 전문가 조직(주로 학회)이나 윤리위원회에 자문을 요청한다.

 

상담윤리 강령

위의 상담윤리 원칙에 기초하여, 상담자가 지켜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1.다양성 존중

상담자는 내담자의 인종, 성별, 종교, 출신국가, 성적지향과 상관없이 내담자를 평등하게 대하고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사실 다른 사유로도 차별하는 건 안되는게 당연하다. 만약 내담자의 문화적 배경을 상담자가 잘 알지 못한다면, 상담자는 이를 내담자에게 말하고 내담자의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보여야 한다. 또한 내담자의 문화에 대한 역사적, 사회문화적 배경지식을 갖추고자 노력해야 하며, 내담자가 일상생활에서 직면할 압력, 소외, 차별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 

 
  • 2.비밀보장

상담자는 내담자의 신뢰관계를 통해 얻은 정보를 내담자의 사전동의 없이 타인에게 발설해선 안된다. 보장되는 비밀의 범위는 좁게는 상담 중에 알게된 내담자 정보에 대한 발설 금지부터, 상담기록의 보관과 관리를 포괄한다. 다만 사법기관에서 명령을 받거나 상담윤리 관련 법령에 따라 예외사례가 있을 수 있으며, 특히 폭력사태가 예상되는 경우 비밀보장의 의무는 유보된다.

 

  • 3.이중관계 금지

상담자는 내담자와 상담관계 이상의 사적 관계를 맺어선 안된다. 이중관계는 상담자가 내담자와 상담관계 이상의 관계를 맺는 행위인데, 이중관계는 내담자가 솔직한 자기개방을 하는데 방해가 되고 상담자 역시 관계유지를 위해 스스로의 행동을 제한하기 때문에 상담에 방해가 된다. 관련 규정에 의거 상담자는 상담이 종결된 후 3년 뒤까지 내담자와의 성적 관계를 맺어선 안되며, 내담자와의 다른 신체접촉도 내담자의 동기/해석, 사회적 기준에 비추어 보아 제한해야 한다. 

 

  • 4.자기결정권 존중

상담자는 내담자가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존중하고, 다만 내담자가 책임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조력해야 한다. 만약 상담자가 주관적 가치관이나 의견을 지나치게 개진하면, 상담자-내담자 간 힘의 균형에 의해 내담자가 위축되고 원치 않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은 삼가야 한다. 이러한 결정에는 내담자가 심리검사를 실시할지에 대한 결정도 포함된다.

 

  • 5.상담종결과 의뢰에 대한 책임

상담자는 내담자가 상담을 통해 분명히 도움을 받고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상담을 지속할 수 있다. 즉 만약 내담자의 호소문제를 상담자가 다룰 수 없거나, 역전이 가능성이 높아 다루기에 부적절하다고 간주될 경우 다른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이 문제는 특히 수련중인 상담자가 많이 부딪히는 문제이다.

 

  • 6.전문성과 품위유지

상담자에게 필요한 전문성은 상담기술의 전문성이요, 상담자에게 필요한 품위는 상담자로서의 품위이다. 상담자는 상담자로서 지식과 기술, 근면함을 갖춰야 하며, 내담자를 도울 지적 능력과 정서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 말은 상담자가 자신의 지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함을 내포한다. 상담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시대에 따라 내담자들도 달라지고 있다. 이 세태에 따라가지 못해 시대에 뒤쳐진 채로 남은 상담자는 품위있는 상담자라기보단 그냥 개업자일 뿐이다.

 

  • 7.비용, 연구대상 및 슈퍼비전의 책임
상담의 비용을 지불함에 있어 상담자는 비용지불이 내담자의 자기결정권을 위배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서비스에 대해 적절한 비용만을 청구해야 하며, 제공될 서비스를 미리 밝혀 비용이 얼마나 들 것인지 내담자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는 심리검사 관련 비용과 유/무료를 나누는 기준도 포함한다. 마찬가지로 선배 상담자들은 수련생들에게 슈퍼비전을 제공할때 오직 적절한 비용만을 청구해야 한다.

 

비밀보장의 의무

상담자는 내담자의 신뢰관계를 통해 얻은 정보를 내담자의 사전동의 없이 타인에게 발설해선 안된다. 내담자의 비밀스러운 정보는 대개 상담자간 대화를 통해 유출되거나, 내담자 지인과 대화중에 유출되거나, 다른 내담자에게 예시로써 내담자의 경우를 사례로 들 때 유출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상담자는 노력해야 하며, 넓게는 상담기록을 적절한 절차를 거쳐 보관해야 한다. 다만 상담기록의 보관은 대개 상담소의 행정직이 담당하기 때문에 개개 상담자는 이를 신경쓸 일이 잘 없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서 얻은 정보를 함부로 발설해서는 안된다. 상담대화에 대해 비밀유지 특권을 갖는다. 이 특권은 법적으로도 보장된다. 이를 실제 상황에 적용해서 말하면, 법정 소송중에 증인으로 출석했을때 상담중에 내담자에게서 얻을 정보를 말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다만 이 권리는 상담 자체가 공적 기관의 의뢰 하에 시행되었거나, 판사가 증언을 명령할 경우에는 무력화되지만, 이 경우에도 변호사에게 해당 내용을 말한 경우 상담자 본인은 이를 말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이 예외사항은 미리 내담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넓게는 상담기록의 보관과 관리도 비밀보장의 의무와 연계된다. 상담기록에 접근할 권한, 기록의 보관장소, 보관기한과 파기규정, 컴퓨터에 저장된 상담기록의 관리에 있어서 비밀보장의 의무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상담기록은 인적이 드물고 눈에 안 띄는 곳이 좋고, 보통 3년동안 보관된다. 상담기록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데, 사전동의 과정을 통해 내담자가 비밀보장에 대한 사항을 확인받게 된다. 내담자에게 사전동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내담자가 합법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과 강요받지 않은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발성, 상담자가 말하는 정보를 이해하고 결정할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한다.

 

비밀보장 의무는 지켜져야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어기도록 법적으로 강제된다. 비밀보장 의무가 위배되는 경우는 아래의 3가지 경우가 있다.

 

  • 내담자가 신체적 자해/타해의 위험에 처한 경우: 만약 내담자를 통해 알게 된 정보가 누군가를 즉각적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고, 내담자가 자신/타인에게 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거나, 내담자가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상담자는 적절한 절차를 개시하여 관련인이 경고를 받도록 조치해야 한다. tarasoff requirement에 따라, 상담자는 이러한 위험을 알면 즉시 사법당국에 알려야 한다.
  • 아동/장애인/노인/ 등 보호대상자에 대한 학대나 유기 주장이 있는 경우: 내담자에게 아동학대, 방임, 배우자폭력 등 가족성원에 의한 피해가 있음이 인지되거나 의심되면 상담자는 이를 즉시 사법당국에 신고할 의무가 있다. 이는 아동복지법, 가정폭력관리법, 학교폭력법에 근거한다.
  • 학대/폭력/위험성 등을 이유로 법원이 명령한 경우: 상담자가 법원의 위임을 받아 상담을 실시한 경우 비밀보장 특권은 무력화된다. 단 이미 상담자가 내담자의 변호인에게 법원이 요청한 평가를 해줬다면, 이 평가내용은 비밀보장 특권의 보호를 받는다.
 

비밀보장 의무에서 예외가 발생할 때, 상담자는 즉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아래는 상담자가 비밀보장의 예외사항을 취급할때 따르는 절차이다. 

 
  1. 상담자는 상담 첫회기에 비밀보장 사항과 예외사항을 상담구조화를 통해 내담자에게 알려야 한다.
  2. 만약 내담자에게 비밀보장의 예외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상담자는 즉시 조치를 실시하고 관련인에게 이를 통보해야 한다.
  3. 비밀보장 의무를 깨기 위해서는 사전동의가 필요하지만. 예외사항에서 동의따윈 없다. 예외사항이 발생하면 상담자는 앞으로 취할 절차를 내담자에게 통보하고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법적으로 상담자는 내담자에 대한 생명의 위험이 관찰되고, 아동/노인/장애인 등 신체적 약자에 대한 학대가 감지되며, 내담자가 전염병에 걸려 상담자를 포함한 사회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때, 이를 반드시 사법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이는 위의 예외사항이 발생할때 상담자가 이를 사법기관에 알려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0조, 노인복지법 39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34조에 근거하며, 심리상담사는 건강가정기본법 제 35조에 명시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종사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법령의 적용을 받는다.

 

사전동의

사전동의(informed consent)는 상담 시작 전에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상담에 동의하도록 하는 절차로, 상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사전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내담자에게 상담에 대해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내담자에게 사전동의를 구하려면 내담자가 1)합법적으로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고, 2)강요받지 않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며, 3)상담자가 설명하는 정보를 이해하고 결정할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이러한 능력들은 기록물의 형태로 입증되어야 한다.

 

 

상담자를 사전동의를 증거할 문서화된 정확하고 정직한 진술서를 내담자에게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 또한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최상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결정하도록 존중해 주어야 한다. 여러 정신질환으로 인해 간혹 사전동의를 구할 능력이 안되는 내담자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경우 상담자는 사전동의를 제공할 수 있는 법적 보호자/위임권자를 선정하여 사전동의를 구할 수 있다. 미성년자의 경우 사전동의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간주되지만, 부모의 동의가 있었다면 어른과 마찬가지로 상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사전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 경우 그림자료를 포함한 좀 더 쉬운 설명을 제공하고 내담자가 제공된 정보를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전동의를 통해 고지하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비밀보장의 한계
  • 상담기록의 성격과 범위
  • 상담자의 직책, 경험, 훈련, 전문영역(전문영역은 한국에선 잘 안 말한다)
  • 예상되는 상담기간, 상담기법과 대안
  • 상담의 한계와 따르는 위험
  • 상담비용, 청구방법, 불참 및 약속 취소에 대한 규정
  • 내담자의 상담중단 권리 및 상담기록에 대한 권리
  • 상담자의 슈퍼비전에 대한 사항
  • 비상연락 절차에 대한 이해

 

사전동의는 구두로 받을수도 있고 서면으로 받을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는 구두방식이 많으며 미국 윤리강령에는 구두방식과 서면방식 모두를 권장하고 있다. 둘 다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상담자-내담자간 관계와 각자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융퉁성있게 사전동의 방식을 결정하면 된다.

 

5.사례개념화와 상담목표

사례개념화는 내담자의 주 호소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통해 현재까지 내담자의 문제가 유지되는 원인과 경로를 가설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호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담전략을 수립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상담자는 상담 첫회기부터 일정기간 동안 내담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주 호소문제와 그 원인을 파악하며, 내담자 및 호소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요인/맥락을 이해한 상태에서 사례개념화를 수행한다. 이는 마음지도 만들기나 퍼즐조립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내담자 문제와 심리적 특징, 주변 환경, 관련 정보를 모아 지형을 그리고 가능한 문제해결 방향을 그려넣으면서 큰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사례개념화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 내담자 문제 및 최근상황: 주 호소문제 및 증상, 상담을 시작한 계기(촉발요인이나 사건, 내담자 기대), 문제에 대해 내담자 및 중요한 타인(의뢰인, 가족 등)의 인식과 바람
  • 문제의 발생과 배경​: 문제의 발생과 원인(내담자 요인 및 맥락), 문제발생 이전의 기능 및 주요 상태, 문제 유지요인(외/내적), 문제해결을 위한 과거력(상담경험 유무)
  • 문제와 관련된 내담자 패턴 이해​: 관계패턴, 인지능력 및 사고패턴(주요 신념, 가치, 사고영역에서 발견되는 특징 등), 핵심정서 및 주요 정동/정서스타일, 행동패턴, 문제 패턴 관련 에피소드
  • 문제해결과 관련된 내담자의 자원 및 취약성​: 생물학적 특징 및 문제, 개인적 자원과 약점(신체적 특징, 상담동기, 자기개념, 가치표현력, 기능수준 등), 주변여건, 환경적 보호요인/위험요인(물리적/환경적 여건, 사회적 관계망, 친밀한 관계의 유무 및 관계의 질 등)
  • 내담자와 문제에 대한 종합적 이해
  • 상담목표 및 계획

 

​종합적 이해는 내담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내용을 내담자 특징과 주변 환경, 당면문제의 발생과 유지, 기초적 정보에 근거하여 전문적 판단과 설명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상담에서 다룰 필요가 있는 부분, 도움이 될 것 같은 접근이나 기법, 상담 전망 등을 적는다. 상담목표와 계획에서 계획은 상담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상담목표

상담목표는 앞에서 설명했듯이 상담을 통해 산출하고자 하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말한다. 최종적인 상담목적 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양한 상담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이러한 상담목표는 보통 4가지로 분류된다.

 

궁극적 목표 상담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상담방향으로, 원래 의미의 상담목적에 제일 가까우나 추상적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감소나 새로운 신념 형성,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이 여기 해당한다.

 

결과 목표는 상담이 종결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산출결과이다. 결과목표는 상담방향은 물론 상담활동구성, 과정목표, 성과측정, 평가 및 피드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과정목표는 결과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단계의 하위목표들을 말한다. 과정목표는 결과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과제나 하위 중간과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따라서 이들을 매우 명확하게 서술해야 한다. 절차에 따른 과제와 난관에 따른 과제로 구분할 수 있다.

 

세부목표는 과정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단계적 과제들을 의미한다. 회기목표라고도 하며, 보통 각 회기마다 주제를 정하여 진행할때 회기의 목표를 세부목표라 한다. 세부목표는 상담목표 및 계획, 과정의 흐름, 내담자 요구, 상담자의 전문적 판단에 근거하여 설정되어야 한다. 

 

결과목표

결과목표는 상담이 종결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산출결과로, 상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성과이다. 설정된 결과목표는 상담방향의 유지는 물론 상담활동구성, 과정목표, 성과측정, 평가 및 피드백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수치화나 가시화 정도에 따라 이것이 명확한 양적목표와 그렇지 않은 질적목표로 나눌 수 있다. 결과목표를 표현할때는 아래 5가지를 고려해서 진술해야 한다.

 

  • 내담자 중심: 주어가 내담자여야 한다.
  • 결과형​: 명확한 결과가 서술되어야 한다.
  • 구체성​: 구체적으로 진술되어야 한다. 졸업장처럼 물적 증거를 제시하거나(산출지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을 목표하거나(수행지표), 어떤 능력을 목표하거나(능력지표), 아예 측정도구 상에서 목표를 정의해야 한다.(측정지표)
  • 성취가능성​: 내담자와 상담자의 능력과 상황적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 내담자가 통제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 긍정형​: -할 수 있다라는 형식으로 끝맺는다.

 

상담목표를 설정할 때는 변화가 필요한 부분과 내담자의 바램을 반영해야 한다. 그래서 내담자가 추가한 목표가 있을 경우 이를 반영할 수 있다. 상담목표에 대해 내담자와 논의하고 공유해야 하며 내담자 기대와 불일치하는 부분은 조율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정해진 상담목표도 상담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다.

 

6.상담자

앞에서는 내담자 평가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상담에서는 내담자를 이해하는 것 만큼이나 상담자 자신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역전이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상담자가 자신을 잘 통찰해야 한다. 이 문단은 상담자의 특성에 대해 다룬다.

 

상담자의 동기

상담자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돕고자 하는 동기에 상담활동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의식적 수준에서일 뿐이고, 인간에게는 무의식도 존재한다. 따라서 한 인간을 상담자로 만드는 무의식적 동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을 제대로 통제하기만 하면 상담을 위한 건전한 동기부여로서만 작용하기 때문에 상담자는 자신의 무의식적 동기를 알고 이를 잘 통제해야 한다. 상담자가 가지는 대표적인 무의식적 동기는 다음과 같다. 상담자가 이 모두를 가질 수도 있지만, 하나만 가질 수도 있다.

 

관음증적 동기는 타인의 은미한 사생활을 훔쳐보고 싶어하는 욕구이다. 이 동기로 행동하는 상담자들은 내담자에게 필요 이상의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다. 마술사/지배적 동기는 타인의 마음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조정하는 마술적인 치료능력을 얻거나, 타인의 마음을 통제하려는 일종의 지배욕구이다. 마지막으로 구원자의 동기는 고통받는 사람에게 희망을 제시하여 마치 메시아라도 된 것인양 행세하려는 욕구이다. 

 

상담자 유형

상담자의 동기와 행동방식에 따라 상담자는 4가지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먼저 경청자형은 내담자의 자기표현과 자기성장에 초점을 두는 상담자로, 좋은 경청가이다. 경청자는 상담을 타인의 고통을 경청하는 활동, 즉 내담자의 이야기를 집중하여 들어서 내담자가 자기자신을 조금 더 잘 알도록 돕는 활동으로 파악한다. 이는 내담자 중심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지만, 사실 경청자가 가진 내담자의 이미지가 다른 유형의 상담자가 가지는 내담자 이미지보다 훨씬 약하다. 경청자는 내담자가 자신을 표현하고 더 잘 성찰하도록 해주며, 그래서 이미 알만한 사실은 다 알고 있는 노인상담에서 경청자가 활약한다. 그러나 내담자에게 민감하다보니 내담자를 리드하고 진단하며 상담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잘 못한다.

 

분석가형은 호소문제의 원인과 현재 문제를 악화/유지시키는 요인을 분석하고 비판적 분석을 내놓는 상담자이다. 이들은 상담이 내담자 삶에 대한 분석이라고 여기며, 내담자를 대신해 문제의 분석과 해석을 해주는 활동이라고 본다. 이들은 진단, 사례개념화, 상담계획 수립을 잘하며, 정보수집과 이를 위한 기술활용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경청과 기본적인 상담기법을 사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라포형성이 더 어려울 수 있으며 특히 위축된 내담자의 경우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또한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내담자와도 맞지 않으며, 이 점에서 경청자와 대비된다.

 

문제해결자형은 문제를 확인하고 지시하는 상담자로, 마술사/지배적 동기가 강하다. 이들은 내담자가 스스로 의사결정하도록 하고, 직접적인 행동(상담자/내담자 모두)을 좋아한다. 이들은 상담이 문제에 대해 조언과 방향을 제시하는 활동이라고 여기며, 내담자의 삶에 지침을 제공하고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상담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일이 많으며, 조언과 대안, 피드백 등을 제시하여 해결중심 기술을 사용하는데 능숙하다. 이는 상담이 단기적으로 종결되도록 도와서 단기상담을 선호하는 현 세태에 많다. 그러나 분석가형과 마찬가지로 경청과 라포형성이 어려우며, 내담자 중심의 고려가 부족하다. 그리고 상담의 단기적 종료가 근본원인까지 해결하는데 충분한지에 대해 이견이 있다.

 

도전자형은 내담자가 문제에 직면하도록 돕는 상담자로, 보통 금기시되는 '왜?' 단어를 자주 사용하여 내담자의 직면을 유도한다. 도전자들은 상담이 내담자로 하여금 현 상황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스스로 직면하게 하는 활동이라고 보는데, 이는 호소문제에 대한 이해와 해답 모두 내담자가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도전자는 내담자의 동작, 느낌, 행동의 불일치를 끊임없이 지적하며 문제를 직면하도록 촉진한다. 도전자는 내담자가 직면하게 하는데는 능통하며, 의욕적인 내담자에게 효과적이다. 그러나 특성상 저항이 매우 심하고, 비자발적 내담자에게는 그냥 나가라는 소리와 같다. 방어가 강한 내담자의 경우 사례마다 다른데, 대부분의 경우 직면 시도와 방어가 충돌하여 상담이 실패로 끝나지만 문제가 방어 그 자체와 연관된 경우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상담자의 전문성

상담자가 '상담사'라는 직함을 달고 활동하려면, 그만한 전문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상담자를 한방상담, 목회상담, 타로상담, 일반인의 조언과 구별할 이유가 없다. 상담자가 교육과 수련을 통해 갖추게 되는 전문성은 먼저 상담 학력이다. 상담사는 기본적으로 대졸이고, 석사학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에 필요한 기초적인 이론을 숙지한 상태다. 또한 상담자는 상담 관련 자격증을 갖추고 있다. 즉 상담사는 상담을 진행하기에 충분한 지식을 갖추었으며, 아울러 이를 실전에 적용할 능력도 증명하였다. 

 

또한 상담자는 상담 경력을 갖추고 있는데, 상담 경력은 상담실무 경력과 상담수련 경력, 상담연구 경력을 포함한다. 상담실무 경력은 공인된 상담기관에서 일정기간 동안 전임 상담자로 근무한 경력이고, 상담수련 경력은 마찬가지로 공인된 상담기관에서 공인된 상담자의 지도 아래 상담수련을 받은 경력을 말하며, 상담연구 경력은 공신력있는 상담 관련 학술지에 상담 관련 연구를 발표하거나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상담 관련 책을 저술한 경력을 말한다.

 

이론적 지식은 상담자의 전문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론을 개보듯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임상심리학 자체가 특정 이론의 틀을 따라 이뤄지며 이론적 틀을 통해 여러 환자에게 알맞는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이론적 지식은 상담자의 기존 상담이론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자신에게 체화된, 자신의 개인적 상담이론의 구축도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상담자는 다른 상담이론에 대한 지식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만의 개인적 상담이론을 구축하는 것도 요구되는데, 정신분석 이론을 기반으로 인간중심치료를 창안한 칼 로저스가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이론적 지식들은 상담자가 내담자의 호소문제의 구체적 내용과 심각도와 문제가 내담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 심리적 문제의 원인을 평가하는데 적용되어야 한다.

 

상담자를 상담'사'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담 역할 수행 능력일 것이다. 이는 상담을 적절히 수행시킬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상담자와 내담자, 환경을 이해할 이해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심리평가와 사례개념화 및 상담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필요한 문제평가 및 상담계획 능력, 내담자의 감정정화, 대안 및 행동형성, 상담결과 측정, 상담목표 성취 평가, 관련 요인의 분석을 위해 필요한 상담처치 및 평가능력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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