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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심리학의 주요 이론

과학주의자 2023. 11. 2. 00:20

문화심리학에서 가장 유명한 이론은 개인주의-집단주의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는 문화를 개인이 중심이 되는 개인주의 문화와, 집단이 중심이 되는 집단주의 문화로 나눈다. 그러나 이 이론이 모든 문화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때문에 개인주의-집단주의를 넘어서는 여러 이론이 발전하였다. 호프스테드의 이론 또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심리학 바깥에서는 WVS와 슈워츠의 가치 이론이 발달하고 있다.

 

개인주의-집단주의 이론

https://tsi18708.tistory.com/311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는 문화심리학의 주류 이론으로, 세계의 문화를 개인을 중시하는 개인주의와 집단을 중시하는 집단주의로 나눈다. 이 이론은 문화에 따른 사고방식, 자기관, 정서, 대인관계, 가치, 정신질환의 차이를 잘 설명한다. 이 이론은 토착심리학자와 심리인류학자들의 공적이 되었는데, 이는 그만큼 개인주의-집단주의 이론이 강력하다는 점을 반증한다.

 

 

1.호프스테드의 문화 유형

전세계의 문화는 3가지의 차원에서 나눌 수 있다. 권력거리, 개인주의-집단주의, 남성성-여성성이 그것이다. 이는 호프스테드(hofstede ,홉스테드)가 전세계에 분포한 IBM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추출되었는데,[각주:1] 호프스테드는 여기에 불확실성 회피도 중요한 차원으로 집어넣었으나 후에 이는 서구문화에서만 중요한 차원으로 밝혀졌고 이어 동양에서만 중요한 유교적 노동 역동성 차원도 발견되었다.

 

권력거리는 한 사회가 복잡한 위계질서를 가지는지에 대한 정도이다. 권력거리가 큰 문화는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 큰 거리감이 존재하며, 사람들의 위계를 나누는 복잡하고 세세한 규범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권력거리가 낮은 사회는 대개 위계를 구분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범만 갖추고 있다. 한국은 두 친척이 만났을때 이들의 위계를 가리는 복잡한 족보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한국인의 권력거리는 라틴, 아랍과 함께 매우 높다. 권력거리가 높은 문화의 구성원은 상대적으로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크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파견된 소련군 고문관은 북한군 장교가 주체성이 없고 상관의 명령만 기다린다고 비판했는데, 이러한 문화적 차이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개인주의-집단주의는 가장 유명하고 널리 쓰이는 차원으로, 사람이 개인을 중시하는지 집단을 중시하는지에 대한 정도이다. 호프스테드는 이를 회사(IBM)에 얼마나 자신을 희생하는지로 측정하였다. 널리 알려졌듯이 개인주의는 산업화, 도시화된 선진국일수록 강하며, 서양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권력거리와 개인주의는 매우 큰 부적 상관을 가지는데(r=-.68) 이는 개인주의가 강한 선진국들이 권력거리도 낮아서 생기는 일로 보인다. 실제로 국가들을 경제적 부의 수준에 따라 둘로 나누고 다시 측정하면 그러한 상관은 사라진다. 필자는 개인주의의 정도가 해당 사회의 산업화, 자본주의화의 척도라고 주장한다.

 

남성성-여성성도 널리 알려졌지만 그 의미는 여기서 쓰이는 의미와 다르다. 문화 유형에서 남성성-여성성은 해당 사회에서 성역할이 얼마나 뚜렷하게 구분되는가에 대한 척도로, 성역할이 극명하게 구분될수록 남성성이 높고 성역할이 희미할수록 여성성이 높다고 한다. 보통 대부분의 인류사회는 성역할에 대해 특정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데, 남성을 자기주장이 강하고 경쟁적으로 보고 여성을 부드럽고 돌봄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는 인식은 매우 많은 문화권에서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성역할이 뚜렷한 사회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사회도 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고 낮은 출산율, 고도의 기술발전이 동반되는 사회일수록 여성성이 높다.

 

위의 3가지는 어떤 문화에서도 나타나는 차원이다. 그러나 토착심리학자들이 주장하듯이 특정 문화에서 중요하게 나타나는 속성도 있는 법이다. 불확실성 회피도 그 중 하나이다. 불확실성 회피는 해당 문화 구성원이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피하려 드는지에 대한 정도로 서구사회에서 중요한 차원이다. 불확실성 회피가 큰 문화에서는 일을 하다가 긴장하는 빈도가 높고 규칙을 잘 준수하려고 들며 평생직장에 대한 선호가 높다. 반면에 불확실성 회피가 작은 문화는 조용하고 여유를 중시하며, 과거에는 게으른 문화라는 낙인이 찍힌 적도 있었다. 국제적 조사결과 한국, 일본은 불확실성 회피가 높았지만 중유럽은 중간 정도였고, 3세계와 영미권, 북유럽은 매우 낮았다.

 

유교적 노동 역동성은 동양에서 중요한 차원으로, 끈기, 위계에 대한 존중, 절약, 염치, 체면, 전통을 주요 구성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개별적인 요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동양에서 이러한 요소들은 하나의 차원으로 같이 작용하는데, 호프스테드는 이를 '장기적인 미래지향성'으로 정의하였다. 유교적 노동 역동성은 호프스테드의 조사가 서구 편향적이라고 생각한 중국인 학자의 조사에서 발견되었는데,[각주:2] 아시아의 4마리 용이라 불리는 아시아의 신흥 선진국에서 높게 나타난다. 유교적 노동 역동성이 동아시아 경제발전의 열쇠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동양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중국의 내적 한계가 낱낱히 드러나면서 동양의 내적 요소에서 경제발전의 열쇠를 찾으려는 시도는 약화되고 있다. 필자는 그러한 견해가 유교자본주의와 마찬가지로 객관적 검증이 필요하며, 동아시아 경제발전은 그냥 권위주의가 우연히 세계체제와 맞아 떨어지면서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2.다른 이론들

심리학에서 주로 다뤄지는 문화 이론은 호프스테드 이론과 개인주의-집단주의 이론이며, 사실 개인주의-집단주의 이론이 가장 널리 많이 쓰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문화를 설명하는 다른 이론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화심리학자들은 개인주의-집단주의 요인 이외의 문화 요인들을 탐구하고 있으며, 또한 문화 차원에 대한 좀더 포괄적인 이론들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일에는 심리학자뿐만 아니라 사회학자(실증주의적)들과 정치학자, 경제학자들도 참여한다.

 

거시적으로 문화 차원을 다루려는 이론은 주로 2가지 차원을 제시하고 있다. 가령 잉글하트와 웰젤은 세속화 차원과 자기표현 차원을 제시했고, minkov는 개인주의-집단주의와 장단기 경향성을 제시하였으며, 슈워츠는 4가지 가치를 제시하지만 openess to change와 conformity와 반대되고, self-trenscendence와 self-achivement가 반대된다. fog[각주:3]는 기존에 출판된 세계 수준에서 시행된 연구 데이터를 모아 요인분석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마찬가지로 2개 요인이 도출되었으며 1요인(자기표현, 개인주의)과 2요인(세속화, 장기 경향성) 모두 기존에 제시되었던 유력한 문화 이론의 차원과 일관되었다. 이중 1요인은 인간개발지수(HDI)와 아주 높은 상관(r=.74)을 보였으며 2요인은 그보다는 작고 반대 방향의 상관(r=-.37)을 보였다.

 

fog의 주성분분석에 따른 국가 분포

 

세계가치관조사(WVS,World Survey Value,inglehart-welzel cultural map)

세계가치관조사는 정치사회학자인 잉글하트(inglehart)와 웰젤에 의해 시작된 거대 사회과학 프로젝트로, 각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람들의 가치관과 믿음을 탐구하고, 그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하는 프로젝트이다.# 81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100여개의 국가에서 1000명 이상의 균질화된 표본을 추출하여 전화/대면 인터뷰를 통해 설문조사를 작성하며, 결과물은 인터넷에 올려서 관련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WVS는 그 데이터의 광범위함과 신뢰성으로 인해 많은 문화 연구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다. 후술할 minkov-hofstede 모델은 WVS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도출되었으며, 주요 문화 이론들을 분석한 fog의 연구[각주:4]에서도 사용되었다. kaasa와 minkov[각주:5]는 holton[각주:6] WVS 데이터를 통해 정립한 이론들을 토대로 세계의 문화가 서로 멀어지는지 가까워지는지 분석했는데, 그 결과 세계의 문화는 전반적으로 서구화되었으나 이는 조사항목과 국가마다 달랐다.

 

많은 학자들이 WVS 데이터를 통해 문화 이론을 정립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Inglehart-welzel 모델#에서는 세계의 문화를 전통 가치(traditional value)-세속-합리적 가치(secular-rational value)의 축과 생존 가치(survival value)-자기표현 가치(self-expression value)의 축으로 분석한다.  세속가치 축은 종교나 전통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 축으로, 여기서 전통 가치가 높으면 종교나 전통, 국가주의에 호의적인 문화이고 세속가치가 높으면 그러한 것에 대한 선호가 낮다. 자기표현 가치 축은 문화에서 중요시하는 요소와 관련되어 있는데, 생존 가치가 높으면 물질적인 생존과 이득을 중시하는 반면 자기표현 가치가 높으면 비물질적인 요소를 더 중시하며 성적 다양성과 환경보호, 그리고 정치참여가 높게 나타난다. 주로 선진국일수록 세속가치와 자기표현 가치가 높게 나타나며, 이 중 자기표현 가치는 국가의 부패 정도와 강한 상관이 있고(r=.73)[각주:7] 안정적인 민주주의를 만든다.[각주:8] 그리고 세속가치(.71)와 자기표현 가치(.79) 모두 개인주의와 관련되어 있다.[각주:9]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크리스티안 웰젤(Christian Welzel)이 있다. 웰젤은 WVS의 창시자이자 이 분야의 권위자이다.

 

보편적 가치 이론(basic human value, value orientation)

보편적 가치 이론은 사회심리학자 슈워츠가 제안한 문화이론으로, 이 이론에서는 문화의 기본 단위로 가치(value)를 제시했다. 가치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의 표상으로, 삶의 목표로서 기능한다.[각주:10] 슈워츠는 가치와 관련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분석했는데, 그 결과 2개의 축으로 대표되는 4가지 기본 가치를 중심으로 10가지의 기본 가치가 도출되었다. 도출된 가치들은 아래와 같다.[각주:11]

 

  • openness to change(새롭고 독립적인 변화 및 지식, 감각의 추구)
  1. self-direction(자신만의 생각과 행동)
  2. stimulation(삶에서 느끼는 흥분과 도전)
  • self-enhancement(자신의 이익 추구)
  1. hedonism(쾌락추구)
  2. achievement(성공)
  3. power(권력)
  • conservatism(기존의 질서 및 권위의 추구와 변화 지양)
  1. security(안정추구)
  2. conformity(집단의 규범과 기대에 순응)
  3. tradition(전통추구)
  • self-transcendence(타인의 이익 또한 추구)
  1. benevolence(주변 사람에 대한 이타성)
  2. universalism(모든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용 및 이타성)

 

보편적 가치 이론은 제시된 후 호프스테드 모델 못지않게 심리학에서 많은 인기를 누려왔다. 이 문화이론은 몇몇 문화심리학 교재에 주요한 접근법 중 하나로 실리게 되었고,[각주:12] 무엇보다 가치에 대한 관심을 사회과학에 불러일으켰다.[각주:13] 또한 이와 관련하여 학자들은 이러한 가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관심을 보였는데, 부(wealth)와 시원한 물에 대한 접근권[각주:14]에서부터 기후요인[각주:15]과 기생충[각주:16]까지 다양한 요인이 제시되었다. 최근의 조사[각주:17]에 따르면 기생충 관련 스트레스(parasite stress)는 개인수준의 가치는 예측하지 못했으며 시원한 물은 self-transcendence와 관련이 높았다.

 

한편 schwartz의 차원 중에서 openess to change(r=.46-.53)와 self transcendence(r=.51)는 모두 개인주의와 관련되었으며 self enhancement는 호프스테드의 남성성/여성성과 관련되었다.(r=.56)[각주:18] 그러나 개인 수준으로 조사하는 경우 개인주의는 openess to change 및 self enhancement와 정적 상관을 보이고, conservatism과는 부적 상관을 보인다.[각주:19] self transcendence와의 관계는 다소 비일관적이다.[각주:20]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샬롬 슈워츠(Shalom H. Schwartz)가 있다. 슈워츠는 보편적 가치 이론을 처음 제시했다.

 

GLOBE study[각주:21]

GLOBE 프로젝트는 호프스테드의 연구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로, 호프스테드의 연구가 단일 기업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편향되었다고 비판한 일군의 학자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이 학자들은 로버트 하우스(Robert House)를 중심으로 62개국에서 정보통신(telecommunication), 식품산업(food processing), 금융업에 종사하는 951개 조직의 중간관리자 17000명을 인터뷰하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의 문화를 9가지 차원으로 분류하였다. 이처럼 가짓수가 많은 차원은 그 세세함으로 GLOBE 모델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너무 많기 때문에 단점이기도 하다.

 

GLOBE 모델의 차원은 총 9가지가 있으며, 그 목록은 아래와 같다.

 

  • performance orientation: 일의 완벽함과 개선을 지향하는 정도
  • future orientation: 인내, 계획과 같은 미래지향적 행동을 추구하는 정도
  • 자기주장성(assertiveness):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자기주장적인 정도
  • institutional collectivism: 보다 더 큰 집단에 충성하고 중시하는 정도
  • in-group collectivism: 보다 작은 내집단에 충성하고 중시하는 정도
  • 권력거리
  • humane orientation: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하고, 이타적이며, 관대하고 친절하려는 정도
  • 불확실성 회피
  • gender egalitarianism: 성별 불평등의 정도

군사사적 예를 들면, performance orientation이 낮은 군대는 소련군이 있고 future orientation이 높은 군대는 전간기 젝트 휘하의 독일군이 있다. 자기주장성은 일본군에서 높아보이며, institutional collectivism은 80년대 미군이 높은 경우에 속한다. 반면 2차대전기 영국군 코만도와 일본군은 in-group collectivism이 강한 경우에 속하며, 권력거리는 거의 모든 군대에서 높고 humane orientation과 gender egalitarianism은 거의 모든 군대에서 낮다. 불확실성 회피는 90년대 미군에서 높았다.

 

minkov-hofstede model

개인주의-집단주의 이론이 발전하는 사이 호프스테드의 문화이론도 발전을 겪었다. 호프스테드의 이론이 여러 방법론적 비판을 받은 후 많은 학자들이 호프스테드의 이론을 재검증하려고 노력하였는데, 이중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 Survey, WVS) 자료를 대상으로 다시 요인분석을 실시한 연구[각주:22]에서는 4가지 차원이 아니라 개인주의-집단주의(IDV-COLL) 차원(실제로 상호독립적 자기와 강한 상관)과 유교적 노동역동성(FLX-MON) 차원이라는 2가지 차원이 도출되었다. minkov-hofstede 모델은 바로 이 2가지 차원으로 문화유형을 분류하는 이론으로, 주관적 조사내용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국가간 지표와도 잘 맞아 떨어진다.[각주:23]

 

minkov-hofstede 모델은 다른 연구에서도 재현되었다. fog[각주:24]는 학계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문화차원들을 종합하여 서로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근대화 요인과 아시아적 요인이 도출되었다. 이중 근대화 요인은 개인주의 요인과 밀접한 양의 상관관계를 가졌고, 아시아적 요인은 FLX-MON 차원과 거의 동일했다. 또한 직접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각주:25]에서도 도출된 차원구조가 minkov-hofstede 모델과 매우 유사했다. WVS와 비교하는 경우 개인주의는 세속가치(.71)와 자기표현 가치(.79) 모두와 관련되었는데, 유교적 노동역동성은 세속가치(.78)와만 강한 상관을 보였다.[각주:26] 필자는 세속가치가 현생을 중시하는 사고를 반영하며, 그래서 서양과 동양 모두에서 높다고 주장한다.

 

dignity, honor and face(cultural logic theory, CuPS)[각주:27]

위에서 본 호프스테드의 문화유형과 개인주의-집단주의가 가장 널리 쓰이는 문화유형이며, 특히 아래에서 보겠지만 개인주의-집단주의 문화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문화 유형 이론이다. 그러나 이것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이외에 문화를 나누는 기준에 대한 여러 이론이 있다. cultural logic 이론은 설문지 조사결과가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상호작용 유형을 통해 문화를 분류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이론인데, 이 이론에서 문화적 요인에서의 개인차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정도로 문화를 내면화한 정도를 반영하며 문화는 개인의 태도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태도가 작용하는 상황도 형성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문화는 개인주의(dignity) 문화와 명예(honor) 문화, 그리고 face 문화로 나뉜다.

 

dignity 문화는 말 그대로 존엄성(dignity), 즉 개인의 존엄성을 중요시하는 문화로, 각 개인이 존중되며 사회적 관계는 보통 호의적이다. 정의상 dignity 문화는 개인주의 문화와 여러 차이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dignity 문화와 개인주의는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에게 호의적이고 더 신뢰하면서, 상대방에게 더 많은 몫을 분배하지만[각주:28] 그러면서도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상호작용한다.[각주:29] 이는 시장경제에서 최선의 이익을 가져다주며, 시장 관계에서 기인한 개인주의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아래 연구는 개인주의 사회의 구성원이나 개인주의 점수가 더 높은 사람이 타인에게 더 호의적이고, 신뢰를 보내며, 협동하고자 한다는 연구이다.

더보기

Aslani, S., Ramirez‐Marin, J., Brett, J., Yao, J., Semnani‐Azad, Z., Zhang, Z. X., ... & Adair, W. (2016). Dignity, face, and honor cultures: A study of negotiation strategy and outcomes in three cultures.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7(8), 117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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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집단주의는 명예 문화와 체면(face) 문화로 나뉘는데, 두 문화는 모두 집단주의의 한 양상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집단주의가 그러하듯이 개인주의 성향과 부적 상관된다.[각주:30] 그러나 명예 문화에서 중요시되는 집단은 작은 내집단(주로 가족)에 한정되고 이외의 타인에 대해서는 적대감과 투쟁심을 드러내는데 반해, 체면(face) 문화에서는 내집단의 범위가 보다 넓어서 국가까지 확장되기도 하며 동시에 외집단 구성원과도 조화를 추구한다. 개인주의 문화는 예상했듯이 서구에서 주로 나타나며, 명예 문화는 중동과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face 문화는 동북아 및 동남아에서 주로 나타난다.

 

CuPS는 집단주의와 개인주의가 섞인 것처럼 보이는 일부 현상을 설명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명예 문화를 따르는 사람들의 경우, 집단주의적 규범을 따르지만 동시에 명예를 위한 개인적인 성취와 자기주장성이 강조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명예 문화가 강한 몽골인[각주:31]들은 인지적 특성에서는 한족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자기개념(self-construal)에서는 차이가 있었으며 집단주의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존감과 자기팽창(self-inflation), 자부심(pride) 등 상호독립적 자기관과 관련된 특성을 보였다. 비슷하게 명예 문화가 강한 지중해권 주민들은 자기개념에서는 개인주의 국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사고방식의 경우 체면 문화와 개인주의 문화가 혼재된 듯한 양상이 나타났는데 여기서는 문화권 내 분산도 컸다.[각주:32]

 

Cultural zone theory

cultural zone theory는 지구상의 문화를 서구, 동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 인도를 중심으로 5가지로 나누는 이론[각주:33]이다. 이 이론에서는 위의 5가지 지역을 cultural zone이라고 부르며, 각 지역이 처한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에 적응한 결과 지역에 고유한 5개의 문화가 나타났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서 서구는 개인주의, 나머지는 집단주의라는 점에서 기존의 개인주의-집단주의 이론과 유사하나, 기존의 이론과 달리 이 이론에서는 집단주의의 양상이 cultural zone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한다.

 

cultural zone theory에서는 cultural zone에 따라 4가지 유형의 집단주의를 제안한다. 동아시아는 전형적인 집단주의로, 동아시아인은 집단주의적 사고를 보이며 정서표현을 억제하고 자기향상 대신 조화를 추구한다. 그러나 아랍(중동)의 경우, 정서표현을 활발히 하고 자기향상을 추구한다. 라틴아메리카의 경우 아랍과 비슷하게 정서표현을 활발히 하고 자기향상을 추구하는데, 자기향상을 추구하는 정도가 아랍에 비해 다소 약하다. 마지막으로 인도(south asia)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개인주의적 사고를 보인다고 연구자는 주장하는데, 이 주장의 경우 실제 사실과 맞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사고방식에서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뚜렷이 구분되지만, 자기관의 경우 오히려 동아시아가 가장 유별나다. 나머지 4개 cultural zone은 모두 자신을 내세우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권장한다. 연구자는 동아시아가 다른 지역과 지리적으로 격리된 것을 그 이유로 들며, 실제로 동아시아와 유럽의 교류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적기도 하다. 연구자는 개인주의 문화가 중동, 라틴아메리카, 인도 문화가 융합된 결과이며, 이것이 종교와 사상의 영향으로 인해 개인주의과 결부되는 방향으로 변하였다고 주장한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kitayama가 있다.

 

필자는 동아시아를 인도와, 중동을 라틴아메리카와 묶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는 경우 전자는 flexibility, 후자는 monumentalism 문화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묶어도 두 문화간의 차이는 잘 변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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