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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저장고
이상심리학 서론 본문
정신질환은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지만, 건강문제를 고려하는 전문가라면 정신질환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미국인의 절반 정도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경험하며 20% 정도는 지금 병을 앓고 있다. 1이들은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생산성에 지장이 생기면서 무엇보다 본인들이 행복을 경험하지 못한다. 2정신장애는 심혈관 질환에 이어 건강에 가장 큰 문제를 주는 2번째 요인으로, 3실제로 불안장애 환자들은 다발성 경화증이나 말기 신장염 환자들보다 일상에 지장이 더 많으며, 4이와 관련하여 연간 423억(인당 1542달러)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5
이상심리학(abnormal psychology)은 인간의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연구하는 과학이다. 이상심리학은 심리학의 가장 오래된 분과이지 가장 중요한 분과중 하나로, 비록 여기에서는 임상심리학의 일부로 분류되었지만 실제 심리학자들은 이상심리학을 기초심리학으로 간주한다. 이상심리학은 대표적인 의학 모델 중 하나인데, 의학 모델(medical model)은 정신장애가 뚜렷한 원인과 증상을 가지고 치료가능한 질병이라는 입장이다.
이상심리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정신질환에 걸려 있다거나, 자신이 오늘 배운 정신질환이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이라고 믿거나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상심리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모두 이상한 사람들이어서 그런게 아니라, 괜히 그런 내용을 배우니까 지레짐작을 해서 그런 것으로 다른 병리학 수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그러니 괜히 걱정하지 말고 하던 일에 전념하기 바란다. 6
이 분야의 주요 저서로는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김청송,싸이앤북스,2020)>이 있다.
이상심리학은 사람의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연구하는 심리학이다. 여기서 이상행동(abnormal behavior)은 객관적인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개인의 비정상적이거나 부적응적인 심리적 특성을 의미하고, 정신장애(mental disorder, 정신질환)는 다양한 증상이 특정 패턴으로 나타나 인간의 적응에 큰 문제를 초래하는 이상행동의 집합을 말한다. 이상행동은 인지, 정서, 행동 등 개인의 다양한 심리적 측면을 포함하며, 부적응적인 결과, 즉 사회에 적응하거나 현실을 인지하는데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이상심리학은 이러한 이상행동과 이것이 초래하는 정신장애의 특성, 원인, 병리학을 연구하고 치료법을 개발하고자 하는 심리학이다.
정신질환, 정신장애 등 '정신'이라는 단어가 붙는 단어는 주로 정신의학에서 사용되는 반면 이상행동, 이상심리, 심리장애 등 '이상'이나 '심리' 등의 단어가 붙는 단어는 주로 임상심리학에서 사용된다. 둘 사이에 큰 차이는 없지만, '정신'장애의 경우에는 전문가의 개입이 있어야 치유가 가능한 심각한 정신상태에 주안점을 두는 반면 '심리'장애나 '이상'행동은 큰 문제가 되지 않거나 문제가 되더라도 일상적인 개입(지인의 충고, 교육자의 도움 등)을 통해 해소될 수 있는 정신상태에 초점을 둔다. 비슷하게 정신질환(mental illness)이나 정신병리(psychopathology)도 정신의학에서 선호하는 단어이며, 한편 개개의 이상행동은 증상(symptom)이라 불리고 여러 증상들이 동시에(그리고 빈번하게) 등장하는 경우 증후군(syndrome)이라 한다.
과거에 정신질환은 크게 신경증과 정신증으로 나눴다. 신경증(neurosis, 노이로제)은 정신기능이 붕괴되지 않은 채 기능상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으로, 신경증 환자들은 심리적 불편을 겪고 있긴 하지만 생활상에 심대한 장애를 겪지는 않는다. 이들은 현실적인 판단력을 유지하며 다만 특정 문제에서만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이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으며,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신경증이다. 반면 정신증(psychosis)은 정신기능이 붕괴된 질환으로, 환자들은 일상과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이들은 망상과 환각으로 인해 현실 판단력에 큰 문제가 생기며 이로 인해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입원치료가 요구되며, 대표적으로 조현병이 정신증에 속한다.
한국은 성인 6명 중 1명이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의 27.6%는 일생에 적어도 한 번은 정신질환을 경험했고, 16%는 1년에 한번은 경험했다. 그러나 정신질환 경험자 중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사람은 15.3%에 불과했는데, 이는 한국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 정신과 의료시스템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OECD에서 지난 20년간 정신질환으로 인한 입원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나라이지만, 여전히 입원하려는 시간은 늦어서 정신병동에 입원하는데 영국(30주)이나 미국(52주)에 비해 더 오랜 시간(842주,1년 반)이 걸린다. 입원기간도 OECD 평균의 4배이고, 자살률 또한 높기 때문에 정신의학자들은 정신질환에 대한 한구 정부의 더 많은 관심을 촉구한다.
사람들이 정신병이라 부르는 행동들은 실제로 이상행동에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일반인이 정신병인것 같다며 찾아오는 증상 대부분은 이상행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반면 신내림처럼 명백한 이상행동 중에는 일반인에게 이상행동으로 여겨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상행동을 정의하는 것은 곧 어떤 행동들을 정신장애로 분류하는 것이며 그 행동이 치료의 대상이 되어야함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이상행동으로 분류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DSM-5라는 진단기준을 만들고 그에 따라 정신병을 진단하는데 DSM을 비롯한 학계의 표준은 다음 4가지의 기준을 두루 살펴보아 정신질환을 정의한다.
- 통계적 기준(statistical norm): 비정상적인 행동을 정의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냥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다 이상행동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그럼 대체 정상적인 행동이 뭐냐고 질문할 수 있지만, 심리학자들은 인간행동을 수치화하는 편리한 방법을 개발했기 때문에 어떤 심리검사를 만들고 양측의 희귀값을 모두 이상행동으로 처리하면 된다. 예를 들면 불안에 관한 심리검사를 실시할때, 불안이 강한 상위 1%와 하위 1%를 모두 이상행동으로(각각 불안장애, 조증) 정의하는 것이 이러한 예가 되겠다. 실제 판단에서는 평균에서 2 표준편차만큼 떨어지면 비정상으로 정의되는데, 이 구간에 들어가는 비율은 전체 인구 중 약 4.2%이다. 이 방법은 다른 어떤 기준보다 객관적이지만, IQ 130의 고지능자처럼 명백히 정상적인 사람들도 정신질환자로 몰아붙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 사회문화적 기준(sociocultural norm): 이상행동을 정의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은 사회적 기준에 일치하지 않으면 이상행동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이런 경우 이상행동보다는 '미친놈'과 같은 표현을 사용했으며, 지금도 많은 일반인들은 사회문화적 기준에 따라 이상행동을 정의한다. 가령 어떤 사회에서는 부모와 함께 살며 부모를 봉양하는게 마마보이로 간주되지만, 어떤 사회에서는 반대로 하면 불효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국경을 이동하는 행위만으로 정신질환 여부가 사라진다면, DSM을 만들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실제로 가출과 동성애는 실제 부적응적 측면이 약하거나 없음에도 정신질환으로 간주된 반면, 신내림은 심대한 부적응적 측면이 존재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정신질환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 주관적 불편감(subjective discomfort)과 개인적 고통(personal distress): 이 기준은 아마 가장 합리적으로 보이는 기준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서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 이를 이상행동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가령 강박장애 환자들은 무언가를 씻거나 정리하는 강박적인 행동을 하면서 강한 불편감을 호소한다. 또한 우울증 환자들도 자신의 마음이 매우 아프다고 호소한다. 이처럼 많은 정신질환이 심리적 고통을 초래하기 때문에 심리적 고통은 정신질환을 판별하는 유효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조현병 환자, 사이코패스, 망상장애 환자 등은 자신의 질환에서 전혀 심리적 고통을 느끼지 못하며, 자신이 정신질환자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에 일반인들의 자연스러운 슬픈 감정마저도 병으로 취급해서 없애버리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9
- 적응 기능의 손상(maladaptation,부적응성): 정신질환은 앞서 말했던 부적응적 행동, 즉 사회에 적응하거나 현실을 인지하는데 좋지 않은 이상행동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정신질환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적응(adaptation) 기능의 저하이다. wakefield는 개인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신체적 특성이 개인이 자연선택을 통해 내재된 적응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방해하면 그특성을 이상행동으로 간주하자고 하였다. 10예를 들어 주의집중력이나 기억력이 과도하게 저하되거나 불안, 우울 등 특정 감정이 과한 경우 사회적, 직업적 활동에 악영향을 줄뿐 아니라 인간이 타고난 사회적, 인지적 기술을 활용하는데도 장애가 주어진다. 이처럼 어떤 특성이나 행동이 개인의 행동에 명백한 악영향을 준다면 이는 이상행동으로 고려할 만 하다. 그러나 적응적 행동과 부적응적 행동의 경계가 모호하고 평가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 기준만으로는 정신질환을 진단하는데 한계가 있다.
DSM-5에서는 정신장애를 '다양한 심리적 증상이 생활 전반에 걸쳐 심각한 부적응을 초래하는 경우'라고 정의한다. 이를 보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적응 기능의 손상이다. 정신과 의사들과 임상심리사들은 이러한 4가지 기준을 통해 어떤 이상행동이 정신질환인지 여부를 판단하며, 대부분의 정신질환이 저 중 하나의 기준만 충족하기 때문에 적응 기능이 손상되었는지의 여부를 중심으로 이상행동을 판별한다. 이외에 심리검사 상 기준에서 심하게 이탈했거나, 이전에 정신과 병력이 있거나, 법정에서 정신이상자로 판명되었거나,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무의식적 동기가 심각한 경우도 이상행동으로 분류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논란이 많다.
정신장애의 진단
이상심리학에서 진단(diagnosis)은 '심리적 증상을 가진 사람을 분류체계에 따라 특정 진단기준에 할당하는 작업'을 말한다. 여기서 diagnosis는 구별, 식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환자들이 앓고 있는 이상행동은 서로 매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지만, 놀랄 만큼 공통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이상행동들을 공통점과 유사성에 근거하여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범주로 체계화하는 일은 전문가들의 소통과 환자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심리평가를 거쳐 환자의 문제를 진단한다.
정신장애는 보통 범주적 분류 기준에 따라 분류된다. 범주적 분류는 정신장애를 증상의 질적 차이에 따라 불연속적인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다. 가령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거나, 성격을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나누는 것과 같다. 이러한 범주적 분류는 정신장애 진단이 탄생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주류로 사용되고 있으나 치료에서 유용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차원적 분류는 정신장애를 양적인 차원에서 평가하는 것을 말하는데, 가령 같은 우울증 환자라도 우울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다시 나누는 것이다. 차원적 분류를 사용하는 경우 의사는 환자를 증세의 심각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중증도, 최중증도로 나눈다. 차원적 분류를 취하는 전문가는 근래에 들어 늘어나고 있으며 DSM-5에서도 조현병 등에 일부 반영되었다.
정신장애를 진단하는데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은 DSM이다. DSM은 미국 정신의학회에서 발간하는 진단기준으로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의 약자이다. 주로 북미와 호주, 동아시아에서 정신장애를 진단하는데 사용되며, 안에는 정신의학자들이 진단하는 모든 정신장애가 20개의 범주로 나열되어 있다. 1952년에 처음 DSM-1이 출판되었으며, 20세기 말 반정신의학 운동이 있은 이후 대대적으로 수정되었고, 21세기 현재는 DSM-5가 출판되었다.
DSM-5는 현재 영미권(영국 제외)과 동아시아에서 사용되고 있는 진단기준이다. DSM-5는 정신장애를 9개 범주로 분류하며, 총 106개의 정신장애와 541개의 진단명, 8개의 추가예정 진단명(아직 존재가 확실시되지 않은 정신장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장애는 차원적 분류가 적용되며(혼합형 범주 차원 모형, categorical-dimensional model), 한 장애가 다른 장애의 속성을 다수 가지고 있으면 달리(other specified)를 붙이고 불충분한 정보 하에서 진단이 이뤄진 경우 명시되지 않은(unspecified)이라고 분류한다. DSM-5에는 문화고유장애도 포함된다.
ICD는 국제질병분류법(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의 약자로, 질병을 진단하는 가장 공식적인 기준이다. 1900년에 ICD-1이 처음 발간되었고, 이후 WHO가 계속해서 개정판을 발간하고 있다. 모든 질병을 다루기 때문에 정신장애도 ICD에서 다루는데, 1939년 발간된 ICD-5부터 독립된 장으로 정신장애를 넣어 정신장애를 진단기준에 포함시켰다. ICD는 주로 유럽이나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사용되며 국가기관에서 공식적인 통계를 제출할때는 ICD 기준이 사용된다. 최근 2019년 5월 18일 ICD-11이 WHO에서 승인되어 보급되는데, ICD-11에서 게임중독(gaming disorder)을 정신장애로 분류하여 학계 내외에 많은 논쟁이 있다.
어떤 학자들은 진단이 환자를 치료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진단무용론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정신과적 진단은 개인 특이적인 정보를 무시하게 하고 환자를 고정관념의 틀에 가두며, 이는 치료자는 물론 환자에게도 낙인을 부여할 수 있다. 사실 많은 환자들은 둘 이상의 정신질환을 앓는데, 러한 공병(comorbidity) 환자들을 하나의 진단기준으로만 평가하는 일은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를 진단할때는 반구조화된 면접에 근거하여 환자의 종합적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11
낙인은 어떤 사람이 정신질환 환자로 진단되었을때, 이 사람에게 따라붙는 부정적인 꼬리표와 고정관념, 편견 등을 말한다. 슬프게도 많은 정신질환자들은, 그 심각도와 상관없이 유약하거나 위험하다고 여겨진다. 12그리고 이러한 낙인은 정신질환자들의 70%를 병원에 가지 못하게 만들어 이들의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13심지어 정신장애자에 대한 교육도 이러한 낙인을 없애주지는 못하며, 전문가들조차도 진단이 내려지면 확증편향이 작동하여 이들을 더 환자스럽게 지각한다. 이러한 지각과 표현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14아래의 문헌들이 전문가들의 잘못된 판단과 낙인에 대해 다루고 있다.
Langer, E. J., & Abelson, R. P. (1974). A patient by any other name...: Clinician group difference in labeling bias.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42(1), 4.
Rosenhan, D. L. (1973). On being sane in insane places. Science, 179(4070), 250-258.
Temerlin, M. K., & Trousdale, W. W. (1969). The social psychology of clinical diagnosis. Psychotherapy: Theory, Research & Practice, 6(1), 24.
Garb, H. N. (1998). Studying the clinician: Judgment research and psychological assessment.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이상심리학 연구방법론
이상심리학은 심리학과 많은 방법론을 공유한다. 자연관찰, 상관관계 연구, 실험 등 심리학의 주된 방법론은 이상심리학의 주된 방법론이기도 하며, 발달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종단 연구도 이상행동을 발달 관점에서 연구할때 사용된다. 다른 심리학과 마찬가지로 이런 방법론들이 섞여 혼합설계가 되기도 하지만, 이상심리학은 정신질환을 다루기 때문에 다른 심리학에서 잘 쓰이지 않는 방법론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의학에서 사용하는 역학연구나 단일사례설계는 심리학 안에서는 이상심리학에서만 볼 수 있는 연구방법론이다.
단일사례설계(single case design)는 이상심리학과 심리치료의 독특한 연구방법론 중 하나로, 이상심리학에서는 실험이 어렵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상심리학의 연구대상은 대개 정신병원에 내원한 환자인데, 치료자는 이들에 대한 의무를 지기 때문에 이들을 대조군으로 둘 수 없다. 특히 자살위기처럼 위기상황에 있는 환자들은 무조건 실험군에 넣어야 하는데, 이러면 대조군과의 원만한 비교가 어려워진다. 또한 환자간의 변산성이 너무 커서 적절한 표본수집이 어려우며, 어떻게 적절한 표본을 모아도 수가 적어서 일반화가 힘든 상황이 나타나기 쉽다. 단일사례설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방법으로, 단일 피험자를 대상으로 기저선설계를 실시하여 대조군을 대체한다.
중다 기저선 설계는 기저선설계의 일종으로, 두개 이상의 기저선을 설정하는 방법이다. 주로 2개 이상의 질환이나 집단, 치료기법을 실험할때 사용하는데, 따로 진행해야 할 연구를 한꺼번에 함으로써 비용을 아끼고 상호작용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개의 질환을 앓는 환자를 치료할때 치료하기 전에 기저선1, 한 질병을 치료했을때 기저선2를 설정하고 각 질병을 치료할때 다른 질병의 병리적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볼 수도 있고, 피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기저선을 각각 설정한 후 한 집단에의 치료가 다른 집단의 기저선에 영향을 끼치는지 살펴볼 수도 있다. 치료기법을 시험하는 경우 한 치료법을 적용한 이후를 기저선2로 설정할 수 있는데, 두 치료법이 같이 작용할때 병리적 상태가 기저선2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다면 두 치료법이 상호작용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상심리학도 통계적 검정을 통해 결론을 내리지만, 심리치료와 마찬가지로 이상심리학에서는 통계적 유의성보다 다른 것을 더 중요시한다. 왜냐하면 통계적 유의성은 단지 무언가가 우연으로 일어날 확률이 작다고 말할 뿐이지, 엄청 큰 효과를 낳는다고 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어떤 치료기법이 환자 상태를 지금보다 1 정도 나아지게 한다면, 표본을 매우 크게 늘리면 유의성이 탐지되겠지만 그것이 가지는 의미는 별로 없을 것이다. 대체 누가 1 나아지는 치료를 하려고 하는가? 최근 심리학에서도 효과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상심리학과 심리치료, 응용심리학에서는 예전부터 결과가 유의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큰 효과를 낳는지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설령 결과가 유의하지 않더라도 커다란 효과크기가 관찰된다면 그것을 고려하거나 후속 연구를 실시해 왔다.
이상심리학의 패러다임
이상행동을 바라보는 심리학적 관점은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특히 이상행동은 정신의학, 사회학, 정신분석이론과도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인지과학과 비교하면 다양한 관점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남겨져 있다. 대표적인 패러다임 하나가 행동주의 학파로, 이들은 정신질환이 대부분 행동학습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이들의 설명이 가장 잘 통하는 예시는 공포증으로, 행동주의자들은 공포증이 특정 자극이 위험한 자극과 잘못 연결되어 형성되는 일종의 잘못된 고전적 조건화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어린 앨버트 실험에서는 행동학습을 통해 성공적으로 공포학습이 일어났다. 행동주의자 모러(mowrer)의 two facter theory에 따르면, 공포증은 잘못된 고전적 조건화가 조작적 조건화를 통해 학습된 자극에 대한 회피학습(avoidance learning)으로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이러한 설명은 공포증 밖으로도 적용될 수 있는데, 행동주의자들은 원과 타원을 변별하게 한 동물이 원과 타원의 중간쯤 되는 자극이 제시되자 신경증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실험결과를 자신들의 지지증거로 제시한다. 15
인본주의 학파는 인간이 긍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상행동은 이를 제약당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인간을 자극-반응 기계로 보는 행동주의나 무의식적 역동의 결과로 보는 정신분석에 반대하여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고 진보하는 자기실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모는 자식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특정 행동을 할 때만 긍정적으로 존중하는 조건적 긍정적 존중의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자식의 성장욕구가 부모의 요구와 충돌할 수 있다. 인본주의자들은 이런 경우에 이상행동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인본주의 학파는 정신분석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역시 비판을 받고 있다.
생물학적 접근을 취하는 학자들은 이상행동이 여러 생물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신경기능장애는 생물학적 원인으로 초래되며, 조현병을 비롯한 많은 정신질환이 생물학적 토대를 가지고 있다. 이 접근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쌍둥이나 뇌영상 연구를 통해 이상행동을 일으키는 유전적, 뇌과학적, 화학적 원인을 탐색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접근에 따라 만들어진 SSRI나 ECT(전기충격치료) 등이 실제로도 좋은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생물학적 접근은 정신의학의 주류로 남아있다.
정신분석학파
정신분석학파에서는 인간의 심리구조가 대부분 결정되어 있으며 아동기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이들은 무의식과 사회적으로 금지된 성적 욕구를 강조하고, 이드와 자아, 초자아의 상호작용과 상호대립을 중시한다. 또한 인간이 성격을 발달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이상행동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전환장애는 정신분석학을 통해 아주 잘 설명된다. 하지만 조현병에 대한 설명은 약간 부족하며, 뚜렛 증후군은 그 어떠한 부분도 설명하지 못한다. 정신분석학적 설명이 나름 입지를 가지는 정신질환은 전환장애, 강박장애, 특정공포증, 범불안장애, 우울장애가 있다.
비록 정신분석학파가 가장 오래된 이상심리학 패러다임이긴 하지만, 이에 대한 여러 비판이 존재한다. 먼저 정신분석학파가 으레 그렇듯이, 과학적 근거가 빈약하기 때문에 정신분석학파의 주장은 많은 심리학자는 물론 다른 자연과학에서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또한 프로이트의 주장이 성에 대한 억압이 심했던 19세기에 등장했기 때문에, 프로이트의 성욕에 대한 강조가 현시대와는 맞지 않다는 비판이 있다. 그리고 대인관계와 사회문화적 요인도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으며, 특히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유아기 애착은 거의 다뤄지지 않거나 틀렸다. 이중 대인관계 측면에 대한 빈약한 고려와 성욕에 대한 과다한 고려는 대상관계이론이나 자아심리학 등 프로이트 이후의 정신분석학파에서 수정되었다.
인지적 접근
인지적 접근은 이상행동이 이상한 사고에 의해 유발된다고 본다. 인지주의자들은 인간이 스스로 자신의 현실을 재구성한다는 주관적 현실 개념을 받아들였는데, 이러한 주관적 현실을 구성하는 인지과정이 왜곡되거나 손상되면 현실을 왜곡되게 지각하면서 이상행동이 나타난다고 보았다. 대표적인 인지치료자인 엘리는 환자가 현실을 비현실적이고 부정적으로 지각하기 때문에 이상행동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인지적 접근은 임상심리학의 가장 주된 접근법이지만 인지적 왜곡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정서나 동기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들은 인지체계를 인지구조, 인지적 사고, 인지과정으로 나누었다. 자신과 세계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작하는 인지구조(cognitive structure)는 자신과 세계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작하는 정보처리체계인데, 스키마에 기반하여 움직인다. 인지구조는 다시 인지구조를 구성하는 내용과 이를 조직하는 스키마로 나뉘는데, 현실을 부정적으로 왜곡하게 만드는 내용인 역기능적 믿음(dysfunctional belief)와 현실에 맞지 않는 스키마가 인지의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 인지적 사고(cognitive product)는 인지구조가 외부와 상호작용하면서 구성하는 주관적 현실의 내용인데, 사고나 심상의 형태로 나타난다.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 자동사고)는 인지적 사고의 한 유형으로, 어떤 자극을 받았을 때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말하며 일반인도 약간 가지고 있다. 인지적 사고에서 생기는 왜곡은 대개 자동적 사고로 나타나며, 현실과 맞지 않는 자동적 사고는 왜곡된 인지적 사고를 낳게 된다. cognitive content-specific theory에 따르면 이처럼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의 내용이 이와 관련된 이상행동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자동적 사고는 아래와 같다.
- 감정적 추리: 충분한 근거가 아니라 막연한 감정에 근거하여 판단을 내린다.
- 개인화: 자신과 무관한 일을 자신과 관련된 것으로 잘못 해석한다.
- 과도한 책임: 나쁜 일은 전적으로 자신의 탓이라고 여긴다.
- 과잉일반화: 한두번의 경험이나 사건에 근거하여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고, 이를 다른 상황에도 과도하게 적용한다. 이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아주 사소한 실수나 결점을 매우 과대해석하여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 독단적 추론: 인과관계를 잘못 추론하여 단정한다.
- 독심술: 충분한 근거없이 타인의 마음을 쉽게 추측하고 단정한다.
- 선택적 추상화(정신적 여과): 어떤 상황에서 일어난 일들 중 몇가지만을 추려서 그 상황을 평가한다.
- 예언자의 오류(예언자적 오류):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고 확신한다.
- 의미확대와 의미축소: 부정적인 태도를 중심으로 어떤 사실은 의미를 과대해석하는 반면, 어떤 사실은 의미를 과소해석한다.
- 인과성의 가정: 과거에 일어난 일은 무조건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잘못된 명명(자기준거): 사람의 특성이나 행위를 과장되거나 부적절한 용어로 묘사한다. 용어는 대개 부정적이다.
- 재앙적/파국적 사고: 항상 부정적인 것만 바라보고 최악의 사태를 상상한다.
- 흑백논리적 사고: 모든 것을 좋은 것 아니면 나쁜 것으로 분류한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것도 단 하나의 결점이라도 보이면 바로 나쁜 것으로 치부한다. 그리고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흑백논리의 오류를 범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인지과정(cognitive process)은 인지구조가 기능하여 인지적 사고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말한다. 인간이 외부에서 들어온 정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인지과정에서 일어난다. 이러한 인지과정에서 몇가지 왜곡이 나타날 수 있는데, 아래에 언급된 3가지 인지적 오류가 인지적 왜곡을 만들수 있다.
- 정보선택의 오류: 특정 정보에만 집중한다. 특히 자신에게 부정적인 사실이나 의견에만 주의를 기울인다.
- 흑백논리의 오류
- 과잉일반화의 오류
자동적 사고는 인지적 사고의 하나로, 어떤 자극을 받았을때 즉각적이고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언어 및 심상을 말한다. 자동적 사고는 보통 개인이 생활사건을 겪고 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만들어지는데, 매우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다. 따라서 타당성이 검토되지 않은채 무비판적으로 수용된다. 인지적 관점을 취하는 임상가들은 이러한 자동적 사고를 찾아내어 원인을 탐색하고 수정하여 정신질환을 치료하고자 한다.
역기능적 인지도식/신념은 자동적 사고보다 더 근원적인 것으로, 자동작 사고가 담고 있는 내용이다. 인지도식(스키마)은 과거의 경험을 추상화한 기억체로서 생활속에서 경험하는 사건의 다양한 정보를 선택하고 사건의 의미를 해석하며 미래를 예상하는 인지구조를 말한다. 인지도식은 신념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절대주의적이고 완벽주의적이며 융퉁성이 없어 경직된 신념을 역기능적 신념이라고 한다. 역기능적 신념은 비현실적이고 비합리적이기 때문에 개인이 좌절하고 실패하게 만들며, 정신질환을 일으킨다.
잘못된 인지 과정
부정적인 결과를 산출하는 자동적 사고나 신념을 잘못된 인지 과정(faulty cognitive process)이라고 한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잘못된 인지 과정이 정신질환의 원인이라고 보며, 치료의 목적은 잘못된 인지 과정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잘못된 인지 과정은 학습에도 악영향을 주는데, 잘못된 인지 과정이 생성되는 이유는 관련된 사실에 대한 불완전한 지각이 발생하거나, 불충분한 정보에 근거하여 판단하거나, 애초에 정보처리 방식에 문제가 있을때 생겨난다.
불완전한 지각은 인지발달 과정 중 전조작기에서 잘 나타난다. 전조작기 아이들은 같은 양의 물질이라도 외형이 달라지면 양도 달라진다고 믿는다. 이는 이들에게 보존 개념이 없어 외형의 변화에 대해 잘 지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어른에서도 나타난다. 많은 성인들은 겉모양이나 첫인상으로 물건이나 타인의 가치를 판단하는데, 겉모양이나 첫인상을 통한 지각은 상당히 불완전하다. 그럼에도 이런 지각이 편리하고 빠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실수를 반복한다.
첫인상을 통한 판단은 불충분한 정보에 근거한 판단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형성한 많은 내담자들은 단지 자신이 반추했거나 떠오른 부정적인 기억만을 가지고 세상과 자신을 부정적으로 지각한다. 이러한 경향은 정신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만 있는게 아니다. 첫인상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은 불충분한 정보로 쉽게 판단을 내린다. 편견은 대표적인 불충분한 정보에 의한 판단이다. 특히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지지하는 증거를 선호하는 긍정적 존중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번 불충분한 정보로 인해 형성된 편견은 긍정적 존중 욕구를 통해 강화된다. 이런 경우 잘못된 인지 과정은 자기충족적 예언을 낳을수도 있는데, 사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사고하는 내담자들은 그에 대한 대응으로 자신도 타인을 부정적으로 대함으로서 대인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 결과는 또다시 사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고를 강화시켜 악순환을 형성한다.
충분한 정보가 있다고 모두가 올바른 결론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논리학은 정보를 가지고 결론을 낼때 주의해야 하는 점들에 대해 2천년간 탐구해왔다. 그러나 일반인은 그런 점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잘못된 전제에 기반하여 정보를 해석하거나, 정보해석에서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신이 만나본 전라도인 3명이 인성이 더러웠다는 이유로 전라도인을 인성이 더러운 사람으로 취급한다면, 그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또한 어떤 사람이 교주가 무조건 옳다는 전제를 항상 가지고 있다면, 교주가 주장하는 종말론이 틀려도 사이비종교를 벗어나기보다는 교주의 비논리적인 대안 해석을 따르게 된다.
통합적 접근
위에서 언급한 패러다임은 모두 저마다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개개로서는 이상행동을 설명하기 너무 취약하다. 이 중 가장 설명력이 강한 인지적 접근과 생물학적 접근도 이상행동을 모두 설명하진 못한다. 21세기 들어 통섭의 시대가 열리면서, 학자들도 서로의 관점을 공유하여 이상행동을 설명하는 통합적인 모델을 개발하고자 시도하였다. 현재 많은 학자들은 개개의 접근법이 아닌 통합적 접근을 통해 이상행동을 설명한다.
취약성-스트레스 모델(stress--diathesis model)은 이상행동이 개인의 취약성 요인과 사회적 환경이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16개인의 취약성 요인은 개인이 이상행동을 일으키게 만드는 개인적 요인인데, 유전자, 뇌, 성격, 대인관계 기술, 인지도식과 신념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많은 일반인도 이러한 요인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곧바로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이러한 취약성 요인은 오로지 심리사회적 요인과 결부되어야 정신질환으로 발전하는데, 심리사회적 요인은 개인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환경적 요인으로 스트레스, 신체적 질병, 위협사건, 실패 등이 포함된다. 모델에 따르면 취약성 요인이 약한 사람은 심리사회적 위기가 닥쳐와도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취약성 요인이 강한 사람은 심리사회적 요인이 함께 나타나면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더 높다. 취약성 요인과 심리사회적 요인이 같이 높으면 이것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부적응적 사고, 미숙한 행동 등을 촉발하여 정신질환으로 발전하는데, 이러한 매개요인들도 중재변인으로서 정신질환의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
생물심리사회 모델(bio-psycho-social model)은 이상심리학에도 존재한다. 생물심리사회 모델은 이상행동의 발생에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모두 관여한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서로서로 상호작용하며, 그렇기 때문에 이상행동의 원인은 다요인적이고 다차원적이며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생물심리사회 모델은 system theory의 가정에 기반하는데, system theory는 동일한 질병이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같은 원인이 여러 다른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이상행동을 발생시킨 요인과 그 결과로서의 정신질환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양방향적 관계라고 본다. 한편 발달정신병리학(developmental psychopathology)은 유기체를 전 생애에 걸쳐 끊임없이 발달하는 존재로 보며, 이 발달과정에서 생기는 이상이 이상행동의 원인이라고 본다. 발달정신병리학에서는 이상행동의 발달을 이해하기 위해 정상적인 발달심리학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발달심리학에서도 생물심리사회 모델을 받아들이듯이 발달정신병리학에서도 발달에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모두 관여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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