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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연구의 이해

과학주의자 2022. 9. 12. 21:05

동기는 행동을 일으키는 의식적/무의식적 원인을 말한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동기는 행동을 일으키는 방아쇠이며, 정서심리학에서는 정서를 동기로 본다. 동기는 특정 대상에 선택적 주의를 기울이거나 특정 행동을 일으킬수 있고, 동기의 강도가 변하거나 주변 환경에 자극을 받으면 행동도 변할수 있다. 인간은 동기를 가짐으로서 생리적/심리적으로 환경에 적응하거나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다. 동기는 강도, 지속성, 방향(direction)의 3요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동기의 강도가 강할수록 행동이 확실하게 이뤄지고, 지속성이 강할수록 오래 끈기있기 하며, 어떤 행동을 할지를 동기의 방향이 결정한다. 동기를 일으키는 요인은 보통 개인 내부에 있지만, 동기의 충족은 외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동기는 개인 내부와 외부 모두에게 영향을 받는다. 여기서 개인과 외부가 따로 떨어져 있지만은 않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인간은 아주 다양한 동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들은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동기가 우세해지는데, 우세한 동기는 많은 경우 개인이 스스로 이를 지각한다.(conscious motivation) 그러나 다른 동기들도 무의식적이나마 잔존하여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이를 무의식적 동기(unconscious motivation)라 한다.[각주:1] 어느 동기가 의식되는지는 행위 실행의 난이도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난이도가 낮을수록 일반적인 동기가 우세하며 반대로 난이도가 높으면 구체적인 동기가 우세하다.[각주:2]

 

기를 따로 연구하는 동기심리학자는 존재하지 않지만, 다양한 심리학자가 동기를 연구하고 있다. 다윈이 동기에 대한 책을 퍼낸 이레, 동기연구자들은 동기에 대해 다양한 사실을 밝혀냈다. 학자들은 매우 다양한 동기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각주:3] 초창기 연구자들은 혐오자극을 피하려는 동기를 주로 연구했지만, 후기산업사회가 되면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려는 동기가 더 관심받고 있다. 이들은 학습 그 자체에서 보상받는 학습동기와 같은 내적 동기가, 외부에서 보상을 받는 외적 동기보다 강력하다는 점을 밝혀냈고, 부정적 자극이 긍정적 자극보다 4배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긍정주의자들의 오랜 소망이었던 행복의 문도 최근 많은 심리학자가 두드리고 있다. 최근의 신경과학자들은 BIS와 BAS 사이에 위치한 안와전전두피질이 성취동기와 관련된 부위임을 밝혀냈다.

 

정서가 동기에 미치는 영향은 동기연구에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정서는 가장 강력한 동기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정서는 행동의 방향성과 강도를 제공한다. 특히 많은 생리적 욕구들이 정서로 나타남을 주목하라. 정서는 다른 동기들이 얼마나 잘 충족되었는지 여부를 끊임없이 반영하여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쾌로 나타나는 긍정적 정서는 무언가가 잘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내며, 불쾌로 나타나는 부정적인 정서는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신호하여 하던 일을 멈추고 그 잘못을 해결하도록 사람을 동기화한다. 이러한 정서의 역할은 동기연구에서도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정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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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는 주관적 경험과 생리학적 반응, 행동으로 나타나는 총체적 감정 반응을 이르는 말로, 자주 행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학자들은 정서가 동기와 동일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러한 주장에 동의하는지를 떠나서, 정서에 대한 이해는 동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동기 측정

아직 인간의 동기를 직접 관찰하는건 힘든 일이다. 고가의 fMRI를 사서 숙련된 수학자들을 동원해야만 겨우 일부나마 볼 수 있다. 동기연구를 할때마다 그 뻘짓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동기연구자들은 4가지 차원에서 동기를 측정한다. 한 차원은 행동(behavior)이다. 학자들은 유기체의 행동을 보고 유기체의 동기를 추론한다. 어떤 쥐가 먹이를 향해 달려간다면 쥐가 배고픔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른 차원은 관여(engagement)이다. 비록 행동처럼 직접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측정할 수 있는 또다른 행동이 있다. 주의집중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아이트래커를 쓰거나 테스트를 통해 피험자가 주의집중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즐거움과 목표도 마찬가지다. 이런 요소들은 행동에 '관여'하여 행동을 통제하는데, 그 밑바탕에 동기가 깔려있다. 위의 두 차원과 달리 신경생리학적 변화(brain & physiological activations)는 동기를 직접 본다고도 할 수 있다. 포유류는 긍정적인 자극에 동기부여되면 좌측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된다. 이 활성화는 전극이나 EEG,fMRI를 통해 직접 볼 수 있다. 마지막 차원은 자기보고다. 대규모의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할때 그 많은 사람을 관찰하거나 측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신 연구자들은 설문지를 돌린다. 설문지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동기에 대한 질문에 응답한다. 이렇게 하면 대규모 피험체의 동기에 대해 연구할 수 있다. 물론 답변이 성의없거나, 피험자가 유아 또는 장애가 있을 경우 자기보고를 쓰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그리고 문항순서를 조작하거나 일부러 편향적인 문항으로 설문지를 만든다면, 그 설문지는 믿기 힘들다.

 

운동 동기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동기로 헬스장을 끊고 조깅을 시작한다. 운동을 이끄는 다양한 동기가 있고 보통 여러개가 같이 작용하지만, 이들을 살펴보면 인간 동기의 기본적인 유형을 볼 수 있다. 그 유형을 아래 서술하였다.

 

  • 내적 동기(재미): 아직 대부분의 아이들은 다이어트나 근육을 위해서 운동하지 않는다. 이들이 놀이터를 뛰어댕기는 이유는 순전히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 몰입(flow):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운동선수들은 운동에서 몰입을 경험한다. 한번 몰입을 경험한 사람은 그 경험을 의미있기 받아들이며 다시 하려고 한다.
  • 외적 조절(강요): 모든 사람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진 않는다. 필자는 군대시절 간부들의 강요로 뜀걸음과 체력단련을 매일 하였다. 
  • 외적 동기(돈): 많은 운동선수들이 자의로 운동을 하지만, 돈을 주지 않는다고 하면 많은 수가 그만둘 것이다. 한국의 전 농구선수 서장훈은 자신이 내적 동기가 아닌, 외적 동기만으로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 목표: 필자의 어머니는 10kg 체중 감량이 목표이다. 비록 성공하긴 힘들어 보이지만 목표는 어머니에게 가끔씩 운동을 하도록 동기부여한다.
  • 가치추구(건강): 필자의 친구는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해 조깅을 한다. 많은 보디빌더들도 더 큰 근육을 위해 운동을 하고 호르몬을 주사한다.
  • 자기개념: 사람들은 타인의 운동을 관찰하곤 자신도 그렇게 되도록 고무된다.
  • 성취동기(탁월함): 2010년대 후반 세계 각지에서 헬스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운동을 함으로써 자신이 보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존재가 된다고 믿는다.
  • 유능성: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점점 늘어가는 실력에서 동기를 얻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자신이 드는 덤벨의 무게가 늘어가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 대립과정(정서적 반동):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인간신체의 반응에 의해, 격한 운동을 한 사람들은 힘든 감정의 반동으로 개운함, 상쾌함을 느낀다.(엔돌핀의 영향이다) 이러한 긍정적 정서가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
  • 정서: 어떤 소설가는 맑은 날씨를 보면 기분이 좋아 산책을 나간다. 하루일과가 힘들어서 운동으로 감정을 풀려는 사람도 있다. 이들 모두 정서에 의해 행동이 발생한다.
  • 내사(죄책감의 경감): 어떤 청년들은 열등감을 해소하기 위해 운동을 한다. 이들은 운동을 통해 얻는 성취감을 통해 자신을 생산적인 사람으로 느낀다. 사회학자 한병철은 후기자본주의 사회가 사람들을 기본적으로 자신이 무력하다는 우울감에 시달리게 만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성취(주로 일)에 매달린다고 비판한다.
  • 개인적 통제(스트레스 경감): 어떤 사람은 쌓인 화를 풀기 위해 격투기를 한다. 격투기가 실제로 화를 줄여주는지와 상관없이 쌓인 화는 격투기를 유발한다.
  • 관계(친구랑 같이): 얼마전부터 필자의 친구가 운동을 고민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는 형이 헬스장을 다닌단다.  

 

 

1.욕구(need)

욕구는 동물 내부에서 일어나는 동물의 생존과 성장, 안녕에 필수적인 추동을 말한다. 적절한 욕구충족은 동물의 건강 유지와 발달을 촉진하지만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생리적, 심리적 건강에 해가 된다. 이처럼 생사와 관련되어 있는 욕구는 행동을 일으키는 강력한 동기 중 하나이다. 욕구는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나눌수 있는데 목표가 결핍의 충족인지 유기체의 성장인지에 따라 결핍동기와 성장동기로 나눌수 있고, 욕구가 발생하는 차원에 따라 생리적 욕구, 심리적 욕구, 사회적 욕구로 나눌 수 있는데 욕구의 종류는 서로 다른 정서를 낳는다.

 

욕구는 시간이 지나 동물의 만족이 감소하면서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리적 결핍이 커지면 동물은 신체적 욕구가 발생한다. 신체적 욕구는 추동을 일으키고 추동을 통해 행동을 일으킨다. 행동이 목표를 완수하면 추동은 감소하고 따라서 욕구도 사라진다. 생리적 결핍은 항상성(homeostasis)을 통해 이해할 수 있는데, 항상성에 위협이 될 만큼 무언가가 부족해지면 이를 생리적 결핍이라고 한다. 욕구 중 결핍동기의 목적은 항상성의 유지이기 때문에 항상성이 회복되면 욕구는 부적 피드백을 일으켜 행동을 중지시킨다. 

 

신체적 욕구는 흔히 기.갈.성으로 요약된다 기는 허기, 갈은 갈증, 성은 성욕을 뜻한다. 이 3가지가 척추동물의 대표적인 욕구이다.

 

허기(식욕)[각주:4]

허기는 기갈성 중 가장 관심의 대상이면서 애증의 대상이다. 허기는 체내에 영양분이 부족할때 발생하여 영양을 섭취하려는 욕구이다. 허기는 시상하부에서 조절하는데,[각주:5] 시상하부가 위에서 신호를 전달받아 허기를 일으킨다. 거의 항상 음식물이 들어있는 위는 시간당 210cal씩 소화하는데 이 과정이 계속되어 60%가 비면 허기가 시작되어 90%가 비면 최고도의 허기를 느낀다. 안이 빈 위가 쪼그라들면 위에 연결된 미주신경이 시상하부에 신호를 보내고 그러면 시상하부에서 반응한다.

 

시상하부는 위치에 따라 위쪽에 자리한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LH)와 안쪽에 자리한 복내측 시상하부(ventromedial hypothalamus,VMH)로 나뉘는데 허기를 일으키는 곳은 LH이고 VMH는 허기를 억제한다.[각주:6] 신호를 받은 LH는 뇌하수체를 통해 orexcin을 분비하고 orexcin은 화학적 변성을 통해 허기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으로 변한다. 음식을 충분히 먹어 위가 빵빵해지면 인근의 지방세포에서 렙틴(leptin)을 분비하는데, 렙틴이 VMH의 AgRP 관련 뉴런의 수용기에 결합하면 VMH가 인슐린을 줄이고 고만 먹으라고 명령한다.[각주:7] 이처럼 허기는 대부분 시상하부의 통제를 받지만, 최근 연구들은 궁상핵같은 다른 뇌부위도 허기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하고 있다.[각주:8]

 

그렐린은 허기를 일으켜 인간이 음식을 찾고 음식을 먹게 한다.[각주:9] 그래서 사람에게 그렐린을 주사하면 그들은 몹시 배고파하고 평소보다 30% 이상을 더 먹는다.[각주:10] 또한 그렐린은 분비될때 해마도 또한 활성화시켜서[각주:11] 음식에 대한 기억이 잘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반대로 렙틴은 시상하부의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데,[각주:12] 앞서 말했듯이 위의 지방세포에서 분비된다. 따라서 식욕이 너무 많은 사람은 렙틴 주사를 통해 체중을 억제할 수 있다.[각주:13] 한편 어떤 학자들은 유일한 식욕/식욕 억제 호르몬이라는 이론에 반대하고, 각 영양소마다 다른 호르몬에 견인되는 다른 굶주림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각주:14] 가령 몸에 탄수화물은 풍부한데 단백질이 부족하면 단백질 허기가 일어나고,[각주:15] 지방만 부족하면 지방 허기가 일어나는 식이다.

 

허기의 발생은 단기적 차원과 장기적 차원에서 나눠서 볼 수 있다. 당질평형 가설은 단기적 차원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이 이론에 따르면 단기적인 허기는 혈당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혈액 속의 당도가 낮으면 이를 간이 감지하는데, 혈당이 낮아졌음을 감지한 간이 LH에 신호하면 그렐린이 분비되고, 충분히 혈당이 높아지면 간이 다시 VMH를 자극해 허기를 낮춘다. 이러한 대사작용이 망가진 환자를 우리는 당뇨라 부른다. 한편 지방평형 가설은 장기적 허기를 설명하는 이론으로, 이 이론은 장기적인 허기가 지방저장량에 달렸다고 한다. 인체는 극한상황을 대비해 항상 지방을 저장하기 때문에 우리는 음식을 먹지 않은채로 최대 2주일을 살 수 있다. 지방평형 가설에 따르면 인체가 비축한 지방이 적정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지방조직이 호르몬을 분비해 허기를 유발한다. 인간의 허기는 지방평형의 틀 아래서 보통 혈당 수치에 좌우된다. 고정점 이론(set-point theory, 설정점 이론)은 좀더 근원적인 수준을 다루는 이론으로, 이 이론에 따르면 혈당과 지방량의 적정수준은 유전적으로 정해져있다. 출생 후 초기 유전적 특질이 적절한 체중과 지방량을 설정하며, 이것이 지방세포수의 개인차를 초래하여 개인의 항상성 기준을 결정한다는게 고정점 이론의 핵심이다.

 

항상성을 이해하면 다이어트 실패에도 대처할 수 있다. 절식 포기(restraint-release, 억제 해제)는 다이어트가 끝난 후 폭식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학자들은 우울증 환자나 높은 불안을 가진 사람이 다이어트를 하면 대개 과식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울증 환자가 기본적으로 식욕이 없음을 고려하면 이는 신기한 일이다. 다이어트는 대개 급작스런 식단조절을 통한 음식섭취 감소로 시작하는데, 갑작스런 섭식 감소는 항상성을 무너트려 생리적 결핍을 유발한다. 기존 체중에 기준이 맞춰진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는 대량의 그렐린을 분비하고, 높은 그렐린 농도가 유지되다가 결국 다이어트가 끝나면 엄청난 허기로 돌아온다. 정신질환자는 자기통제가 약해졌기 때문에 이 과정이 더 빨리, 더 크게 일어난다. 절식 포기 현상을 막으려면, 비현실적인 10kg 빼기같은 목표는 빨리 버리고 목표를 약하게 맞춰서 항상성이 자연스럽게 기준 체중을 낮추게 만들어야 한다.

 

허기가 위와 같은 생리학적 영향만 받는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끝없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는 바깥에도 있다. 허기는 항상성의 결핍뿐만 아니라 외부의 자극이 유발할 수도 있는데, 시간대[각주:16]나 감각적 자극, 스트레스가 허기를 유발할 수 있다. 야밤에 치킨광고를 보고선 스트레스 쌓인다고 치킨을 시키는 누군가를 상상하라. 한편 사회적 촉진이 섭식을 증가시킬수 있고[각주:17] 다양한 맛의 음식이 앞에 있으면 하나의 음식만 있는 경우보다 섭식이 는다. 이 둘을 실험한 연구는[각주:18] 비록 맛의 종류가 다양한 상황에서 남자의 식욕이 사회적 영향을 받지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두 요인이 작용함을 보여준다. 한편 어느 중간발표[각주:19]에 따르면 특정 신체부위를 두드리게 하거나 어려운 인지적 과제를 수행하게 하여 피험자의 주의를 분산시키면 음식에 대한 갈망이 감소한다.

 

다른 연구[각주:20]에 따르면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양은 앞의 접시에 놓인 음식의 양에 비례하는데,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바닥이 호스와 연결되서 끊임없이 수프가 차도록 되어있는 그릇을 사용하였다. 그 결과 그런 그릇의 음식을 먹는 피험자는 통제군에 비해 수프를 73%나 많이 먹었다. 이는 피험자들이 자신이 먹은 음식 양을 인지하지 못해서 그런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자신이 먹는 칼로리 양을 인지하는 경우 이를 만회하는 방향으로 섭식행동이 일어난다.[각주:21]

 

갈증

갈증은 체내에 수분이 부족할때 발생하여 수분을 마시려고 하는 욕구다. 인체의 70%는 물인만큼 수분유지는 생존에 매우 중요하고, 실제로 이틀동안 수분을 얻지 못하면 죽기 때문에 인체는 체내 수분이 2%만 부족해져도 갈증을 일으킨다. 갈증도 세포내액이냐 세포외액이냐에 따라 종류가 다른데,(이중고갈 모형,double depletion model) 세포액같은 세포내액이 부족하면 삼투성 갈증이라 하고 혈액과 같은 세포외액이 부족하면 용적 갈증이라 한다. 세포액은 체중의 40%, 혈액은 체중의 20%를 차지하여 서로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삼투성 갈증이 용적 갈증보다 강도가 심하다. 갈증은 보통 세포의 수축을 뉴런에서 전달받은 시상하부가 일으키지만 입, 위, 장, 피, 세포 등 다른 기관들도 갈증에 영향을 준다.(다중 부적 피드백)

 

갈증은 물론 신체적 욕구지만 다른 본능이 그렇듯 환경의 영향도 받는다. 물이 풍부한 지역 사람은 물이 귀한 지역 사람보다 더 적은 물을 마신다. 또한 신체적 상태와 관계없이 정해진 시간에 갈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밥먹기 전에 물을 마셔야 하는가, 밥먹은 후에 마셔야 하는가?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전에 마시든 후에 마시든 실제 신체상태와는 관련없이 그냥 정해진 시간에 마시는 행동이다. 또한 갈증의 충족은 마신 물의 양에도 영향을 받지만 물의 맛에도 영향을 받는다. 단맛이 강하고 다른 맛이 적절한 물이 제일 갈증을 잘 해소한다. 이것은 음료수회사에서 청량음료에 미친듯이 과당을 집어넣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 이외에 술이나 커피와 같은 기호음료는 사회에 따라 갈증의 해소수단이 될수도 안될수도 있다. 

 

성욕[각주:22]

성욕은 다른 성과 성적으로 접촉하려는 욕구로, 성적 파트너와 사귀고 섹스하고 싶어하는 추동이다. 허기와 갈증과는 달리 충족되지 않아도 살수 있지만 진화의 역사는 모든 척추동물이 성욕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인간의 성욕은 척추동물 중에서도 유별나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일반적인 포유류는 발정기라는 특정한 기간동안 성욕과 성행동이 활발히 일어나지만 인간은 발정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일반적인 척추동물은 페로몬이 중요한 성적 자극이지만 인간에게 페로몬은 부차적인 성적 자극이다.

 

인간의 성욕은 시각적 자극 외에도 후각,촉각,청각이 개입하며, 환경적 변인들도 유전적 요인 못지않게 영향을 준다. 인간의 성욕은 DHEA(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에 의해 조절된다. 이 호르몬은 6세경부터 분비되어 10세때부터 행동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친다.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도 성호르몬의 일종인데, 이들은 DHEA와 달리 특정 성별에서의 성적 특성과 연관된다. 한편 인간은 성 각본(sex script)을 통해 성욕을 해소하는데 성 각본은 성적 만남에 대한 스크립트다. 그리고 성욕과는 관계없이 인간의 성행동은, 경험으로부터 형성된 성적 자기에 대한 신념인 성적 도식에 의해 영향받는다. 

 

성욕은 남녀가 차이를 보이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성욕을 유발하는 호르몬은 둘 다 같다.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성욕을 유발하는 주요 호르몬[각주:23]으로 이는 남녀의 차이가 없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욕 이외에도 동성 간의 경쟁과 폭력성을 조장하고 시공간지각능력(visuospatial ability)의 발달에 기여한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테스토스테론이 많고, 유부남보다는 미혼이, 열애 커플보다는 권태기 커플이 더 높다. 테스토스테론이 공격성과 연결되는 기전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은 동물과 달리 인간의 성욕은 호르몬의 영향이 절대적이지 않다. 물론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지만, 인간에게 있어 성 호르몬은 개인의 성적 반응성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성적 자극이 없으면 성욕이 온전하지 못한다.

 

한편 성욕도 다른 욕구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회적 영향을 받는다. 특히 특정 문화적 관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반적으로 흥분하지 않는 자극에 흥분하게 할 수 있다. 한 연구[각주:24]는 헨타이 포르노(hentai pornography)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는데, 헨타이 포르노를 일본 만화(anime, 아니메) 특유의 그림체로 그려진 포르노를 일컫는 말로 오랜 기간 아니메를 시청해온 사람들(오타쿠)이 즐겨 사용하는 포르노이다. 연구에서 포르노 사용자나 포르노 비사용자는 헨타이 포르노를 보고 성적 흥분을 느끼지 않았지만 오타쿠들은 그러한 자극을 보고 성적 흥분을 느꼈으며, 그 차이는 매우 컸다.(d=1.63)

 

2,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동기는 크게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로 나뉜다. 내재적 동기는 인간심리의 내적 과정에서 나타난 동기로 욕구, 인지, 정서로 나뉜다. 인간의 3대 욕구로 불리는 생물학적 욕구는 물론 보통 내적 동기로 불리는 자율감, 유능감, 관계감도 여기 해당한다. 인지는 인간의 인지과정에서 유래하며 목표, 귀인, 신념 등 인지적 요소가 해당한다. 내재적 동기와 달리 외재적 동기는 종류가 무척 다양하며, 양육 환경에서 문화권의 역사까지 정말 다양한 수준이 외재적 동기를 구성하나 보통 사회적 압력이나 금전적 보상등을 외적 동기라 부른다. 이 둘은 외부관찰 만으로는 구분하기 힘들다.

 

외적 동기

외적 동기(extrinsic motivation)는 쾌락적(hedonistic) 경향성에 기반한다. 쾌락적 경향성은 프로이트의 쾌락의 원리와 비슷한 것으로, 쾌락에 접근하고 고통을 회피하는 경향이다. 외적 동기는 매력적인 결과를 취하고 혐오적인 결과를 제거하려는 동기이다. 음식, 돈, 특권 등 다양한 유인(incentive)들이 외적 동기를 유발하는데 여기서 유인은 사람을 특정 행동으로 이끌거나 피하게 하는 환경적 사건을 말한다. 정적 유인은 접근행동을 유발하고 부적 유인은 회피행동을 유발하는데, 어느것이 어떤 유인이 될 것인지는 해당 유인이 어떻게 학습되었냐에 따라 다르다. 유인은 대개 조건화의 결과로, 특히 조작적 조건화의 결과이다. 조작적 조건화로 인해 쾌락으로 인식된 유인을 강화인(reinforcer)이라 한다.

 

정적 유인은 보통 보상(reward)이라고 불린다. 보상은 강화인 중에서도 어떤 성취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선물이다. 보통 물질적 보상보다는 비물질적 보상이 효과적인데, 물질적 보상이 중단되면 보상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못해 실망하게 되어 행동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보상의 발생과 통제는 뇌의 보상회로에서 담당한다. 보상회로는 조작적 조건화의 형성에 필수적이며, 물질중독과도 관련되어 있다. 

 

불균형 가설은 심리학자 윌리엄 팀버레이크(William Timberlake)가 제안한 조작적 조건화에 대한 설명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유인은 무너진 항상성에 의해 발생한 욕구에 의해 나타난다. 먹이가 유인이 된다면 이는 항상성이 무너져 식욕을 느끼기 때문이다. 팀버레이크는 더 나아가 항상성이 회복되면 유인은 더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며 특정 유인이 너무 과해서 항상성이 무너진다면 유인이 오히려 처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부르다면 신체는 음식을 거부하는데, 이때 무시하고 음식을 계속 준다면 이 음식은 유인이 아닌 처벌인으로 기능할 것이다. 반대로 신체적 고통이나 갑갑함도 너무 부족하면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적 동기는 동기가 내재화된 정도에 따라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외적 동기는 보상과 처벌같은 오로지 외부 요인에만 영향을 받지만, 인간 마음속 내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외적 동기도 일부 있다. 이 수준에 따라 외적 동기를 외적 조절, 내사 조절, 동일시 조절, 통합 조절이 있다.[각주:25] 나중의 것일수록 개인에게 통제권이 있으며, 동일시 조절과 통합 조절은 종종 준 내적 동기로 간주된다.

 

  • 외적 조절은 그냥 외적 동기다. 보상과 처벌, 때로는 복종과 응종에 움직이는 매우 평범한 외적 동기이다.
  • 내사 조절은 외부 사건의 일부가 마음 내부로 옮겨왔다. 내사 조절은 보상과 처벌의 기반이 되는 사회적 기준에 의해 일어난다. 내사 조절이 주된 동기인 이들은 남에게 욕먹지 않기 위해 쓰레기를 줍고, 남에게 칭찬받기 위해 공부를 한다. 그러나 외적 조절과 달리 실제 남들이 그렇게 하진 않는다. 보상을 제공하는 제공자는 자기자신, 정확히는 마음 속의 일반화된 타자이다. 내사 조절은 일반화된 타자의 기대에 맞춰 행동한다.
  • 동일시 조절은 콜버그의 이론을 떠오르게 한다. 콜버그는 사회인습을 도덕이라 여기는 4단계 인간이 인습의 본질에 대해 추론하면서 5단계로 넘어간다고 했다. 비슷하게 동일시 조절은 사회적 기대의 근원이 되는 가치에 따라 행동한다. 동일시 조절도 자신의 원하는 것을 하는 동기는 아니다. 대신 이들은 어떤 가치가 좋기 때문에 하도록 하는 동기이다. 이들이 쓰레기를 줍는 이유는 그게 좋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운동을 한다면 자기에게 좋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마치 의무감과도 같은 동일시 조절은 기준이 되는 가치들이 외부에서 오기 때문에 외적 동기로 간주된다.
  • 통합 조절은 자신에게 좋은 가치에 따라 행동하도록 하는 동기이다. 통합 조절에 동기부여되어 쓰레기를 줍는다면, 이는 청결이나 사회적 봉사가 자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직장에서 일을 하는 이유는 이 일이 자신의 가치관과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 동기는 내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내적 동기는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통합 조절을 내적 동기와 구분하기는 힘들다.

 

밑에서 더 자세히 알겠지만 외적 동기는 내적 동기에 비해 효율성이 낮고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막말로 월급은 끊기지 않고 나올 때만 힘을 가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적 동기는 자주 이용될 것이다. 사람은 다 다르기 때문에 내적 동기가 일어나는 조건도 다 다르다. 70억명 모두를 내적 동기부여하기보다는 보상과 유인을 제공해 행동하도록 하는게 훨씬 효율적이다. 또한 자폐아, 학습된 무기력, 음주운전, 반사회적 행동 억제, 숙제 등 수많은 일들은 대상자가 아예 어떠한 동기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적 동기를 불어넣어서라도 일을 시켜야 한다. 사이코패스의 내적 동기를 존중한다면 바로 범죄가 발생할지 모른다. 또한 아무리 내적 동기가 중요하더라도 일을 시작하게 하는 원동력은 대개 외적 동기다. 학자들은 세 가지 리더십 중 돈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이 제일 약하지만, 조직을 만드는 리더십은 거의 거래적 리더십임을 발견했다. 

 

보상회로(reward system, 쾌락 중추)

보상회로(pleasure center, 보상 중추)는 외적 동기를 유발하고 보상을 외부환경과 연결시키는 두뇌 기제이다. 보상회로는 쥐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각주:26] 연구에서 보상회로에 전극이 삽입된 쥐는 버튼을 누르면 보상회로에 자극이 가해지도록 처치되었다. 그 결과 쥐는 갈증과 식욕도 잊은채 계속해서 버튼만 눌러댔고, 결국 아사하였다. 보상회로는 식욕과 성욕처럼 기본적인 욕구의 발생과도 관련되어 있으며,[각주:27] 2차 강화물의 동기유발도 담당한다.[각주:28]

 

보상회로는 VTA(Ventral Tegmental Area)에서 시작된다. VTA의 뉴런은 도파민을 분비하는데, 이 뉴런들은 쾌락 관련 자극에 매우 민감한 뉴런인 동시에 후방과 두뇌 전반부에 넓게 퍼진 축삭들을 가지고 있다. 만약 인간에게 보상이 주어지면 전두엽에 위치한 BAS가 이를 인지하여 VTA를 자극한다. 그러면 VTA는 시상을 거쳐 후방의 nucleus accumbens(측핵)를 자극하고(medial forebrain bundle, 내측 전뇌속), 동시에 PFC에도 다시 정보를 보낸다. PFC로 보내진 자극은 도파민을 유발하여 쾌락을 유발하고, 이를 통해 행동에 대한 강화와 학습이 이루어진다. 한편 medial forebrain bundle을 통해 연결된 nucleus accumbens는 일종의 억제기로 작용하여, VTA의 활성을 적절히 억제한다.[각주:29][각주:30]

 

내적 동기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는 자신의 흥미에 따르면서 역량을 연습하고 도전과 숙달을 추구하는 선천적인 동기를 말한다. 내적 동기는 20세기 말 심리치료자 칼 로저스가 주장했고 뒤이어 과학적으로 존재가 입증되었다. 내적 동기는 생리적 욕구와 비교하여 심리적 욕구라고도 하며, 생리적 욕구는 결손동기인데 반해 심리적 욕구는 성장동기이다. 창의성은 내적 동기로 동기부여됬을때 잘 일어나며 내적 동기는 단순암기 학습이 아닌 개념적이고 이해를 추구하는 학습을 유발하는데 이는 과학자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이다. 이외에도 내적 동기가 높은 사람이 운동에 더 오래 참여하고, 목표를 내재적으로 추구하는 사람이 주관적 활기, 낮은 불안과 우울, 높은 자존감, 좋은 대인관계 등 SWB가 높다. 내적 동기는 외적 동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 간다.

 

SDT(Self-Determination Theory, 자기결정성 이론)에 따르면 내적 동기는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을 충족하는 행동을 할때 나타나는데,[각주:31] 자율성은 행동이 온전히 나 자신에 의해, 나 자신의 의지로 일어나고 있다는 확신이다.  유능성은 행동을 통해 자신이 능력이 있거나 능력을 숙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은 부모나 누군가가 돈을 줘서 모래성을 쌓는게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힘으로 모래성을 쌓았다는 자부심과 유능감을 얻기 위해 모래성을 쌓는다. 관계성은 어떤 행동이 환경과 다른 사람들의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진다는 느낌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타인과 친밀한 정서적 결속을 원하고 사회적 인정을 추구하게 마련이다. 자신의 행동이 사회의 지지 속에서 이뤄질때 행동은 다른 경우보다 크게 동기부여된다. 내적 동기를 구성하는 이 세가지 요소는 집단주의 문화[각주:32]를 포함한 여러 문화권에서 성과 달성과 관련되어 있으며,[각주:33] 또한 행복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각주:34] 이들을 통틀어 행복의 3요소라고도 한다.

 

자율성(self-determination)은 자신의 의지대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욕구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자유의지를 가진다고 믿고 있고 이런 자유의지에 의한 행동에서 큰 동기를 얻는다.[각주:35] 다만 자유의지 옹호자의 주장과 달리, 자유의지 대한 믿음이 도덕적 행동을 촉진하지는 않는다.[각주:36] 일반적으로는 선택의 폭이 클수록 자율성이 커진다. 자율성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인지기제는 지각된 인과의 소재(perceived locus of causality, PLOC)인데, PLOC는 개인이 자신의 행동이 일어난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월급때문에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일에 있어서 PLOC는 월급이다. 반면 당신이 즐겁기 때문에 자녀와 놀아준다면(현실적이지 않다) PLOC는 당신 내부에 위치한다. 자율성은 PLOC가 자신 내부에 있다고 느껴질때 잘 발현된다. 자율성에 의해 동기부여된 사람은 아닌 사람과 비교할때 자신의 주장을 융퉁성 있는 언어를 통해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려 하고, 상대의 부정적 표현을 더 잘 수용한다. 또한 자율성에 동기부여된 사람은 진보와 숙달,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유능성 동기를 일으키기 쉽다. 자율성 동기는 동일시 조절에 의해 동기부여되거나, 타인이 개인의 부정적 감정을 수용해주고 흥미나 기호같은 내적 동기를 육성하도록 격려받을때 잘 나타난다. 

 

유능성(competence)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나 자신이 좀더 능숙하고 효율적이고자 하는 욕구이다. 유능성은 본질적으로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욕구로, 사람으로 하여금 개인의 역량과 기술을 연마하고, 자신에게 적당히 쉬우면서도 약간 어려운 도전을 추구하게 만든다. 유능성은 자율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타인의 의지가 아닌 자신의 의지로 무언가를 성취하는 느낌이 유능성의 토대가 된다. 몰입(flow)은 극단적인 유능성 지각으로 볼 수 있으며 실제로 몰입은 유능성이 가장 극대화되는 적당히 어려운 과제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이전의 성공경험이 유능성을 증진시키며 특히 명확한 목표와 경로,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행동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유능성 동기를 증진한다. 반대로 실패경험이 축적되면 유능성이 감소할수 있다. 재도전 기회의 제공이나 전략 수정, 실패 원인 분석 등 건설적인 인지 전략의 제공이 실패경험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관계성은 사회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에 있고자 하는 욕구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외로움을 기피하고 타인과 가깝고 친하게 지내기를 원한다. 따라서 관계성은 개인이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맺도록 동기화하고, 돈과 계약으로 만들어진 교환적 관계보다는 서로 감정과 우정을 나누는 공유적 관계를 지향한다. 이러한 관계성 욕구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따뜻함과 배려, 관심을 받게 될때 충족된다. 관계성 욕구가 더 많은 친구를 목표로 하는 경우 유친 욕구, 더 깊은 우정을 목표로 하는 경우 친애 욕구라 하는데 유친 욕구보다 친애 욕구가 관계성을 더 잘 충족한다. 관계성 욕구는 사회화에도 영향을 주는데, 아이들은 가장 큰 애착대상인 부모와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해 부모가 교육하는 가치관과 지식을 내면화한다. 

 

내적 동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여러 심리학적 요인에 의해 생성된다. 발달단계나 부모의 양육방식, 공동체의 문화가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적이고 민주적인 문화가 내적 동기를 촉진하며 안정 애착이 내적 동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어린 시절에 흥미 있는 활동이나 유익한 도전을 경험한 사람은 큰 내적 동기를 가진다. 이렇듯 내적 동기의 생성에는 어린 시절의 환경이 큰 영향을 준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Deci와 Ryan이 있다.

 

보상의 숨겨진 대가

내적 동기가 발견된 이후 주류 심리학자들은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가 합쳐지면 가장 큰 동기부여가 이뤄질거라고 예상했다. 사실 겉모습만 보면 이 둘은 서로 반대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아동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외적 동기는 내적 동기를 깎아내렸다. lepper가 이 주제에 대해 처음 실험한 결과[각주:37] 외적 보상을 받은 아이들은 내적 동기로 행동하는 아이들과 달리 보상이 주어지지 않자 행동이 감소했다. 또한 내적 동기로 행동하던 아이들도 보상이 주어지자 마찬가지로 보상이 사라진 후 행동이 감소했다. 이후 여러 가지 반론이 있었지만 연구결과는 현재까지도 어른에서도 재현되고 있다.[각주:38]

 

내적 동기가 외적 동기로 치환되면 여러 가지 면에서 부정적이다. 먼저 내적 동기의 주 효과인 즐거음과 흥미가 사라진다. 또한 이후에 보상이 사라지면 행동도 같이 감소해버린다. 내적 동기가 책임감의 형태로 작용하는 경우, 외적 동기의 개입은 책임감의 실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각주:39] 그리고 내적 동기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빠르고 쉬운 해결책을 추구하게 되고, 따라서 수동적으로 정보를 처리하여 학습의 질이 하락한다. 이로인해 사람들이 결과중심적인 사고방식을 하게 되고, 이러한 사고방식은 창의성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 발달적 측면에서 보면 내적 동기가 보상으로 바뀌는 경우 자기조절 능력을 기르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인지평가이론은 내적 동기로 동기부여된 사람에게 보상을 지급하면, 지급받은 개인이 자신의 행동을 내적 동기가 아닌 외적 동기에 의한 행동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각주:40] 이 이론에 따르면 외부 사건에 대한 해석이 동기수준과, 특히 자율성과 유능성의 수준에 영향을 준다. 정확하게 인간의 마음은 외부 사건에서 두 가지 정보를 읽어내려고 한다. 하나는 '이것이 내 자의에 의한 것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이것이 나의 유능함에 대해 알려주는가'이다. 전자를 통제적 측면, 후자를 정보적 측면이라 하는데, 통제적 측면에서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다고 해석할수록 자율성이 증가한다. 그리고 정보적 측면에서 자신의 유능함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을수록 유능성이 증가한다. 이 둘의 증가는 곧 내적 동기의 증가로 이어진다. 반대로 외적 동기가 개입했을때 통제적 측면에서 통제권이 보상의 제공자에게 있다고 해석해버리면 자율성이 감소한다.(보상이 아니라 처벌이면 오히려 행동을 늘릴 수도 있다)[각주:41] 또한 자세한 정보없이 단순히 결과로만 판단하여 보상을 제공하면 유능성이 하락한다. 억압적인 조직에서 결과만을 보상하면 바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우리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월급 지급을 중단해야 할까? 그랬다간 당장 모든 사원이 나갈 것이다. 다행히도 여러 연구와 인지평가이론을 통해 우리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합치는 방안을 고안해냈다. 인지평가이론에 따르면 보상의 통제적 측면과 정보적 측면을 만족하면 내적 동기를 보존할 수 있다. 가령 트로피나 칭찬과 같은 추상적 보상은 자율성을 덜 손상시킨다. 칭찬 중에서도 결과만을 칭찬하기보다는 당신이 무슨 노력을 해서 잘했다고 칭찬하면 자율성은 물론 유능성도 충족할 수 있다. 그리고 보상도 기대하지 않은 보상은 내적 동기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매달 주는 월급은 내적 동기에 영향을 주겠지만 갑자기 나오는 선물, 보너스는 내적 동기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적절히 조화시킬 수 있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Deci가 있다.

 

동기부여

모든 일에 내적 동기만 사용할 순 없다. 그러기엔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 그래서 사람들이 외적 동기를 주로 쓰지만 외적 동기는 효율이 낮다. 그래서 많은 조직심리학자, 경영학자들이 동기부여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의외로 설명이다. 동기를 부여하려는 대상에게 이 일이 왜 중요하고,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설명하는 일은 대상의 동일시 조절을 불러일으키거나 내면화를 일으켜 반쯤 자발적으로 따르도록 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게임화(gamification, 게이미피케이션)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해야 하는 과제에 흥미를 부를만한 요소를 포함하는 기법이다. 영어공부할때 영어로 노래를 만들어 가르치거나, 시공간지각 능력 향상과제를 게임으로 만들면 대상의 몰입도는 쑥쑥 올라가고 내적 동기가 유발되어 효율도 좋다. 회사원들이 회사를 매일매일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곳이 아니라 생명이 살아 숨쉬는 모험의 현장으로 여긴다면 번아웃 증후군도 훨씬 덜 일어날 것이다.

 

3.사회적 욕구, 암묵적 욕구

내적 동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동기지만, 내적 동기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자라면서 내적 동기도 사회에 맞추어 분화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심리의 많은 부분은 사회화를 통해 형성되고, 내적 동기 중에서도 관계성 욕구와 유능성 욕구는 사회화의 영향을 받아 사회에 적합한 형태로 분화, 발달된다. 이러한 욕구들을 사회적 욕구라 부르는데, 이러한 욕구들은 대개 의식 밑에서 작용하고 IAT같은 무의식적 검사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암묵적 욕구라고도 한다. 사회적 욕구는 결국 관계성과 유능성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외적 동기가 그러하듯이 내적 동기나 생리적 욕구와 달리 평소에는 조용하다가 적절한 환경이 조성될때만 활성화된다. 대표적인 사회적 욕구로는 성취, 유친, 친애, 권력 동기가 있다.

 

성취 욕구

성취욕구(need for achievement)는 가치있는 무언가에서 잘하려는 욕구로,[각주:42] 유능성 욕구에서 발달하며 유능성 욕구와 달리 유능함에 대한 표준에 비추어 잘하려고 한다. 성취욕구가 점화된 사람들은 어떤 과제를 열심히 하려고 한다.[각주:43] 성취욕구는 우수성의 표준(standard of excellence)에 비추어 성취를 평가하는데, 우수성의 표준은 개인마다 다르게 설정되며 이것을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결정한다. 성취욕구가 높은 사람은 적당히 어려운 과제(moderately difficult task)를 선호하고 일을 함에 있어 더 신속히 착수하며 더 많은 노력과 더 많은 수행을 얻어낸다. 이들은 실패에 정서적으로 둔감하고 성공과 실패에 책임을 지고자 한다.

 

성취욕구는 사회화된 유능성 욕구로, 부모에 의한 독립성 훈련이 성취욕구를 증진하며, 이외에도 현실적인 우수성의 표준, 높은 자기효능감과 목표, 경험에 있어 풍요로운 가정 환경 등이 성취욕구를 증진한다. 성취욕구가 미성숙한 발달 초기 아동들은 우수성의 표준에는 별 관심이 없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사회화가 진행되고 성취욕구가 내면화되면서 사라진다. 발달과정에서 성취욕구가 증진된 사람들은 숙달지향적이고 높은 자기효능감을 가지며, 성취를 가치있게 여기고 성공에 큰 기대를 건다. 동시에 이들은 성공과 실패의 귀인에서 자기중심적 편향을 더 심하게 보이는데, 이러한 낙관적 관점은 정신건강에는 이로울수 있으나 실제 수행에는 좋지 않게 작용한다.

 

앳킨슨(atkinson)은 투사적 심리검사로 측정되는 개인적 요소들로 성취동기를 산출하는 방정식을 구성하였다. 앳킨슨의 성취 동기 모형은 다음과 같다.

 

Ta=Ts-Taf

Ta=x

Ts=접근 경향성=Ms.Ps.Is

Ms=성공 욕구 강도

Ps=지각된 성공확률

Is=성공의 유인가=1-Ps

Taf=회피 경향성=Maf,Pf,If

Maf=실패 회피 욕구 강도

Pf=지각된 실패확률=Is=1-Ps

If=실패 유인가=Ps

 

이 난잡한 식은 불행히도 교과서에 실리는 형식이다. 이 식은 설명에는 적합하지만 실제 계산에는 끔찍하게 복잡하다. 식을 좀더 깔끔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Ta=Ps(Ms-Maf)(1-Ps) 

 

이 식을 통해 알수 있는 사실은 성취욕구가 접근 경향성이 회피 경향성보다 높을때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지각된 성공확률이 성취욕구에 영향을 끼치는데, 방정식을 풀어보면 성공확률이 0이면 성취욕구가 사라지며 50%일때 가장 최대가 된다. 이 식에서 적당히 어려운 과제의 성공확률이 도출된다. 공식의 풀이는 하단에 숨겨놓았다.

더보기

Ta를 y로, Ps를 x로 치환하면 y=x(1-x)(Ms-Maf)=-x(x-1)(Ms-Maf)

Ms와 Maf는 여기서는 고려하지 않으므로 상수로 치환하면 

여기서 -k<0이므로(Ms-Maf<0이면 성취동기 자체가 없다) x=0.5, 즉 50%일때 y가 최대가 된다. 

 

앳킨슨의 성취모형에 따르면 적절히 어려운 과제(정확히는 지각된 성공확률이 50%)가 성취욕구를 최대로 끌어올린다. 이외에도 경쟁이 성취욕구를 증진하는데, 낮은 성취욕구가 경쟁에 대한 회피와 부정적 정서, 무력한 수행을 만들어내는 반면 높은 성취욕구는 자기평가와 능력 입증의 기회를 추구하도록 한다. 경쟁과 적절히 어려운 과제가 결합된 형태가 기업가 정신(enterpreneurship)으로 실제로 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은 대학 시절부터 성취욕구가 높았다. 기업가 정신의 핵심 요소인 도전, 독립적인 일, 개인적 책임감과 신속한 수행 피드백에 대한 선호는 성취욕구가 높은 경우에도 나타난다.

 

앳킨슨의 성취모형은 성취욕구를 단일하게 보지만 현대 연구자들은 성취욕구가 목표에 따라 2가지로 나눠짐을 발견했다. 목표가 숙달목표(mastery goal)인 경우, 성취욕구는 개인의 유능성을 채워주고 노력과 지속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여 자시을 개선시키는데 초점을 둔다. 숙달 목표가 유능성과 가까운 반면 수행목표(performance goal)는 우수성의 표준에 비추어 보아 자신의 높은 능력과 유능함을 입증하고 타인보다 자신이 앞섬을 보여주며 적은 노력으로 큰 성취를 얻는데 초점을 둔다. 수행목표는 다시 성공에 접근하려는 지향을 가진 수행 접근 목표와 실패를 회피하려는 욕구인 수행 회피 목표로 나뉘는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각주:44] 수행 접근 목표는 결과를 더 좋게 만드는 반면(r=.36) 수행 회피 목표는 오히려 결과를 방해했다.(r=-.34)

 

숙달목표에 기반하여 성취욕구가 생성되는 경우 수행목표에 비해 도전적인 과제와 개념 중심의 학습 전략을 선호하고, 학습과정에서 타인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는 유능성 욕구를 고취시켜 더 많은 노력과 더 긴 지속성, 그리고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것이 성장 마인드셋이 고정 마인드셋보다 좋은 수행을 보이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아래의 표는 학교현장에서 드러나는 숙달목표와 수행목표의 차이를 보여준다.[각주:45] 

 

목표  자신의 향상, 진보 높은 성적, 높은 수행
중요시하는 가치 노력, 학습 규범에 비추어 우수한 능력
만족인 열심히 공부함/도전함 타인보다 우수
교사의 지향 공부방법 결과
실패에 대한 관점 자연스런 학습의 일부 불안 유발인
초점을 두는 것 학습 과정 상대적인 수행결과
노력하는 이유 새로운 것의 학습 높은 성적, 타인보다 우수함
평가기준 절대적 진보 상대적 진보(타인의 수행 기준)

 

특이한 사실은 같은 성취욕구임에도 불구하고 수행 회피 목표는 수행을 저하시킨다는 점이다. 수행 회피 목표는 상황을 회피하려는 회피 동기의 일종인데, 이러한 동기는 불만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고 너무 심한 노력을 들이게 한다. 주로 수행 회피 목표로 동기화되는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공포가 크고 사회적 기술과 시간관리 능력이 낮다. 유능성에 대한 지각도 매우 낮으며 주관적 안녕도 매우 낮고, 본인이 노력을 해도 나아지는 점이 없다고 보고한다. 이들의 과도한 걱정과 불안이 수행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수행 회피 목표가 낮은 성취로 이어진다.

 

유친 욕구와 친애 욕구

관계성 욕구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욕구중 하나로, 관계성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사람은 정신병적 증상을 경험하거나[각주:46] 신체건강에 악영향이 간다.[각주:47] 어떤 개인의 사회적 관계와 집단 소속의 질과 범위는 해당 개인의 행복을 아주 잘 예측하며, 집단에서 배척받는 사람은 반대로 자기패배적 행동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각주:48] 이들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자극을 더 추구하고,[각주:49] 배척을 경험할때 ACC와 우측 ventral PFC가 활성화되는데,[각주:50] 이 부위는 물리적인 고통을 경험할 때도 활성화되는 부위들이다. 이러한 욕구는 다른 동물에서와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진화되었다.[각주:51]

 

관계성 욕구는 사회화되면서 2개의 다른 사회적 욕구로 분화된다. 하나는 유친 욕구(친애 욕구)로, 유친 욕구는 다른 사람에게 사회적 존재로써 인정받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욕구이다. 유친 욕구는 아이가 자신과 부모를 분리해서 지각하기 시작하는 전조작기와 감각운동기 사이에 나타나는데, 부모와 떨어지게 된 아이들이 그러한 격리에서 공포를 느끼고 이를 피하기 위해 주변인과 적극적으로 교제하려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친 욕구는 사회적 고립을 피하려는 결핍 지향성 동기이며, 사회에서 수용될때 사라지고 갈등과 경쟁을 피하게 만든다.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타인과 잘 연결된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유친 욕구뿐만 아니라 성장 지향성 동기인 친애 욕구가 더 강해진다.

 

친애 욕구(친밀 욕구)는 타인과 온화하고 긴밀하게 연결되고 싶어하는 욕구로, 타인과 진실한 우정을 실현시키려고 하는게 친애 욕구이다. 친애 욕구로 동기화된 사람들은 타인을 잘 경청하고 자신에 대한 노출도 꺼리지 않으며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일화를 잘 기억하고 사랑과 대화에 관련된 주제를 중요한 삶의 경험으로 언급한다. 친애 동기는 쉽게 관계에 몰입하여 긍정적 감정 하에서 두 사람간의 호혜적인 대화를 추구하며, 친밀하여 온화하고 호혜적인 관계에 있을때 사라진다. 친애 동기는 더 빈번하고 깊고 의미있는 우정을 지향한다. 안정 애착 유형인 사람들이 친애 욕구를 많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은 유친 욕구와 친애 욕구를 둘 다 가진다.

 

권력 욕구

권력(power) 욕구는 물질적/사회적 세계를 자신의 내적 이미지나 계획에 따르게 하려는 욕구로, 세상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는 욕구다. 권력 욕구가 높은 사람은 타인을 비롯한 세상에 통제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 권력 욕구는 리더가 되고 책임을 지게 하도록 사람들을 동기화시켜 지배나 평판, 높은 신분/직업을 원하도록 만든다. 동기심리학자들은 권력 욕구가 자율성과 관계성에서 분화되며, 특히 사회적으로 학습된 측면이 매우 강하다고 주장하지만 진화심리학자들은 권력 욕구가 상당부분 진화된 본성에서 유래한다고 주장한다. 권력 욕구는 대통령 연설과 최면을 거는 모습을 보여주고 권력과 관련된 상상을 이야기로 작성하게 하여 측정한다.[각주:52]

 

권력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타인을 통제하기 용이한 직업을 선호하는데 기업 임원이나 교사, 교수, 외교관은 물론 성직자, 심리학자, 언론인도 여기 해당한다. 이들은 자신의 차나 술잔, 큰 TV/오디오, 카펫으로 자신의 권력 욕구를 드러낸다. 권력 욕구는 개인의 성취에는 도움이 된다. 권력 욕구는 접근 경향성을 높이고 회피 경향성을 낮추는데 접근 경향성은 높은 성취와 연관된다. 실제로 권력 욕구가 높은 사람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쉽게 성취하는 경우가 많으며, 미국 대통령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미국 대통령은 낮은 유친 욕구와 높은 자기통제력, 그리고 높은 권력 욕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도 잘 알듯이 권력 욕구가 높았던 미국 대통령 중에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일으키며 민주주의를 훼손한 닉슨, 자기통제력을 발휘하기는 커녕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더러운 전쟁을 오래도록 지속시킨 린든 존슨, 그리고 국제적 비난을 무시하고 왜곡된 신념으로 이라크 전쟁을 벌여 국가이미지 손상과 수많은 부채, 미군의 해외파병 능력을 실추시킨 부시가 포함되어 있다. 리더십과 권력 욕구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서 권력 욕구가 높은 리더는 집단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보를 자주 숨기고 명백히 잘못된 결정을 고집하였으며, 가장 선호되고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는데 기여한 사람은 리더가 아니었다. 또한 권력 욕구가 높은 사람은 강한 공격성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평소에는 공격성을 잘 통제하지만 음주와 같은 상황이 억제력을 상실하게 하면 강한 공격성이 발현된다. 다른 욕구들도 그렇겠지만(그리고 자주 무시되지만) 권력 욕구에도 양면성이 있다. 적어도 나는 권력 욕구가 높은 사람을 뽑고 싶진 않다.(카리스마를 보고 홍준표를 택하는 행위는 그냥 지적 실패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윈터(winter)가 있다.

 

4.인지와 동기, 인지적 동기들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는 인간을 동기화시킨다. 그런데 어떻게? 동기는 어떤 식으로 작용하여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며 그 중간과정은 동기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런 질문은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동기수준이 같은데도 실제 행동에서 차이가 나는 사람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친구는 필자보다 수학공부에 대한 동기수준이 더 높았지만 성적은 그렇지 못했다. 필자나 친구나 정상적인 범위 내에 들어감을 주의하라. 이러한 차이는 인지적 전략, 즉 인지에서 유래한다.

 

인지과학이 심리학에 도래한 이후 심리학자들은 인지구조가 동기에 끼치는 영향은 없는지 궁금해했다. 환경에서 입력된 모든 자극은 인지구조를 거쳐 행동을 유발하기 때문에, 행동을 일으키는 동기도 인지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수밖에 없다. 특히 어떤 인지적 전략이나 인지적 상태는 동기를 증가시키기도 하고 감소시키기도 한다. 동기는 어디서 유발되건 인지구조를 거쳐 행동으로 산출된다. 그래서 동기의 인지적 측면에 대한 이해는 동기가 어떻게 조절되고 표현되는지를 아는데 도움이 된다.

 

4.1.목표

누구나 이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현실은 이상을 항상 실망시키는 법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주저하지 않고 현실을 이상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상적인 성적을 향해 공부하고, 누군가는 이상적인 연봉을 향해 일한다. 목표(goal)는 개인이 성취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이야기책과 같은 다양한 장치를 통해 사회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며[각주:53] 교정동기를 유발한다. 앞서 말했듯이 인간의 이상은 보통 현재 상태와 불일치하는데, 이런 불일치는 현실이나 이상을 교정하여 둘을 일치시키려는 교정동기를 발생시킨다.

 

교정동기는 의사결정을 활성화하여 현 상태와 이상적 상태간 불일치를 감소시키는 방법을 모색하게 하고 동시에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여 활력을 불어넣는다. 의사결정을 통해 행동을 수정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교정동기는 행동이나 계획,전략을 수정하도록 사람을 동기화한다. 이렇게 해서 출력된 행동이 불일치를 감소시키면 그만큼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며, 궁극적으로 이상적인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이 순환은 끝이 난다. 이러한 순환을 제시한 이론을 TOTE 모형이라 하는데, 보통 아래와 같은 그림으로 TOTE 모형을 소개한다.

 

tote 모형의 모식도. operate(조작)는 이상적 상태에 대한 조절도 포함한다. exit(종결)는 순환의 종료이다.

목표는 이상적인 상태를 정하고 불일치를 생성하여 교정동기를 유발한다. 목표에서 설정하는 기준(standard)는 그것이 내적에서 유래했든 외적으로 유래했든 이상적인 수행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실제 수행과 비교하여 둘이 불일치하면 불만족을 발생시킨다. 목표는 불일치를 생성할뿐만 아니라 불일치의 정도에도 관여하는데, 목표가 고정되어 있고 행동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결함이 극복되어 불일치는 계속 줄어든다. 하지만 유능성 욕구가 크거나 숙달지향적인 사람은 불일치가 감소할때 성장을 위해 더 큰 목표를 새로 설정함으로써 불일치를 다시 생성한다. 내적 동기화는 끊임없는 불일치 생성이다. 이러한 목표-수행 불일치는 실제로 사람을 동기화하며, 목표가 가지는 동기화 효과는 증명되었다.[각주:54] 이외에도 목표는 수행기대를 명확히 하고, 지루함과 무관심을 해소하며, 자긍심과 만족, 유능감을 느끼게 하고 피드백을 잘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무엇보다 목표는 단기적인 세부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유능감을 유발하기 때문에 내적 동기를 증진시킨다.

 

목표의 영향을 더 자세히 보면 목표의 구체성은 동기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하여 집중을 용이하게 한다.[각주:55] 목표의 난이도는 동기의 강도 및 지속성과 연관되는데, 앳킨슨의 성취욕구모형은 목표의 난이도가 적절할때 효과가 가장 커진다고 하지만 몇몇 학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인드셋의 유형에 따라 목표설정에서 중요시하는 과정이 달라진다. 한편 목표도 기준을 최종 결과로 잡는 결과목표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하는 행동을 기준을 잡는 과정목표가 있다. 연구들은 과정목표가 더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학자들은 목표설정을 도와 목표를 이루게 해주는 요인들을 SMART라는 약어로 정리했는데 그 세부 항목은 다음과 같다.

 

  • Smart(구체적인):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 Measurable(측정가능한): 두루뭉실한 목표보다는 확실하게 알수 있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 Attainable(달성가능한): 너무 어려운 먼 산에 있는 목표는 오히려 동기의 강도와 지속성을 낮춘다.
  • Relational(관련된): 목표가 자기자신, 정확히는 자기개념과 크게 관련될수록 좋다.
  • Time-limited(마감있는): 시간제한을 두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행을 더 열심히 빠르게 하게 된다. 

목표가 설정되면 다음 단계는 실행의도의 정립이다. 실행의도는 목표달성을 위한 목표지향적 행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다. 실행의도는 목표지향적 행동이 방해물이나 어려움에 둔감해지도록 하며 목표를 실행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실행의도가 구체적일수록 목표 달성 가능성이 증가하며, 상황적 단서와 결부될때도 달성 가능성이 높아진다. 

 

SMART만큼 목표성취에서 중요한게 피드백(feedback, knowledge of results)이다. 피드백은 중간결과에 대한 지식으로, 지속적으로 주어지는 피드백은 목표달성을 향한 여정이 얼마만큼 왔나를 알게 해주고 수행을 극대화하는데 필수 요소이다. 피드백은 현재 상태를 정의해서 미래에 할 목표설정과 들일 노력에 영향을 준다. 피드백이 목표 달성이라는 결과를 전해주면 우수함과 유능감이 발생하지만, 피드백이 목표 실패를 전달하면 불일치는 해소되지 않아 사람은 계속 동기화된 행동을 하게 된다.

 

하지만 피드백과 같은 목표달성을 위한 책략보다도 처음부터 목표를 잘 잡는 일이 중요할 수 있다. 피드백이 주어진다고 해도 사람들이 센타우리로 가는 우주선을 만들도록 동기화되지는 않는다. 특정한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삼는 것을 목표수용이라 하는데, Ps와 목표설정 과정에서 자신의 참여, 유인물, 목표를 배정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성이 목표수용에 영향을 끼친다. 목표를 수용할때 어렵고 구체적이며 수행 피드백과 연결된 목표를 수용할때 목표수용이 원할하게 되고, 원할한 목표수용은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 

 

목표설정은 많은 행동을 동기화시키지만 여기에도 명암이 있다. 목표가 너무 어려우면 증가된 실패 가능성이 무수한 실패경험과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고, 어려운 난이도가 무의미한 스트레스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세워진 너무 많은 목표들이 서로 갈등을 일으킬때도 마찬가지다. 목표가 적절하다고 해도 적절한 목표는 특정 방향으로 주의와 행동을 집중시키기 때문에, 목표와는 관련없지만 중요한 다른 영역에 소홀해진다. 단기적인 목표는 단기적인 사고로 이어지며, 목표가 공개적으로 표명되고 유인물을 포함하는 경우에 목표는 부정행위의 동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내적으로 동기화된 과제에서의 목표설정은 외적인(목표) 것에 자신이 통제당한다는 느낌을 주어 내적 동기를 손상시킬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연구방법의 문제로, 목표설정에 관한 대다수의 연구는 아주 단순한 과제를 통해 연구한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해야하는 과제들은 대부분 단순하지 않다. 단순한 과제에서만 통용되는 논리가 복잡한 과제에서도 통용될지는 며느리도 모른다.

 

4.2.마인드셋

마인드셋(mindset)은 개인의 주의, 정보처리 및 해석, 의사결정 등에 대한 생각을 결정하는 인지적 틀이다. 마인드셋은 개인이 특정 방향으로 사고하게 만들거나 특정 대상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데, 특히 마인드셋은 동기의 강도와 방향에 영향을 준다. 마인드셋은 총 7가지가 있고 이중 인지부조화 마인드셋을 빼면 개인마다 다른 6가지의 마인드셋이 있다. 6개의 마인드셋은 둘씩 짝지어져 서로 대립하는데, 사람은 기본적으로 모든 마인드셋을 다 가지고 있지만 한쪽 마인드셋이 더 우세하여 행동에 더 강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모든 마인드셋은 각자 생존에 일정부분 기여하기 때문에 진화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았다.

 

숙고-실행 마인드셋

숙고-실행 마인드셋은 목표설정과 목표지향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마인드셋이다. 숙고 마인드셋은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에 과정 설계 마인드셋이라고도 불린다. 숙고 마인드셋은 목표지향적 행동을 하기 전에 충분히 많은 정보를 통해 심사숙고하여 목표를 결정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후보 목표들은 객관적으로 장단점이 파악되고 성취가능성과 가치, 해야할 일 등에서 평가받는다. 숙고 마인드셋이 강한 사람은 목표를 고르는데 신중하여 무모한 도전을 덜 하지만, 막상 목표를 정해도 목표를 추진할 동기는 부족하여 목표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

 

반면 실행 마인드셋은 목표달성을 중시하여 결과 설계 마인드셋이라고도 불린다. 실행 마인드셋은 정해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관련 정보에만 집중하고 목표달성에 대해 낙관적인 신념을 유지하게 한다. 그래서 실행 마인드셋이 강한 사람은 목표를 향한 추진력과 집중력이 강하고, 지속적으로 낙관적인 신념을 유지하여 목표지향적 행동을 동기화한다. 그러나 실행 마인드셋에 기반하여 도출되는 계획은 대개 대략적인 면에서 그치고, 오로지 목표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생각지 못한 방해물이나 장기적인 요소, 목표 자체의 난이도에 제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 이는 실행 마인드셋이 강한 사람을 무모한 도전에 몸을 던지게 만들고 실패를 유발할 수 있다.

 

어느 마인드셋이 좋을까? 모두 좋다. 애초에 한 마인드셋이 더 우월하다는 생각은 매우 근시안적이다. 숙고 마인드셋은 목표를 설정하고 기본적인 계획을 편성하는데 좋은 반면 실행 마인드셋은 정해진 목표를 거침없이 밀고 나가는데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에서는 숙고 마인드셋을 사용하고, 목표를 향하여 거침없이 나가야 할때는 실행 마인드셋을 사용하는 것이다. 

 

촉진-예방 마인드셋

촉진-예방 마인드셋은 특정 대상에 접근할지 회피할지에 영향을 주는 마인드셋이다. 촉진 마인드셋은 긍정적인 결과에 접근하게 하는 마인드셋으로, 작은 위험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취를 지향하며 성장 지향적이고 변화에 긍정적이다. 촉진 마인드셋에서 성공의 기준은 성취와 획득이고 보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이 목표를 추구할때 느끼는 감정은 보통 희망이다. 또한 무언가를 성취하는 일에 주의를 많이 기울인다. 대개 서양에서 많이 나타나며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목표에서 불일치를 생성하기를 좋아한다. 실리콘밸리에서 밤늦게 일하는 창업가들은 촉진 마인드셋이 강하다. 

 

반면 예방 마인드셋은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하게 하는 마인드셋으로, 작은 보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실패를 지양하며 변화보다는 무언가를 유지하고 의무를 다하려고 한다. 에방 마인드셋에서 성공의 기준은 손실의 부재이고 따라서 이들은 손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들에게 목표는 해야 할 의무이며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의무감이다. 또한 무언가를 경계하는 일에 주의를 많이 기울인다. 대개 동양에 많고 세상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며 목표-수행간 불일치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군을 운영하며 예상되는 위협에 대비하여 작계를 짜는 안보리 인사들은 예방 마인드셋이 강하다. 

 

최근까지 촉진 마인드셋이 예방 마인드셋보다 우월하게 여겨졌다. 실제로 촉진 마인드셋은 사람이 성장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촉진 마인드셋이 너무 강했던 21세기 초 미국의 투자업자들은 모기지에 대한 자신들의 무모한 도전을 희망과 도전으로 포장했고, 이는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절망과 체념을 안겨주었다. 실제적인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군 수뇌부에서는 촉진 마인드셋이 강하면 매우 위험하며 다가오는 위험사회에서 위험을 경계하지 않는 태도는 불안정한 사회를 멸망시킬수도 있다. 

 

결국 우리에게는 촉진 마인드셋과 예방 마인드셋이 같이 필요하다. 이는 사회적 측면뿐만 아니라 개인적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자들은 촉진 마인드셋과 예방 마인드셋이 학업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조사하였다. 촉진 마인드셋은 빠른 과제해결을 촉진하고, 되도록 많은 수업에 참석하게 하고, 도서관을 자주 가도록 했으며, 좋은 성적을 위해 준비하고, 이를 위해 동기를 증진하도록 촉진했다. 예방 마인드셋은 과제를 미루지 말고, 수업에 빠지지 말고, 도서관에 갈 시간을 다른데 낭비하지 말 것이며, 시험을 미리미리 준비하고, 이를 위해 동기를 증진하도록 촉진했다. 결과적으로 두 마인드셋은 같은(그리고 적응적인) 행동을 하도록 촉발한다. 학자들은 이상과 성장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촉진 마인드셋이, 의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예방 마인드셋이 좋다고 충고한다. 

 

필자는 촉진 마인드셋은 BAS에, 예방 마인드셋은 BIS에 관련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같은 이유로 촉진 마인드셋은 외향성에, 예방 마인드셋은 내향성에 관련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마인드셋 검사 결과와 BAS/BIS 설문지 결과, 그리고 NEO검사 결과의 상관을 구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성장-고정 마인드셋

성장-고정 마인드셋은 자신의 성격이나 능력이 변할수 있는지 변하지 않는지에 대한 믿음을 결정하는 마인드셋이다. 성장 마인드셋은 본성이 변한다는 믿음을 유발한다. 성장 마인드셋이 강한 사람은 가변론자, 증진이론가라고도 불리고, 이들은 개인의 노력에 따라 성격이든 믿음이든 변할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들은 노력을 중시하고, 노력을 능력을 향상시키는 도구이자 수단으로 여긴다. 이들은 실패에 직면했을때 이를 자신의 노력에 귀인하고 따라서 노력을 더 증가시킨다. 성장-고정 마인드셋은 사회화 과정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발달과정에서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내재적인 대처방식(노력, 열정 등)를 칭찬하면 성장 마인드셋이 발달한다. 성장 마인드셋은 능력이 변할수 있다는 믿음 하에 노력을 더욱 증진하고, 이로인해 많은 분야에서 고정 마인드셋이 강한 사람보다 더 좋은 수행을 내도록 만든다. 주로 동양인이 성장 마인드셋이 강하다. 성취욕구 중 숙달목표가 성장 마인드셋과 관련되어 있다.

 

반면 고정 마인드셋은 본성이 불변한다는 믿음은 유발한다. 고정 마인드셋이 강한 사람은 불변론자, 실제이론가라고도 불리고, 이들은 개인이 무슨 짓을 하건 성격이든 믿음이든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그래서 이들은 노력을 경시하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 자체를 무능력의 증거로 본다. 이들은 실패에 직면했을때 이를 자신의 능력이나 본성에 귀인하고 따라서 상황을 회피하려고 한다. 발달 과정에서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결과나 본질적으로 간주되는 특성(지능, 성적 등)을 칭찬하면 고정 마인드셋이 발달한다. 고정 마인드셋은 능력이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에 기초하기 때문에 노력을 경시하고, 노력이 필요한 상황 자체가 자신의 무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노력하기보다는 아예 과제를 지연시키거나 자기불구화 전략을 통해 일부러 실패를 유발한다. 성취욕구 중 수행목표가 성장 마인드셋과 관련되어 있다.

 

성장-고정 마인드셋은 학습과 환경에 의해 변할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연구자들이 성장 마인드셋이 더 좋다고 여기기 때문에 주로 고정 마인드셋을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꾸려고 노력한다. 실제로 성장 마인드셋은 결과나 정신건강에서 고정 마인드셋보다 낫다. 하지만 기억하자. 고정 마인드셋이 정말 단점만 있었다면 진작에 자연선택이 이를 제거했을 것이다. 사실 심리학적 연구들은 지능(유동지능)이나 성격에서 고정 마인드셋의 편을 들어준다. 성장 마인드셋에 기초하여 지능이나 성격을 고치려 드는 행위는 아직까지 의미없는 뻘짓일 뿐이다. 고정 마인드셋은 현실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결합될 경우 성장 마인드셋보다 더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캐롤 드웩(Carol Dweck)이 있다. 드웩은 자신의 이론에 기초한 자기개발서도 퍼낸 바 있다.

 

4.3.자기개념과 동기

위에서 마인드셋이 어떻게 동기와 연관되는지 살펴보았다. 모든 사람은 마인드셋을 다 가지고 있지만 어떤 마인드셋은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대개 그런 마인드셋은 자기개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사람들은 그 마인드셋이 자신을 표현/정의한다고 보고한다. 이를 통해 자기개념도 동기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자기개념은 인간이 단순히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게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동기를 유발하도록 만든다. 특히 자기개념 안에서도 자기효능감은 동기를 유발하는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자기개념에 의해 유발되는 동기는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자기개념은 자기자신을 실현하기 위해 동기를 발생시키는데, 자기조절을 행하는 동기가 이것이다. 또한 자기개념은 자기 자신, 특히 자존감처럼 자신이 바람직하다는 믿음을 고양하기 위해 동기를 유발한다. 동시에 자존감은 때로 외부에 위협받을 수 있는데, 이를 방어하고자 하는 행동도 자기개념에 의해 동기부여된다.

 

기대

아무리 무언가를 하고 싶어도 그것을 성취할 가능성이 제로라면 아무도 그것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배고파도 그림 속의 떡을 향해 달려드는 바보는 없다. 앳킨슨의 성취욕구모형은 이를 잘 예측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무언가에 대한 기대가 동기를 형성하는데 크게 공헌함을 보여준다. 기대는 어떤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주관적 예측으로 Ps와 같다. 사람들은 되도록 바람직한 결과를 추구하고 안 바람직한 결과를 멀리하는데, 자신이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되면 지각된 성공확률(=기대)이 올라간다. 즉 기대의 강도는 통제감과 비례한다.

 

통제감이 있는 개인은 행동을 통해 결과를 산출한다. 이 개인-행동-결과 사이에 2개의 기대가 있다. 효능기대는 자신이 행동을 잘 수행할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이다. 효능기대가 높으면 개인은 자신이 현재 하고있는 행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잘 할수 있다고 믿는다. 효능기대는 결과기대와 다른데, 결과기대는 행동이 좋은 결과를 산출할지에 대한 기대이다. 당신이 파스를 빈틈없이 붙일수 있더라도,  그것이 붕괴하는 댐을 막는데는 별 도움이 안될 것이다. 이런 경우 효능기대는 높지만 결과기대를 바닥을 친다. 결과기대가 높으면 개인은 자신의 행동이 긍정적인 결과를 산출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기효능감(self effecicy)

자기효능감은 개인이 당면한 환경에서 자신이 가진 기술과 능력으로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할지에 대한 개인적 믿음이다.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상황에 노출되는데 이런 일들은 어떤 경우에는 해결할수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요구하는 문제를 단순히 해결하는 것을 넘어 문제에 대처하는 기술을 조직하고 조화롭게 구성하는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자기효능감이다.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사람들은 자신이 문제의 결과를 매우 잘 통제한다는 높은 지각된 통제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상승한다. 반면 자기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문제에 처하면 불안과 혼돈을 경험하고 부정적으로 사고하며,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이런 상태를 의심이라 하는데, 개인의 자기효능감이 의심에 가까운지 먼지는 과제마다 다르다.

 

자기효능감은 주로 4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개인적 행동 이력은 실제로 개인이 처한 문제를 이전에 해결했던 경험의 역사다. 농구에 대한 자기효능감은 필연적으로 이전에 자신이 농구를 잘 했는지, 아니면 다른 스포츠를 잘 했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개인적 행동 이력은 자기효능감을 구성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이다. 개인적 행동 이력에 작은 성공 경험이 많은 경우 자기효능감은 올라가는데 이 성공의 정의는 타인의 평가에서 유래한다. 관찰학습은 문제와 관련된 타인의 행동으로, 비록 자신이 아니더라도 타인이 문제를 능숙하게 해결하는 것을 관찰학습하면 자신도 그렇게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는 인상이 형성되어 자기효능감이 올라간다. 언어적 설득은 좀더 직관적인 방법으로, 우리는 사람을 설득하여 자기효능감을 조정할 수 있다. 자신이 멍청하다고 자책하는 천재에게 IQ 점수를 보여주자. 높은 IQ 점수가 높은 자기효능감을 만들 것이다. 반대로 자만한 바둑기사에게 그가 이세돌에 비해서, 커제에 비해서, 알파고에 비해서 얼마나 뒤떨어지는지 열심히 설명해보자. 그가 설명을 회피하지 않는다면 그의 자기효능감에 직격으로 타격이 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생리적 신호도 자기효능감에 영향을 주는데, 지각된 건강과 생리적 활력은 자기효능감에 영향을 준다.

 

자기효능감이 높으면 여러 면에서 좋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믿기 때문에 쉽게 동기화된다. 그래서 높은 자기효능감은 적극적인 도전과 더 적은 스트레스, 더 나은 수행으로 이어진다. 또한 더 많이 생성된 성취 경험과, 자기효능감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자존감은 정신건강에도 크게 기여한다. 여기서 자기효능감은 유능성과 많이 비슷해보인다. 물론 높은 자기효능감과 유능성 욕구는 비슷한 결과를 산출하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유능성 욕구는 선천적으로 타고나 지각된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유능함을 추구하게 만든다. 반면 자기효능감은 경험을 반영하여 형성되는 개인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유능성에 비해 사회적인 영향을 크게 받고 동기에 끼치는 정도의 차이가 동기화에 영향을 끼친다.

 

학습된 무기력

만약 개인적 행동 이력이 계속 부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 어떻게 될까? 개인적 행동 이력이 내가 무엇을 하든 끊임없이 실패하거나 결과를 통제하지 못한다고 알려오면 어떨까? 이와 비슷한 상황을 실험한 연구가 실제로 있었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은 24마리의 개를 세 집단으로 나누어 상자에 넣고 전기충격을 주었다. 제1 집단의 개에게는 코로 조작기를 누르면 전기충격을 스스로 멈출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였다. 제2 집단은 코로 조작기를 눌러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없고, 몸이 묶여 있어 그 무엇도 통제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받았다. 제3집단은 통제집단으로 상자 안에 있었으나 전기충격을 주지 않았다. 24시간 이후 이들 세 집단 모두를 다른 상자에 옮겨 놓고 전기충격을 주었다. 세 집단 모두 상자 중앙에 있는 담을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제1 집단과 제3 집단은 중앙의 담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했으나, 제2 집단은 전기충격이 주어지자 피하려 하지 않고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전기충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미 무엇을 하던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학습된 무력감)은 피할 수 없거나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경험으로 인하여 실제로 자신의 능력으로 피할 수 있거나 극복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포자기하고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현상이다. 학습된 무기력은 종종 무동기 상태를 유발하며, 자신의 좋지 않았던 과거를 확장하여 무엇을 하건 자신이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다. 개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인간에서도 재현되었는데, 피험자에게 과제의 규칙은 알려주지 않고 결과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피드백만 주어 이지선다형 과제를 수행하게 한 연구에서 제대로된 피드백을 받은 집단은 과제에 성실히 참여한 반면 무작위적으로 피드백을 준 집단은 학습된 무기력을 보였다. 

 

학습된 무기력은 3가지 구성요소로 되어있다. 유관성(contingency, 수반성)은 어떤 사람의 행동과 결과 사이의 관계로, 스키너 박스 안의 쥐의 레버 누르기처럼 행동이 무조건 결과를 가져오는 1에서, 우리의 노력과 난수생성기에서 나오는 수처럼 아예 관계가 없는 0까지 있다. 학습된 무기력은 유관성이 0에 가깝다. 인지(cognition)는 자신의 통제에 대한 주관적 신념이다. 학습된 무기력은 자신의 통제가 무의미하다는 인지로 구성된다. 마지막은 행동(behavior)으로, 학습된 무기력은 무기력하고 빠른 포기로 점철되며 수동적인 행동을 정의된다.

 

왜 학습된 무기력이 발생하는가? 선술했듯이 부정적인 과거 경험은 학습된 무기력을 일으킨다. 정확히 말하면 학습된 무기력은 자신이 결과를 통제할수 없다는 기대에 의해 형성된다. 많은 학자들이 정신적 외상이나 실패 경험, 혹은 결과의 예측불가능성을 학습된 무기력의 원인으로 들었으나 모두 반박되었다. 그중 한 실험에서 연구자는 피험자를 단순히 실패 경험에 노출시키거나 통제불가능한 과제에 노출시켰는데, 피험자들은 통제불가능한 과제에 노출되었을때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했다. 한편 학습된 무기력이 스트레스 반응에서 나타나는 고갈의 결과라고 보는 가설도 있는데 이 가설은 부정적인 결과에 처했을때 발생하는 노르에피네프린이 고갈되면 학습된 무기력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화학적 불균형은 우울증을 초래하지 학습된 무기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학습된 무기력은 여러 결과를 가져오는데, 이를 3가지 차원으로 나눠볼 수 있다. 동기적 결손 차원에서 학습된 무기력은 무엇을 하든 결과를 통제할수 없다고 믿도록 만들기 때문에 무동기 상태를 초래한다. 학습 결손 차원에서 학습된 무기력은 이미 자신의 행동과 결과가 서로 독립되어 있다고 결론내려버리기 때문에 행동학습이 불가능하다. 이들은 우연한 행동이 강화받아도 이것을 우연으로 치부하며, 현실적인 사고도 매우 떨어진다. 학습된 무기력은 정서적 결손 차원에서 우울과 냉담, 활기 없음 등의 정서를 유발한다. 학습된 무기력이 형성되기 전에는 부정적인 행동 이력에 공포와 투쟁을 보이지만 이 감정들은 학습된 무기력이 형성되면 빠르게 사라진다.

 

학습된 무기력이 보이는 특성은 우울증과 유사한 특성이 많다. 둘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낮고 우울하다. 하지만 학습된 무기력을 가진 사람과 비교해봤을때 우울증 환자는 는 현실 지각이 더 뛰어나다. 특히 이들은 정상인보다 현실 지각이 더 뛰어난데 이는 자기중심적 편향이 우울증 환자에게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실패를 외부 환경이 아니라 자신의 나쁜 특성에 귀인한다. 종합적으로 우울증은 학습된 무기력과 다르며, 더 큰 개념을 포함한다.

 

학습된 무기력은 많은 문제를 낳기 때문에 부적응적인 존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쩌면 학습된 무기력은 또하나의 적응일지도 모른다. 사실 학습된 무기력이 손실을 초래하는 상황은 매우 일반적인 상황들이다. 즉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처한 환경과는 큰 관련이 없을수도 있다. 학습된 무기력은 동기의 상실이라기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학습'으로도 보이는데, 이 행동은 실제로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끼칠수 없을때는 매우 적응적인 행동이다. 이 대안을 제시한 학자들은 학습된 무기력이 통제불가능한 환경에 대한 일종의 적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항 이론

저항(reactance) 이론은 개의 학습된 무기력 실험에서 제기되었다. 연구자들은 무기력 조건의 개가 처음에는 격렬히 반항하고 그 후에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관찰한 학자들은 혹시 사람이 학습된 무기력 상황에 직면하면 먼저 격렬히 저항한 다음에 무기력해지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여기서 출발한 것이 저항 이론으로, 저항 이론에 따르면 동물은 통제불가능한 상황에 놓이면 처음에는 격렬히 저항한다. 이런 저항은 대개 능동적이고 적대적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띤다. 그러한 행동은 상황이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자 옆에 있는 집기를 부숴버리는 창작물 속 인물들에서 잘 나타난다. 저항은 학습된 무기력에 선행해서 나타나며 조금이나마 상황을 통제할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와 함께 일어난다. 여기서 실제로 좋은 결과가 나타나면 저항은 완화되고, 상황이 계속 통제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저항은 학습된 무기력으로 전환된다.

 

4.4.희망

누가 그랬던가. 희망은 신이 인간에게 준 마지막 재앙이라고. 일부 전승에 따르면 판도라의 상자에는 원래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나오지 못했고, 그래서 인간은 미래를 알지 못해 헛된 희망을 품으며 살아간다고 한다. 헛된 희망이 인간의 삶을 이끌어간다는게 정말 문학적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이런 주장은 심리학에서는 별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다.(양자역학에서도) 심리학 연구들은 정말 가냘프고 연약하게 보이는 희망이 중요한 동기원임을 보여준다. 이는 높은 희망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연구에서 나왔는데, 높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은 유인보다 내적 동기로 동기화되고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여 목표수용이 용이하며, 성취동기가 수행목표보다는 숙달목표에 의해 발생한다. 또한 최고의 이상주의자는 최고의 현실주의자라는 말이 증명하듯, 희망이 높은 사람은 모호하고 장기적인 목표보다는 장기목표 하에 구체적인 하위 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위해 내적 동기, 자기효능감, 성취욕구 등을 적절히 동원한다. 또한 실패나 부정적 감정에 둔감하고, 아예 실패를 줄이도록 여러 갈래의 계획을 세우며 한 계획이 좌절되어도 곧바로 다음 계획으로 이행한다. 이 사실들은 희망이 적어도 동기적 측면에서는 결코 헛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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