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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의 역사 총설 본문
어느 사회나 나름의 사회복지 제도가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형태의 대규모 보편복지는 근대에 이르러서 나타났다. 일부 사회복지학자들은 이러한 사회복지의 역사를 연구해서, 사회복지의 역사적 측면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의 사회복지도 이해하고자 한다.
이 분야의 주요 저서로는 <사회복지발달사(이준상, 박애선, 김우찬,학지사,2018)>가 있다.
1.개요
사회복지사 연구자들은 사회복지의 역사를 탐구하여 과거의 사회복지 제도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여기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1 양정하는 사회복지사 연구가 다음의 의의를 지닌다고 주장한다.2
- 사회복지 제도의 역사성 규명
- 사회복지 변천의 법칙성 발견
- 독립학문으로서 사회복지학의 정립에 기여
- 일종의 민중사관적 탐구로서 한국사 연구에도 기여3
농업혁명 이후 대부분의 사회에는 사회적 약자에게 물질을 베풀거나 생존을 보장하는 제도가 약하게나마 있었다. 그러나 현대적인 사회복지는 근대 이후에야 등장했다. romanyshyn(로마니쉰)에 따르면 근대에 들어서면서 사회복지는 강자가 남은 자원을 불쌍한 개인에게 하사하는 것에서 사회 전체의 자원을 부족한 구성원에게 사회적이고 체계적으로 분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더 자세하게 로마니쉰은 사회복지가 아래와 같은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보았다.4
- 잔여 개념 - 제도 개념
- 자선 - 시민의 권리
- 빈민에 대한 선별 서비스 - 보편 서비스
- 최저한의 지원 - 최적의 지원
- 개인별 대처 - 사회개혁
- 민간중심 - 공공중심
- 빈민복지 - 복지사회
반면 원석조5는 사회복지 이념이 시계추처럼 친복지와 반복지 사이를 반복했다고 주장하였다(시계추 가설). 이에 따르면 사회복지에 대한 시각은 친복지와 반복지를 왕복하였으며 그에 따라 사회복지 제도도 변했다. 봉건시대와 절대왕정시대에는 친복지적이었으나, 산업혁명기에는 반복지가 우세하여 열등처우의 원칙이 강해졌고, 20세기 초에는 친복지 이념이 우세해 각종 사회복지 제도가 등장했으나,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반복지 이념이 강해져 사회복지 지출이 전면적으로 축소되었다.
사회복지사 연구는 주로 시대구분에 따른 분석과 비교연구, 사례연구가 주를 이룬다. 사회복지 제도는 같은 제도라도 시행하는 국가의 제도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사회복지사에서도 비교연구는 잘 쓰인다. 또한 많은 사회복지사 연구자들은 사회구조, 정치, 문화, 이데올로기적 요인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의 발달을 연구한다. 시대구분의 경우 모든 연구자가 합의하는 시대구분은 없으며, 다만 아래의 4가지 기준을 가지고 종종 시대를 구분한다.6
- 자본주의 발달 단계. 마츠오 히토시는 1)산업자본주의와 공장법, 2)독점자본주의와 사회정책, 3)국가독점자본주의와 사회보장의 3가지로 시대를 구분하고, fine과 herris는 1)절대적 잉여가치 생산방식과 구빈법, 2)상대적 잉여가치 생산방식과 공장법, 3)독점자본주의와 사회보험, 4)국가독점 자본주의와 복지국가의 4가지로 시대를 구분한다. 이러한 구분은 자본주의 변천과 사회복지 변천의 관계를 보여주나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복지를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 수혜자의 주체적 반응. 타카시마 스스무는 자본주의의 발전, 사회복지 대상 및 문제의 변화, 수혜자 반응으로 시대를 구분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수혜자의 반응에 초점을 두나 정치체제의 변화를 잘 다루지 못했다고 비판받는다.
- 통합적 접근. 자본주의의 발전을 외재적 측면으로 두고, 사회정책의 형태와 내용(대상자 및 보장 범위, 이데올로기 등), 수혜자 반응을 내재적 측면으로 두어 다각도로 사회복지사를 분석하고자 한다.
- 정치사회적 접근. 엄밀히 시대를 나누기보다, 정치적 변화와 각 정치 행위자의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사회복지 제도를 연구한다.
주요 이론
사회복지의 역사에 대한 이론은 사회양심이론, 시민권이론, 음모이론, 수렴이론, 사회정의론이 있다. 이 이론은 사회복지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왜 근대에 들어 사회복지가 발전했는지 설명한다. 가장 실증적으로 지지받는 이론은 수렴이론이고, 사회복지사 연구자들이 가장 지지하는 이론은 시민권이론이다.
사회양심 이론
사회양심 이론(social conscience theory)은 사회복지 제도의 근원을 인간의 이타성에서 찾는다. 이타성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이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녀와 친척을 도우려 하며, 이웃과 친구, 같은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도 보호하고자 한다. 이에 국가 또한 국가의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나름의 사회복지 제도를 발달시켰으며, 현대 사회복지도 그 일환이라고 사회양심 이론은 주장한다.
사회양심 이론 지지자인 베이커(J. Baker)는 사회양심 이론의 입장에서 사회복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7
- 사회복지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진 타인에 대한 사랑을 국가를 통해 실현하는 것이다
- 사회복지는 사회적 의무감의 확대와, 사회복지적 욕구에 대한 국민의 지식 향상에 의해 변화한다.
- 사회복지는 누진적으로 발전한다
- 현재의 사회복지는 지금까지의 사회복지 중 가장 최선이다
- 현재 사회복지의 주된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고, 안정적인 기반에 구축된 사회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사회양심 이론에서는 전근대사회에서 이타적인 욕구를 정당화하고 장려하는 수많은 문화적 기제가 있었음을 지적한다. 내집단에 대한 선호와 이타성은 거의 대부분의 사회에서 관찰된다. 유대 왕국과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는 요보호자들이 자주 지원의 대상이 되었고, 기독교에서는 그런 교리가 핵심을 차지했다.8 동양의 유교에서도 인과 민본주의를 주장하여 왕이 백성을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사회양심 이론에서는 사회복지를 계속 발전하는 제도로 본다. 이에 따르면 사회복지는 누적적이고, 비가역적이며, 긍정적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이는 사회문제의 원인과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앎이 계속 깊어졌기 때문이며, 1940년대 이후 사회문제에 대한 이해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도덕적 확신이 사회복지의 본격적인 발전으로 이어졌다.9 그리고 한번 나타난 사회복지 제도는 없어지지 않고 계속 지속된다.
사회양심 이론은 1950년대 영국 사회정책학의 통설이었고, 지금도 다수의 사회복지사와 독지가에게 지지받는 이론이다. 그러나 히긴스(higgins)10는 사회양심 이론이 국가의 역할을 왜곡되게 이해하여 사회복지 발전 과정의 정확한 이해를 방해하고, 사회복지정책의 형성 및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피상적인 국가간 비교가 쉽게 수렴이론으로 비약될 소지가 있다고 비판한다.11
시민권 이론(citizenship theory)
시민권 이론은 사회복지의 발달이 인권의 발달을 따라갔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서는 시민권이 시대에 따라 범위가 확장되었으며, 사회복지도 그에 맞추어 대상과 보장범위가 확대되었다고 주장한다. 근대사회가 되어 기존의 인간관계가 재구성되자 사람들은 시민권이라는 형태로 새롭게 사회적 유대관계를 구성했는데, 사회복지는 그 부산물이라는게 시민권 이론의 주장이다.
영국의 사회정책학자 마셜(Marshall)은 시민권을 공민(civil)적 권리(자유권), 정치적(political) 권리(참정권), 사회적(social) 권리(사회권)로 나누었다.12 자유권은 계몽주의 시기부터 나타났고 참정권도 비슷한 시기에 나타났다가 19세기에 와서 대중화되었으며, 사회권은 가장 나중인 2차대전 시기에 나타났다. 시민권 이론에서는 사회복지의 발전이 이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며, 특히 소극적 자유를 넘어 기본적인 생활 보장을 천명하는 사회권은 사회복지와 긴밀한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시민권 이론은 여러 실증연구와 부합한다. 실제로 여성 참정권의 선두주자인 뉴질랜드는 가족수당 또한 선구자이다. 또한 17개 서구권 국가 중 1900년 이전에 일반 남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국가는 가장 사회복지가 앞선 나라들이기도 하다.13 다만 파커(paker)는 시민권 이론에서 주장한 시민권이 경제적 자유주의와 모순된다고 비판하는데,14 사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와 평등의 알력관계는 늘 있는 일이며 모순의 존재가 시민권 이론을 무력화하진 않는다.
음모 이론
음모 이론(conspiracy theory, 사회통제 이론)은 사회복지가 사회의 통제와 안정을 위한 장치라는 이론으로, 사회양심 이론의 대척점에 서있다.15 음모이론에서는 사회복지를 지배층이 피지배층을 지배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으로 보며, 그 효용성에 따라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조지(george)와 윌딩(wilding)은 이를 복지국가의 마키아벨리적 관점이라고도 부르며, 마르크시즘과도 연관되어 있다.16
음모이론가 사빌(saville)은 사회복지를 자본주의 체제의 안정을 위한 유화책으로 본다. 비슷하게 오코너(O'Conner)도 정부의 사회복지 지출액이 집단간 사회경제적 갈등에 의해 정해진다고 보고하였다. 마르크시스트들은 사회복지가 노동자의 무장투쟁을 막아서 공산주의 혁명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17 실제로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시민들의 소요 사태가 복지의 확대와 연관되었다고 보고되었다(piven and cloward thesis).18
포퍼(popper)와 무라스킨(muraskin)은 음모이론을 다음과 같이 비판하였다.19 음모이론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지배층의 힘을 너무 과대평가했고, 지배층의 음모가 항상 성공적이진 않으며, 음모이론가가 가지는 권력에 대한 관점이 일관적이지 않다. 동시에 그들은 음모이론이 아동과 노인처럼 직접적으로 사회안정을 위협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복지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노인복지는 은퇴 노동자에 대한 미래보장이고 아동복지는 국가의 생산성에 기여함을 간과한 것이다.
수렴이론(convergency theory)
수렴이론(산업화 이론)은 사회복지가 근대화의 필연적인 부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즉 근대화가 일어나면 사회복지도 자연히 생겨나게 된다. 이 이론에서는 근대화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사회복지가 필요해진다고 주장한다.20 윌렌스키(wilensky)와 르보(lebeaux)21는 미국에서 근대화로 인한 가족구조의 변화와 독거노인 증가, 높은 이혼률이 사회복지의 필요성을 키웠으며, 지역간 이동성(residential mobility)의 증가 또한 사회복지의 형성에 기여했다고 보고했다.
수렴이론은 가장 실증적으로 강한 지지를 받는다. 20세기 중반 76개국을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22에서 산재보험과 의료보험, 연금, 실업수당, 가족수당으로 측정한 사회보장 수준은 경제성장 관련 지표와 관련되어 있었고 그 크기는 정치적 요인보다 컸다. 비슷하게 59개국에서 농민 비율과 산업 종사자 비율, 국민소득은 사회보험의 최초 도입시기와 실증적으로 관련되었고,23 스웨덴과 영국, 프랑스를 대상으로 한 실증연구24에서도 정부의 복지지출은 정치적 요인보다 국민소득과 더 관련되었다. 60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25에서도 인당 복지지출은 인구의 연령 구성과 제도의 경과 연수, 국민소득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모두 근대화와 관련된 지표이다.
확산이론(diffusion theory)은 수렴이론을 조금 수정해서, 산업화를 달성한 국가의 경우에는 인접국가나 선진국의 사회복지를 모방하는 경로로 사회복지가 확산된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서는 경제수준이 비슷한 국가여도 사회복지의 정도가 다르다고 수렴이론을 비판하며, 경제수준이 비슷한 경우 모방이 사회복지의 형성을 강하게 설명한다고 주장한다.26
사회정의론
사회정의론(social justice theory)은 사회복지가 정의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따라 변했다고 주장한다. 가령 부족사회에서는 호혜적 상호주의가 정의로 여겨졌기 때문에 사회복지가 상호부조의 형태를 가졌고, 근대에는 이익의 공정한 분배가 정의로 여겨지기 때문에 결과적 평등을 목표하는 복지나 기회의 평등을 추구하는 제 3의 길이 나타났다는 것이 사회정의론의 주장이다.27
사회복지의 시대적 구분
사회복지의 역사를 시대적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학자마다 다르다. 박광준28은 사회복지의 역사를 사회복지 이전 시대, 시작단계, 대전환, 사회개혁과 복지국가 단계로 나눈다. 현외성29은 자본주의 이전 시대, 구빈법 시기, 신구빈법 및 민간사회사업 발달기, 사회보험 태동기, 사회보장체계 형성기의 5단계로 구분하고, 박병현30은 영국의 사회복지 발달을 구빈법 이전 시대(1600년대 이전), 구빈법 시대(1601-1947), 복지국가 시대(1948-72), 복지국가 위기의 시대(73-96), 제3의 길 시대(97년 이후)로 구분한다. 퍼지(ferge)31는 빈민법 시대, 사회보험 시대, 복지국가 시대로 구분한다.
전반적으로 사회복지사에 대한 이론들은 사회복지의 역사를 크게 5개 시기로 나누는 듯이 보인다. 근대 이전 시대는 사회복지가 미진하던 시대였다. 전근대사회에서는 빈민의 수가 적었고,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빈민이긴 했지만 그래서 사회복지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기도 했다. 빈민과 사회적 약자는 대개 가족과 마을, 종교단체에서 부양하였고, 미덕에 근거하여 간헐적으로 행해진 국가나 부유층의 자선이 베풀어졌다.
빈민법 시대가 되면서 본격적인 사회복지가 탄생한다. 근대화와 도시화의 결과 도시에 대규모의 빈민이 발생하면서 유럽 국가는 처음으로 체계적인 사회복지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최초의 사회복지정책이 구빈법이 이때 만들어졌다. 사회복지의 목표는 빈민들의 최소한의 생존이었고, 빈민은 구빈원같은 시설에 입소하거나(시설보호) 영주 혹은 교회가 제공하는 자선으로 연명하였다(거택보호).
사회보험 시대가 되면서 사회복지가 본격적으로 발달한다. 대외적으로 프랑스와 영국 등 기존 강대국을 견제하고 대내적으로 공산주의를 견제해야 했던 독일은 광범위한 사회보장 정책을 도입하여 난국을 타개하고자 했다. 이는 산업화에 따른 문제와, 공산주의의 도전에 직면한 다른 근대국가의 니즈에도 부합하는 정책이었고 그만큼 확산될 수 있었다. 이때 사회복지는 최소한의 생존을 넘어 사회보험으로 이어졌고, 복지가 곧 권리(수급권)라는 인식도 이때 탄생했다. 복지의 주체는 국가가 되었으며, 국가는 사회보험의 형태로 복지부담을 개인 및 기업과 분담하였다.
2차대전 후 복지국가 시대가 되면서 사회복지는 최전성기를 맞는다. 이때 보편복지 이념이 정립되고 완전고용과 사회권이 복지의 목표가 되었다. 사회복지 정책의 비중은 매우 커졌고, 시민단체(특히 노조)가 복지정책의 수립에 있어 큰 역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선진국에서 복지 지출이 정부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상은 이때부터 일반화되었다.
복지국가는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복지국가의 위기 시대가 되면서 퇴조한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경제불황의 원인을 복지 제도에 돌렸고, 복지를 대규모로 축소하며 노조를 탄압하였다. 좌파도 이러한 기조에 호응해서 기존의 복지 제도를 대거 정리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복지 혜택이 주어지는 생산적 복지로 빈 자리를 채웠다. 복지 지출은 복지국가 시대보다 늘었지만, 복지의 중심주체가 국가에서 개인으로 옮겨지고 국가는 개인을 보조하는 행위자로 새롭게 정의되었다.
2.근대 이전의 사회복지
근대 이전의 사회복지는 약자에 대한 시혜적 측면이 강했다. 어느 사회든 빈민이나 병자가 있었다. 그리고 빈자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종교에 의해, 그리고 소요 사태를 방지하는 제도와 문화의 우월함으로 인해, 약자에게 자선을 베푸는 문화도 어느 사회에나 있었다. 이때 자선의 기반은 지배층의 의무나 인간에 대한 사랑이었고, 대상은 약자로 철저히 한정되었다.
로마의 복지는 공화정 말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포에니 전쟁으로 로마의 영토가 비약적으로 늘면서 귀족은 식민지에 농장(latifundium)을 만들어 재산을 더욱 불렸다.32 반면 식민지의 농산물이 로마로 들어오자,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자영농은 빈민으로 몰락하였다.33 그 결과 빈부격차가 극심해졌고, 일부 자영농은 귀족에게 헐값에 토지를 팔거나 아예 그들의 노예가 되어야 했다. 자영농이나 빈민이 주류였던 평민들은 이런 상황에 분개하였다.
이에 평민의 불만을 등에 업고 당선된 호민관 티베리우스 그라쿠스(Grachus, BC163-133)가 평민을 구제하기 위한 대대적인 복지정책을 주장하였다. 그는 개인의 사유재산을 제한해서 인당 250ha 이상의 토지소유를 금지하고, 사육하는 가축의 수도 상한을 두자고 주장하였다. 또한 로마산 소맥을 빈민에게 싼 값으로 판매하자고도 주장하였다. 이러한 정책은 귀족의 반대로 흐지부지되었지만,34 복지에 대한 요구는 제정시대에도 이어져 로마 시민에 대한 대대적인 무상복지가 시작되었다.
3.빈민법 시대
최초의 근대적인 복지는 영국에서 탄생했다. 당시 영국은 자본주의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각지에 도시가 탄생했고, 인클로저 운동으로 농토에서 쫓겨난 농민들이 노동자 계층을 형성하고 있었다. 동시에 도시 빈민의 수도 급격히 늘어났고, 무역을 통한 귀금속 유입으로 발생한 물가상승도 여기에 기여하였다. 과거에는 도시 빈민의 수는 적었고 종교기관의 자선으로 생존을 책임질 수 있었지만, 급격히 늘어난 빈민에 더해 성공회의 확산과 절대왕정을 추구한 헨리 8세가 수장령(act of supremacy, 1534)을 선포하여 교회의 재산을 몰수하면서 더이상 빈민에 대한 복지가 불가능했다.
기존의 복지체계가 무너지고 빈민은 늘어나자, 복지는 새로이 국가의 주인이 된 절대왕정의 몫이 되었다.35 초기의 복지 관련 법안은 우선 구걸을 통제하고, 일할 수 있는 빈민을 일하게 만들면서, 일할 수 없는 빈민을 구호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먼저 백년전쟁기 에드워드 3세는 1349년 ordinance of labourers를 제정하면서, 주먹구구식으로 빈민이 구걸 자체를 금지하고 60세 이하의 모든 남녀의 노동을 강제하였다. 다만 노인과 장애인, 과부, 부양아동은 구제가치가 있는 빈민으로 분류되어 이러한 조치에서 제외되었다.36
1531년에는 <The Act Concerning Punishent of Beggars and Vagabonds(걸인.부랑인 처벌법)>가 제정되어 구걸과 부랑이 나태함의 결과라고 규정하면서, 일할 수 있는 빈민을 처벌하도록 하였다. 그러면서도 시장과 치안판사가 가난한 노인과 일할 수 없는 자를 조사하고, 이들에게 구걸 허용 증서와 구걸 구역을 배정하도록 하였다.37 1536년의 개정안(The Act for Punishment of Sturdy Vagabonds and Beggars)에서는 지역 교구에서 자선금품을 모금하여 구제가치가 있는 빈민을 구호하고, 5세 이상 14세 미만인 아동은 도제로 보내도록 하였다.38
1547년에는 걸인,부랑인 처벌법을 폐기하고 새로운 법이 제정되었는데, 일할 능력이 있는 자가 3일 이상 노동을 거부하면 가슴에 V자 낙인을 새기고 2년간 노예로 삼도록 하였다. 도망치는 경우 이마에 S자 낙인을 새겨 평생 노예로 삼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사형에 처했다.39 이 법은 당대에도 너무 가혹하다는 얘기가 돌아 3년 후 폐지되었고 1536년 개정안의 형태로 다시 부활하였다. 1563년에는 빈민에 대한 기부를 거부하는 자를 처벌하는 법이 신설되어, 후에 poor rate(구빈세)의 시초가 되었다.40
구빈법
난잡하게 제정된 빈민법들은 엘리자베스 1세 때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1563년에 처음 빈민법이 제정되었고, 72년에 구빈세와 구빈감독관(빈민감독관)이 도입되었다. 76년에는 빈민에게 직업교육과 강제노역을 부과하고, 사생아의 양육부담을 교구가 아닌 부모에게 부여하였다. 이 시기 빈민법의 핵심내용은 일할 수 있는 빈민을 작업장(workhouse)으로 보내 일을 시키고, 일할 수 없는 빈민을 자선원(charitable hospital)에 입소시켜 보호하며, 일할 수 있으나 일하지 않는 빈민을 '나태'한 자로 찍어 교정원(house of correction)에서 처벌하는 것이었다.41
1597년의 빈민법 개정안은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상호부양의무를 부과하였다(가족책임의 원리). 그리고 일할 능력이 없는 노인, 시각장애인, 하지 지체장애인 등을 시설에 입소시켜 보호하고, 일할 능력이 있는 자는 스스로를 부양하도록 규정하였다. 구빈감독관 설립과 부랑자의 (원래 거주지로의)강제송환도 법에 명시되었다. 1598년에는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었다.
1601년 엘리자베스 여왕 휘하의 의회는 기존의 빈민법을 모아 <엘리자베스 빈민법(구빈법)>으로 체계화하였다. 구빈법은 1597년에서 1598년까지의 빈민법 관련 법들을 모두 통합하였는데, 4가지 원칙을 확립하였다. 구빈법은 1)빈민구제의 책임을 국가에 부여했고, 2)재산세 명목으로 구빈세를 징수하였으며, 3)치안판사의 감독 하에 구빈 업무와 구빈세 징수를 관장하는 구빈감독관 직책을 설립하고, 4)가족 책임의 원리를 조부모까지 확대하였다. 이 법은 1834년 신빈민법이 제정될 때까지 영국 빈민 정책의 근간이 되었다.
엘리자베스 1세는 빈민이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 가난해진게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있었다. 또한 단순히 교회에 의지한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억압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엘리자베스는 과거에 그랬듯이 빈민을 노동 능력의 유무에 따라 나누고 대우도 달리 하였다. 일할 수 있는 빈민은 house of correction이나 강제노역장에 끌려났고, house of correction에서 노역을 거부하는 자는 감옥에 가두었다. 이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은 금지되었고, 다른 교구에서 이주한 경우 1년 이상 거주했던 교구로 송환하였다.
반면 일할 수 없는 빈민, 병자나 노인, 맹인, 청각장애인, 신체장애인, 정신장애인, 아이가 있는 어머니는 구빈원에 들어가 원조를 받았다. 만일 이들이 집이 있거나, 그들이 집에서 원조를 받는게 더 저렴하다고 판단되면 원외구조도 허용하였다. 이때는 구빈감독관이 식량과 옷, 연료를 현물로 지원하였다. 그리고 14세 미만의 고아나 빈곤아동 등은 요보호아동으로 분류되어, 보호를 원하는 시민(없으면 최저입찰자)에게 위탁되었다. 그러다 8세가 경과하면 도시에서 도제생활을 하게 하였는데, 소년은 24세까지 주인의 상거래 활동을 배웠고 소녀는 21세 혹은 결혼시까지 가정부나 도제로 일하도록 하였다.
정부는 구빈법을 통해 빈민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노동현장에 배치하여 사회를 안정시키고 생산력을 높이고자 하였다. 구빈법의 집행을 위해 추밀원(privy council)은 정기적으로 치안판사에게 편지를 보내 구빈 임무를 이행하라고 독려하였다. 그러나 실제 시행은 당시 영국이 그러했듯이 지방기금을 통해, 지방관(주로 시장)이 실시하여, 지방 빈민을 대상으로 실시되었고,42 세부 기준과 방법도 지방마다 달랐다. 때문에 재정이 열악한 지방은 실제 복지보다 빈민을 분류하고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데에만 주력했고, 스튜어트 왕조가 들어서자 이를 감독하는 중앙권력의 힘도 약해졌다. 그 결과 빈민은 더 좋은 복지를 받기 위해 지역을 옮겨다녔고, 이를 막으려는 구빈감독관과 의회는 <정주법>을 제정하여 적극적으로 빈민의 이주를 막았다.
결과적으로 구빈법은 대규모로 체계적으로 실시된 최초의 사회복지 체계로서, 복지대상자의 조직과 관리, 원조기술의 발달에 기여하였고 처음으로 복지를 국가의 책임으로 인정하였다. 또한 대상자를 기준에 따라 분류했고, 재원 확보 방법을 법제화했다는 의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시행에서 걸림돌이 많았고, 그 핵심원리는 철저히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빈민이 복지를 받을 권리인 수급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주법
구제의 수준이 지역마다 다르자 빈민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혜택을 얻기 위해 잘사는 지역으로 이주하였다. 그러자 부유한 지역의 구빈감독관은 돈을 아끼기 위해 밖에서 들어오는 빈민을 막을 필요가 있었고, 자기 지역을 찾아온 가난한 임산부들을 쫓아내고자 법정을 들락거리는 것이 구빈감독관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43 이에 영국 의회는 1662년 정주법(the law of settlement)을 제정하였다.
이 법의 정식 명칭은 'An Act for The Better Relief of The Poor of This Kingdom'으로, 법의 핵심은 빈민이 자신의 출생지나 가장 최근에 거주했던 지역으로 돌아갈 것을 강제하는 것이다. 정주법은 이전의 ordinance of labourers와 비슷하며 사실 앞서 보았듯이 1547년부터 이러한 법이 있었다. 다만 1598년고 1601년 법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가, 1662년 정주법이라는 이름으로 체계화되어 1795년까지 존속하였다.44
3부 25조로 구성된 이 법은 1부는 전문, 2부는 구빈조합설립, 3부는 빈민법 수정안으로 구성되었다.45 정주법은 빈민의 소속 지역(교구)을 명확히 하고, 법적 정주를 촐생, 혼인, 도제, 상속에 따라 결정하였다. 교구로 새로 이주한 자는 그 교구에 소유한 토지가 없는 경우 40일 이내에 떠나게 하였다. 단 10파운드의 집세를 낼 수 있거나 공탁하는 사람은 법의 적용에서 제외되었다.46
이 법은 당대에도 비판을 받았고, 자본주의화가 심화되면서 더 비판받았다. 경제사상가 애덤 스미스는 '영국에서 나이가 40세에 달한 빈민치고 이 악법에 의해 무고한 고통을 겪지 않은 사람은 단 하나도 없다'고 비판하며, 정주법이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는다고 비판하였다.47 그의 말대로 정주법은 노동력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아 자본주의와 대립하였고, 노동력이 필요한 대도시는 이 법을 반쯤 무시하였다. 결국 농본사회의 잔재를 간직한 이 법은 사회변화와 계속 충돌하다가 18세기 말 폐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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