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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저장고
들꽃에게 서정윤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나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나의 9월은 서정윤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젊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람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은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들꽃 방석을 깔고 앉아 이기철 누가 산과 들에 저절로 피는 꽃을 그만 피어라 했느냐 누가 마음과 마음에 피는 시를 그마 피라 하겠느냐 누가 산과 들에 핀 꽃 이름을 하나하나 빠뜨리지 않고 부를 수 있겠느냐 누가 시지와 문예지에 실린 시의 이름을 낱낱이 부를 수 있겠느냐 누가 산과 들에 핀 꽃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꽃을 만질 수 있겠느냐 누가 문예지와 시지에 실린 시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시를 고를 수 있겠느냐 누가 산과 들에 핀 꽃 가운데 가장 향기로운 꽃을 딸 수 있겠느냐 누가 잡지와 시집에 실린 시 가운데 가장 향기로운 시를 택할 수 있겠느냐 오늘도 나는 몇 편의 시를 잡지에 보내면서 저 많은 시 가운데 내 시가 어떤 빛깔을 발할 것인가를 저 숱한 시 가운데 내 시가 어떤 향기로 스밀 것인가를 두릅나..
비 이영도 그대 그리움이 고요히 젖는 이 밤 한결 외로움도 보밴냥 오붓하고 실실이 푸는 그 사연 장지 밖에 듣는다.
꽃잎이여 서지월 한 세상 살아가는 법 그대는 아는가. 물빛, 참회가 이룩한 몇 소절의 바람 옷가지 두고 떠나는 법을 아는가. 눈물도 황혼도 홑이불처럼 걷어내고 간난 아기의 손톱같은 아침이 오면 우린 또 만나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 꽃이 피는 것과 소유하는 일이 서로 반반씩 즐거움으로 비치고 있는 그 뒤의 일을 우린 통 모르고 지내노니 흉장의 일기장 속 꼭꼭 숨은 줄로만 아는 풀빛, 그리울 때 산 그림자 슬며시 내려와 깔리는 법을 아는가. 눈썹 위에 눌린 천장을 보며 아들 낳고 딸 낳고 나머지 옥돌같이 호젓이 앉았다가 눈감는 법을 그대는 아는가.
부활송 구상 죽어 썩은 것 같던 매화의 옛등걸에 승리의 화관인 듯 꽃이 눈부시다 당신 안에 생명을 둔 만물이 저렇듯 죽어도 죽지 않고 또다시 소생하고 변신함을 보느니 당신이 몸소 부활로 증거한 우리의 부활이야 의심할 바 있으랴!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진리는 있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믿음과 바람과 사랑은 헛되지 않으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삶은 허무의 수렁이 아니다 봄의 행진이 아롱진 지구의 어느 변두리에서 나는 우리의 부활로써 성취될 그날의 우리를 그리며 황홀에 취해 있다
봄이여, 사월이여 조병화 하늘로 하늘로 당겨오르는 가슴 이걸 생명이라고 할까 자유라고 할까 해방이라고 할까 4월은 이러한 힘으로 겨울 내내 움츠렸던 몸을 밖으로, 밖으로, 인생 밖으로 한없이, 한없이 끌어내며 하늘에 가득히 풀어놓는다 멀리 가물거리는 유혹인가 그리움인가 사랑이라는 아지랑인가 잊었던 꿈이 다시 살아난다 오, 봄이여, 4월이여 이 어지러움을 어찌하리
겨울 해변가에서 서정윤 소리치고 있다. 바다는 그 겨울의 바람으로 소리지르고 있었다. 부서진 찻집의 흩어진 음악만큼 바람으로 불리지 못하는 자신이 초라했다. 아니, 물보라로 날리길 더 원했는지도 모른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그 겨울의 바다 오히려 나의 기억 한장을 지우고 있다 파도처럼 소리지르며 떠나고 있다. 내가 바닷물로 일렁이면 물거품이 생명으로 일어나 나를 가두어두던 나의 창살에서 하늘로, 하늘로 날아오르고 그 바닷가에서 나의 모든 소리는 바위처럼 딱딱하게 얼어 버렸다 옆의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그 겨울의 바람이 나의 모든 것으로부터 떼어 놓았다.
애련설 愛蓮說 (연꽃을 사랑함을 설하다) 주돈이 水陸草木之花 수륙초목지화 물과 뭍에 나는 꽃 가운데 可愛者甚蕃 가애자심번 사랑할 만한 것이 매우 많은데 晉陶淵明獨愛菊 진도연명독애국 진나라의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 自李唐來 世人甚愛牡丹 자리당래 세인심애목단 이씨의 당나라 이래 세상 사람들이 매우 모란을 좋아했다 予獨愛蓮之出淤泥而不染 여독애련지출어니이부염 나는 연꽃을 사랑한다, 유독 진흙에서 나왔으나 물들지 않고 濯淸漣而不妖 탁청련이부요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고 中通外直 不蔓不枝 중통외직 부만부지 속은 비고 밖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며 香遠益淸 亭亭靜植 향원익청 정정정식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꼿꼿하고 깨끗이 서 있어 可遠觀而不可褻翫焉 가원관이부가설완언 멀리..
꽃씨 서정윤 눈물보다 아름다운 시를 써야지.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대 한 사람만을 위해 내 생명 하나의 유리이슬이 되어야지. 은해사 솔바람 목에 두르고 내가 가슴의 서쪽으로 떨어지는 노을도 들고 그대 앞에 서면 그대는 깊이 숨겨 둔 눈물로 내 눈 속 들꽃의 의미를 찾아내겠지. 사랑은 자기를 버릴 때 별이 되고 눈물은 모두 보여주며 비로소 고귀해진다 목숨을 걸고 시를 써도 나는 아직 그대의 노을을 보지 못했다. 눈물보다 아름다운 시를 위해 나는 그대 창 앞에 꽃씨를 뿌린다. 오직 그대 한 사람만을 위해 내 생명의 꽃씨를 묻는다. 맑은 영혼으로 그대 앞에 서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