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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 해설 - 상승의 상징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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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계의 인류학적 구조들 해설 - 상승의 상징들

과학주의자 2022. 7. 7. 18:07

낭만주의 철학자 셸링[각주:1]은 위쪽으로 향하는 방향이 유일하게 활기차고 영적인 의미가 있는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드조유[각주:2]도 환자들이 상승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 심리치료를 하고자 시도한다. 상승하는 것은 도덕적 이상이나 형이상학적 완전성과 동일한 것이다. 심리학자 코프카[각주:3]도 인간의 시각에서 수직방향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렇듯 상승과 수직 방향은 인간 정신에서 가장 중요한 방향이면서, 온갖 긍정적인 의미가 부여된다. 상승은 하늘의 높은 곳으로 탈주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다.[각주:4]

 

이는 수많은 실제 신화들에서도 확인가능하다. 힘겨운 언덕길이라는 뜻인 베다의 두로하나, 미트라 교의 입문 등급인 '절정', 트라키아의 의식용 계단, 사자의 서에 나온 신들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다리, 시베리아 샤먼의 자작나무 사다리 등은 수직으로 올라가는, 상승하는 것에 영적이고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이 모든 상징들은 하늘에 닿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엘리아데[각주:5]의 보고에 따르면 샤먼들은 기둥을 기어오르면서 새가 날개를 펴듯이 두 손을 펼치고, 꼭대기에 이르면 '나는 하늘에 닿았다. 나는 불멸이다.'라고 외친다. 또한 오스티아크 족의 샤먼들은 이가 인간의 머리에서 살듯 자신들은 태양의 머리털(광선)에서 산다고 믿으며, 날다람쥐를 영통 주술의 부적으로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와 타타르, 아메리카에서도 이러한 신화적 전통들이 발견된다.

 

창세기 28장 11절에 나온 야곱의 사다리도 상승의 상징 중 하나이다. 야곱이 그 유명한 꿈을 떠올릴 때 '베텔'이라는 높은 장소에 있었음을 기억하라. 무함마드도 올바른 사람들의 영혼이 위로 올라간다고 증언했고, 단테의 신곡에서 천국을 노래한 부분이나 십자가의 성 요한의 신비로운 승천, <라 수비다 델 몬테 카르멜로>에서도 상승과 사다리는 가타난다. 사실 상승의 주제는 기독교 신비주의 전통에서 매우 흔한데, 기욤 드 생 티에리가 말한 일곱 계단의 '아나바트몽'이나 아당 드 생 빅토르가 '죄인들의 사다리' 또는 '신의 사다리'로 명명한 예수의 십자가도 그러한 것이며 성 베르나르의 <아가서>에서도 상승의 상징들이 발견된다. 이러한 전통들은 모두 플라톤 철학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정확히는 플라톤과 영지주의에서 강조하는 육신의 평범함과 영혼의 상승에서 왔다.[각주:6]

 

기독교를 벗어나도 상승의 상징들은 발견된다. 위고의 작품에서는 꼭대기에 신을 올려놓는 독특한 도덕적 가치들의 사다리가 드러난다.[각주:7] 마니교에서 상승은 추락과 극명히 대비되면서, 추락의 상징인 아가리, 심연, 검은 태양, 무덤, 수렁, 미궁 등과 명확히 대비된다. 이 사다리들은 모두 천체와 이어져서, 사다리는 천체와 동일시되며 금빛으로 반짝이는 태양으로 가는 길을 제공한다.

 

산도 상승의 상징 중 하나이다. 아무리 낮은 언덕도 계시의 장소이며,[각주:8] 카바나 지구라트, 보로부두르 신전이 상승을 나타낸다. 이는 피라미드와 북유럽의 봉분[각주:9]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 도상학에서는 네모난 다듬지 않은 여성적/양성적인 돌을 남성적인 원추형의 선돌과 구분하는데, 교회의 첨탑과 종루, 새벽의 새 수탉이 정상에 위치한 기독교 오벨리스크에서 이러한 선돌의 모습이 등장한다. 생 티에리는 신석과 선돌, 종루의 첨탑은 거룩한 결합에 대한 날카로운 관심과 기대를 의미한다고 했다.[각주:10] 중국의 산수화에서는 항상 산과 물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각각 양과 음을 상징하고 이번에도 산은 양을 상징한다. 일본의 가케모노에서도 산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상승을 표현한다.

 

산은 남근숭배의 상징이기도 하다.[각주:11] 동탕빌[각주:12]은 켈트 족 전통에서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태양과 남성, 하늘이 동일시된다는 점을 발견하였는데 여기서 산과 바위는 켈트 족의 아폴론인 벨레누스를 가리킨다. 높은 장소를 뜻하는 '발란'이나 '발론', '발라온'이 원래 '발라두눔'에서 왔으며, 이 발라두눔은 벨레누스의 작은 언덕이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베야르, 비야르, 바야르 등 프랑스 지명에서 자주 등장하는 산의 명칭이 이러한 전통의 흔적이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산은 태양과도 동일시되는데, 그래서인지 프랑스 신화에서 태양의 위치를 가진 가르강튀아는 인도유럽어에서 돌을 의미하는 원시적인 어근 '카르'나 '칼',[각주:13] '가르', '갈'에서 왔다. 바라보는 사람을 돌로 만드는 고르곤이나 기독교화된 가르강튀아인 성 고르공도 이러한 어근이 반영되었으며, 브르타뉴에서 바위를 이르는 '카렉'과 영국의 코멀린 산과 코모린 산, 비티니아의 가르말리 다그, 제벨 가르멜, 미케네의 칼카니 산, 마지막으로 가르강튀아의 잔해나 배설물, 또는 신발에서 떨어진 진흙으로 알려진 코르메유, 샤르메유, 코르벨, 코르베유, 코르바유, 망통의 카라멜, 토랑 고원의 샤라멜 등의 산과 언덕들[각주:14]도 이러한 어근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까마귀(corvus)도 '코르' 어근을 공유한다. 그리고 ''코르'는 실제로 태양신 벨과 동시에 태양의 새 까마귀를 상징한다.[각주:15] 실제로 켈트 족과 게르만 족은 까마귀가 태양 숭배와 관련되었다. 또한 성 미카엘은 가르강튀아의 날개 달린 계승자이다.[각주:16] 이는 우리를 상승의 상징 중 하나인 날개로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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