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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의학 총론

과학주의자 2024. 8. 29. 19:36

대체의학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분야는 많지 않을 것이다. 대체의학이 학문으로 정립된 역사는 얼마 되지 않았으며, 지금도 대체의학의 신빙성이 의심되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대체의학은 많은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재를 우리에게 가져다 주었다. 확실한 것은 대체의학은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러나 객관성이 상당히 떨어지며, 의학의 발전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문서에서는 과학적 근거를 갖춘 대체의학만을 다룬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대체의학은 간단하게 서술하는 선에서 그치며, 자세한 비판은 유사과학 단락에서 다룬다.

 

이 분야의 주요 저널은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이 있다. 그러나 이 저널이 엄격한 과학적 기준을 갖추었는지는 불분명하다.

 

 

1.소개

대체의학은 현대과학이 아니라 다른 비과학적 체계를 이론적 기반으로 삼은 의료행위와 지식들을 일컫는 말로, 대체의학은 적어도 그 시작은 현대과학이 아니라 신화, 형이상학, 또는 이데올로기에 이론적 기반을 두고 있다. 부족한 과학적 근거에 비해 대체의학은 많은 사람들에게 애용되고 있는데, 1993년의 조사에서 미국인들은 대체의학적 의료행위에 128억 달러 상당을 소비하였다.[각주:1] 이는 실제 의학에 지출한 비용(103억 달러)을 능가한다. 또한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3분의 2는 근거가 없는 심리치료를 받았고,[각주:2] 불안장애 환자의 7%와 우울장애 환자의 9%는 허브나 약초같은 대체의학 약품을 사용했다.[각주:3] 특히 대체의학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은 젊고 교육수준과 소득이 높은데,[각주:4] 이들은 실제 효과보다는 대체의학이 제시하는 세계관이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한다는 이유로 대체의학을 선호한다.[각주:5]

 

현재 대체의학에 기반한 의료행위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이며, 어떤 것들은 실제 과학적 효과가 입증되어 현대의학에 편입되었다. 가령 아로마테라피(암의 일시적 증상 완화)나 최면(산통), 마사지, 음악치료, 이완요법(불면증) 등은 실제로 효과가 입증되었다.[각주:6] 그리고 실제 효과와 관계없이, 대체의학에 대한 믿음은 불치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며 그래서 많이들 믿게 된다.[각주:7] 그러나 아직까지 대체의학은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각주:8] 아직까지 많은 대체의학 물질들은 내성, 금단증상, 부작용, 적정량, 기제, 효과성 등이 밝혀지지 않았다.[각주:9] 최근의 연구[각주:10]에서조차도 대체의학자들은 존재 여부도 불분명한 실재를 분별한다는 모호하고 불량한 논문을 정식 논문으로 등재하였다. 이 학술지가 대체의학에서 나름의 입지를 가진다는 점에 주목하라.

 

푸드 패디즘(food faddism)은 특정 음식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믿음으로, 대다수의 경우 유사과학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과연 특정 음식이 질병에 좋은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고, 일부는 실제 효과를 확인하였다. 가령 구아껌(guar gum)은 당뇨에 효과가 있고[각주:11] 산사나무는 울혈성 심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다.[각주:12] 또한 은행은 단기적인 주의력 향상에 기여한다.[각주:13] 그러나 은행은 장기적인 인지적 능력 향상이나 단기적인 기억력 증진, planning, 기분 호전에 효과가 없고,[각주:14] 톱야자(쏘팔메토)는 전립성비대증에 효과가 없으며,[각주:15] 초콜릿이 여드름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서양고추나물(St John's wort)은 서양에서 주로 쓰이는 전통 약재로, 서양의 대체의학에서 주로 사용된다. 서양에서의 긴 역사로 인해 많은 학자들이 서양고추나물의 효능에 관심을 기울였는데, 이중 우울증에 대한 서양고추나물의 효능을 분석한 연구도 있었다. 어떤 연구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한 반면[각주:16] 다른 연구에서는 부정적인 결과가 보고되었다.[각주:17] 후속 메타분석[각주:18]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다.

 

대체의학 중 하나는 이마를 두드리면 살이 빠진다는 주장이다.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 주장은 Weil과 동료들[각주:19]의 중간보고서에서 기인하는데, 이 보고서는 주의를 분산시키는 과제가 다이어트에 기여하는지 조사한 보고서로 이마 두드리기는 귀 두드리기와 발가락으로 땅 두드리기, 하얀 벽 응시하기와 함께 주의를 분산시키는 방법이었다. 피험자들은 한 음식을 상상하면서 30초 동안 그러한 과제를 수행했으며, 이미지의 선명함과 그에 대한 갈망을 종속변수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이마/귀 두드리기와 발가락으로 땅 두드리기만이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높은 F값을 높은 효과크기로 착각하는 오류를 저질렀고, 음식에 대한 갈망이 실제 음식을 먹는 것과 얼마 정도 관련되어 있는지 불확실하며, 무엇보다 8년째 동료평가를 받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체의학의 문제와 헛소리들

많은 유사과학은 대체의학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다른 분야에 비해 의학에서는 사기를 치는 것이 더 쉽고 돈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의료는 가장 많은 지출이 이루어지는 분야 중 하나이며, 특히 일반의료의 비용이 더 높은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값싼 치료법은 보다 매력적이다. 또한 기존의 과학적 세계관을 거부하는 서구의 젊은이들도 비과학적 주장을 내놓는 대체의학에 끌리는 경우가 있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요구하는 공학과 달리 의학에서는 사기를 치는 것이 더 쉽다. 왜냐하면 아무리 허황된 치료법이라도 그 치료법이 맞는 사람이 적어도 한명은 있고, 충분히 많이 시술했다면 치료법이 맞지 않더라도 치료를 받은 후 우연히 병이 낫는 사람도 하나 이상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의학의 역사는 이렇게 운좋게 아다리가 맞아 대박을 친 수많은 치료법들로 가득한데, 멧돼지 이빨이나 악어 똥, 미라 가루 등등 수많은 역겹고 끔찍한 물질들이 운이 좋게 효과가 있는 듯이 착각되는 바람에 사람들이 좋아라 약으로 먹어왔다.[각주:20] 사실 멀리갈 것도 없이 한국에서도 단순히 누군가 아다리가 맞아서 효험을 본 바람에 몇몇 사람들이 오줌이나 똥을 약으로 받아먹는다. 우욱

 

동종요법(homeopathy)은 대체의학 중 하나로, 18세기 후반 독일의 의사 사무엘 하네만(Samuel Hahnemann)이 만든 서양의학이다. 동종요법에서는 병을 같은 성질의 것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가령 만성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일부로 그곳을 때려서 고통을 가하거나 고통스러운 음식을 바르거나 먹는 것이 그것이다. 동종요법은 서양에서 가장 유행하는 명실상부한 서양의학이지만, 침술과 비교해도 효과라고는 하나도 없는 전형적인 유사과학이다.[각주:21]

 

뇌호흡(BWV, 뇌교육)

뇌호흡(brain-wave vibration, BWV)은 한국의 사이비종교 단체인 단월드에서 주장하는 수련 방법으로, 단월드에서는 자신들의 뇌호흡이 신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이며 기존의 명상보다도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이론적 설명은 모두 거짓이고, 효과를 주장하는 연구가 있긴하나 기존의 명상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다 연구편향의 위험이 상당하다. 뇌호흡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단월드 산하단체에 지원을 받거나 단월드 관계자가 참여하여 진행되었는데, 이 중 일부는 뇌호흡의 긍정적 효과를 따로 측정하기 위해 VAS(the Visual Analogue Scale of BWV benefits)라는 척도를 따로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척도는 실제 건강과 관련되는지 검증된 바 없다.[각주:22]

 

뇌호흡에 대한 연구들을 보면, 실제로 뇌호흡은 긍정적 정서와 혈장 내 도파민을 증가시켰고 스트레스는 낮췄으며, 스트레스와 긍정적 정서 간의 부정적인 관계도 제거하여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긍정적 정서를 느낄 수 있게 하였다(단월드 지원 연구).[각주:23] 33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소규모 연구(단월드 지원)[각주:24]에서 뇌호흡은 전반적으로 마음챙김과 차이가 없었으나, 수면 지연(sleep latency)과 우울 개선에서는 마음챙김보다 뛰어났는데 유의수준이 아슬아슬했다.(p=.04, .047) 또한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나 주의력 개선 효과는 없었으며, 연구에서 조사한 명상은 모두 작업기억 증진이나 질병 증상의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이에 대한 후속연구[각주:25]에서는 스트레스와 수면 개선에 모두 효과가 없었다.

 

한국에서 실시된 연구들은 뇌호흡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보고했으나, 그 결과들이 일관되지는 않았다. 가령 Kim과 동료들[각주:26]의 연구에서 뇌호흡은 유방암 환자의 불안과 피로, 전반적 삶의 질을 개선했는데, 이는 불안을 개선하지 못했다는 선행연구[각주:27]와 일관되지 않으며 우울을 개선되지 않아서 역시 선행연구[각주:28]와 다른 연구[각주:29]를 반박하였다. 어떤 연구[각주:30]에서는 뇌호흡이 mPFC와 DMN의 연결을 높였다고 하는데, 이는 뇌호흡이 불안을 완화한다는 단월드의 주장과는 상반되며 실제로 다른 명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도 일관되지 않았다.[각주:31] 한편 뇌호흡의 효과는 온라인에서 실시할 때와 오프라인에서 실시할 때 차이점이 없었다.[각주:32] 어떤 연구(단월드 지원)는 뇌호흡이 성격을 바꿨다고 주장하는데, 해당 연구에서 뇌호흡을 수련하는 사람은 외향성이나 개방성 등이 높았지만 이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혼동한 결과로 보인다.[각주:33] 아래의 연구들은 뇌호흡의 효과에 대해 실시된 다른 연구들이다.

더보기

Choi, S. H., An, S. C., Lee, U. S., Yun, J. Y., Jang, J. H., & Kang, D. H. (2018). In-depth relationships between emotional intelligence and personality traits in meditation practitioners. Clinical Psychopharmacology and Neuroscience, 16(4), 391.(단월드 관여. 다만 본 연구는 측정치를 MBTI를 사용하여 신빙성이 의심된다)

Jang, J. H., Jung, W. H., Kang, D. H., Byun, M. S., Kwon, S. J., Choi, C. H., & Kwon, J. S. (2011). Increased default mode network connectivity associated with meditation. Neuroscience letters, 487(3), 358-362.

Jang, J. H., Park, H. Y., Lee, U. S., Lee, K. J., & Kang, D. H. (2017). Effects of mind-body training on cytokines and their interactions with catecholamines. Psychiatry Investigation, 14(4), 483.(단월드 지원)

Jang, J. H., Kim, J. H., Yun, J. Y., Choi, S. H., An, S. C., & Kang, D. H. (2018). Differences in functional connectivity of the insula between brain wave vibration in meditators and non-meditators. Mindfulness, 9, 1857-1866.(단월드 관여)

Jung, Y. H., Kang, D. H., Byun, M. S., Shim, G., Kwon, S. J., Jang, G. E., ... & Kwon, J. S. (2012). Influence o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and catechol O-methyl transferase polymorphisms on effects of meditation on plasma catecholamines and stress. Stress, 15(1), 97-104.(단월드 지원)

Kang, D. H., Jo, H. J., Jung, W. H., Kim, S. H., Jung, Y. H., Choi, C. H., ... & Kwon, J. S. (2013). The effect of meditation on brain structure: cortical thickness mapping and diffusion tensor imaging. Social cognitive and affective neuroscience, 8(1), 27-33.(단월드 지원)

Lee, D. H., Park, H. Y., Lee, U. S., Lee, K. J., Noh, E. C., Jang, J. H., & Kang, D. H. (2015). The effects of brain wave vibration on oxidative stress response and psychological symptoms. Comprehensive Psychiatry, 60, 99-104.(단월드 관여)

Lee, S. H., Hwang, S. M., Kang, D. H., & Yang, H. J. (2019). Brain education-based meditation for patients with hypertension and/or type 2 diabetes: A pilot randomized controlled trial. Medicine, 98(19).(단월드 지원)

Lee, D., Lee, W. J., Choi, S. H., Jang, J. H., & Kang, D. H. (2020). Long-term beneficial effects of an online mind-body training program on stress and psychological outcomes in female healthcare providers: A non-randomized controlled study. Medicine, 99(32).(단월드 지원. 무작위 연구 아님)

Lee, N. G., & Kim, B. K. (2023, March). Effects of Brain Wave Vibration Training on the Pain and Fatigue Disturbance Symptom Cluster in Persons with Cancer: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In Healthcare (Vol. 11, No. 7, p. 956). MDPI.(암 관련 통증은 개선되었으나 관련 피로는 개선효과 없음)

Sung, M. K., Koh, E., Kang, Y., Lee, J. H., Park, J. Y., Kim, J. Y., ... & Yang, H. J. (2022). Three months-longitudinal changes in relative telomere length, blood chemistries, and self-report questionnaires in meditation practitioners compared to novice individuals during midlife. Medicine, 101(41), e30930.(단월드 관여)

 

전반적으로 개선이 된다는 연구는 많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단월드의 본진인 한국에서 실시되고 해외에서는 하나의 연구자에 의해 실시되었으며, 많은 연구가 단월드와 관련되어 있다. 실제로 위의 목록에 기재된 11개의 연구 중 5개는 단월드 산하단체의 지원을 받았고 나머지 6개 중 4개는 단월드 관계자가 저자에 포함되어 있거나 제1저자이다. 남은 2개는 서울대병원 연구자가 제1저자인데, 서울대병원은 단월드와 유착관계가 의심되는 기관이고 실제로 한 연구는 단월드에 친화적인 장준환이 제1저자이다.

 

유일한 해외연구자인 bowden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뇌호흡에 대한 bowden의 연구는 모두가 단월드 산하단체인 뇌과학연구원(Korean Institute of Brain Science)의 지원을 받은 연구이다. 때문에 현재 뇌호흡에 대한 연구는 편향의 위험성이 상당하며, 특히 이 중에서 사전등록을 했거나 데이터를 모두 공개한 연구는 극히 적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편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사전등록 연구나 출판 편향을 고려한 메타분석이 필요하다.

 

한편 뇌호흡은 단월드에서 주장하는 뇌의 변화보다는 일반적인 명상과 요가 기법으로 보이며,[각주:34] 뇌호흡 관련 연구를 인용한 연구들[각주:35]에서도 뇌호흡을 명상의 일종으로 해석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뇌호흡의 효과는 명상과 요가가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설명이 가능하며, 그렇다면 기존의 명상이나 요가 대신 굳이 위험한 사이비종교의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Deborah Bowden과 장준환(Jang)이 있다. bowden은 뇌호흡을 연구하는 유일한 해외연구자이며 주로 단월드 산하단체인 뇌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한다. 장준환은 서울대병원에 재직중인 정신의학자로 단월드와도 연계되어 있다. 

 

침술(acupuncture)

침술은 몸에 침을 꽃아 질병을 치료하는 대체의학 관행으로, 약물과 함께 가장 성공적으로 의학에 통합된 대체의학이다. 그러나 다른 의학적 기법도 그렇듯이, 침술이 효과를 가지는지 여부는 질환과 상황마다 다양하며, 또한 침술에 대한 연구 대부분이 출판편향과 연구 부실 등의 문제가 있다는 점도 문제이다.

 

연구에 따르면 침술은 골관절염에 효과가 있으며[각주:36] 만성 통증에도 효과가 있다.[각주:37] 반면 급성 뇌졸중에는 침술이 효과가 없었다.[각주:38] 항암치료로 나타나는 구토를 완화하는 데에도 PC6 부분을 자극하는 침술이 효과가 있고# 만성 허리통[각주:39]과 조현병[각주:40]에도 효과가 있었지만 이 경우 기존의 치료법과 효과가 비슷하거나 더 낮다. 한편 근육통[각주:41]#과 편두통[각주:42]에서도 침술은 효과가 있었는데, 정해진 자리가 아니라 아무 자리에나 침을 놓는 가짜침술(sham acupuncture)도 마찬가지로 효과가 있었다. 사실 이는 일반적인 침술의 특징이기도 하다.[각주:43]

 

 

한의학

한의학은 한국에서 제도화된 대체의학으로, 전근대 한국에서 사용한 의학이론과 기법의 총체이자 이를 기반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학문이다. 한의학도 중국에서 실시되는 경우 중의학이라 하고, 한국에서 실시되면 한의학이라 하며, 일본에서 실시되는 경우는 황한의학이라 하는데 한국 한의학 내에도 사상의학(사상체질론)이라는 분파가 존재한다. 최근까지 한의학은 과학적 근거의 부족과 몰상식함으로 인해 유사과학으로 치부되었으며, 심지어 조선시대에도 경험적 근거가 이론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실학자에 의해 비판받았다.[각주:44] 최근 뜻있는 연구자들과 한의사들의 노력으로 근거중심한의학이 발달하고 있다. 이는 한의학이 유사과학이 아니라 과학의 일부로 서술되고 있는 이유이다.

 

한의학에 대한 지지와 관심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2011년 발표한 용역 연구에서 한의사에 대한 지지율은 3년간 86%에서 77.5%로 하락했으며, 신뢰도도 73%에서 44.9%로 하락했다. 이처럼 한의학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는 이유는 젊은이들의 한의학에 대한 외면과, 한의학 자체의 한계이다. 설문자 중 74.6%는 한의술이 전혀 치료효과가 없다고 호소했으며, 10.6%는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호소했다. 한의원의 떨어지는 치료효과는 한의학이 가진 비과학성에 의한 당연한 결과이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근거중심한의학 하나뿐이다. 잘난체하는 고루한 늙은 한의사들은 젊은 한의학 연구자들로 빠르게 교체되어야 한다.

 

한의학이 기존 의학과 다른 점 중 하나는,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정서도 과하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정 정서가 질병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기존의 의학과 심리학에서도 밝힌 내용이지만, 한의학에서는 부정 정서뿐만 아니라 긍정 정서도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30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각주:45]에 따르면 7정 중의 애정은 신체적 질병과 아예 관련이 없었고, 기쁨은 정적 상관이 있었으나 유의수준이 .05에 가까웠으며(p=.04) 그 크기도 매우 작았다.(r=.06) 회귀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으며, 이 연구가 동료평가되어 학술지에 실리지 못했다는 점까지 고려할 때 긍정 정서도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한의학의 주장은 사실과 달라 보인다.

 

사상체칠설

사상체질설은 인간의 체질이 4가지라는 한의학의 학설이다. 체질의 가짓수에 따라 8체질설이나 64체질설도 있지만, 모두 근거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인간의 체질이 4가지라는 근거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체계적인 실증적 조사에서는 체질이 5가지로 나뉘었고 그 분류도 사상체질설과 일치하지 않았다. 사상체질은 체질 감별 기준도 불명확하고, 체질에 대한 이해도 중구난방이며, 오로지 사상체질을 주장하는 자들의 감에만 의지하기 때문에 유사과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현재 시점에서 사상체질을 옹호하는 모든 주장은 하나같이 과학적 엄밀성을 결여하고 있다.

 

사상소화기능검사(SDFI)

사상소화기능검사(Sasang Digestive Function Inventory)는 유사과학인 사상체질론에 근거하여 제작된 소화기능검사로, 근거부족과 과학적 부실함에 시달리는 원본 이론과 달리 나름의 과학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 검사는 21문항으로 이루어진 자기보고식 설문지인데, D와 A,E의 3가지 하위척도를 가지고 있다. SDFI-Digestion은 소화력과 상부 위장관 증상을 40점 이내로 평정하고, SDFI-Appetite는 식욕의 정도와 컨디션에 따른 변화량을 24점 이내로 평정하며, SDFI-Eating pattern은 식사의 규칙성과 식사량, 속도를 20점 이내로 평정한다.

 

SDFI는 사상체질분류검사나 다른 사상체질 검사와 달리 .74라는 높은 크론바하 알파값을 가지고 있으며, 하위척도들도 모두 .7 이상이다.[각주:46] 또한 기존에 사용되는 소화기능 검사들과도 상관되어 예측 타당도를 갖추고 있다. 반면 실제 사상체질과의 관계는 비일관적인데, 어느 한의학자들[각주:47]은 SDFI-D에서 태음인이 태양인보다 높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의학자[각주:48]는 SDFI-A에서 소음인의 점수가 높고 SDFI-E에서 태음인-소양인-소음인 순으로 낮아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상체질론의 허구성에 비추어보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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