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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 해설 - 추락의 형태를 한 상징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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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 해설 - 추락의 형태를 한 상징들

과학주의자 2022. 7. 7. 17:39

많은 신화와 전설들이 추락과 현기증, 무게, 으스러짐의 끔찍함을 표현하고 있다. 이카루스는 태양에 지나치게 가까이 가서 바다로 추락한다. 이것은 끈적끈적한 물로 추락하는 악몽의 신화적 표현이다.[각주:1] 탄탈로스는 자기 아들의 살을 올림포스 신들에게 먹이려 한 후 타르타로스에게 삼켜졌다. 파이톤도 제우스의 벼락을 맞아 땅 위로 추락했다. 익시온(ixion)과 벨레로폰도 추락으로 사망했다. 미크틀란테쿠틀리는 개의 날의 주인이자 죽음의 날의 주인인데, 그가 머무는 북쪽은 추위와 겨울의 검은 나라이면서도 동시에 떨어진 태양이 머무는 북쪽이다.[각주:2]

 

추락은 처벌이다. 이것은 그리스 신화뿐만 아니라 유대 신화에서도 그렇다. 즉 아담의 추방은 타천사들의 추락과 마찬가지로 추락이다. 에녹서에서는 타천사들이 땅으로 추락한 이후 여자들과 관계하여 거인을 낳았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 천사들은 나중에 무거운 바위로 짓이겨진 뒤 불의 심연 속으로 또 추락한다. 랑톤[각주:3]에 따르면 <분데헤시(bundehesh)>가 요한계시록에서 원형을 가져왔는데, 분데헤시에서 아리만은 하늘을 습격하려 했던 죄로 땅 위로 추락했다. 그의 추락은 훗날 어둠의 왕자가 살게 될 깊은 구덩이를 만든다. 민속학자들이 말하듯이 이 추락은 처벌의 형태로 교훈화된, 죽음과 시간성의 표현이다. 그래서 묵시록 속 추락은 종종 간음과 질투, 분노, 우상 숭배, 살인 등과 혼동된다.[각주:4] 이 교훈은 시간이라는 배경 위에서 전개된다. 그곳에서 우리의 죽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사에서 뱀은 항상 인간의 경쟁자로 나온다. 여러 신화에서 뱀은 불사를 훔치는 자의 역할을 하는데,[각주:5] 길가메시 서사시와 프로메테우스 전설 등 대부분의 전승에서 뱀은 인간의 불멸성을 빼앗아 인간을 죽음이라는 구덩이로 추락시킨다.

 

월경은 일종의 추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성은 추락의 결과로 월경을 하며 피를 흘리게 되었다. 인도와 알공킨 사람들은 여자들이 속죄를 하기 위해 생리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구도는 인디언, 프레시아, 에스키모, 로디지아, 멜라네시아의 전통에서도 나타나고, 판도라 신화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각주:6]

 

한편 뒤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끔찍한 주제들은 완화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에리니에스는 에우메니데스로 대체되고, 간질이나 나병, 천연두 등도 '높은 병'이나 '아름다운 병', '축복'으로 표현된다. 죽음을 부르는 신들은 아름답고 매혹적인 젊은 여자로 변신하는데, 마라의 딸이나 칼립소, 북유럽의 요정들, <라마야나>의 라바나(ravana)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밤의 체제적 측면은 나중에 다루게 될 것이다.

  1. Diel, P. (2017). Le symbolisme dans la mythologie grecque. Éditions Payot & Rivages;Bonaparte, M. (1952). Psychanalyse et anthropologie. FeniXX. [본문으로]
  2. Soustelle, J. (1940). La pensée cosmologique des anciens Méxicains (représentation du monde et de l'espace): conférences prononcées au Collège de France (chaire d'antiquités américaines, Fondation Loubat), 1939 (Vol. 1). Hermann & cie. [본문으로]
  3. Langton, E. (1951). La demonologie. Etude de la doctrine juive et chretienne. Son origine et son developpement. Trad, de G. Waringhien. Pref. de G. Ryder Smith, Payot, Paris. [본문으로]
  4. Langton, E. (1951). La demonologie. Etude de la doctrine juive et chretienne. Son origine et son developpement. Trad, de G. Waringhien. Pref. de G. Ryder Smith, Payot, Paris. [본문으로]
  5. Krappe, A. H. (1952). La genèse des mythes. payot;Paris [본문으로]
  6. Krappe, A. H. (1952). La genèse des mythes. payot;Pari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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