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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저장고
심리치료 개론 본문
정신병을 자세히 알아보는 이유는 그것을 치료하기 위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심리학 못지않게 심리치료도 중요하다. 심리치료는 이상심리학과 함께 임상심리학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심리치료(psychotherapy)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심리적 문제/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전문적인 활동'이다. 다른 의학과 마찬가지로 심리치료는 공적인 국가보건제도 내에서, 검증된 병리학적 이론과 치료이론에 근거하여 시행되어야 하며, 신뢰로운 진단 하에서 공인된 자격을 갖춘 전문 치료자가 공식화된 치료목표를 두고 시행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정신과의사, 임상심리사, 상담심리사,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간호사가 협동하여 심리치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여기서 다루는 이론들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는 나름의 효과를 발휘하지만, 이론 그 자체는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한의학의 침치료가 이론의 무의미함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가지듯이, 심리치료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때문에 심리치료에서 다루는 이론과 가정들은 말 그대로 치료를 위한 가정으로 보아야 한다.
정신역동 치료와 아들러 치료
https://tsi18708.tistory.com/163
정신역동 치료는 프로이트의 이론과 치료기법에 기반한 치료이고,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제자였던 아들러가 제안한 치료기법이다. 모두 무의식적 구조를 가정하고 있으며, 초창기에 나타난 초기 심리치료 기법이다. 현재 이들 치료기법을 사용하는 치료자는 많지 않으나, 정신역동 치료와 아들러 치료는 현대 심리치료의 기반이 되어 수많은 영향을 주었다.
CBT
https://tsi18708.tistory.com/193
CBT는 현재 가장 영향력있는 심리치료로, 가장 영향력있는 심리치료였던 인지치료와 행동주의 치료를 결합하면서 탄생하였다. CBT는 어느 치료보다 엄격한 과학적 토대에 서있고, 과학적으로 자신의 위력을 끊임없이 증명하였다. 21세기에 들어 CBT는 마음챙김을 비롯한 다양한 관점을 포식하면서 더욱더 자신의 몸집을 불리고 있다.
1.개요
심리치료는 훈련받은 임상가가 타인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심리학적 원리와 지식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이다. barlow는 심리치료를 임상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치료하기 위해 설계된 구체적이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개입이라고 정의하였다. 대부분의 심리치료는 언어적 대화로 진행되기 때문에, 심리치료를 치료를 목적으로 한 대화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심리상담과 심리치료를 특별히 구분해서 사용하진 않지만 이 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심리상담은 학교, 기업과 같은 병원밖 비임상 장면에서 행해지며 주로 건강한 사람이 자신의 경미한 심리적 문제나 적응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된다. 반대로 심리치료는 임상장면에서 사회생활이 힘들 정도로 큰 심리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며 이들이 가진 정신질환을 치료하는게 심리치료의 목적이다.
심리치료는 실제로 정신질환을 치료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심리치료를 받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중 40%만이 약물치료를 받고, 심리치료를 받는 사람은 14%에 불과하다. 이는 심리치료사가 요구하는 고비용이 원인이기도 하고, 정신과에 내원하는 일 자체가 힘들기도 하다. 환자들은 아래 4단계를 거쳐 정신과에 오는데, 각 단계 사이사이의 기간은 짧지 않으며 넘기도 힘들다.
- 문제가 있다는 인식
-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정
- 실제로 치료를 찾음
- 치료자나 진료기관에 연락
심리치료에 대한 연구는 과학적 기반 하에서 진행되지만, 실제로 많은 심리치료자들은 과학보단 자신의 감에 의존하여 치료를 한다. 치료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치료자들은 과학적 데이터보다 자신의 직감을 더 의지했으며, 연구결과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없다고 믿었다. 또한 이들은 엄밀한 과학적 근거보다는 불명확한 사례연구를 더 신뢰하였다. 아마 이에 심리치료자들은 과학에는 한계가 있고 자신들의 감을 믿으라고 항변할 것이다. 이 말은 정확히 50년전에 이들의 선배(정신분석)들이 한 말과 거의 일치한다. 그리고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이들의 예측은 대개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보다 형편없으며 이는 개개인을 분석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는 왜 근거에 기반한 심리치료가 다른 돌팔이보다 효과적이며, 심리치료자들이 데이터 중심적으로 사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아래는 임상가(와 신경정신과 전문가)들의 사례분석이 통계에 기반한 일반적인 분석보다 뒤떨어지는 예측력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문헌들이다. 1
Dawes, R. (2009). House of cards. Simon and Schuster.
Dawes, R. M., Faust, D., & Meehl, P. E. (1989). Clinical versus actuarial judgment. Science, 243(4899), 1668-1674.
Faust, D., Hart, K. J., Guilmette, T. J., & Arkes, H. R. (1988). Neuropsychologists' capacity to detect adolescent malingerers. Professional Psychology: Research and Practice, 19(5), 508.(다만 이 연구는 신경정신과 계열 치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Goldberg, L. R. (1959). The effectiveness of clinicians' judgments: The diagnosis of organic brain damage from the Bender-Gestalt Test. Journal of Consulting Psychology, 23(1), 25.
Goldberg, L. R. (1968). Simple models or simple processes? Some research on clinical judgments. American Psychologist, 23(7), 483.
Leli, D. A., & Filskov, S. B. (1981). Clinical‐actuarial detection and description of brain impairment with the W‐B Form I.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37(3), 623-629.
Meehl, P. E. (1954). Clinical versus statistical prediction: A theoretical analysis and a review of the evidence.
Sawyer, J. (1966). Measurement and prediction, clinical and statistical. Psychological bulletin, 66(3), 178.
심리치료의 목표
심리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의 증후를 제거하고 병전 상태로 정신기능을 증진하며, 자기를 실현하거나 자신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게 하고, 성격을 적응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좀 더 세부적인 목표는 치료자가 따르는 심리치료 이론에 따라서 달라지며, 이외에 치료자들은 치료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환자의 동기 강화와 같은 일종의 중간목표를 여러개 설정한다.
임상심리학자들은 심리치료의 목표를 자세하게 나눠서 아래의 11개로 제시한다.
- 환자가 올바른 방향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동기를 갖게 한다.
- 환자의 정서 노출을 촉진하여 카타르시스를 유발하고 정서적 압박에서 해방시킨다.
- 환자의 잠재적 성장능력을 개발한다. 정신분석 치료와 인간중심 치료에서 강조된다.
- 행동의 변화를 가져온다. 행동주의 치료에서 강조된다.
- 환자의 인지구조를 변화시킨다. CBT의 주된 목표이다.
- 효과적으로 의사결정을 할수 있는 지식과 기능을 증대시킨다.
- 자신에 대한 통찰을 증진한다.
- 대인관계를 변화시킨다. 집단치료와 가족치료에서 강조되나, 사실 모든 심리치료가 대인관계의 개선을 목표로 가지고 있다.
- 환자가 처한 환경을 개선한다. 치료자는 할수 있는 범위에서 환자의 가정환경과 학교 및 지역사회 환경을 환자에게 우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물론 심리학의 특성상 이는 한계가 있다.
- 정서를 다루기 위해 신체적 과정의 변화를 유발한다. 약물치료와 긴장이완 훈련이 이를 강조한다.
- 자아 기능을 강화한다. 정신분석 치료에서 강조한다.
심리치료는 효과가 있는가?
심리치료가 효과가 있는지는 꽤 유명한 논쟁이었다. 1952년 한스 아이센크가 심리치료가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연구를 발표한 이후 정신의학적 치료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었고, 정신분석 치료는 아직까지도 회의주의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후 수많은 반복 검증이 이뤄진 끝에 과학자들은 심리치료가 정신질환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사실 2010년대에 와서는 오히려 아이센크가 퍼낸 수많은 연구들이 논란과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 근거중심의학의 바람이 심리치료에도 불어오면서 이제 심리치료자들도 심리치료의 효과를 검증하는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심리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학자들은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를 설문지로 질문할수도 있고, 질문대상이 환자의 가족이나 주변인, 또는 보험회사 직원일수도 있다. 질문하는 방법도 설문지뿐만 아니라 면담이나 객관적인 행동평가로 할 수도 있다. 치료효과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단기적인 효과만 연구할 수도 있고, 치료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유지되는지 조사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fMRI를 통해 특정 심리치료가 가져오는 변화를 확인하거나 환자들의 입원일수와 의료비용을 조사하여 치료효과를 평가하는 경우도 있다.
심리치료의 효과에 대한 연구는 실험을 통한 효능(efficacy) 연구와 실제 현장에서의 효과(effectiveness)를 조사하는 연구로 나뉘는데, 후자는 조사가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자가 더 많이 실시된다. 475개의 심리치료 연구를 메타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전반적인 심리치료의 효과는 .85로 꽤 높으며, 효과도 오래간다. 이러한 효과는 단순히 서구를 넘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2해당 연구에서는 심리치료의 성공을 촉진하는 초진단적 접근(통합적 프로토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는데, 미래사건에 대한 부정적 기대의 감소와 불쾌한 감정에 대한 부적응적 대처의 방지, 부정적 정서보다 긍정적 정서를 장려하는 기법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연구들에서도 심리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점을 지지하였는데, 그 목록은 아래와 같다.
Berman, J. S., & Norton, N. C. (1985). Does professional training make a therapist more effective?. Psychological bulletin, 98(2), 401
Landman, J. T., & Dawes, R. M. (1982). Psychotherapy outcome: Smith and Glass' conclusions stand up under scrutiny.
Lipsey, M. W., & Wilson, D. B. (1993). The efficacy of psychological, educational, and behavioral treatment: Confirmation from meta-analysis. American psychologist, 48(12), 1181.
Nathan, P. E., & Gorman, J. M. (Eds.). (2015). A guide to treatments that work. Oxford University Press
Prioleau, L., Murdock, M., & Brody, N. (1983). An analysis of psychotherapy versus placebo studies.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6(2), 275-285.
Seligman, M. E. (1995). The effectiveness of psychotherapy: The Consumer Reports study. American psychologist, 50(12), 965
Smith, M. L., Glass, G. V., & Miller, T. I. (1980). The benefits of psychotherapy. Johns Hopkins University Press
심리치료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은, 동시에 심리치료의 효과에서 사람간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연구들은 사회복지사나 직업치료사와 같은 심리치료의 준 전문가(paraprofessional)들이 행한 심리치료도 훈련된 임상가의 치료만큼 효과적이었으며, 임상심리학적 훈련은 치료 효과에 큰 도움을 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3 이에 대해 어떤 심리치료 학자 4는 엄격한 실험 절차가 임상가의 능력을 가릴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초심리학의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 다만 CBT의 경우 훈련된 임상가가 준전문가에 비해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는데, 5 이때 CBT는 심리치료 중에서도 가장 체계적이고 근거가 잘 확립된 치료기법임에 유의하라. 6
근거중심의학의 바람에 힘입어 점점 심리치료의 과학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비판자들은 심리치료에서의 근거중심의학적 흐름이 소수자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소수민족이나 소수 젠더, 장애인은 삶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인과 다른 심리상태를 가질 확률이 높고, 그래서 일반인에게 통하는 심리치료가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을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시행되는 연구 대부분은 일반인만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효과가 좋다고 밝혀진 치료가 이들에게는 잘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심리치료의 효과는 그것이 약물치료와 함께 진행될 때 더 효과가 좋다. 연구 7에 따르면 공황장애에 대해 약물치료와 CBT를 적용한 경우 서로 비슷한 효과가 나왔다. 정확하게 연구자들은 피험자들에게 삼환계 항우울제인 이미프라민과 CBT를 처치했는데, 그 결과 항우울제 처치군과 CBT 처치군, 그리고 항우울제 처방과 CBT 처치를 동시에 받은 실험군은 모두 위약군보다 개선이 되었다. 이는 두 처치의 효과가 비슷하기 때문일 수 있다. 8한편 이와 관련해서 심리치료자가 약물치료 권한을 가져도 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 9
심리치료의 효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심리치료자들은 효과에 별로 관심이 없다. 이들은 보통 자신의 직감에 근거하여 자신의 치료법이 좋다고 주장하는데, 특히 구세대 치료자들이 그러하다. 임상심리학자들은 치료자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을 배우게 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하기 쉬운 단기치료나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서 제공하는 치료는 쉽게 수용한다. 한편 이들은 환자가 치료이론을 알고 요구하는 경우에도 수용을 잘한다. 어딜가나 펍메드 검색하고 오는 환자가 제일 무서운 법이다.
한편 심리치료의 효과는 치료가 실시되는 문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중국의 경우 인지행동치료(g=.83)보다 인본주의 치료(g=1.18)나 동양적인 심리치료(나이칸 치료나 모리타 치료 등, g=1.17)가 더 효과가 좋았는데(둘 간에는 차이가 없었다), 이는 중국 문화의 특성으로 인한 결과로 보인다. 10물론 중국에서도 인지행동치료는 효과가 좋았으나, 중국문화에 걸맞는 치료가 더 효과가 좋았다. 실제로 다른 메타분석에서도 특정 문화에 적응한 심리치료는 일반적인 심리치료보다 효과가 좋았다.(d=.32-.45) 그러나 필자는 동양적인 심리치료의 치료 효과가 높이 나타난 것이 출판 편향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11
이 분야에서 breggin이 많은 말을 하긴 하나, 그의 말은 근거가 부족하고 자칫하면 정신질환자들을 더 큰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성공을 좌우하는 요인들
어떤 환자들은 치료가 잘된다. 또한 어떤 치료자들은 다른 치료자보다 치료를 잘한다. 그리고 하술하겠지만, 치료의 성공을 좌우하는 공통요인도 있을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는 확실히 밝혀진 약한 요인들만 다루고자 한다. 내담자 요인중 심리치료의 성공과 관련된 요인은 다음과 같다.
- SES: 중산층 이상이면 좋다. 이는 지속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으려면 안정된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증상의 심각도와 기능적 손상: 크면 당연히 효과가 약하다.
- 성격장애 여부: 있으면 치료가 힘들다. 특히 B군 성격장애면 난이도가 극악을 달린다. 최고봉은 경계선 성격장애로, 이건 안정적인 라포 유지 자체가 힘들다.
- 자아강도: 높을수록 좋다. 다만 치료 협조가 안되면 매우 극심한 저항이 따를 것이다.
- 치료기대
- 이외에 인종, 성별, 연령은 큰 영향은 없다.
- 환자와 비슷한 인구통계적 특성
- 전문적 배경
- 성격 특성: 진솔하고 개방적이면 좋다.
- 정서적 안녕
- 자기개방
- 치료자의 가치와 태도, 신념은 비일관적인 결론을 낳고 있다.
심리치료의 구성요소
심리치료는 3가지 구성요소로 볼수 있다. 먼저 심리치료는 내담자가 존재하여야 한다. 내담자(client)는 스스로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다. 심리치료의 목표는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보통 임상장면에서 내담자의 문제는 DSM-5에 따라 분류되는데, 이것이 필수적인 과정인지에 대한 논쟁이 있다. 진단 유용론자들은 DSM과 같은 진단체계가 내담자의 정신질환을 적절하게 분류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러한 과학적인 체계없이 환자를 진단하는게 과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 반문한다. 반면 진단 무용론자들은 정신질환 진단이 내담자에게 특정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을 찍고, 내담자의 실제 문제를 보지 못하게 해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현대 정신의학은 진단 유용론의 관점에서 진행되지만 진단 무용론의 주장도 상당부분 인정한다.
내담자도 중요하지만 내담자를 치료하는 심리치료자도 중요하다. 심리치료자는 내담자를 치료하는 사람으로, 심리치료자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심리적 문제의 구체적인 내용과 심각도, 내담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 문제의 원인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전문적인 안목이 요구된다. 또한 내담자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수 있다는 강한 신념이 있어야 하며 그에 걸맞는 치료기술과 능력도 있어야 한다. 이처럼 많은 능력이 필요하지만, 이런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 이전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던 사람도 치료자가 될 수 있다. korchin은 심리치료자에게 필요한 자질로 아래의 8가지를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 치료를 하고자 하는 동기도 매우 중요하다.
-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인간의 고통에 대한 깊은 관심: 단편적인 진단에만 의존한 판단은 자칫 사고를 불러올 수 있으며, 내담자 개개인에 대한 인간적인 이해도 치료에 중요하다.
- 자기통제능력: 이는 특히 전이와 역전이를 다루는데 필요하다.
- 친밀하고 신뢰감있는 인간관계 형성능력: 이 능력은 라포를 형성하는데 필수적이다.
- 언어적 표현능력
- 대인관계 예민성
- 보통 이상의 상황판단력(korchin은 지능이라고 표현했다)
- 다양한 문화적 배경에 대한 지식
- 도덕성과 윤리의식
능력있는 심리치료자도 좋지만, 가장 마지막 요소도 중요하다. 이는 위의 항목에서 한니발 렉터가 마지막 하나를 뺀 모든 항목을 충족함을 보면 알 수 있다. 모든 심리치료자는 내담자의 안녕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며, 현대 심리치료자들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준수한다.
- 심리치료자는 전문가로서 자기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격이 주어진 치료활동만을 해야하며, 동시에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기술의 습득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많은 심리치료자는 특정 이론이나 치료기법을 베이스로 삼는데, 이것이 어떤 경우에는 통하지 않을수도 있다. 가령 내부 역동에 큰 문제가 있는 경우 단순히 행동만을 수정하는 행동치료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 이럴때 치료자는 자신의 기법을 강행하기보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내담자를 문제에 맞는 치료기법을 사용하는 치료자에게 보내야 한다.
- 심리치료자는 자신의 가치관, 제한점이 치료에 미칠 영향을 자각하고 내담자에게 치료목표와 방법, 한계를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 심리치료자는 사회적 윤리규범을 준수하여야 하고 내담자의 인격을 존중하여야 한다. 즉 특정 이득을 위해 내담자를 착취하거나 감금하는 일은 있어선 안된다.
- 치료비용은 내담자의 개인적 상황과 재정을 고려하여 책정해야 하며, 내담자가 적당한 치료비를 지불하기 힘든 경우 가능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수 있는 다른 방법을 주선해주어야 한다.
- 심리치료자는 자신의 이론과 다른 치료이론을 존중하고 그들의 전통과 실제를 이해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라캉은 별로 좋은 선례가 아닌 듯하다.
- 심리치료자는 내담자와 어떠한 이중관계도 맺어선 안되며, 물질적/성적 관계도 맺어선 안된다. 이중관계는 치료자와 내담자가 치료자-내담자 관계 이외에 다른 관계로 맺어지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이 조항을 어겨 제명되는 심리치료자가 매우 많다.
- 심리치료자는 사생활과 비밀 유지에 대해 내담자의 권리를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 심대한 해악을 끼칠 우려가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사법당국에 이를 알려야 한다.
심리치료자가 능력을 갖추고 윤리규정도 지킨다면 이제는 내담자와의 상호작용을 잘 해야 한다. 심리치료자가 내담자와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를 맺는 라포를 잘 맺었느냐도 심리치료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심리치료자와 내담자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의 해결 또는 완화를 목표로 해야 하며, 여유가 있거나 치료적 필요가 있는 경우 내담자의 사회적 적응기술을 향상시키거나 내담자의 심리적 성숙을 촉진할 수 있다.
치료관계
치료관계는 심리치료에서 치료자와 환자 사이에 맺어지는 사회적 관계이다. 치료관계도 상담관계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계약관계이며, 치료자는 환자의 말을 경청하고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환자의 노력과 성실성을 높이 평가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성으로 치료에 임할 의무가 있다. 치료관계에는 심리치료에 대한 환자의 견해와 욕구, 신념, 심리치료의 기대효과, 치료에 대한 신뢰성 등이 반영되고, 이는 다시 치료효과에 영향을 끼친다.
치료관계가 확립되려면 치료가 시작되고 좀 시간이 지나야 한다. 이때 치료자와 환자는 서로 이해하고, 공개적으로 얘기하면서 세부사안을 절충해야 한다. 치료자와 환자가 서로 모순된 기대를 품고 있으면 치료가 막히기 때문에 서로 숨기는 부분이 최소한이어야 하며, 치료자는 치료결과에 대해 섣불리 보장해선 안된다. 라포와 집단의 응집력, 치료자의 감정이입, 목표일치성은 치료관계를 단단하게 만든다.
응집력은 집단치료에서의 라포의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환자와 치료자, 그리고 다른 모든 환자들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말한다. 만약 집단 안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긴장이 있다거나 해결되지 않은 대인관계가 있으면 응집력이 생기기 어려우며, 여기에 소외와 거부의 감정이 합쳐지면 치료효과를 방해할 수 있다.
심리치료의 단계
심리치료는 최초면접으로 시작된다. 어려운 결정 끝에 환자가 정신과에 내원하면, 임상가는 면접을 통해 환자를 진단한다. 먼저 치료자는 환자를 안심시키고 격려하면서 환자의 불안과 기대를 통제하고, 치료에 대한 구조화를 실시한다. 또한 이때 환자에 대한 심리평가가 실시되는데, 심리평가는 최초면접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단계에서도 자주 시행된다.
심리평가가 완료되면 치료자는 환자와의 협력하에 현실적이고 달성가능한 목표를 치료목표로 설정하고, 장단기적 목표를 설정하여 치료에 들어간다. 심리치료는 걸리는 기간에 따라 6개월 이내 20회기 정도로 끝나는 단기치료, 7-12개월 정도 걸리는 중기치료, 수년간에 걸쳐 시행될수도 있는 장기치료로 나눌수 있다. 그러나 기간이 얼마나 걸리든 심리치료는 초기-중기-종결의 3단계를 따른다.
초기 단계는 심리치료자와 내담자가 만나는 최초면접을 포함하는 3-4회기를 말한다. 최초면접에서 치료자는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와 증상을 파악하고, 내담자가 편안함을 느낄수 있도록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인 라포를 형성해야 하며, 그러면서 내담자의 치료에 대한 기대를 탐지하고 치료계획을 구조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내담자의 문제를 심층탐색하고 치료계획 수립, 다양한 심리검사 수행, 문제와 관련된 정보의 수집이 초기 단계에 이루어진다. 경우에 따라 심리치료의 원리와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담자와의 라포를 형성하는 일이다.
중기 단계는 초기 단계에서 수립한 치료계획을 실행하는 단계이다. 중기 단계동안 치료자는 내담자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다양한 치료기법을 적용하고 그 효과를 중간중간 확인해야 한다. 치료자의 전문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치료자가 어떤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지에 따라 진행이 달라질 수 있다.
종결 단계는 치료목표가 마무리되어 치료를 종결하는 단계이다. 내담자가 문제가 해소되었다고 느끼거나 치료자가 더이상의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느낄때 합의하에 치료를 종결할 수 있다. 반대로 외부 사정이 있거나 치료자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치료가 실패하여 종결될수도 있으며, 심리치료자는 최악의 가능성도 대비하여야 한다. 치료자는 치료과정에서 환자의 말이 지루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이것은 치료에 진전이 없거나 이미 치료할만한 사안이 더 없어서 일어나는 일로 어느쪽이든 종결의 신호이다.
추수회기(F/U)는 치료를 종결한 이후에 치료효과를 감독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절차이다. 행동주의 치료와 같은 일부 단기치료는 효과가 단발성으로 끝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치료를 종결한 후에도 효과가 지속되는지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 이렇게 치료 후에 효과를 감독하는 기간을 추수회기라고 한다.
기본정보 수집
심리치료의 첫 단계는 심리검사 실시지만, 정신과에서는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피검자의 인적 사항부터 파악하여 차트를 작성한다. 이는 그러한 정보를 수집하는 게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신과에서는 심리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이름, 성별, 나이 등 기본적인 신분 정보를 파악하고, 이후 면담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파악한다. 주로 파악하는 정보는 가족관계, 주거 및 직장, 경제적 조건, 과거사 등이며, 체격이나 용모, 위생상태, 행동패턴, 대화도 파악하여 검사를 실시하기 이전에도 환자를 대략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청소년이나 남성/여성처럼 특수한 계층에 속한 사람(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일 경우 그 계층과 관련된 정보도 파악해야 하는데, 가령 한국남자자 피검자라면 군복무 여부와 기간, 청소년의 경우라면 성적이나 용돈 등 그 계층에 속한 사람만 경험하는 문제에 관해서도 정보를 얻어야 한다.
심리치료와 이론
의학에서도 과학적 이론이 중요하듯이 심리치료에서도 이론은 중요하다. 치료자는 내담자를 치료하기 위해 내담자를 이해하고, 치료기법을 정할 필요가 있는데, 이 2가지를 결정하는게 치료자가 기반한 이론이다. 심리치료에서는 정신분석학, 행동주의, CBT 등 여러 개의 치료이론이 있으며 어느 이론을 따르냐에 따라 진단, 치료기법, 치료목표가 달라진다. 또한 치료자가 어느 이론을 따를지도 치료자의 주관(주로 치료자의 인간관)이나 주로 당면하는 문제들이 큰 영향을 끼친다. 권장되는 것은 상황에 맞는 치료이론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실제 현장에서 대부분의 치료자는 특정 이론만 배워서 치료를 한다. 만약 이들이 치료하기 힘든 환자가 오는 경우에는 해당 환자를 더 잘 치료할수 있는 학파의 치료자에게 인계된다.
심리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이 여러개 있지만, 대부분 어느 문제에는 정통하지만 어느 문제에는 맥을 못 맞춘다. 따라서 어느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느 이론적 전통이 알맞는지를 판단하는게 중요하다. 좋은 심리치료 이론은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와 치료원리를 체계적으로 설명해야 하고, 가능한 한 적은 개념으로 가장 정교하게 설명해야 하며, 그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연구에 근거해야 한다. 어느 분야나 그렇듯이 가장 좋은 심리치료 이론은 문제를 가장 적은 비용(이는 단기치료가 호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을 들여 가장 효율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2010년에 미국에서 시행된 조사에 의하면, 치료자들은 보통 4가지 치료를 선호한다. 전체 치료자들의 31%는 CBT를 실시했고, 22%는 여러 치료를 절충하거나 통합한 치료기법(eclectic psychotherapy)을 사용하였다. 나머지 중 18%는 정신분석 치료를 사용했고, 15%는 행동주의 치료를 사용했으며, 나머지 치료자들 중 인간 중심 치료나 게슈탈트 치료를 사용한 치료는 2%였다. 다른 해와 비교해보면 CBT와 절충적 치료가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데, 뒤에서 다루겠지만 이는 이들 치료가 가장 효과가 뛰어나다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이론이 최고인가?
다양한 치료이론이 대립하고 있다면 여기서 VS놀이를 하고 가지 않을수 없는 노릇이다. 심리치료의 효과성이 본격적인 검증의 대상이 된 이후 학자들은 심리치료중 어느 치료가 효과가 좋은지도 검증해 보고자 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메이저한 심리치료가 효과가 좋았으며(d=.85), 어느 질환에도 마찬가지였다.(심리치료 효과의 등가성) 이러한 현상을 도도새의 판결이라고도 하는데, 이 결과에 대해 어떤 학자들은 작게나마 심리치료간 치료효과의 차이가 없는지 보다 자세히 검증하고 하였고 다른 학자들은 모든 심리치료가 효과를 발휘하게 만드는 공통요인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전자의 학자들은 연구 끝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어떤 치료이론은 어떤 문제에 적합하며, 어떤 치료이론이 적합한지는 문제마다 다를 수 있다. 12그리고 대부분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조사하면, CBT가 가장 효과가 좋다. 적어도 우울증과 불면증, 금연, 신체 증상 관련 장애, 불안장애에서 CBT는 그 어떤 다른 치료보다 효과가 뛰어났다. CBT가 괜히 심리치료의 제왕이 아니다. 한편 APA에서는 위의 주장을 받아들여서 각 질환에 효과적인 심리치료를 조사하고,# 각 치료들을 증거가 잘 확립된 치료(well-established treatment)와 근거가 부족하고 아마 효과적인 치료(probably efficacious treatment)로 분류한 후 목록을 만들어 발표하였다. 13
공통요인 가설(common factor)
공통요인 가설은 효과있는 심리치료가 모두 어떠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공통점이 정신질환을 치료한다는 가설이다. 일찍이 심리치료의 효과에 대한 초기 연구에서도 공통요인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이중 어느 학자들은 미래사건에 대한 부정적 기대의 감소와 불쾌한 감정에 대한 부적응적 대처의 방지, 부정적 정서보다 긍정적 정서를 장려하는 기법을 초진단적 접근(통합적 프로토콜)으로 묶고 심리치료의 성공과 핵심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frank의 치료효과 모델에서는 정신적 문제에 대한 합리적 근거와 개선이 가능하다는 희망, 일련의 치유의식이 공통요인이라고 제안하였다. 14
lambert와 ogles는 공통요인이 아래의 3가지이며, 이들이 일정한 순서를 가지고 있다고 제안했다.
- 지지요인: 치료자와 환자의 강력한 관계
- 학습요인: 학습을 통해 얻는 자신에 대한 기대치의 변화나 사고방식의 변화, 교정적 정서체험, 새로운 통찰
- 행동요인: 두려움의 극복과 위험감수, 새로운 행동, 문제해결
불행히도 공통요인에 대한 연구는 반백년이 다되가고 있지만 여전히 공통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weinberger는 공통요인이 공통적이지 않다며 이를 비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은 공통요인이 있다면 적어도 이것은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고 합의하는게 있는데, 바로 라포이다. 라포는 심리치료와 상담의 성공여부를 잘 예측하며, 이는 양질의 라포가 환자의 호전을 촉진하고 동시에 치료자와 환자의 상호작용도 증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심리치료가 라포의 질과 치료이론 중 어느것에 더 좌우되는지 논쟁하고 있다. 이외에 희망과 긍정적 기대, 관심, 새로운 행동의 강화, 위협자극에 대한 둔감화, 기술훈련 등도 일반적인 심리치료의 성공여부에 영향을 끼친다.
집단치료(group therapy)
집단치료는 널리 사용되는 심리치료 기법 중 하나로, 환자와 치료자 둘만이 아니라 여러 환자와 치료자들이 함께 진행하는 치료를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주변인도 참여해야 개선이 가능하거나, 혹은 환자의 발전을 위해서는 비슷한 처지의 여러 환자들이 모여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집단치료는 이럴때 사용되는 치료로, 가령 커플치료는 환자 개인을 바꾸기보다는 환자와 주변인의 역기능적인 대인관계 패턴을 바꿔서 양쪽 모두를 변화시키려고 한다. 15
인간 중심 치료(person-centered therapy,인본주의 치료)
인본주의 치료는 인본주의심리학의 이론을 기초로 환자를 치료하는 치료기법이다. 인본주의자들은 모든 환자가 스스로 정신질환을 이겨낼 힘을 가지고 있으며, 치료자는 단지 이를 도울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들은 환자를 '환자'가 아닌 '내담자'라고 처음 부르기 시작했으며, 환자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 보다는 그들의 말을 경청하고 지원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치료에 있어서 치료자의 지식이나 경험보다는, 내담자의 의지와 치료자의 태도, 인간적 특성이 중요시함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도 CBT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주관적 경험을 중시한다.(현상학적 관점)
인간중심 치료에서는 인간을 유능하고 강인한 존재로 본다. 인간은 신체와 감각, 정서, 인지 등이 통합된 유기체이며, 하나의 통합된 조직으로서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가치와 경향성을 실현하는 유기체적 경험(organismic experience)을 쌓아간다. 인간 중심 치료에 따르면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역량과 자원은 누구나 갖추고 있다. 또한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내면에 독특한 내면세계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을 성장시킬 동기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인간중심 치료의 목표는 내담자의 주관적 경험을 존중하고 자신의 내적 자원을 발휘하여 어려움을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인간 중심 치료에서 현상적 장(phenomenal field)은 매 순간 개인의 의식에 지각되고 경험되는 모든 것으로, 주관적 현실과 동의어이다. 현상적 장 내부의 요소는 내적 참조체계로 체계화되는데, 내적 참조체계(the internal frame of reference)는 내면세계를 구성하는 틀이며 동시에 개인의 판단과 행동의 근거가 된다. 인간 중심 치료자들은 내담자의 주관적 경험을 존중해야 하며, 아무리 이상하거나 역기능적으로 보이더라도 이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 중심 치료는 아들러 치료와 마찬가지로 많은 개념이 다른 심리치료에 받아들여졌다. 공감과 경청, 자기노출, 긍정적인 인간관은 인간 중심 치료의 소중한 유산이다. 또한 인간 중심 치료에서는 전체 치료회기를 녹음하여 대화과정을 분석하는데, 이는 행동주의 치료와 함께 심리치료의 탈신비화를 촉진했다. 그러나 인간 중심 치료도 아들러 치료와 마찬가지로 과학적 검증 여부에 대해 비판받고 있으며, 실제로 효과도 떨어진다. 또한 환자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이해하고, 치료자의 성숙에 상당부분 의존하기 때문에 초보 치료자들은 접근하기 힘들다.
발달과 심리적 부적응의 원인
인간 중심 치료에서 자기는 내면세계에서 자신과 관련된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자신에 대해 의식적으로 지각하는 것과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포함한다. 이는 현실자기(real self)와 이상자기(ideal self)로 나뉘는데, 현실자기는 현재 자기모습에 대한 지각이고 이상자기는 본인이 추구하는 자기를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인식이 발달하면서 자신의 가치와 잠재력을 실현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되고,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존중을 받으려는 욕구도 느끼게 된다. 이중 타인에게 존중을 받으려는 욕구는 타인의 기대를 이상자기에 반영하도록 만든다.
로저스에 따르면, 개인은 성장과정에서 자신의 경험을 자신의 느낌에 따라 평가하는데, 이를 로저스는 유기체적 가치화 경험이라고 하였다. 그에 따르면 성장하는 아이들은 부모와 타인에게 소중하게 존중받는 느낌을 받으려고 하며, 따라서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려고 한다. 그러나 자아실현의 경우 자신을 고양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좋은 느낌을 부르지만,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경우 타인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행동에만 존중을 표한다. 가령 아이들이 방을 정리하는 행동은 칭찬을 받겠지만, 방을 어지럽히는 행동은 별로 칭찬을 받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부모와 타인의 존중은 조건적으로 부여되기 때문에, 이를 조건적 긍정적 존중(conditional positive regard)이라 한다.
조건적 긍정적 존중은 필요하다. 그래야 사회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과해서 아이가 추구하는 것과 타인이 바라는 것 사이에 큰 괴리가 생기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로저스는 이를 자기와 경험의 불일치라고 불렀는데, 그에 따르면 자기와 경험의 불일치는 유기체적 경험을 왜곡하고 무시하게 만들어 자기구조의 통합을 방해하고 심리적 부적응을 초래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베풀어야 하며, 그러면 아이들은 충실히 자신을 잘 통합하고 온전히 기능하게 된다. 로저스는 개방성이 온전한 기능의 지표라고 주장했다.
개인이 온전히 기능하는 개인으로 발달할지, 각종 심리적 부적응을 경험할지는 아동기 시절 부모의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로저스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자아실현을 추구하는데, 이는 부모의 욕구와 갈등한다. 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심하게 받으면 아이는 자아통합에 실패하고 부적응적 개인이 되며,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을 잘 받으면 아이는 자아통합에 성공하고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된다. 조건적으로 긍정적 존중된 개인은 부모가 부여한 조건을 자신의 자기(이상자기)에 내면화하며, 이는 개인에게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공하여 개인을 고통스럽게 한다.
인간 중심 치료는 REBT와 마찬가지로 모든 정신질환을 하나의 원인에 의한 심리적 부적응으로 보았다. 여기에 더해 인간 중심 치료에서는 긍정적인 인간관의 일환으로 정신장애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로저스는 심리적 부적응이 조건적 긍정적 존중으로 인한 자아통합의 실패로 발생한다고 주장했으며, 자신의 유기체적 욕구(자아실현 욕구, 내적 동기)와 자기개념의 괴리는 불안을 발생시켜 사람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이러한 개인은 자신의 불안을 방어하기 위해 자신의 유기체적 경험을 왜곡하거나 부인하는데, 로저스는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방어기제의 개념을 설명하였다.
치료
인간 중심 치료에서는 환자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환자를 성장시켜 현재와 미래의 문제에 잘 대처하도록 하는 것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경험을 좀 더 잘 지각하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잘 수용해야 한다. 인간 중심 치료에서는 내담자가 온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데, 인간 중심 치료에서 목표하는 인간상은 다음의 덕목을 가지고 있다.
- 자신의 경험에 대한 개방적 태도: 방어기제의 완화를 말한다.
- 자기수용과 자기신뢰
- 자신의 경험과 기준에 대한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
- 자신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의지
인간 중심 치료에서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을 보다 더 잘 수용하고 존중하는 성장촉진적인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내담자가 자신의 모습을 개방하게 되면, 이는 자기지각의 증가와 자기수용의 증가, 자기표현의 증가로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이는 방어기제를 감소시키고, 감소한 방어기제는 더 큰 개방성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선의 피드백을 만들기 위해 로저스는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과 공감적 이해(empathic understanding), 진실성(genuineness)을 치료의 핵심으로 제시하였다.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은 내담자의 생각, 정서, 행동에 대해 어떤 판단이나 평가도 내리지 않고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판단이나 평가는 정신분석 치료에서 행하는 분석과 REBT에서의 논박도 포함된다. 그러나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은 범죄를 저지른 내담자에게 범죄를 수용하고 격려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설령 내담자가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범죄는 비난할지언정 죄를 저지른 내담자는 여전히 가치있는 존재로 대하고 그의 존재는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다.
진실성은 치료자가 가식없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내담자에게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행동에 진솔하게 반응해야 하고, 또 그만큼 자신의 감정과 생각도 잘 알아야 한다. 진실한 치료자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을 더 개방하도록 한다. 다만 진실성은 자신의 치부나 내담자에 대한 불쾌감까지 드러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진솔한 치료자는 내담자의 경험이 불쾌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이 불쾌한지 물으면, 자신은 불쾌하다고 느끼나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이외에 공감적 이해는 내담자에게 잘 공감해주는 것을 말한다.
인간 중심 치료는 치료자에게 공감만을 강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안한 기법은 별로 많지 않다. 진실하려고 노력하기는 치료자가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지침으로, 인간 중심 치료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잘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유능함을 내담자에게 과시하거나 호감을 얻기 위한 자세는 극도로 지양된다. 적극적인 경청은 인간 중심 치료자가 액티브 경청을 해야함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 중심 치료자들은 공감적 반영과 자기노출을 할 것도 요구된다.
인간 중심 치료에서는 '지금 여기'가 강조된다. 인간 중심 치료에서 과거의 경험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며, 내담자가 지금 느끼는 생생한 감정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자는 내담자와의 상호작용에서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생각과 감정을 즉각적으로 탐색하고, 자신의 즉시적 감정을 얘기하며 확인, 논의해야 한다. 또한 인간 중심 치료에서는 고정된 치료방식이 없기 때문에, 각 치료자가 자신의 성격과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하는게 장려된다.
치료의 진행
인간 중심 치료가 특이한 점은, 치료회기를 시간으로 정하는게 아니라 내담자의 변화를 중심으로 정의한다는 점이다. 인간 중심 치료에는 치료회기라는 단어가 없고, 내담자의 변화 정도에 따라 단계를 숫자로 나눈다. 이는 인간 중심 치료가 내담자의 성장을 중시하기 때문으로, 그래서 중기 치료로 진행된다.
- 내담자는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탐색할 의향이 부족하고, 치료자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 내담자는 치료자가 자신을 존중하고 수용하고 있음을 느끼면서 조금씩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연다.
- 내담자가 자신이 계속 수용되고 있다고 느끼면, 점차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좀 더 많은 감정과 사적인 경험을 표출한다.
- 자신의 여러 경험을 얘기했음에도 수용됨을 보면서 내담자는 좀 더 자유롭고 개방적인 태도를 가진다. 여기서 자신이 겪는 문제가 결국 자신의 책임이라는 의식이 나타나기 시작하나, 아직 자신의 감정에 직면하지 못하며 표현도 못한다.
- 내담자가 자신이 있는 그대로 공감되고 수용되고 있음을 느끼면, 유기체적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자신의 내면적 감정을 수용하기 시작한다. 전에는 부인했던 감정이 이제는 자아로 통합되기 시작한다.
- 이전 단계에 비해 극적으로 발전한다. 이전에 부인했던 감정은 이제 즉각적인 현재 경험으로 수용되고 표현된다. 여기서 치료자에 대한 불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수 있게 된다.
- 치료자의 도움 없이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현실치료
현실치료는 정신과 의사 윌리엄 글래서(William Glasser)가 창시한 단기치료로, 부적응적 행동이 개인의 선택이라고 여기고 개인의 의지로 치료할 수 있다고 보는 심리치료 기법이다. 현실치료는 행동의 선택 이론에 바탕을 두는데, 행동의 선택 이론(선택 이론)에서는 인간이 자신의 5가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내면에 이상향인 '좋은세계'를 발전시키고, 이 좋은세계를 현실과 일치시키기 위해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개인의 부적응적 행동과 고통은 자신이 선택한 행동이나 좋은세계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선택 이론은 개인을 통제할수 있는건 그 개인뿐이라고 강조하며, 불행과 갈등도 본인이 직접 선택한 것이다.
현실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자발적인 변화를 중시한다. 나무위키#에서는 현실치료가 내담자가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도록 하는 치료라고 주장하나, 현실치료도 여느 치료와 마찬가지로 탄탄한 라포 하에서 진행되며 무엇보다 내담자의 의사를 중요시한다. 현실치료에서 치료자는 원하는 방향으로 내담자를 조종하는 대신,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돕는다.
이는 현실치료의 내부통제심리학 가정에 근거한 것으로, 내부통제심리학 가정에서는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하가 바람직한 것을 이미 알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치료자가 어떤 삶의 방식이 내담자에게 맞다고 강요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하며, 대신 내담자가 원하는 대로 살면서도 다른 사람들과도 잘 지낼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치료자는 내담자가 원하는 행복한 삶의 모습을 명료화하고, 그 삶을 위해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효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한다.
현실치료는 이름 그대로 현실, 즉 현재에 초점을 맞춘다. 현실치료의 목표는 내담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좋은세계를 인식하고, 이를 따라 기본욕구를 잘 충족하는 행동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치료자는 내담자들이 자신의 소망과 욕구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이를 충족할수 있는 장/단기적 목표와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다.
현실치료에서는 다음 10가지를 기본 치료원칙으로 제시한다.
- 행동을 통제할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자기자신이다.
- 타인에게 줄수 있는 것은 정보뿐이다.
- 모든 심리적 문제는 인간관계의 문제다.
- 인간관계 문제는 항상 우리 현재 삶의 일부이다.
- 과거의 일은 현재 사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현재 욕구를 만족시키고 미래에도 계속 만족되도록 계획할 뿐이다.
-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전체행동이며, 이는 4가지로 구성된다.
- 모든 전체행동은 선택의 결과이다.
- 모든 전체행동은 동사 형태로 명명되며, 가장 잘 인식되는 부분을 통해 각 요소로 명명된다.
현실치료는 내담자의 욕구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자발적 내담자에게도 효과가 있으며, 내담자의 수치심과 자책감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현재 행동에만 초점을 두기 때문에 경제적이다. 현실치료는 청소년 문제와 약물중독을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며, 학교나 교정기관, 재사회화 시설, 종합병원 등의 시설은 물론 다른 공동체나 기관의 경영에도 활용된다. 그러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대처는 조금 제한되며, 다양한 정신질환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심리적 문제를 너무 낙관적이고 단순하게 본다는 비판이 있다. 현실치료는 아들러 치료와 비슷하게 심리적 문제가 경미하거나 성장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에게 효과를 보인다.
행동의 선택 이론
현실치료는 행동의 선택 이론에 기반하여 이뤄진다. 선택 이론에서 인간은 자신의 5가지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내면에 이상향인 '좋은세계'를 발전시키고, 이 좋은세계를 현실과 일치시키기 위해 행동한다고 주장한다. 5가지 욕구는 생존과 소속감, 권력, 자유, 재미인데, 이중 생존 욕구는 의식주와 개인의 생존 및 안전에 대한 욕구이다. 소속감 욕구는 사랑 욕구로도 번역되는 것으로, 타인과 연결되어 애정을 주고받고 집단에 소속되려고 하는 욕구를 말한다. 권력 욕구는 유능감과 자기가치감을 느끼면서 힘과 권력을 탐하는 욕구인데, 이를 위해 타인을 통제하려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자유 욕구는 자율적인 개인으로서 자유롭게 행동하고 하는 욕구이다. 자유 욕구가 강한 사람은 타인에게 통제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권력 욕구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욕구이다. 마지막으로 재미 욕구는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욕구인데, 다른 욕구보다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내면의 재미 욕구는 잘 느끼지 못할수도 있다. 이러한 5가지 욕구증 어느게 강하고 약한지는 개인마다 다르며, 기본적으로 소속감 욕구가 제일 강하다. 그러나 5가지 욕구 모두를 충족하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다.
선택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평생에 걸쳐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행동한다. 이들은 자신의 욕구가 잘 충족되는 가상적인 세계를 마음속에 그리고 발달시킨다. 이 세계를 좋은세계라고 하는데, 좋은세계는 개인의 욕구와 소망이 충족된 세계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 세계'이다. 좋은세계는 자신의 욕구가 성취되었을 때의 기억과 이미지가 모여 만들어지는데, 여기서 현실치료는 주관적 현실 개념을 받아들여 현실 자체보다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좋은세계를 현실세계와 일치시키기 위해 행동하는데 이를 전체행동이라고 부른다. 전체행동은 나타나는 모습에 따라 행위, 사고, 감정, 생리적 반응으로 구성되며, 여기서 보이듯이 선택 이론에서는 사고와 정서같은 내적 운동도 행동에 포함시킨다. 전체행동은 다시 2개의 하위체계로 나뉘는데, 한 하위체계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유발하는 익숙한 행동을 반복시키고 다른 하위체계는 좋은세계에 다가가기 위해 새로운 행동을 발생시킨다. 전체행동은 좋은세계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데, 이는 흔히 아래의 자동차로 비유된다.
선택 이론에 따르면 개인의 부적응적 행동과 고통은 자신이 선택한 행동이나 좋은세계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선택 이론은 개인을 통제할수 있는건 그 개인뿐이라고 강조하며, 불행과 갈등도 본인이 직접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현실치료에서는 '우울한'이나 '불안한'을 '우울해하기'나 '불안해하기'로 바꿔 부른다. 우을증 환자는 우울한게 아니다. 그는 우울해하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부적응적 행동과 긍정적 행동
현실치료에서는 모든 심리적 문제가 불행감에 비롯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글래서는 정신과적 진단과 약물치료를 반대했고, 내담자의 문제를 진단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치료에서 심리적 문제는 기본 욕구를 효과적이고 책임감있는 방식으로 충족하지 못하거나, 5가지 욕구중 과잉 충족되거나 과소 충족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 이러한 사건은 주로 대인관계의 문제에서 오는데, 현실치료에서는 특히 부부관계에서 사랑과 재미 욕구가 주로 충족되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부적응적 행동은 긍정적인 행동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선택에 의해 나타난다. 그래서 현실치료에서는 부적응적 행동의 발생 메커니즘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행동, 즉 욕구를 충족하고 좋은세계를 실현하는 행동의 발생 메커니즘도 제시한다. 현실치료에 따르면 부적응적 행동은 3단계에 거쳐 발생한다.
1)욕구충족을 포기하는 단계에서, 사람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려는 시도가 실패하면서 좌절과 실패를 경험한다. 특히 정신과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이런 사람들이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욕구충족이 안되는 사람들은 2)부정적 증상의 단계에 이르는데, 이 단계에서 사람은 자신의 욕구와 소망을 충족하기 위해 외도, 즉 부적절한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3)부정적 중독의 단계에 이르러 사람은 부적절한 방법에서 오는 일시적 쾌감을 경험하고, 곧 여기에 중독되어 부적응적인 행동을 반복하고 만성적인 불행을 경험한다. 글래서는 섭식장애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편 긍정적인 행동은 1)변화를 추구하는 단계에서 자신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표현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변화시키려는 열의는 있지만, 확고한 의지와 실천은 부족하다. 의지와 실천은 2)긍정적 증상의 단계에서 시작되며, 이때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파악하고 책임감있는 행동을 하면서 가정과 직장에서 원만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3)긍정적 중독의 단계에서 사람들은 앞서 행한 행동들이 성공하는 것을 경험하며, 정신건강을 향상시키고 자신의 욕구와 소망을 충족한다.
긍정적 중독 행위는 현실치료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이다. 긍정적 중독 행위는 내담자의 욕구와 소망을 충족하는데 도움이 되는 행동으로,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감과 자신감, 의욕, 창조성, 정신건강을 증진한다. 현실치료는 부적응적 행동을 긍정적 중독 행위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한다. 긍정적 중독 행위는 아래 6가지 특성을 가지는데, 운동과 명상, 독서가 여기에 해당한다.
- 자신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으며 하루 한 시간은 전념할 수 있고, 경쟁적이지 않다.
- 쉽게 할수 있으며 너무 많은 정신적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혼자 할수 있고, 타인과 함께 하더라도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 자신에게 신체적, 정신적, 영적 가치가 있다고 믿어져야 한다.
- 자신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 스스로를 비판하지 않으면서 할수 있어야 한다.
치료의 실제
현실치료는 내담자가 기본 욕구를 더 잘 충족하는 지혜로운 선택을 하여 더 행복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게 하는 목적이 있다. 지혜로운 선택은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치료자는 내담자의 욕구와 소망을 명료화하고 이를 충족하는 장/단기 목표와 계획을 세우도록 돕고, 내담자가 인간관계를 좀더 만족스럽게 이끌 수 있는 효과적인 행동을 하도록 돕는다.
현실치료를 통해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고, 그가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통제할수 있음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또한 그가 타인의 통제에 희생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을 알려줘야 하며, 그래서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로 타인을 비난하는 경우 이를 적절히 제지해야 한다.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이러한 선택을 통해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
현실치료에서는 치료적 환경의 조성을 중시한다. 이는 치료자와 내담자가 상호협력적 관계를 형성하는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내담자가 우선 안전감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지시하고, 훈계하고, 설득하고, 평가하고, 비난하고, 위협하고, 강제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진단을 내리는 것도 엄금하며, 정신분석은 안된다. 대신 치료자는 내담자를 수용적이고 공감적인 태도로 대해야 하고, 지지해 주면서 내담자가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강조해야 한다.
질문하기는 현실치료의 가장 주된 기법중 하나이다. 치료자는 질문을 통해 내담자의 내면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도록 촉진한다. 그러나 여느 상담이 그렇듯이 질문은 적절한 맞장구와 병행되어야 한다. 동사로 표현하기는 현실치료의 독특한 특징인데, 현실치료에서 환자의 상태는 의도적으로 능동적/진행형 동사로 표현된다. 앞서 말했듯이 환자는 '우울한' 게 아니라 '우울해지기'를 하고 있다. 이는 내담자에게 그가 행동과 사고뿐만 아니라 정서까지 자신의 삶 전반을 통제할 수 있음을 인지시키고, 책임의식을 가지면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게 한다.
긍정적 접근은 치료자가 부적응적 행동의 해소보다는 긍정적 중독 행위의 획득에 초점을 두는 것을 말한다. 현실치료에서 치료자는 환자의 장점과 능력을 고려하여 그가 새로운 긍정적인 행동을 하도록 독려하는데, 긍정적 중독 행위가 완전히 정착하려면 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또한 치료자는 내담자의 은유적 표현을 경청해야 하며, 이를 통해 내담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직면은 현실치료에서도 사용되는 기법이며, 내담자가 책임감을 가지면서 현재의 실패한 행동을 버리고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도록 촉진하는데 사용한다. 이외에 유머도 현실치료에서 자주 사용된다.
역설적 기법은 현실치료에만 있는 기법이다. 역설적 기법은 내담자에게 치료목표와 모순되는 지시를 하는 것인데, 가령 자신이 모든 발표를 실수할 것이라고 믿는 내담자에게 다음 발표에서 3개 이상 실수를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다. 역설적 기법은 잘 사용하면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자신의 행동이 통제가능하고 선택될수 있음을 알게 하여, 내담자의 통제감과 책임감을 증진한다. 하지만 자살위험군에게 자살을 지시하는게 당연히 안되듯이, 역설적 기법은 상황을 악화시킬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신중히 실시되어야 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지시대로 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드는 경우에만 지시를 내릴수 있다.
WDEP
현실치료는 WDEP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WDEP는 내담자의 각 문제에 대응하는 틀로, 각 문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사용할수 있다. W(Wants)는 소망과 욕구를 살펴보는 단계로,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깨닫고 원하는 삶의 모습을 구체화하도록 돕는다. 이는 5가지 욕구와 관련되어 정의되며, 내담자의 좋은세계에 등장하는 심상들을 활용해 알아볼 수 있다. 이는 내담자가 좋은세계와 현실의 차이를 잘 지각하게 만든다. 내담자의 소망과 욕구를 알기 위해 치료자는 다음의 질문을 사용한다.
-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상담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 딩신이 행복함을 느끼는 좋은 삶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가요?
-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갖고 싶습니까?
- 당신이 인간관계에 만족하게 된다면, 어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 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하며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 만약 신이 당신의 3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어떤 소원을 말하시겠습니까?
- 당신이 원하는 변화를 무언가 가로막고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요?
- 당신이 원하지만 삶에서 얻지 못하리라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가요?
D(Doing and Direction)는 현재 하고있는 행동을 살펴보는 단계로, 자신의 좋은세계를 인식한 내담자가 현재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고 무엇을 추구하며 어떻게 시간을 소비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하는 단계이다. 이때 행동은 현재 행동을 말하며, 과거는 현재 행동과 관련이 없다면 모두 무시된다. 또한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원인을 환경이나 타인을 탓으로 돌리는 것은 중단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전체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하도록 격려하고 그러면서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이때 사용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무엇'은 내담자가 관심을 가지거나 추구하는 것에, '하고 있'은 내담자가 현재 하는 행동에 초점을 둔다)
- 지난주에 당신은 무엇을 했습니까?
- 내일은 무엇을 할 예정입니까?
-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 당신이 하고싶은 것을 가로막고 있는게 무엇인가요?
E(Evaluation)는 현재의 행동을 평가하는 단계이다. 내담자가 원하는 것과 현재 하는 것이 명확해지면, 이제 치료자는 내담자와 함께 현재 행동이 소망과 욕구를 충족하는데 효과적인지 평가한다. 핵심적인 평가사항은 이 행동이 내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이다. 물론 치료자의 가치판단은 최대한 배제되며, 내담자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여 행동의 유용성과 효과성을 평가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통해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이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면, 비자발적 내담자라도 행동 변화 동기를 강하게 유발할수 있다. 치료자는 다음의 질문을 통해 내담자의 평가를 촉진한다.
-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당신의 삶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최선의 방법인가?
- 지금 하는 행동이 당신을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가?
- 당신의 행동이 당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부합하는가?
- 지금 하는 행동이 타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마지막으로 P(Planning and commitment)는 새로운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단계이다. 자신의 부적응적 행동이 별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깨달은 내담자는 이제 자신의 소망과 욕구를 충족시킬 새로운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한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변화의지를 격려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을 돕는다. 계획의 수립은 내담자의 욕구충족에도 도움이 되고, 내담자가 자기 삶에 대한 통제감을 느끼게 해주어 또 도움이 된다. 새로운 행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내담자는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식하며, 치료자는 이러한 깨달음을 촉진해야 한다. 새로운 행동을 평가하는 기준은 8가지가 있는데, 아래에 제시되어 있다.
- simple
- attainable: 성취가능해야 한다.
- measurable: 측정가능하도록 구체적이어야 한다.
- immediate
- involving: 관심이 동반되어야 한다.
- controllable
- consistent
- committed: 확고한 결심이 동반되어야 한다.
치료자의 역할
현실치료에서는 치료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자는 따뜻한 치료적 환경을 구성하고 환자의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현실치료에서는 치료자가 지켜야 할 사항 7개를 제시한다.
- 따뜻하고 친근한 행동을 통해 내담자와 협동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 서로의 역할을 분명히 한다.
- 내담자가 기본적 욕구를 충족할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 내담자의 무책임한 행동에는 변명을 허용하지 않는다. 뭐라하라는게 아니고 그것이 변명임을 여러 방식으로 지적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 현재의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없다면 과거얘기는 꺼내지 않는다.
- 내담자를 처벌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합당한 결과에서는 내담자가 스스로의 책임을 느끼도록 한다.
- 내담자의 이야기에 압도되지 않는다.
치료자는 치료에서 3가지 금기사항을 지켜야 한다. 치료자는 내담자와 논쟁해서는 안된다. 논박은 REBT 가서하고, 일침은 인터넷에서만 하기 바란다. 팩트폭력은 진자 폭력이니까 역시 안된다. 치료자는 논쟁 대신 내담자가 스스로 자기 행동의 문제점을 알게 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치료자는 내담자의 변명을 받아들여선 안되고, 그것이 변명임을 확실히 해야한다. 아울러 치료자는 내담자를 쉽게 포기하고 체념해서는 안된다.
치료자는 치료과정에서 내담자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행동을 드러낼 것이 권장된다. 또한 위에서 제시한 원칙을 잘 준수해야 하고, 판단은 되도록 보류하며 유머를 사용해야 한다. 내담자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은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자기개방과 경청, 진솔함은 현실치료에서도 치료자의 덕목이다. 또한 치료자는 내담자의 침묵을 허용하고, 내담자가 결과를 인정하고 이에 책임지게 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결중심치료
해결중심치료는 대표적인 포스트모던 치료로, 말 그대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치료이다. 해결중심치료에서는 견고한 이론적 틀을 거부하고, 모든 내담자가 저마다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부적응적 행동이나 증상은 내담자의 기준에서는 정상이라고 주장하며, 그래서 증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해결중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긍정적인 행동을 증진하고 작은 변화를 도모하여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결중심치료에서는 1)문제삼지 않은 행동은 건들지 않고, 2)효과가 없으면 대신 무언가 다른 것을 실시하며, 3)효과가 있는 것은 많이 실시하는 것을 주요 전제로 한다. 해결중심치료는 비록 내담자에 대한 가정을 최대한 삼가려고 하지만, 어느 상대주의나 그렇듯이 이들도 논리적 모순은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이들은 아래와 같이 길고 긴 기본가정을 제시하면서도, 이것이 자신들의 주장과 어떻게 모순되는지 깨닫지 못한다.
- 내담자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둔다.
- 예외상황은 문제의 실마리가 된다. 예외상황이란 심리적 문제가 약해지는 상황으로, 치료자들은 이 상황을 확대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 모든 것은 변한다. 다만 내담자가 자신의 심리가 고정되어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해결중심치료는 다른 심리치료도 그러한 가정을 한다고 비판한다.
- 작은 변화는 일어나기 쉬우며 생성적(generative)이다. 즉 작은 변화가 다른 작은 변화를 낳고, 큰 변화를 낳는다.
- 협동작업은 있게 마련이다. 모든 내담자는 협조적이며, 저항은 없거나 사소하다.
-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
- 의미와 체험은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한다.
- 행동과 묘사(평가)는 순환적이다.
- 의미는 사람들의 반응에서 발생한다.
- 내담자가 내담자 심리의 전문가이다.
- 내담자가 어떻게 목표를 설정하고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내담자의 변화가 주변인과의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끼친다.
- 치료팀은 치료목표와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할 사람으로 구성된다.
심리치료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
해결중심치료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으며, 당대에(그리고 지금도) 사회학에서 유행하던 사회구성주의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다양성과 차이를 강조하면서, 기존의 지식과 모든 것들이 고정되고 객관적인 현실을 중시했다고 비난한다. 이들에 따르면 객관적인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은 이데올로기와 담론에 의해 만들어진 주관적인 견해들이다. 이를 받아들인 해결중심치료자들은 내담자들을 설명할 고정된 틀은 존재하지 않고, 부적응적 행동과 적응적 행동을 나누는 기준도 사회에 따라 달라진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내담자마다 다른 심리적 현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심리적 현실은 주관적 현실이 아니다. 이들은 진짜로 사람마다 다른 현실이 있으며, 그들 모두 진짜라고 주장한다. 환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그가 보는 것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 뿐이다.
해결중심치료자들은 기존의 심리치료를 모두 구조주의라고 명명하고, 자신들의 치료가 후기구조주의에 기반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들이 말하는 후기구조주의는 데리다와 들뢰즈 등의 실제 해체주의와는 다르다. 이들이 명명하는 후기구조주의는 개인이 각자 가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고유 지식(local knowledge)를 존중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행동적으로 드러나는 표면 현상이 우리가 알수 있는 모든 것이며(즉 무의식은 모른다), 전문가가 아니라 비전문가도 이를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사람들은 각자 행하고 말하고 기억하는 이야기들을 통해 각자의 삶을 구성할 수 있는데, 이 관점에 따르면 비전문가가 자신의 삶을 성장의 삶으로 파악하는 것은 정신분석가가 그의 삶을 파괴적 삶으로 파악하는 것과 같은 인식적 지위를 가진다.
후기구조주의적 입장에서는 이렇게 사람마다 고유한 정체성과 현실이 있다고 주장하며, 때문에 내담자들의 경험과 인식도 중시한다. 그래서 이들은 내담자의 정체성에 대한 상세한 기술을 추구하고, 내담자의 삶에 대한 풍부한 서술이 장려된다. 그리고 이들이 사회적인 기대나 규범에서 벗어난 삶의 성취를 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입장은 내담자를 어떤 특정한 틀이나 심리검사로 판단하는 것을 거부하고, 내담자마다 고유한 특성을 강조한다.
사회구성주의도 포스트모더니즘 못지않게 해결중심치료에 영향을 주었다. 해결중심치료자들은 사회구성주의에서 사회가 내담자의 심리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과, 언어적 상호작용을 통해 현실이 구성된다는 주장을 중시한다. 그래서 해결중심치료자들은 내담자의 신념을 형성한 문화적 뿌리를 중시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새롭게 만들수 있도록 내담자와의 언어적 상호작용을 중시한다. 특히 사회구성주의에 따르면 현실은 '사회'적인 구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는 협동적 과정으로 이뤄져야 한다.
해결중심치료의 기본원리
이러한 철학적 입장에 기초하여 해결중심치료는 다른 치료들과 몇가지 차이점을 보인다. 먼저 해결중심치료는 수용전념치료와 마찬가지로 내담자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둔다. 이들에게 심리적 문제는 큰 의미가 없고, 대신 내담자가 성공한 것과 성공한 구체적 방법에 관심을 가진다. 내담자의 강점과 자원은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를 치료하는데 활용되는데, 이를 위해 치료자들은 환자의 기술과 지식, 믿음, 동기, 행동, 사회적 관계, 환경은 물론 심지어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도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누가 포스트모던 치료 아니랄까봐 해결중심치료자들은 내담자의 견해를 존중한다. 어떤 이론적 틀 하에서 진단이나 분석을 하는 것은 지양되고, 치료도 특정 규범에 따라 진행되지 않는다. 해결중심치료자들은 자신들이 탈이론적으로 치료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신들이 해결중심치료 '이론'에 근거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듯하다. 이들은 정형화된 치료기법이 없는 대신, 치료목표를 달성하는 간단하고 단순한 방법을 추구하고 먼저 적용한다.
해결중심치료는 미래지향적으로 이루어진다. 과거사는 아무도 관심을 안가지고, 대신 내담자의 현재 상태와 미래의 해결방안에 관심을 가진다. 치료자들은 사람들이 모두 변한다는 신념 하에서 내담자의 예외사항을 점차 확대하여 일반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치료는 구성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내담자와 치료자의 협동이 대단히 강조된다. 치료자에 의해 제시되는 치료는 지양되고, 내담자와 치료자가 치료목표와 방법을 같이 만들어가야 한다.
해결중심치료에서는 내담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해결중심치료에서는 이 유형이 치료를 진행하고 과제를 부여하는 데에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방문형은 비자발적 내담자인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치료를 받는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없거나 타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인식하며, 이러한 태도는 치료가 시작된 후에도 잘 변하지 않는다. 방문형 환자를 대할때는 라포의 형성에 좀 더 공을 들여야 하고, 과두한 부담이나 과제를 지우지 말아야 한다.
불평형은 자신에게 문제는 있으나, 그것이 타인이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내담자이다. 이들은 자신에게 심리적 문제가 있고, 이것이 해결되어야 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의 원인은 타인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에게도 해야할 역할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 불평형 내담자들은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주변인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객형은 가장 좋은 내담자로, 자신에게 해결해야 할 심리적 문제가 있으며 문제해결에는 자신도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 내담자이다. 스스로 상담실이나 병원을 찾아오는 내담자는 고객형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대개 치료를 통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있고, 문제해결을 위해 무엇인가 할 의지가 있다. 이들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자신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과제 수행이나 성공적인 경험 탐색에서 매우 협조적이다.
치료 실제
해결중심치료는 내담자가 원하는 것을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 치료목표는 내담자와 협의하여 결정하며, 내담자가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좀 더 빨리 이해시키기 위해서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해결중심치료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데, 내담자가 해결중심치료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치료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치료가 내담자의 긍정적인 특성에 기초하여 진행되기 때문에, 치료자는 내담자의 장점과 자원, 성공적 경험을 우선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에 집중하는 태도는 지양된다.
치료목표는 내담자에게 중요하고 유익한 것이어야 한다. 이는 내담자가 내담자 자신의 전문가이기도 하고, 내담자가 원하는 목표를 치료목표로 설정하면 내담자가 목표성취를 위해 더 노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목표는 대개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작은 목표를 이뤘을때의 성취감이 내담자에게 희망을 주고 변화 동기를 증진하기 때문이다. 목표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졍하여 치료진행 정도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하며, 문제행동을 없애는 것보다는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늘리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치료목표는 현실적이고 성취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치료목표는 지금, 여기에서 시작하는 것이어야 한다. 치료방법도 내담자가 해결을 위해 지금 즉시 시행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어 다시 강조하지만 내담자와의 협조가 중요하며, 그러나 동시에 내담자에게 치료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담자도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주지시켜야 한다.
해결중심치료에서는 해결중심적 대화를 추구한다. 해결중심적 대화는 문제의 해결에만 집중하는 태도로, 해결중심치료에서는 문제의 원인은 반드시 치료방법과 관련이 없음을 강조하며 지금 여기에서의 치료를 중시한다. 이를 위해 내담자와 치료자는 함께 목표와 해결책을 세우고, 이때 치료자는 지시를 하는 대신 한발짝 뒤에 서서 내담자를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일은 소크라테스가 많이 했는데, 마찬가지로 치료자도 문답법을 통해 내담자가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예외상황을 발견할 수 있도록 촉진한다.
알지 못함의 자세(not-knowing posture)는 해결중심치료자에게 강조되는 태도로,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풍부하고 진실된 호기심을 언어적/비언어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해결중심치료에서 치료자는 내담자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내담자의 말과 행동을 좀 더 많이 알고, 더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해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내담자에게 안전감을 제공하여 정서적/내면적 억압을 제거하고 더 많은 이야기와 자기개방을 끌어낼 수 있다. 알지 못함의 자세를 위한 방법이 다음과 같이 제시된다.
- 치료자는 자신이 내담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표정, 행동, 자세 등을 통해 보여라.
- 내담자가 사용하는 핵심용어를 반복해서 사용한다. 전문용어는 저기 쓰레기통에 갖다버려라.
- 침묵의 시간을 잘 활용하라.
- 내담자의 비언어적 행동에 주목한다.
- 치료자의 관찰, 경험, 견해, 생각을 내담자와 함께 이야기한다. 자기개방을 하라는 말이다.
-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라.
- 내담자의 강점과 과거의 성공을 중심으로 지지를 제공하라.
- 내담자의 지각을 확인하라.
- 내담자의 초점을 대화로 돌려라.
- 해결중심적 대화를 확대하라. 현재와 내담자의 강점에 초점을 돌리라는 말이다.
질문기법
해결중심적 질문은 변화에 대한 질문으로, 상담 이전이나 이전 회기와 비교해서 현재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는 질문이다. 해결중심적 질문은 내담자의 예외상황을 찾아내는데 사용되고, 1회기때 내담자를 분류하고 평가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특히 1회기에 실시되는 질문(pre-session change question)은 문제해결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1회기때 하는 경우 치료자는 다음과 같이 내담자에게 질문할 수 있다.
처음 상담/치료를 신청했을 때와 치료를 받으러 오시는 사이에 어려운 상황이 좀 나아진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그런 변화를 경험하셨나요?
해결중심적 질문은 여러가지가 있다. 예외질문(exception-finding question)은 예외상황을 탐색하는 질문으로, 내담자가 인지하지 못했던 예외상황과 우연적인 성공을 찾아내기 위해 실시된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치료자는 내담자의 자원을 활용하고 자존감을 올려 예외상황을 반복하도록 동기화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외질문은 다음과 같다.
- 최근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은 때는 언제였나요?
- 문제가 해결된다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 문제가 일어나는 때와 그렇지 않은 때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 문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진 때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기적질문은 문제는 그대로 놔두면서도 내담자를 문제와 심리적으로 떨어트려서 해결책을 고안하게 하는 질문으로, 문제가 해결된 가상적인 상황이 무엇이고 내담자가 이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기적질문은 초점을 문제 자체에서 해결로 옮겨 문제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내담자가 원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내담자의 대답은 치료목표로 삼을 수도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적질문에서 가정하는 상황이 구체적이고 행동적이며 작은 것이어야 한다. 치료자는 추가적인 질문을 통해 그렇게 할 수 있다.
기적질문은 천천히 해야 하고, 기적질문을 할 것이라고 언질을 해야 하며, 침묵 기간을 허용해야 한다. '기적'이라는 단어는 제스처나 다른 방식을 통해 내담자의 주의가 집중되도록 해야 하고, 내담자에 맞게 표현을 바꿀 수도 있다. '기적'은 요술망치가 될 수도 있고, 은총이 될 수도 있으며, 이상적 가능세계가 될 수도 있다.(필자는 후자가 맘에 든다) 다음은 가상적인 노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기적질문의 예시이다.
"이제 좀 색다른 질문을 하고자 합니다. 오늘 치료 후에 여러 가지 일을 보시고 밤에 집에 가서 주무시겠죠. 그런데 주무시는 동안 기적이 일어나 어머니를 여기 오시게 한 그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셔서 이런 기적이 일어난 것을 모르지요.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지난밤 기적이 일어나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어머니께서는 처음에 무엇을 보면 기적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을까요?"
내담자의 대답은 아주 극적일 수도 있다. 가령 어떤 내담자는 앞집이 사라져 있으면 알 수 있을거라고 할 수 있는데, 통상적인 경우 앞집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한 경우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기적이겠군요. 언젠가는 그런 기적이 일어나겠지만, 지금은 아주 작은 기적을 생각해 볼까요?
이외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사용할 수 있다.
- 기적이 일어나면 선생님의 기분이 나아지신다고 하셨는데, 남편/부인 분께서는 무엇을 보면 선생님의 기분이 나아진 것을 알 수 있을까요?
- 기적이 일어나면 남편/부인은 선생님의 어떤 점이 달라졌다고 할까요?
- 몸무게가 10kg 빠지는 것을 기적이라고 하셨는데, 맨 처음 1kg이 준다면 선생님의 생활에서 무엇이 달라질까요?
척도질문은 내담자에게 문제의 심각성과 문제해결에 대한 희망, 자존감, 변화에 대한 확신, 변화하려는 의지, 문제가 해결된 정도에 점수를 매기게 하는 질문으로, 동양에서 선호되고 있다. 척도질문을 통해 치료자는 내담자가 가진 문제해결에 대한 태도를 더 정확히 알 수 있고, 내담자의 변화를 격려하고 강화하는 사람과 상황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척도질문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 1부터 10까지의 점수에서 1은 문제가 가장 심각할 때고 10은 문제가 다 해결된 상태라고 한다면, 지금은 몇점인가요?
- 4점에서 5점으로 올라가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 무엇을 보면 '아, 이게 내가 원하는 8점이구나.'라고 하실까요?
- 선생님이 1점 올라가신걸 배우자가 아신다면 그분이 어떻게 다르게 반응하실까요?
대처질문은 내담자의 대처방안에 대한 질문으로, 자신의 미래를 매우 절망적으로 보고 희망이 없다고 주장하는 내담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대처질문을 통해 치료자는 내담자으 무력감과 무력함 신념체계에 대항하면서 내담자가 일종의 작은 성공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대처질문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어머님은 그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나요?
- 어떻게 해서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을수 있었나요?
- 계속 술을 마시는 것이 어떻게 도움이 되었습니까?
- 아버님을 지금까지 견디게 한 것은 무엇입니까?
관계성질문은 내담자에게 중요한 타인의 생각과 관점, 지각을 묻는 질문으로, 사회적 관계가 중요한 한국에서 특히 효과가 좋다. 해결중심치료에서는 사람이 자신의 희망, 힘, 한계, 가능성을 지각하는 방식이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볼 지에 대한 지각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내담자는 관계성질문에 답하면서 타인의 눈으로 자신을 보게 되고, 이전에는 없었던 가능성을 발견하거나 새롭게 만들수 있다. 다음은 관계성질문의 예시이다.
- 선생님의 배우자가 지금 이 자리에 계신다고 하고, 제가 그분에게 선생님의 문제가 해결되면 무엇이 달라지겠냐고 물으면 그분은 뭐라고 말할까요?
- 지금 이 자리에 선생님의 배우자가 계신다면, 그분은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싶은 정도를 몇점이라고 할까요?
- 선생님이 저에게 말씀하신 고민을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이 들으신다면, 그분은 뭐라고 말씀하실까요?
간접적 칭찬은 말 그대로 간접적인 칭찬으로, 내담자의 어떤 측면은 긍정적이라는 암시를 주는 질문이다. 이는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강점이나 자원을 스스로 발견하게 하며, 직접적 칭찬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간접적 칭찬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 선생님은 자녀 모두를 특별하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 만약 선생님의 친구들이 여기에 있어서 제가 친구분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친구분들이 뭐라고 대답하실까요?
- 그렇게 하는 것이 부인/남편에게 좋다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치료과정
해결중심치료는 1회기와 다음 회기로 나뉜다. 1회기에 내담자에 대한 분류가 이뤄지고, 그 다음에는 내담자 유형에 맞는 치료가 실시된다. 앞서 말했듯이 해결중심치료는 단기치료이며 내담자의 상태에 따라 2-3회기 내에 치료가 종료될 수도 있다.
모든 회기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한 회기는 50분 정도 걸리고, 40-45분동안 치료가 실시된다. 이후 내담자는 5분간 휴식시간을 가지고, 이후 5분간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메시지는 주로 다음 회기 전에 해야할 일에 대한 지시를 포함한다. 해결중심치료는 팀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팀이 있는 경우 치료팀은 반투명 유리나 비슷한 설비를 통해 치료자와 내담자의 상호작용을 계속 관찰한다. 그 후 휴식시간 동안 치료자와 함께 치료과정을 검토하고 자문하면서 메시지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경우 치료 도중에도 전화를 통해 개입할 수 있다.
1회기에 치료자가 하는 일은 내담자의 유형을 분류하는 일이다. 치료자는 라포 형성 작업을 수행하고, 이후에 여러 질문을 통해 내담자를 분류한다. 내담자의 유형과 질문에 답하는 방식에 따라 치료자가 할 일도 달라진다. 1회기에 하는 질문은 정형화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이 실시된다.
- 내담자 유형 확인
- 고객형->1번
- 비 고객형->여기 온 것에 대해 칭찬하고, 다음 회기에 오는 것을 약속한다. 별다른 과제는 없다.
- 1)여기 오신 목적이 무엇인가요? - 내담자가 원하는 목표 파악
- 목표가 있다->2번
- 목표가 없다->비 고객형
- 2)언제 문제가 일어나지 않나요? - 예외상황 확인
- 예외상황 있다->3번
- 예외상황 없다->4번
- 3)예외상황이 의도적으로 발생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발생했는지 확인한다.
- 의도적->예외적인 상황을 더 만들어내는 것을 과제로 부여
- 우연적->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게 하기. 예외상황이 언제 어떻게 발생하는지 탐색하고, 지금부터 다음 회기 사이에 얼마나 발생할지 예상하기
- 4)문제가 다 해결되었다면, 어떻게 조금이라도 다르게 행동할까요?(기적질문)
- 예외사항을 찾음->그러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행동하면 무엇이 달라질지 알게 하기. 상정하는 기적이 너무 크면 범위를 좁힌다.
- 예외사항을 못찾음->다음 회기때까지 알아오기. 또한 다음 회기까지 상황이 나빠지지 않았다면, 왜 나빠지지 않았는지 관찰하기.
이렇게 유형분류가 끝나면 2회기부터는 조금이라도 나아졌거나 변화된 지점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를 진행한다. 방문형의 경우 변화가 없다고 부정할 확률이 높은데, 변화가 없을리가 없으니 세세한 변화라도 찾아서 보고하도록 수를 써야 한다. 변화한 점이 발견되면 이는 EARS 절차에 따라 개입이 실시된다. E(Elicit)는 도출로, 구체적으로 무엇이 나아졌는지 탐색하며 예외상황을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A(Amplify)는 확장으로,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이를 확장시킬 토대를 마련한다. R(Reinforce)는 강화로, 내담자의 변화에 가치와 관심을 부여하여 해당 행동을 강화한다. S(Start again)는 주제 전환으로, 다른 변화점은 없는지 질문한다. 이런 방식으로 예외상황을 찾고 확대시키는 것이 치료자가 하는 일이다.
메시지는 일종의 피드백으로, 다음에 할 일과 칭찬을 포함한다. 메시지는 칭찬, 연결문(bridge), 과제(task)로 구성되는데, 칭찬은 내담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에서의 성공과 여기서 드러나는 강점을 칭찬하는 것이다. 과제는 말 그대로 과제고, 연결문은 칭찬 다음에 나오는 제안과 과제를 연결하여 과제와 제안에 근거를 부여하는 작업을 말한다. 과제는 내담자의 유형에 따라 달라지는데, 방문형은 과제가 없고 메시지에 칭찬과 재방문 격려만이 포함된다. 불평형은 조금 나뉘는데, 내담자가 예외질문과 기적질문에 모두 없다고 답한 경우에는 그러한 것들을 잘 관찰하고 생각해서 오게 하는 생각/관찰 과제를 첫 과제로 부여한다. 만약 둘 다 있다고 한다면, 예외상황을 주시하도록 하는 과제를 부여한다. 고객형의 경우 예외상황이 있다고 답하면 예외상황을 더 많이 만들도록 하는 실행과제를 부여하고, 아니면 기적상황을 가정하여 행동하게 하는 실행과제를 부여한다.
해결중심치료의 평가
해결중심치료는 21세기에 떠오르는 포스트모던 치료 중 하나로, 점점 효과를 입증하면서 널리 퍼지고 있다. 대부분의 심리치료가 내담자의 문제를 평가하는데 긴 시간을 보내는데 반해, 해결중심치료는 내담자가 원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 진행되므로 비용을 절약하고 단기에 치료가 끝난다. 또한 환자의 강점과 성공에 집중하기 때문에 환자의 소극적 참여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리고 해결중심치료는 문제의 배경이나 원인을 상관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꺼리는 한국인에게 잘 적용된다. 실제로 한국에서 실시되는 가족치료는 대개 해결중심치료의 관점에서 시행된다. 초보 치료자가 실시하기 좋다는 점도 해결중심치료의 장점 중 하나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자칫 환자에게 자신을 경청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치료가 파토날 수 있다. 또한 해결중심치료는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게 아니라 긍정적인 행동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자체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별 도움이 안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해결중심치료는 포스트모던 치료기 때문에, 치료자가 상대주의자가 아니라면 사용하기 힘들다. 해결중심치료자들도 그러하긴 하지만 많은 심리치료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이 뭔지도 모르고, 치료목표와 적응적 상태를 객관적으로 규정한다. 이는 그들이 해결중심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이야기치료
이야기치료는 해결중심치료와 함께 대표적인 포스트모던 치료로, 내러티브 개념과 해체주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에 더 충실하다. 이야기치료에서는 개인의 정체성과 삶을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서사, 그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가진 이야기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정신질환은 환자들이 자신의 삶의 이야기, 삶의 내러티브를 문제가 가득한 이야기로 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며, 이 이야기를 수정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야기치료는 해결중심치료보다 실제 포스트모더니즘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특히 이야기치료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핵심인 내러티브 개념을 받아들이는데, 이야기치료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과 마찬가지로 여러 개의 내러티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사람의 삶은 여러 이야기와 주제가 합쳐진 '내러티브'이며, 내러티브가 개인과 가족, 집단의 정체성을 구성한다. 다르게 말하면 개인은 이야기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삶을 조직하고 해석한다고 이야기치료에서는 주장한다.
이야기치료에서는 역동 개념을 거부한다. 이들은 개인의 역동이 무의식적 기제가 아니라 문화적 영향에 의해 형성되며, 그 개인이 살아가는 사회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의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역동은 개인으로 하여금 사회에 순응하게 만들고, 사회의 지배체제를 내면화한다. 해체주의자들은 사회가 우리에게 강제하고 내면화시킨 지배 이데올로기를 파헤치고 해체하여 저항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야기치료자들도 마찬가지로 환자의 이야기를 꺼내서 해체함으로써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마르크시즘에서 기원을 찾을수 있고, 보다 직접적으로는 페미니즘에서 유래했다.
이야기치료는 해결중심치료와 함께 촉망받는 포스트모던 치료로, 가정폭력이나 인종차별 등 사회구조적 측면이 강한 삶의 문제들을 다루기에 좋다. 또한 현실 이해와 문제해결에서 다양성을 중시하는 만큼 기존 치료보다 더 다양한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야기치료는 역사가 짧은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에서 CBT와 함께 주류 치료로 존재하며 많은 정신분석 치료자와 인지치료자가 이야기치료로 전향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을 심리치료에 적용한 것이기 때문에, 철학적 개념을 심리치료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애초에 적응적 행동이 지배담론의 결과라면, 환자의 적응적 행동을 키우는 것은 지배담론의 폭력적인 개인지배가 아닌가? 또한 해결중심치료와 마찬가지로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는 이에 비판적인 치료자들과 환자들에게는 거부될 수 있으며,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데에는 아무 기여도 하지 못한다.
기본전제
이야기치료에서 인간은 해석하는 존재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삶의 사건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시 역으로 사람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이야기치료에서는 이 이야기가 곧 사람들의 삶의 '현실'이라고 주장한다. 이중 어떤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경험을 유발하고 인생을 괴롭게 만드는데, 이를 밝혀내고 해체하는 것이 이야기치료자가 할 일이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의 아들답게, 이러한 이야기는 사회적으로 형성된다. 비록 직접 이야기를 만드는건 개인이지만, 사회의 이데올로기와 문화적, 역사적 맥락은 개인이 삶의 사건을 해석하고 이야기를 만드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맥락이 다른 사람들은 서로 삶의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며, 때문에 서로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이야기치료에서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이들에 따르면 인간의 정체성은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속적으로 새로 만들어지는데, 왜냐하면 정체성이란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사회적 산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타인이 나를 보는 시각과 내가 타인과의 경험에서 나를 보는 시각이 이 질문에 답하는데 영향을 준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자들은 환자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환자의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
이야기치료에서 환자들의 문제는 그 사람 자체와 분리된다. 사실 이야기치료는 해결중심치료와 마찬가지로 환자들의 문제를 포스트모더니즘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이들은 사람들의 정신질환이나 심리적 문제란 담론을 기준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사회의 지배적인 담론(과 이를 만드는 지배자들)이 문제라고 정의한 것이 심리적 문제가 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치료자들로 하여금 환자들에게 심리적 문제와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보게 하고(외재화), 둘 간의 관계를 수정하게 만든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이야기와 관련되고, 이야기에 의해 결정된다. 개인의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이야기들은 개인의 정체성과 문제를 만들고, 동시에 사회의 압력을 받아서 개인에게 영향을 끼친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근대 서사를 중심서사로, 다른 서사를 주변서사로 보듯이 이야기도 급이 있는데, 환자의 삶에서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지배적 이야기라고 하고 주변서사를 부수적 이야기라고 한다. 이야기치료는 환자의 부적응적인 지배적 이야기 대신 적응적인 부수적 이야기를 새로운 중심서사로 끌어오는 것이다.
이야기치료가 여러 면에서 다른 견고한 치료들(CBT 등)과 대비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이야기치료에서는 인간 중심 치료나 현실치료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능동적인 존재로 본다. 이들에 따르면 인간은 자질과 의도, 삶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며, 이들은 이야기과 정체성의 형성에도 영향을 끼친다. 치료자들은 대화를 통해 환자들이 지향하는 삶의 가치를 찾아내 이를 중심으로 환자의 정체성을 재구성할 수 있다.
치료방법
이야기치료는 환자에게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는 기존의 지배적 이야기를 밀어내고, 환자가 선호하는 대안 이야기를 지배적 이야기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이야기치료의 궁극적 목표이고, 단기적 목표는 현재 환자의 이야기가 환자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야기치료는 가족치료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족 구성원들의 각자 다른 삶의 목표를 일단 인정하고 나중에 치료적 대화를 통해 이들 목표들을 공통된 삶의 가치나 지향으로 연결시킨다.
정신분석 치료에서 환자의 무의식을 먼저 분석하듯이, 이야기치료는 환자의 사회적 맥락을 먼저 분석한다. 치료자들은 환자가 가진 문제의 내력과 사회적 맥락을 탐색하고, 환자의 문제와 문제해결 방법이 사회적으로 구성된 것임을 환자에게 주지시킨다. 그리고 문제가 일시적으로 해결되었던 경험을 분석하여 문제에 대해 새로운 문제해결 기술과 지식을 가진 부수적 이야기를 찾고, 이를 지배적 이야기로 끌어올린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이야기가 치료자의 전문지식보다 우선시되며, 환자가 이야기의 주 저자이고 치료자가 공동 저자인 것처럼 행동한다.
해체하기는 이야기치료의 가장 일반적인 기법이다. 이야기치료에서 해체는 해체주의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문제가 발생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파헤쳐 고발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환자에게 그 문제가 어디서 온 것인지, 문제를 더 키우는 광범위한 문화적 신념이나 생각이 있는지 질문한다. 그리고 문제가 환자의 내면이 아니라 사회의 기대와 규범, 관행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지시키는데, 이것이 성공하면 환자에게 가해지는 문제의 압박을 완화하고 환자와 문제를 분리시킬 수 있다.
치료적 문서는 치료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성과들을 가시화하고 보존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로, 회기내용과 문제를 다루는 환자 나름의 지식과 기술, 환자가 선호하는 정체성, 성과 등을 기술한 편지, 메모, 진술서, 목록, 수필, 계약서, 증서 등이다.(형식은 무제한이다) 치료적 문서는 치료적 편지로 활용될 수도 있으며, 자기자신이나 치료자에게 보내는 편지나 미술작품, 시 등 다양한 형태의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
치료의 진행
이야기치료도 해결중심치료와 마찬가지로 빠르면 1-2회기 내에 치료가 끝날수도 있다. 대개 일주일 간격으로 50-60분 정도 치료가 실시되지만, 이는 매우 유동적이다. 밑에서 다룰 외부증인집단이 참여하는 경우 회기는 2시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야기치료는 총 4단계로 진행되는데, 간단하게 기존 이야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고 그 다음에 대안이야기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한다.
첫번째 단계는 문제의 경청과 해체 단계로, 이 단계에서는 환자의 심리적 문제를 분석하면서 환자의 지배적 이야기를 탐색한다. 이때 치료자는 문제를 외재화하여 환자가 자신과 문제를 분리해서 보고 문제와의 관계를 수정하도록 한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지배적 이야기의 영향을 평가하고, 탐색하게 되는데, 외재화지도(이야기치료에서는 각 단계의 기법을 지도라고 부른다)에서는 다음의 단계를 통해 외재화를 진행한다.
- 문제 이야기를 경청하고 외재화. 문제에 이름을 붙이고 의인화하여 문제를 환자와 별개의 실체로 보도록 하는데, 문제의 이름은 환자에게 익숙한 어휘여야 한다.
- 문제의 영향 탐색. 문제가 환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원치않은 상황을 만들어내는지 질문한다. 특히 환자에게 의미있는 삶의 영역에 집중한다.
- 문제의 영향에 대한 자기입장 정리.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결과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환자에게 질문한다. 이 단계에서는 환자가 자신을 자기 삶의 주체로 자리매김하도록 촉진해야 한다.
- 자기 입장에 대한 이유 설명. 환자가 입장을 정하면, 어떤 근거로 그러한 평가를 내렸는지 질문한다. 그리고 문제가 환자의 삶의 목적과 희망, 미래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질문한다.
두번째 단계는 부수적 이야기 구축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환자가 가진 독특한 결과를 분석하는데, 독특한 결과(unique outcomes)는 처음에는 예측하기 어려웠으나 커다란 의미와 변화 잠재력을 가진 결과를 말한다. 독특한 결과는 성공적인 결과이면서 지배적 이야기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독특한 결과를 조망하고 분석하여 부수적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다. 치료자가 할 일은 독특한 결과를 조망하고 외재화하는 것으로, 외재화 방법은 위와 동일하다.
세번째 단계는 대안이야기 구축 단계로, 말 그대로 대안이야기를 탐색하여 만드는 단계이다. 이를 재저작지도라고도 하는데, 재저작지도(reauthoring)는 독특한 결과를 중심으로 환자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것을 말한다. 치료자는 독특한 결과와 연관된 환자의 과거 사건을 탐색하고, 이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엮어 시간의 흐름 속에 특정한 주제와 관성을 찾는 이야기로 발전시킨다.
이야기치료에 따르면 개인의 이야기는 정체성 영역과 행동 영역에서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행동 영역은 여러 사건이 특정한 주제 하에서 시간순으로 배치된 영역이고, 정체성 영역은 개인적 자질이나 특성 및 소신, 헌신을 중심으로 개인의 삶의 목적과 지향을 통해 이들을 다시 조망하는 영역이다. 환자의 대안이야기를 구축할때는 행동 영역과 정체성 영역을 동시에 신경써야 하는데, 치료자는 환자에게 사건들의 시공간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질문하여 행동 영역에 대안이야기를 각인시키고, 환자가 무엇을 지향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이야기하여 정체성 영역에 이야기를 각인시킨다.
마지막 단계는 대안정체성 구축 단계로, 전 단계에서 제안된 대안이야기를 공고화하는 단계이다. 3,4단계 모두 대얀이야기를 만드는 단계라서 이 둘은 서로 구분되지 않게 연속적으로 이뤄진다. 회원재구성 지도(re-membering)는 여러 사람들을 고려하여 환자의 정체성을 재형성하는 작업인데, 이야기치료에서는 환자에게 중요한 여러 사람들이 모여 환자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인생클럽을 가정한다. 환자의 정체성은 인생클럽에 속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데, 환자는 특정 회원을 우대하거나 자격을 해지하거나, 등급을 조정하고 의견을 무시/수용하여 인생클럽을 통제할 수 있다. 회원재구성 지도에서 환자는 인생클럽에서 각 회원들과 자신의 영향력을 탐색하고, 능동적으로 자신에게 의미있는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를 지지하는 인물의 영향력을 키운다.
정의예식은 대안이야기와 대안정체성을 구축한 환자들이 이들을 공고화하는 작업이다. 정의예식은 말 그대로 예식으로, 실제 타인으로 구성된 외부증인집단에게 자신의 대안이야기를 인정받음으로서 대안이야기를 사회적으로 공고히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외부증인집단은 다른 치료자나 인생클럽 회원, 혹은 지역사회 관련자로 만드는데, 환자들과 외부증인들은 환자의 환자의 이야기와 정체성에 대해 서로 말하고 말해주면서 이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게 한다. 정의예식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 말하기: 환자가 자신의 대안이야기를 외부증인들에게 말한다.
- 1차 다시 말하기: 외부증인은 대안이야기에서 자신이 인상깊었던 부분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지침에 따라 환자의 대안이야기의 일부를 반복해서 말한다.
- 2차 다시 말하기: 다시 환자가 이야기를 말하고, 외부증인이 이를 반복한다.
- 3차 다시 말하기: 다시 말하기를 실시하되, 이번에는 외부증인이 환자의 대안이야기를 말하고 환자가 반복한다.
기타 치료들
앞서 소개한 치료기법들이 심리치료에서 메이저하면서 주로 가르치는 기법들이다. 그러나 이외에도 다양한 치료기법들이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실시되고 있다. 사실 위에서 소개한 치료이론들도 한때는 비주류로 시작했음을 기억하라. 아래는 현재 메이저하진 않으나,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시행되는 치료들을 서술한다.
게슈탈트 치료는 내담자가 자신의 생각과 행동, 경험을 인식하여 스스로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만드는 치료기법이다. 게슈탈트 치료자들은 인간중심치료와 마찬가지로 내담자를 따뜻하게 대하면서, 내담자에 대한 인상을 다시 환자에게 반영한다. 초점은 게슈탈트 치료자들이 사용하는 기법인데, 회기중 내담자가 경험한 행동이나 경험에 대해 그것을 내담자 본인이 어떻게 느끼는지 깨닫도록 만든다. 빈 의자 기법은 내담자 앞에 빈 의자를 두고 내담자의 주변인이 앉아있다고 상상하도록 하는 기법으로, 내담자는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후 자리를 바꿔서 그들이 할 만한 대답을 한다. 게슈탈트 치료는 상담과 코칭에 주로 사용된다. 17
나이칸 치료와 모리타 치료
나이칸 치료와 모리타 치료는 sato가 고안한 심리치료 기법으로, 불교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으며 일본의 집단주의 문화권에 특화되어 있다. 사토(sato)는 문화권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정립함을 들어, 동양은 서구 개인주의 사회와 다른 방식으로 자아를 확립하기 때문에 심리치료적 접근도 다르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모리타 치료와 나이칸 치료는 이러한 일본적 배경을 반영하는데, 모리타 치료는 18 ACT처럼 환자에게 감정을 받아들이라고 가르친다. 모리타 치료에서는 자신의 감정이 어떻든 목적을 위해 행동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환자도 그렇게 하도록 만든다. 나이칸 치료는 환자가 자신이 타인에게 받은 것을 떠올리고 그들에게 보답하도록 만드는데, 나이칸 치료는 환자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 특히 어머니에게 진 빚을 깨닫도록 만든다.
여성주의 상담
여성주의 상담은 페미니즘에 기반한 심리치료로, 환자들이 겪는 문제가 가부장제에서 비롯되었으며 가부장제를 깨고 페미니스트가 되면 문제가 완화된다는 것이 주요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페미니즘의 영향을 상당히 받았으며, 환자도 주로 여성이다. 여성주의 상담의 실제 효과에 대한 연구를 보면 여성주의 상담은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우울증을 완화하지 못하며, 19 여성주의 상담이 여성 환자들의 자존감을 향상시켜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비일관적이다. 20 21
자조집단(AA)
AA는 집단치료의 일종으로, 특정한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모여서 문제해결을 위해 토론하고 단합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유명한 AA는 알코올 중독으로 모인 Alcoholics Anonymous로, 사실 AA란 명칭도 거진 여기서 온 것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AA의 참여자는 200만이 넘고, 알코올 AA는 12단계라는 자체적인 규율을 정해 이를 실천한다. AA 참여자는 실제로 경과가 더 좋으나, 22이는 AA 자체의 효과라기보다는 질병 경과가 좋지 못한 환자들(가령 성실성이 낮은 환자)이 AA에서 탈퇴한 결과라는 비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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