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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저장고
나무(박목월)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일까, 묵중하게 서 있다. 다음 날은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을 어귀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문을 지키는 파수병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었다. -------------------------------------------------------------- 다..
가을 저녁의 詩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이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물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낙화 조지훈 꽃을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오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애너밸 리 에드거 앨런 포 It was many and many a year ago, In a kindom by the sea, That a maiden there lived whom you may know By the name of Annabel Lee; And this maiden she lived with no other thought Than to love and be loved by me. I was a child and she was a child, In this kindom by the sea: But we loved with a love that was more than love I and my Annabel Lee; With a love that the winged seraphs of h..
中 p498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상에서는 널리 온갖 것들이 퍼진다. 신령과 사원소는 핏줄을 이어왔다. 밤과 낮, 한 해의 오고 감 높고 낮음, 멀고 가까움 이것이 우리의 표정이고 우리의 슬픔이다. 늘 머무는 기슭의 신들이여 나는 멀리 떨어져 곶머리를 본다 어느 쪽으로나 손을 뻗는 불멸의 땅에서 감미로운 저녁 소리를 듣는다. 이제 시간에 속지 않으리니 너희의 나라로 데려가 다오.
대비백두옹 代悲白頭翁 (백발을 슬퍼하는 노인을 대신하여) 유희의 洛陽城東桃李花 낙양성동도리화 낙양성 동쪽 복숭아꽃 오얏꽃, 飛來飛去落誰家 비래비거낙수가 날아오고 날아가니 누구의 집에 지는고? 幽閨兒女惜顔色 유규아녀석안색 깊은 규방의 아가씨 제 얼굴이 아까운지, 坐見落花長歎息 좌견락화장탄식 앉아서 떨어지는 꽃잎 보며 길게 한숨짓는다오. 今年花落顔色改 금년화락안색개 올해에 꽃이 지면 얼굴은 더욱 늙으리라, 明年花開復誰在 명년화개부수재 내년에 피는 꽃은 또 누가 보려는가? 已見松柏摧爲薪 이견송백최위신 이미 송백(松柏)이 꺾여 땔감나무 됨 보았고. 更聞桑田變成海 갱문상전변성해 또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었단 말 들었다오. 古人無復洛城東 고인무부낙성동 옛사람 이미 죽어 낙양성 동쪽으로 다시 찾아오지 못하는데 今..
바다에 누워 박해수 내 하나의 목숨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을 바라본다 설익은 햇살이 따라오고 젖빛 젖은 파도는 눈물인들 씻기워 간다 일만의 눈초리가 가라앉고 포물의 흘러 움직이는 속에 뭇 별도 제각기 누워 잠잔다 마음은 시퍼렇게 흘러 간다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가 될까 물살이 퍼져감은 만상을 안고 가듯 아물거린다 마음도 바다에 누워 달을 보고 달을 안고 목숨의 맥이 실려간다 나는 무심한 바다에 누웠다 어쩌면 꽃처럼 흘러 가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외로이 바람에 누워 이승의 끝이랴 싶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분수 김춘수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불티 이동순 하루의 일을 끝내고 나는 마당의 가랑잎을 긁어모아 불을 놓았다 바람을 타고 어둠 속에서 점점이 번져가는 불꽃은 아름다웠다 이 신비한 깃털을 우주는 그동안 어디네 감추어 놓고 있었던가 나는 지금 우주의 황홀을 슬쩍 꺼내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밤이 되자 앞마당은 어둠에 잠기고 오직 찬란한 불꽃만이 내 앞에 있었다 도랑물에 삽을 씻고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어둠 속으로 날아가는 마지막 불티를 나는 오래오래 보고 서 있었다 불이 꺼지고 우주가 제 고운 깃털을 거두어 황급히 사라진 뒤에도 나는 장승처럼 우두커니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