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
| 3 | 4 | 5 | 6 | 7 | 8 | 9 |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31 |
- 빅토리아 시대
- 자살
- 뒤랑
- schizophrenia
- 우익권위주의
- abnormal psychology
- 집단주의
- individualism
- 하강 이미지
- 사회심리학
- 이상심리학
- 도덕발달단계론
- memory
- 경제
- history of social welfare
- 강화
- 개인주의
- 프로이트
- 테스토스테론렉스
- 따뜻함주의
- 행동주의
- 심리철학
- 여성
- 정신역동
- 심리학
- 가설검정
- collectivism
- Psychology
- 산업및조직심리학
- 인지
- Today
- Total
지식저장고
소위 인문학 명저는 실망의 연속이다 본문
인문학자와 교류하다보면 가끔씩 책 추천을 받는다. 특히 논쟁을 벌이면 이런 추천을 잘 받는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탄탄한 근거가 이 책에 있으니 한번 읽어보라는 것이다. 필자는 사람이 순진해서인지, 구할 수 있으면 그런 책을 구해봤다. 정말로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마법같은 이야기가 숨어있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바른 마음>은 인터넷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봤다. 요즘 세대의 정신질환 위험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다고 한다. 마침 대학도서관에 전자책이 있어 그 부분만 찾아봤다. 저자가 제시한 대부분의 근거는 발달효과에 의한 것인지 코호트 효과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든 것들이었고, 그마저도 저자의 주장과 상반되는 근거를 많이 찾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요즘 세대가 특히 정신질환에 취약하다는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는 페이스북 지식인(특히 우파)들의 입소문을 듣고 찾아봤다. 한국인의 심리가 성리학에 기반한다는 주장이 잘 설명되어 있다고 한다. 마침 쿠폰이 생겨 쿠폰으로 책을 사보았다. 저자의 주장 대부분은 심증에 지나지 않았다. 일부는 현대한국과 전혀 맞지 않았고, 일부는 과거 한국과도 맞지 않았다. 책 전체에 걸쳐 근거란 저자의 일방적이고 편향된 해석에 불과했고, 절대다수의 내용은 저자의 일방적인 주장과 그 주장에 근거한 일방적인 해석 뿐이었다. 한국인의 심리가 성리학에 기반했다는 주장에 대한 논증도, 근거도 책에는 없었다.
<시선은 권력이다>는 비교문학을 전공한 지인과 스터디를 하는 과정에서 빌려보았다. 푸코는 지식의 권력적 특성을 폭로한 시사적인 사상가이자 최초의 계보학자로서, 특히 지식의 통찰에 중요하다는게 선정 이유였다. 스터디를 위해 멀리까지 가서 빌렸다. 다행히 푸코에 대한 서술은 왜곡이 적어보였다. 문제는 푸코였다. 푸코의 주장에 대한 근거는 거의 제시되지 않았다. 그나마 제시된 근거는 필리프 피넬이 환자와 상호작용한 상황에 대한 해석이었는데, 임상 실습하는 학부생도 안할 실수를 태연히 저지르고 있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푸코는 주요 근거를 라캉에서 가져왔고, 역사적 오류가 많다고 역사학자들에게 지적당했다고 한다. 엄밀한 계보학자이자 냉철한 폭로자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정치적인 것의 개념>은 아는 철학자와 스터디 준비를 하느라 빌려보았다. 슈미트의 정치사상을 담은 책인데, 자유민주주의에 대해 논리적이고 설득력있는 비판을 제기했다고 한다. 집에서 40분 거리의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 책은 정치에 대한 슈미트의 자의적인 정의에서 시작한 후, 역사에 대한 과도한 단순화와 정의의 잘못된 오용 및 수준낮은 민주주의 독해를 거쳐, 정치는 전쟁이라는 극단적이면서 피상적인 결론을 내렸다. 설득력은커녕 장을 끝낼때마다 논리적 오류가 튀어나왔다. 엄정한 논리도, 설득력있는 결론도 없었다.
몇 번 뒤통수를 맞다 보면 아무리 미련한 사람도 깨닫는 바가 있게 마련이다. 대다수의 인문학 논문이나 서적은 논증도 근거도 없다. 그러니 탄탄한 논증이나 명확한 근거가 있을 턱이 있나. 그래서 필자는 뛰어난 통찰과 지혜가 담긴 책이라는 관념 자체를 믿지 않기로 했다. 만약 그런 논증이나 근거가 있다면, 책을 제시하는 대신 이미 본인이 그런 논증이나 근거를 보여줬을 것이다. 그것을 소개자가 직접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가 근거랍시고 들고 오는 책의 내용도 뻔할 뻔 자이리라.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고전 속에 누가 숨었는고 하니> 서평 (0) | 2026.04.16 |
|---|---|
| Reanalysis of López-Moreno et al(2025) (0) | 2026.03.26 |
| 선의 극치는 선을 넘어섬이다 (0) | 2026.02.22 |
| 나는 이제 분리수거를 그만하련다 (0) | 2026.02.03 |
| 메이저 아르카나의 서사구조 (3) | 2025.12.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