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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심리학 총론

과학주의자 2023. 11. 21. 21:42

한국인심리학은 토착심리학의 하나로, 한국인 고유의 심리를 연구하는 심리학이다. 여느 토착심리학과 비슷하게 한국인심리학도 여러 질적 방법론을 사용하나, 한국인심리학의 초기 연구는 실증적 방법이나 기초통계에 대한 해석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한국인심리학은 90년대에서 10년대 사이 많은 각광을 받았으나, 10년대 중반 이후 인기의 하락으로 거의 연구되지 않고 있다.

 

 

1.개요

한국인심리학은 한국인의 심리에 대해 연구하는 토착심리학으로, 정이나 한과 같이 한국에만 고유하게 존재하는 심리적 개념을 연구하는 토착심리학이다. 한국인심리학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한국인의 심리가 유교를 기반으로 형성되었다고 보고 유학 사상을 이론화하여 이를 실증하는 유학심리학[각주:1]과, 정이나 한처럼 민중들 사이에서 공유되어온 개념들을 중심으로 실시되는 한국인심리학으로 나눌 수 있다. 20세기 말 한국인심리학은 한국에서 각광받았으나 지금은 매우 비주류에 속하는데, 이는 한국문화에 대한 한국인의 부정적인 시각이 원인일 수 있다. 한국인들은 유교문화가 한국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r=.54), 동시에 유교(.-.33)와 한국문화(-.56) 둘 다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건설하는데 해가 된다고 믿는다.[각주:2]

 

정은 한국인의 심리를 표현할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로, 한국인이 서로 교류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방식이다. 정은 일회적인 행동에 의해 형성되거나 사라지지 않고 오랜 기간 사회적으로 접촉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또한 성격으로서의 정은 연약한 심성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되는데, 한국인들은 정이 많은 사람이 독립적이거나 이성적이기보다는 의존적이고, 자아가 약하며, 이해타산에 어둡고, 맺고 끊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각주:3]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한국인은 정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우리성 관계(we-ness)를 형성하고 그럴 때 자기가치감과 심리적 안정을 경험한다. 이러한 정은 한국인의 강한 가족주의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정(cheong)[각주:4]

정(情)은 한국인의 심리를 표현할때 자주 사용되는 단어로, 내국인[각주:5]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한국인을 표현할 때 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10월호 심지어 고려시대 문헌에서도 정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있는데, 가령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에서는 유화가 '정이 들어' 해모수를 떠나지 못했다는 표현이 등장하고[각주:6] 고려가요 '만전춘별사'에도 '졍(情)'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심청전에서도 뺑덕어미에게 버림받은 심봉사가 자신이 뺑덕어미에게 '정 들였다가' 망했다고 한탄하고, 용궁에서 귀환하는 심청이가 자신이 시녀들과 '정(情)이 깊도다'하고 말하는 대목이 있다.[각주:7] 20세기 후반의 한국어 대화에서도 정은 매우 빈번하게 등장했음을 볼 때 정은 적어도 한국인에게 굉장히 중요한 토착심리적 개념으로 보인다. 

 

정은 한국인들이 서로 교류하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방식으로, 한국인 심리학 연구자들이 한국인의 심리를 설명할때 자주 사용하는 개념이다. 정은 일회적인 행동에 의해 형성되거나 사라지지 않으며, 오랜 기간 사회적으로 접촉하는 경우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또한 성격으로서의 정은 연약한 심성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되는데, 한국인들은 정이 많은 사람이 독립적이거나 이성적이기보다는 의존적이고, 자아가 약하며, 이해타산에 어둡고, 맺고 끊는 것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믿는다.[각주:8] 정은 한국인을 연결하여 우리성 관계(we-ness)를 형성하는 단초가 된다. 그리고 김은미[각주:9]는 이러한 정과 우리성이 강할수록 타인을 더 돕는다고 보고했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한국인들은 정을 통해 개개인이 아니라 '우리'라는 단일한 실체로 엮이고, 그러한 상태에서 자기가치감과 심리적 안정을 경험한다.[각주:10] 이는 일본의 기리(義理, 의리)와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최상진[각주:11]은 일본의 의리와 달리 한국의 정은 외부에서 부여된 책임이나 의무가 아니라 개인의 마음에서 발생하는 정서 상태라고 주장했는데, 비교 연구[각주:12]에서 일본인은 의리보다 인정을 택한 반면 한국인은 그 반대를 택했다.

 

이러한 정은 가족의 일체감과 연대가 중시되는 한국문화적 배경 하에서 부모와 자녀의 자아가 잘 분화되지 않고 긴밀한 애착을 유지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각주:13] 실제로 정을 가장 많이 느끼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설문에서 가족이 3위를 차지하였는데, 각각 어머니가 1위, 아버지가 2위, 형제자매가 3위였다. 그 다음 순위를 고등학교 시절 친구와 흥미와 관심이 비슷한 친구가 이었으며, 할머니는 7위를 차지하였다.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정은 유년기에 자주 접촉하였던 사람에게 많이 주어지며,[각주:14] 기본적으로 한국의 가족주의 문화[각주:15]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정을 측정하는 척도로는 윤문영과 동료들의 정 척도[각주:16]가 있다. 그리고 이외에 정서적 친밀감과 같은 다른 변수로 정리하여 정을 측정한 연구 [각주:17] 도 있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故최상진이 있다. 최상진은 한국인 심리학의 개척자로, 그가 작고한 후 현재 한국에서 정 연구를 이어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필자는 현재 젊은이들은 정 상호작용이나 관념에 익숙하지 않거나 모르며, 정 이론은 오로지 장노년층을 설명하는 데에만 유익하리라고 예측한다.

 

정의 구조[각주:18]

정의 구조에 대한 객관적 연구는 현재까지 없으며, 다만 질적 연구는 일부 있다. 최상진은 정의 심리적 구조와 기능을 탐구하기 위해 20세기 후반에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정든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에 연상되는 키워드를 수집하고 범주화하였다. 그 결과 정에 대한 단어들은 아래의 4가지 범주로 요약되었다고 최상진은 보고하였다.

 

  • 역사성: 오랜 세월, 추억, 어린 시절 등
  • 동거성: 동고동락, 같이, 가깝게 등
  • 다정성: 포근함, 푸근함, 은근함, 애틋함 등
  • 허물없음: 이해, 수용, 믿음직, 든든함 등

이를 바탕으로 최상진은 정이 시간적, 관계적, 공간적, 성격적 측면을 가지며, 여기에 각각 정의 역사성, 허물없음, 동거성, 다정성이 대응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모델(정 topology)에 따르면 정은 긴 시간에 걸쳐 지속되고, 또 서로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주로 형성된다. 그리고 서로 정이 든 사람들의 상호작용은 격식에 덜 얽매이며, 정이 많은 사람은 상대방에게 포근하고, 푸근하며, 애틋하다고 여겨진다. 최상진은 다정성이 정의 성격적 측면이라고 주장했으나, 동시에 이러한 특성은 타인과 상호작용할때만 나타나기 때문에 정은 기본적으로 관계적 특성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4가지 측면은 가족이 모두 공유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가족 내에서의 대인관계가 정의 근원이라고 주장한다.

 

비슷하게 최상진은 정이 언제 드는지를 한국인에게 질문하고, 이를 범주화하면서 정 topology 모델과 비교하였다. 최상진은 그 결과 4가지 범주가 도출되었다고 보고했다.

 

  • 장기 우리성 접촉 경험(역사성, 동거성): 오랜 시간을 함께하거나, 반복적으로 만나거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거나, 동반자적 경험을 할 때
  • 이해와 포용, 도와줌(다정성): 화해의 경험이 있거나, 솔직하거나, 나를 이해하거나 사랑할 때
  • 동고동락(역사성, 동거성, 허물없음): 어려움이나 고생, 고민, 운명을 같이 경험할 때
  • 유사성(허물없음): 취미나 처지가 같거나, 감정을 교환했거나, 생각이 일치할 때

이후 최상진은 질문지를 구조화하면서 2,3차에 걸쳐 다시 범주화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2차 연구에서는 동고동락/아껴주는 마음/상호이해와 포용/사적 밀착성/동거 역사성이 주요 조건으로 보고되었고, 3차 연구에서는 우리성-일체감/아껴주고 믿어주고/상대에 대한 인간적 이해/격의없이 대하기/동거역사성이 주요 조건으로 보고되었다. 범주 갯수와 특징이 약간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최상진의 연구에서는 최초 연구와 비슷한 범주들이 도출되었다.

 

한편 최상진은 정이 드는 조건을 보다 객관적으로 알기 위해 5점 척도의 22개 문항으로로 구성된 설문지를 제작하여 설문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문항이 중간점수(2.5)를 넘겼으며, 이는 이 설문지에서 제시한 조건들이 어느정도 정이 들게 한다고 한국인들이 생각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아래는 해당 문항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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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같이 고생할 때

함께 살 때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할 때

고생을 함께 겪을 때(4.17±.74)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때

상대를 좋아할 때

상대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대할 때

같은 운명에 처할 때

기쁨을 함께 나눌 때

자신의 비밀을 숨김없이 털어놓을 때

대화를 많이 할 때(3.49±.79)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을 때

흥미와 관심이 서로 비슷할 때

상대에 대해 친절하게 대해 줄 때

특정한 상대에 대해 특별히 혜택을 베풀어 줄 때(2.98±.87)

정을 붙이려고 노력할 때

굳이 동고동락이나 함께 일을 하지 않더라도 그저 함게 살면 정이 생긴다

상대를 칭찬해 줄 때

상대가 가치롭고 훌륭한 사람일 때(2.66±.85)

 

필자는 왜 위의 응답을 요인분석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요인분석을 실시했다면 훨씬 객관적인 분석이 가능했을 것이다.

 

성격으로서의 정[각주:19]

한국인에게 정은 성격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정이 많고, 어떤 사람은 정이 없다. 최상진은 이를 게마인샤프트와 연관시켰는데, 최상진은 정의 사회적 배경을 기초로 해서 타인을 내집단처럼 친밀하게 대하는 사람은 정이 많다고 지각되고, 다른 개인으로 대하는 사람은 정이 없게 지각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최상진은 정이 많은 사람과 정이 안드는 사람, 그리고 정이 없는 사람에 대해 질문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분류하였다.

 

최상진은 정이 많은 사람이 남을 사랑하고 도와주고(애타성), 남의 어려움이나 감정, 처치에 대해 공감하고 관심을 보이며(타인 관심성), 인간관계에서 손익계산이 부족하여 자신의 이익을 잘 챙기지 못해(인간적 연약성), 착하고 미련하다고 평가된다(우선성, 愚善性)고 보고하였다. 최상진은 이를 우리성의 틀로 해석해서, 정이 많은 사람이란 손익적이고 공적인 인간관계보다 사적이고 탈계산적이며 우리성-정관계적인 행동양식을 더 잘 보이는 사람을 말한다. 반대로 정이 없는 사람은 요인분석 결과 냉정하고 이익추구적이며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고(무감정성), 자기중심적이어서 신뢰가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우며(자기중심성), 타인의 도움없이 스스로 하는 것을 중시하는(독립성) 사람으로 여겨졌다. 이는 공적인 상황에서 만나는 타인이 보이는 행태이기도 하다.

 

 

2.한국인의 정서

한국인은 2000년대 기준으로 집단주의 문화가 강하며, 주체성 자기가 강하고 정서억제를 부작용없이 더 잘 수용한다.[각주:20] 그러나 한국인의 정서가 가지는 큰 특징은 정서가 공적 상황과 사적 상황에서 다르게 표출된다는 점이다. 한국인이 주로 겪었던 공적 상황은 권력거리와 집단주의가 강한 상황으로, 기존의 집단주의에 기반한 설명이 잘 먹혀든다. 그러나 사적 상황에서는 '우리'로 표현되는 수평적인 관계가 강조되며, 여러가지 토착정서가 나타난다. 앞서 서술했듯이 주체성 자기도 한국인의 큰 특징이지만, 한국인에게서 보이는 정서의 이중 경로는 한국인이 보이는 독특한 정서와 많은 관련을 맺고 있다.

 

먼저 공적 상황에서 한국인은 정서억제와 위계질서를 요구받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현하는 독특한 개념이 체면이다. 체면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맞는 행동양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선시대 선비는 자신의 계급에 부여된 행동양식을 유지하기 위해 뛰어다니지 않았다. 한국인은 체면을 지키려고 하면서도 동시에 타인의 체면을 지켜주려고 하는데, 이 체면은 보통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한정된다. 암튼 체면을 지켜주려는 시도는 우회적인 언어표현으로 나타나며, 그래서 한국인은 직설적으로 무언가를 말하기보다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눈치를 줘 당사자가 알아서 진의를 파악하도록 한다. 여기서 방금 말한 눈치도 한국에서 중요한 개념인데, 눈치는 간접적인 단서를 통해 타인의 심리를 추론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인은 비언어적이고 무의식적인 단서에서 타인의 심리를 읽는 눈치가 발달해 있으며  또 그렇게 하도록 장려된다. 필자는 눈치가 일본의 '공기'와 같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한국인은 집단주의적인 정서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진실 진정관도 가지고 있다. 진실 진정관은 자신의 감정을 은연중에 드러내서 정서를 표현하는 심리기제로, 삐짐과 자존심이 대표적인 진실 진정관 기제이다. 한국인은 진실 진정관 기제가 매우 발달한 동시에 사적 상황에서는 솔직하고 개방적으로 정서를 표현한다. 이는 개인주의에 비해서는 약하지만 다른 집단주의 문화와는 확연히 다르다. 한국인은 사적 상황에서 감정의 교류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며, 이것이 주체적 자기와 합쳐져 비교적 강한 정서표현으로 나타난다. 물론 이것은 집단주의적인 통제를 받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서 교류는 진실 진정관을 통한 간접적인 형태를 취한다.

 

한국인의 토착정서

삐침은 대표적인 한국의 토착정서이다. 정확히 말하면 삐침은 상대에게 자신의 정서상태를 알리는 간접적인 기제이다. 한국인은 사적인 '우리' 상황에서 갈등이 생기면 이를 표현하고자 하는데, 개인주의에서처럼 직설적인 표현으로 하기보다는 집단주의적인 간접적 방식을 선호한다. 그러한 기제가 삐침으로, 자신의 감정의 응어리에 대한 간접적인 표현이 삐침이다. 삐침은 상대의 관심과 공감을 유도하여 관계 회복에 기여하며, 따라서 상대방에게 정서가 전달되었다는 것이 인지되면 삐침은 사라진다. 그러나 겉으로 나타나는 삐침의 표현은 관계유지보다는 관계 단절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삐침을 접수하고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사회성과 정서지능(아니면 한국에서 태어나기)이 필요하다.

 

자존심은 자존감과 구별되는 한국인의 독특한 정서이다. 자존심은 인간이 잃어선 안되는 최소한의 존엄을 뜻하는데, 그래서 자존심은 평소에는 인지되지 않다가 자존심이 손상되는 상황에서 비로소 감지된다. 자존심의 근원은 사회비교로, 특히 하향비교에서 발생한다. 한국인도 인간인지라 계속해서 사회비교를 수행하는데, 만약 하향비교를 했음에도 자존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존감에 타격을 입는다면 한국인은 자존심이 상했다는 느낌을 가진다. 이는 상향비교에서는 경험하지 않는 것으로, 상향비교에 실패했을때는 열등감을 경험한다. 정확히 말해 자존심이 상한 느낌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의 기준으로 하향비교가 행해질때 나타나는데, 즉 스스로 자신이 못났다고 느낄때가 아니라 타인이 자신을 누군가와 하향비교하고 자신을 깎아내릴때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느낌은 대개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며 동시에 행동의 동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억울은 부당하게 여겨지는 상황이나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볼 때 느끼는 감정으로,[각주:21] 억울한 사람들은 자신이 마음이 답답하고 매우 분하다고 보고한다.[각주:22] 이들은 자신들이 경험하는 불행과 불쾌한 감정을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이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마음이 아프고 원망을 경험한다.[각주:23] 보통 억울은 영어에서 depression으로 번역되나, 억울과 우울(depression)은 그 양상이 매우 다르다. 또한 억울은 부당한 피해라는 원인 하에서 발생하는 분노[각주:24]이기 때문에 anger와도 다르다. 억울 감정은 화병의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각주:25]

 

(han)은 억울함과 부당함을 기반으로 한 감정으로, 억울함과 부당함을 느낄 때 이를 가해자가 아니라 불가항력적인 외부에 귀인하고 그러면서 세상에 대한 원망과 자신에 대한 자책을 동시에 경험하는 감정 상태를 의미한다. 이러한 한 감정은 한국의 문화예술에서 예시를 자주 찾을 수 있으며, 예술은 이러한 한의 감정을 승화하는 매개체로 여겨진다. 민성길은 한이 한국의 문화고유장애인 홧병의 원인일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각주:26]

 

사단과 칠정

사단 칠정은 동양철학인 송나라의 성리학에서 유래한 정서분류체계이다. 성리학은 인간의 감정이 기쁨, 분노, 슬픔, 두려움, 애정, 미움, 탐욕의 7가지로 이루어져 있고, 추가로 유학에서 세상의 근본적인 원리로 간주되었던 4덕에서 유래한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라는 정서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선에서는 이러한 분류법이 더욱 발달하여, 사단은 선한 정서이고 칠정은 중립적 정서라고 여겨졌으며 사단과 칠정의 관계에 대한 철학적 논쟁이 있었다.

 

한덕웅의 조사[각주:27]에 따르면 사단과 칠정은 적어도 한국 문화에서는 일관되게 경험되는 정서로 보인다. 해당 연구에서는 사단과 칠정을 측정하는 척도를 구성하고 그 신뢰도를 검증하였는데, 그 결과 칠정은 모두 a>.75이었으며 측은지심(a=.87)과 수오지심(a=.88)도 준수한 신뢰도를 보였다. 이때 다른 정서와 달리 수오지심은 2요인 구조를 보였다. 그러나 사단중 사양지심은 적절한 신뢰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a=.46) 그러한 정서가 일관된 형태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었으며, 시비지심은 아예 하나의 형용사로만 질문했기 때문에 신뢰도를 구할 수 없었다. 한편 4단의 총 신뢰도는 a=.59(사양지심을 제외하면 .61)였고 7정의 총 신뢰도는 a=.61(기쁨 제거시 a=.66)이어서, 4단과 7정이 서로 다른 정서의 그러모음이 아니라 서로 관련된 정서라는 주장은 지지되기 힘들었다.

 

다른 연구[각주:28]에서는 정서가 4단과 7정으로 분류되는지 조사하였는데, 이를 위해 사람들이 분류한 정서분류를 대상으로 군집분석과 다차원분석을 수행하였다. 군집분석 결과 정서는 긍정적 정서(사양, 기쁨, 사랑 등), 부정적 정서(수오, 분노, 슬픔), 그리고 시비지심으로 분류되었다. 다차원분석에서도 사단과 칠정은 명확히 나뉘지 않았고 쾌-불쾌 차원과 능동-수동 차원이 나타났는데, 이는 사단칠정보다는 유인가와 각성으로 정서를 분류한 현대 정서심리학 이론을 지지한다. 종합적으로 정서는 사단과 칠정으로 나뉘지 않으며, 사단/칠정 분류는 상당히 자의적인 분류로 보인다.

 

해당 연구의 연구2에서는 사단과 칠정이 선악 여부에 따라 달리 판단되는지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사단은 칠정보다 선하게 평가되었으나 역시 수오지심은 악하다고 평가되어 다른 사단과 괴리되었고 기쁨이나 사랑과 같은 긍정 정서는 역시 선하게 평가되었다. 해당 연구에서 가장 악하게 평가된 정서는 수오지심의 일부인 타인혐오였고, 가장 선하게 평가된 정서는 사랑이었다. 연구3에서 정서의 선악을 기준으로 군집분석을 실시한 결과, 기쁨과 사랑과 같은 긍정 정서와 두려움, 수오지심과 같은 부정 정서의 2개 군집이 나타났다. 기존 정서연구와 마찬가지로 긍정 정서는 선하게 평가되고 부정 정서는 악하게 평가되었으며, 측은지심과 사양지심, 시비지심은  긍정 정서로 분류되고 수오지심은 부정 정서로 분류되었다.

 

이는 선함을 기준으로 할때도 사단칠정의 구분은 부정확하며,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로 나누는 것이 더 합당함을 보여준다. 즉 위의 연구를 종합하면 4단은 실제로 2-3단이며, 정서가 4단과 7정으로 나뉜다는 주장은 실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외에 해당 연구의 연구4에서 측은지심은 슬픔과 사랑과 관련되었고, 수오지심은 분노와 두려움과 관련되었으며, 사양지심은 사랑 및 기쁨과 관련되었고, 시비지심은 분노와 관련되었다.

 

한편 또다른 연구[각주:29]에서는 실제 정서가 경험되는 여러 상황을 나누어 조사함으로써 사단이 선한 정서이고 칠정은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한국인에게 사회화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해당 연구에서 한국인들은 유학적 주장대로 도덕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상황에 직면할 때 사단을 경험하였고 칠정은 옳거나 옳지 않은 상황 모두에서 경험되었으며, 사단은 항상 선하다고 평가된 반면 칠정은 그것이 사회적 규범에 합치되는지 여부에 따라 선한지 여부가 달라졌다.

 

그러나 여기서도 수오지심은 상황에 따라 선한지 여부가 달라졌고, 애정은 모든 정서를 통틀어 가장 선한 정서로 평가되었다. 해당 연구에서 가장 선하다고 평정된 정서들은 위 연구와 비슷하게 긍정 정서였고, 그렇지 않은 정서들은 역시 위와 마찬가지로 부정 정서였다. 또한 긍정 정서는 사회적 규범이 지켜지는 상황에서 좋게 평가되었고, 부정 정서는 사회적 규범이 어겨지는 상황에서 좋게 평가되었다. 전반적으로 사단칠정에 대한 연구들이 사단칠정론을 지지하는지, 기존의 이론을 확증하는지는 분간하기 힘들다.

 

필자는 적어도 현대인은 4단이라는 정서를 경험하지 않으며, 오로지 측은지심만이 경험되지만 측은지심을 공감과 구분할 근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록 많은 연구에서 측은지심과 사양지심, 시비지심이 선한 정서라고 평정되었지만, 사양지심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통계적 기반을 만족하지 못했으며 시비지심은 아예 한 문항으로만 측정해 그 타당성은 물론 존재 여부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수오지심은 일관되게 존재하는 정서로 경험되는 듯 했지만 한덕웅의 주장과 달리 항상 악한 정서로 평가된 바, 결국 4단7정에 대한 성리학적 주장은 이를 지지하는 근거가 부족하거나 극단적으로는 반증되었다고 필자는 평가한다.

 

3.우리성-정관계

우리성-정관계는 한국인의 대인관계를 설명하는 기본적 틀이다. 우리성-정관계에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우리'와 '남'으로 나뉜다. 우리는 내집단 구성원으로,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면 편입되며 서로 정에 기초한 호혜적인 대우를 제공한다. 반면 남은 외집단 구성원인데, 기본적으로 정이 없다고 지각된다. 이러한 인식은 내집단 구성원에 대한 호의적 인식 및 특혜와, 외집단 구성원에 대한 적대감 및 배척으로 나타난다.[각주:30]

 

4.주체성-대상성-자율성 자기

주체성 자기와 대상성 자기는 상호의존적 자기가 실제 집단주의자들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난점에서 출발했다. 이 이론에서 자기관은 주체성 자기와 대상성 자기, 자율성 자기로 나뉘는데, 이중 자율성 자기가 상호독립적 자기관에 해당하고 주체성 자기와 대상성 자기는 집단주의적 자기관에 해당한다. 그러나 주체성 자기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핵심적인 인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기인 반면 대상성 자기는 관계 속에서 타인의 영향력을 수용하는 객체로서의 자기이다. 

 

주로 한국인은 주체성 자기가 강하고 일본은 대상성 자기가 강하며, 주체성 자기가 강한 사람은 개인주의자와 마찬가지로 높은 자존감과 자기중심적 편향을 보인다. 이는 왜 한국인이 집단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서양인과 비슷한 수준의 자기중심적 편향을 보이는지 설명해준다.[각주:31] 주체성 자기와 대상성 자기, 자율성 자기는 주체성-대상성-자율성 자기 척도[각주:32]로 측정하는데, 신뢰도는 각각 .77(주체성 자기, 대상성 자기), .74였다.

 

주체성-대상성-자율성 자기 이론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지만, 주류 학계(서구 문화심리학계)에서는 이 이론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서구 학자들은 주체성 자기와 자율성 자기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며, 둘이 같은 자기개념의 다른 표현양상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두 자기관은 높은 상관(.51)을 보이며, 상호독립적 자기관과도 높은 상관을 보인다(r=.54/.63). 여기에 한국의 토착심리학에 대한 홀대가 겹쳐 현재 이 이론에 대한 연구는 수행되지 않고 있다. 필자는 주체성 자기와 자율성 자기가 같은 상호독립적 자기관을 가진 사람의 외향성/내향성을 표상한다고 주장한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는 이누미야 요시유키와 한민이 있다. 이누미야 요시유키는 이론을 창시했으며, 한민은 그와 함께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로 이 이론을 연구하는 학자는 없다.

 

 

한국인의 가치구조 이중성

한국 문화가 가지는 독특한 특성 중 하나는 그것이 이중적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전형적인 집단주의 동양 국가로, 근대화 이전에 유구한 역사가 있으며 매우 견고한 집단주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또한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선진국이고, 근대적인 정치경제 시스템 하에서 서구적인 대중매체가 문화 전반을 지배한다. 이처럼 한국은 전근대와 근대,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문화 모두가 자리잡고 있다. 이는 한국인들이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양쪽의 가치관, 즉 이중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살 것을 암시한다.

 

한국인이 보이는 가치구조의 이중성은 가치관과 행동에서 모두 나타난다. 이를 조사한 연구[각주:33]에 따르면 한국인은 전근대적인 가치관과 근대적인 가치관 모두를 가지고 있으며, 행동도 전근대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행동과 근대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행동을 모두 보인다. 이중 당시 대학생이었던 80년대생들은 근대적 가치관이 더 강했고, 반면 당시 40대였던 70년대생들과 탈북자들은 전근대적 가치관이 강했다. 한편 정태연과 송관재는 이러한 가치구조의 이중성이 자기중심적 행동평가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제안하는데, 실제로 위 연구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보다 더 좋다고 여겼다. 이는 자신의 행동을 평가할때는 자신이 가진 좋은 가치관들(평등, 이타주의, 인본주의)을 중심으로 평가하지만, 타인을 평가할때는 별로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가치관들(권위주의, 이기주의, 물질주의)을 중심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계 문화

계란 전근대 농촌에 있었던 경제공동체로, '계'라는 조직에 가입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돈을 지불하여 공동자금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경제행위를 하는 문화를 말한다. 한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계 문화가 존재하였으며, 지금도 계는 존재하고 있다. 과거에 계는 주로 한 마을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지만, 조선 후기부터 마을의 범위를 벗어난 계가 속속들이 출현하였다.

 

89년에 전라도에서 실시된 설문조사[각주:34]에 따르면 계 문화는 최근까지 남아있다. 응답자의 45.9%는 친족 간에 계를 하고 있었는데, 남자(50.2% vs 41.5%)나 농민(51.5% vs 42%)이 더 많이 참여하였다. 가장 많이 참여하는 세대는 30대(53.6%)였고, 50대(46.1%)와 60대(43.3%)가 그 다음을 이었으며 20대(30.7%)는 가장 참여가 적었다. 학력별로는 중졸(52.3%)과 초졸(48.3%), 고졸(47.2%) 등 저학력자가 대졸(34.8%)에 비해 더 많이 참여하였다. 종합해 볼때 친족 내에서의 계는 주로 농촌에 거주하는 저학력 30대 남성이 주로 참여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지연에 기초하여 계를 구성한 응답자는 전체의 37.1%였다.

 

 

연고주의

연고(yeango)주의란 사람들을 혈연(같은 씨족 여부), 지연(거주지 공유 여부), 학연(같은 대학/고등학교 출신인지 여부)을 중심으로 분류한 후 자신과 같은 가문이나 지역/학교 출신에게 특혜를 제공하는 행동경향을 말한다. 내집단 편애는 일반적인 현상이고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내집단 편애가 더 강하나, 한국사회에서는 혈연, 지연, 학연을 중심으로 한 내집단 편애가 연고주의라는 형태로 정립되어 있다. 이상임[각주:35]은 이러한 연고주의는 기존 한국의 게마인샤프트적 집단주의 문화가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게젤샤프트적 집단주의 문화로 바뀌면서 발생했다고 주장하였다.

 

연고주의에 대한 연구는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실상 연고주의가 아닌 다른 개념을 사용하여 연구하였다. 그러한 연구들은 집단주의나 권력거리와 같은 요인을 연고주의의 측정변수로 삼았으며,[각주:36] 많은 경우 혈연, 지연, 학연에 영향을 받는지 여부로 연고주의의 영향력을 측정하였다.[각주:37] 다만 오경훈의 경우 일반적인 사항을 측정하여 연고주의를 측정하였고,[각주:38] 이상임[각주:39]은 설문지를 제작하여 연고주의를 측정하였는데 해당 설문지는 현재 찾을 수 없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성격 차이[각주:40]

오랜 기간 한국인들은 지역에 따라 성격에 차이가 있다는 고정관념을 믿어왔다. 가령 80년대 말 한국인들은 전라도인이 믿을 수 없다고 믿으며, 실제로도 전라도인을 배척하려고 했다.[각주:41] 오수성과 동료들[각주:42]은 이에 고정관념과 같이 실제로 전라도인과 경상도인 사이에 성격 차이가 존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총 1010명의 전라도 학생들과 경상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CPI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전라도인과 경상도인의 차이는 지배성과 안녕감, 독자적 성취, 융퉁성에서만 나타났으며 이 중 어느 것도 고정관념과 일치하지 않았다. 각각을 살펴보면 전라도 학생은 경상도 학생보다 지배성이 높았고,(d=.11 추산), 안녕감도 높았으며(d=.1 추산), 독자적 성취(d=.07 추산)와 융퉁성(d=.07 추산)도 전라도 학생이 경상도 학생보다 더 높았다. 전체적으로 차이는 매우 작았고, 이러한 차이는 학생의 성별과 학력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했다.

 

 

한국인 내에서의 성평등 태도

한국은 타국과 비교해 볼 때 성평등 태도가 중간 정도인 국가로, 비록 아시아에서는 높지만 서구와 비교할 경우 낮다. 이러한 성평등 태도는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세대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이에 대한 연구를 종합하면 성평등 태도가 가장 강한 집단은 20대이며, 20대 남녀의 경우 성평등 태도가 서로 비슷하다. 아래의 연구가 세대와 성별에 따른 성평등의식의 차이에 대한 연구이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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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연구[각주:43]에서도 20대 남성은 다른 세대 남성보다 적대적 성차별주의가 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50대보다 낮았고 온정적 성차별주의는 30대 이상 남녀와 비슷하거나 더 낮았다. 대신 20대 남성은 성 불평등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나 성평등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그 어느 집단보다 낮게 동의하였다. 저자는 이에 대해 20대 남성이 자주 접하는 또래 여성은 약자이기보다는 동등한 경쟁자였기 때문에 성차별 태도는 낮으면서도 친여성적인 태도나 정책에는 반대한다고 해석하였다.

 

위와 비슷하게 한국인 내에서의 성평등 태도 패턴이나 관련 변수와의 관계가 타국과는 다르다는 연구도 일부 있다. 가령 2021년 서울시장선거에서 적대적 성차별주의는 20,30대가 투표하는 후보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으며, 온정적 성차별주의가 강한 사람은 오히려 좌파 여성후보를 더 지지하였다.[각주:44] 또한 국내의 한 연구[각주:45]에서 남성성 규범에 동의하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성차별적이었지만 여성 할당제에는 더 찬성하였으며, 오히려 공정 담론과 연관되어 있다고 여겨지는 능력주의에 동의할수록 사회 부분에서의 친여성 정책에 더 반대하였다. 어떤 연구[각주:46]에서는 해외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성차별주의가 정치인에 대한 선호도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하였는데, 연구에 사용된 실험자극은 상당히 극단적이어서 이것이 실제 투표행태에 어느 정도로 일반화 가능한지 의문이다.

 

 

한국의 지역별 고정관념

고정관념이 형성되는 범주는 여러가지가 있다. big three로 대표되는 성별, 인종, 나이는 아주 당연하게 고정관념을 만들고, 이와 비슷한 국적이나 직급, 정치성향, 심지어는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 사이트까지 다양한 범주를 대상으로 고정관념이 만들어진다. 도시와 시골에 대한 고정관념도 이 중 하나이며, 서구[각주:47]에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인들도 도시인이 더 유능하고 시골 사람이 더 착하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각주:48] 서울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한국인들은 서울 사람들이 더 지적이나 인성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각주:49] 반대로 강원도나 충청도인은 순박하다고 생각한다.[각주:50]

 

 

한국인의 행복

한국인은 세계 평균에 비교했을때 약간 더 행복한 편이다.[각주:51] 하지만 경제수준에 비추어 보았을때 예상되는 정도보다 낮은 편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각주:52]에 따르면 한국 학생은 공부해야할 양이 늘어나고 입시 방법이 다양할수록 더 불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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