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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 김춘수 발돋움하는 발돋움하는 너의 자세는 왜 이렇게 두 쪽으로 갈라져서 떨어져야 하는가.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 네가 네 스스로에 보내는 이별의 이 안타까운 눈짓만을 가져야 하는가.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가. 떨어져서 부서진 무수한 네가 왜 이런 선연한 무지개로 다시 솟아야만 하는가.
불티 이동순 하루의 일을 끝내고 나는 마당의 가랑잎을 긁어모아 불을 놓았다 바람을 타고 어둠 속에서 점점이 번져가는 불꽃은 아름다웠다 이 신비한 깃털을 우주는 그동안 어디네 감추어 놓고 있었던가 나는 지금 우주의 황홀을 슬쩍 꺼내어 보고 있는 것이다 이윽고 밤이 되자 앞마당은 어둠에 잠기고 오직 찬란한 불꽃만이 내 앞에 있었다 도랑물에 삽을 씻고 담배 한 대 피워 물고 어둠 속으로 날아가는 마지막 불티를 나는 오래오래 보고 서 있었다 불이 꺼지고 우주가 제 고운 깃털을 거두어 황급히 사라진 뒤에도 나는 장승처럼 우두커니 서있었다
빈촌의 밤 이상화 봉창 구멍으로 나른하여 조으노라 깜작이는 호롱불 햇빛을 꺼리는 늙은 눈알처럼 세상 밖에서, 앓는다. 아, 나의 마음은 사람이란 이렇게도 광명을 그리는가 담조차 못 가진 거적문 앞에를 이르러 들으니 울음이 돌더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 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름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가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털을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기쁘게 나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
새해 구상 새해 새아침이 따로 있다드냐? 신비의 샘인 나날을 너 스스로가 더럽혀서 연탄빛 폐수를 만들 뿐이지 어디 헌 날, 낡은 시간이 있다드냐? 네가 새로워지지 않으면 새아침을 새아침으로 맞을 수가 없고 결코 새날을 새날로 맞을 수가 없고 너의 마음안의 천진을 꽃피워야 비로소 새해를 새해로 살 수가 있다.
4월의 노래(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벨텔의 편지를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생명의 등불을 밝혀둔다빛나는 꿈의 계절아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긴 사연의 편지를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휘파람을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생명의 등불을 밝혀둔다빛나는 꿈의 계절아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가난한 꽃(서지월) 금빛 햇살 나려드는 산모롱이에산모롱이 양지짝 애기풀밭에꽃구름 흘러서 개울물 흘러서가난한 꽃 한 송이 피어납니다나그네가 숨이 차서 보고 가다가동네 처녀 산보 나와..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 샤갈의 마을에는 3월의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3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들은 그 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승무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훠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관동별곡 정철 강호에 병이 깊어 죽림에 누었더니 관동 팔백리에 방면을 맡기시니 어와 성은이야 갈수록 망극하다. 연추문 들렀다가 경회남문 바라보며 하직하고 물러나니 옥절이 앞에 섰다. 평구역 말을 갈아 흑수로 돌아드니 섬강은 어디메요 치악이 여기로다. 소양강 내린 물이 어디로 든단 말인고 고신 거국에 백발도 하도 할사 동주서 밤 새워 북관정에 올라하니 삼각산 제일봉이 하마면 뵈리로다 궁왕 대궐 터에 오작이 지저귀니 천고 흥망을 아는가 모르는가 회양과 이름이 마침 같을시고 급장유 풍채를 고쳐 아니 볼 것인고. 영중이 무사하고 시절이 삼월일 제, 화천 시내길이 풍악으로 뻗어있다. 행장을 다 떨치고 석경에 막대 짚어 백천동 곁에 두고 만폭동 들어가니 은같은 무지개 옥같은 용의 꼬리 섯돌며 뿜는 소리 십리에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