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저장고

지각심리학 총론 본문

지식사전/심리학

지각심리학 총론

과학주의자 2022. 11. 16. 11:02

최근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 인공지능은 마침내 바둑을 두거나 눈으로 사물을 보는 엄청난 쾌거를 달성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과학의 승리로 여겨지는 기술은 거의 모든 인간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다. 획기적인 기술적 도약과 엄청난 연산능력이 필요한 거리 구별하기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하나의 광학 센서로 서로 모양이 다른 물체들을 거리까지 가늠하는 일은 광학센서만으론 불가능하다. 미군의 최첨단 미사일도 못하는 일을 생후 1년된 아기들은 쉽게 해낸다. 비슷하게 인공지능 연구자들은 옆에서 인공지능이 옆에서 본 컵과 위에서 본 컵을 같은 물체로 인식하도록 프로그램하기위해 고생하지만, 그들 연구실에 놀러온 조카들은 두 모습을 같은 컵으로 어렵지 않게 지각한다.

 

시각심리학

https://tsi18708.tistory.com/207

시각은 눈을 통해 인지하는 빛 자극을 말한다. 인간은 눈을 통해 주변에서 들어오는 가시광선을 해석하여 주변 사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시지각은 인간의 오감 중 가장 많이 연구되었고, 이제는 연구할 주제가 별로 많지 않을 정도로 광범위한 지식을 얻었다. 지각심리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시지각에 대한 지식은 많은 도움이 된다. 

 

 

1.인간의 지각

지각(perception,지각과정)은 환경 속의 대상이나 사건을 파악하는 과정, 즉 주변의 사물을 감지하고, 이해하고, 인식하고, 이름을 붙이고, 적절한 반응을 준비하는 등의 전 과정을 말한다.[각주:1] 이는 감긱기관에 대한 단순한 자극인 감각(sensaton)과 다르다.[각주:2]각심리학은 이러한 지각을 연구한다. 지각심리학은 심리학의 주요 기초과학 중 하나이며, 수많은 생물심리학적 연구들이 지각심리학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많은 공학자들도 지각심리학적 지식을 응용해 맹인, 농아 등 지각에 문제가 있는 장애인들을 돕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지각은 단순히 물체를 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세상의 자극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지각은 그 자극을 해석하는 정보처리 작업이 포함된다. 그리고 최근까지 인공지능들은 이를 힘들어했다. inverse projection problem은 물체가 뒤짚어지면 인공지능이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인데, 인공지능이 꽃병을 인식하는 것을 학습했다고 하더라도 꽃병이 뒤짚히면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반면에 인간은 이를 쉽게 한다. occlusion은 물체의 일부가 가려지거나 전체 모습이 흐려지면 인공지능이 물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인데, 인간은 이것도 쉽게 한다. 이는 인간이 아직 인공지능이 가지지 못한, 다른 방식의 인지기제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인간의 지각은 지속적으로 변한다. 가령 인간이 손으로 휴대폰을 드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먼저 인간은 휴대폰을 탐지한다. 그러고 나서 손을 뻗어 폰을 잡는데, 이 과정에서 손이 휴대폰을 가리게 된다. 그러면 이를 반영한 오차를 수정하여 손을 뻗기를 속행하고, 그러다 휴대폰을 잡으면 촉각 정보가 추가적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촉각 정보를 반영하는 동시에 폰을 집은 손을 다시 내쪽으로 가져오고, 이 과정에서 수시로 변하는 시각정보와 촉각정보들을 통합해야 한다.(constant coordination) 이처럼 인간의 지각은 수시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특히 운동 시에는 운동과 상호작용한다. 

 

지각과정(perceptual process)

인간에게 감지된 자극은 길고 긴 경로를 돌아 행동으로 나타난다. 이 순환고리를 지각 과정이라 하는데, 지각심리학자들은 보통 지각과정을 8단계로 분류한다.

 

  • Environmental stimulus: 환경은 끊임없이 자극을 제공한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소립자들이 상호작용하는 카오스에 살고 있다. 
  • Attended stimulus: 인간은 한정된 의지력을 가지기 때문에 수많은 환경자극 중에서도 일부만을 받아들인다. 우리가 어떤 자극을 받아들이는지는 우리가 어떤 자극을 주의하는지(attend)에 달려있다.
  • Stimulus on the receptors: 우리의 주의 내에 들어온 자극은 우리 몸의 신경과 반응한다. 예로 우리 눈이 포착한 빛은 곧 우리 눈으로 달려들어 광수용기와 충돌한다. 여기서 생성된 즉각적인 정보(image)는 이후 가공된다.
  • Transduction(전환): 수용기와 반응한 자극은 이제 신경세포의 활동으로 모습을 바꾼다. 마치 에너지가 모습을 바꿔 보존되는 것처럼, 자극도 신경세포의 전기신호로 모습을 바꿔 보존된다.
  • Processing: 자극은 신경세포의 전기신호로 변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전환된 이 전기자극은 뇌에서 갖가지 수정을 거친다. 뇌는 전기자극의 모양을 한 정보들을 적절히 가공할 수많은 장치를 가지고 있다. 때때로 이 장치가 오류를 일으키면 우리는 이를 착시라 부른다. processing은 직렬일수도, 병렬일수도 있는데, 현재(2020년)의 어떤 뛰어난 컴퓨터도 정보를 병렬처리하지 못한다.
  • 지각(Perception): 정보가 processing이 완료되면 우리는 이를 지각이라 부른다. 우리가 인식하는 어떤 사실이든 이 과정을 거친다. 
  • 재인(recognition): 어떤 심리학자는 재인이 지각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재인은 지각된 정보를 분류하고 이해하는 과정인데, 이들은 이 과정도 지각의 일부로 본다.
  • 행동(Action): 그 형태가 외적 운동이든, 내적 운동(생각)이든 모든 자극은 결국 행동으로 나타난다. 행동은 자극을 받은 인간이 그에 대한 대응으로서 환경에 가하는 조작이다.

 

지각형성에 관한 이론[각주:3]

인간의 전체적인 지각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존재한다. 그 이론들은 대체로 상향적 접근(bottom-up processing)과 하향적 접근(top-down processing)으로 나눌수 있는데, 상향적 접근에서는 우리가 눈으로 본 정보들이 지각을 만드는 가장 큰 요소라고 보고, 하향적 접근에서는 정보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 가장 큰 요소라고 본다. 지각심리학에서는 상향적/하향적 접근 모두 존재한다고 보고 있으며, 학부는 보통 상향적 접근의 관점에서 가르치나 학계의 주류는 하향적 접근이다. 

 

하향적 접근에서는 지각이 3가지 틀 아래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하나는 무의식적 가정인데, 이는 의식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으나 우리의 이전 경험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likelihood principle에 따르면 우리는 세상을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방식'으로 보는데, 이 방식의 근거가 이전 지각경험이다. 다른 하나는 semantic regularity로, 이는 환경의 어떤 부분들이 의미적으로 연관을 가진 것을 말한다. 지각에서는 이것이 역으로 작용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관찰한 자극과 의미적으로 관련된 자극을 찾게 하고, 그래서 보석상자 안에는 돈보다는 보석이 들어있으리라고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 베이지안 추론도 지각이 작용하는 틀로, 베이지안 추론은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의 경험을 해석하고 기존의 해석틀을 수정하는 논리적인 과정이다.

 

이에 따른 이론들은 아래와 같다. 참고로 게슈탈트 이론은 상향적 접근에 속하는데, 이는 게슈탈트 이론이 게슈탈트라는 틀을 가정하기는 하나 게슈탈트의 작용이 무의식적이고 지식과 경험에 영향을 별로 받지 않기 때문이다.

 

상향적 접근(bottom-up)

1.직접적 지각 이론

깁슨(James J. Gibson)은 지각을 형성함에 있어서 우리에겐 오로지 정보만 있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정보를 해석하는 복잡한 추론은 필요없고, 우리는 단지 감각 기관으로 들어온 정보와 그 상황에 대한 맥락 정보를 통합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다른 이론에서는 뇌 안에 있는 것으로 가정하는 해석틀조차, 깁슨은 자연에 본래 존재하던 맥락을 뇌 안으로 가져온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폐기되었다.

 

2.원형 이론

원형 이론은 형판 이론의 대안으로 나왔다. 형판 이론은 우리 뇌 안에 수많은 형판이 있는데, 들어온 정보를 일일이 형판에 대입해서 비교한다는 이론으로 너무 많은 형판이 필요하기 때문에 폐기되었다. 원형 이론은 형판을 원형으로 대체하면서 형판 이론의 약점을 극복하였다. 원형은 관련이 있는 사물이나 패턴의 전형적인 형태,요소가 모인 것인데, 추상적이기 때문에 사물 개개의 것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이 이론은 몽타주처럼 어느 정도 정교하게 그려진 얼굴을 지각하는 과정을 잘 설명한다.[각주:4] 

 

3.세부 특징 이론

이 이론은 들어온 정보의 세부 정보가 우리 기억 속의 그것과 일치할때 그 기억에 따른 스키마를 불러낸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사각형을 보았다고 가정하자. 우리 뇌속에 들어온 사각형에 대한 정보는 곧 직선에 관한 정보,전체적 모양에 대한 정보 등 여러 세부 정보로 나뉘어 각각 해당하는 부서로 이동한다. 그러면 그 부서에서 세부 정보들을 분석하고 일치하는 스키마를 불러내는데, 여러 부서에서 불려진 기억 중 가장 많이 불린 기억이 주된 스키마로서 기능한다. 뇌과학의 발견이 이 이론을 지지하기도 하였는데, 휴벨과 비셀은 실제로 뇌 안에서 대각선이나 직선에 대해서만 반응하는 뉴런을 발견하였으며,[각주:5] 모서리나 각도에만 반응하는 뉴런도 발견했다.[각주:6] 그러나 이 이론은 인간이 통합적 지각을 만드는 자세한 과정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4.구조 기술 이론(성분 재인 이론)

http://mr16ms1.blog.me/30181383265 참고.

 

하향적 접근(top-down)

1.구성적 지각 이론

이 이론은 정보에 대한 우리의 해석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물론 위의 이론들도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을 중요시했지만 이 접근에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예를 들어 당신이 운전을 하다가 STP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봤다고 하자. 만약 당신이 영어를 배운 사람이라면 소실된 부분이 O라는 것을 눈치채고 차를 세울 것이다. 지각의 원초적 해석 과정과는 상관 없이 당신이 ST_P을 STOP으로 지각한 것은 순전히 stop이라는 단어를 아는 당신의 사고에 의한 것이다. 이렇게 구성적 지각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정보를 해석하는데 있어서 우리 뇌의 고등한 사고들이 개입하며, 지식이 지각을 구성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 

 

지각 계산 이론

이 이론은 상향적 접근과 하향적 접근을 통합했다고 평가받는다. 마르(David Marr)에 따르면 우리 뇌는 3차원적인 모양을 보면 3단계를 거쳐 그것을 해석한다.[각주:7] 먼저 1단계에서 들어온 정보는 2차원적인 스케치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2단계에서 깊이에 관한 정보를 추가해서 이를 3차원 모양에 가깝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 3단계에서 개인의 표상이나 사전 지식을 통해 이를 더 정교화시킨다. 이 이론은 상향적 접근(1,2단계)과 하향적 접근(3단계) 모두를 드러내고 있다.

 

 

2.역치(threshold, psychophysics, 정신물리학)

인간은 많은 걸 지각하지만, 지각하지 못하는 게 더 많다. 필자는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맨눈으로 퀘이사를 봤다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퀘이사는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실험에 따르면 인간은 맑은 날 밤 48km 떨어진 촛불 이상의 밝기만 식별할 수 있다.(생각보다 좋다) 이를 시각의 절대 역치라 하는데 역치는 우리가 감지할수 있는 최소량의 자극을 말한다. 이러한 역치는 사람마다 다르며, 이를 통계적으로 취합하면 특정 선에서 자극의 감지비율이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각주:8] 역치는 보통 절대역치 차이역치를 주로 다룬다.

 

절대역치(absolute threshold)

절대역치는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극을 말한다. 절대역치 이하의 자극도 우리에게 무의식적인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대개 우리가 의식적으로 자극을 감지하기 위해선 자극이 절대역치를 넘어서야 한다. 절대역치는 집중력을 높인 여러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측정하고 이를 평균해서 구하는데, 적어도 피험자의 50% 이상이 감지해야 절대역치를 인정받으며 관례상으론 75%를 넘어야 한다. 절대역치를 구하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1.method of limits는 절대역치를 측정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는 연구자들은 먼저 피험자들에게 가장 높은 자극을 제공한다. 그리고 점점 자극 강도를 낮춰 제시하면서 피험자에게 자극을 감지했는지 묻는다. 자극 강도가 절대역치에 근접하게 되어 잘 보이지 않게 되면 피험자는 자극이 사라졌다고 보고하게 된다. 그러면 그때부터 다시 자극 강도를 올린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자극 강도가 다시 보일만큼 절대역치에 근접하면 피험자는 다시 자극이 나타났다고 보고하게 된다. 여기서 자극이 사라진 지점과 다시 나타난 시점의 자극 강도를 보고, 그 다음 단계의 강도와 평균하면 절대역치를 구할 수 있다. 중간에 다시 자극 강도를 올리는 이유는 계속 자극을 감지했다고 답하는 피험자가 절대역치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보인다'고 하던 말버릇이 굳어 역시 감지했다고 보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method of limit. 자극이 계속 내려가다가, 빨간 부분에서 다시 올라간다.

2.method of adjustment는 연속적인 조작을 통해 절대역치를 측정한다. 이 방법에서 피험자는 가장 강한 자극이 아니라 가장 약한 자극에서 출발한다. 보통 이 방법을 이용한 실험에서 피험자는 닌텐도 will 게임기기처럼 생긴 기계를 쥐는데, 기계를 돌리는 방향에 따라 자극 강도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고 기계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정보가 컴퓨터에 입력된다. 실험이 시작되면 피험자가 기계를 돌려 자극 강도를 밑바닥부터 점점 키우는데, 키우는 어느 순간 자극이 감지되면 버튼을 누르고 기계를 반대로 돌려 자극 강도를 낮춘다. 그러다가 자극이 사라지면 다시 버튼을 누른다. 이렇게 하면 컴퓨터에 두 번의 절대역치 값이 입력된다. 이 방법은 method of limits와 달리 절대역치의 연속적인 측정이 가능하다.

 

3.한계법(method of constant stimuli)은 가장 널리 쓰이고 가장 효율적인 절대역치 측정방법이다. 이 방법에서는 단순히 여러 강도의 자극을 피험자에게 제시하고 자극을 감지했는지 묻는다. 이러한 검사를 다수에게 실시하여 각 자극이 몇 퍼센트의 확률도 감지되었는지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간하여 실제 절대역치를 측정한다. 각 자극은 무작위 순서로 제시되지만, 보통 그래프에 표시할 때는 강도 순으로 표시한다. 개인을 상대로는 사용할 수 없는 방법이지만 대신 다수의 측정을 요구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신뢰도가 올라간다. 

 

개인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사람의 절대역치는 대개 비슷하다. 이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각의 절대역치는 맑고 어두운 밤에 약 48km 정도 떨어진 촛불의 밝기이고, 청각은 조용한 시간에 6m 거리에서 들리는 시계소리 정도가 절대역치이다. 촉각은 뺨에 떨어지는 파리 날개 정도가 절대역치고, 후각은 6개 방 정도의 공간에 퍼진 향수 한 방울 정도이며, 미각은 7.6리터 물에 녹은 설탕 한 스푼의 맛이 절대역치에 해당한다.[각주:9] 

 

차이역치(difference threshold)

절대역치는 초기 정신물리학의 주요 관심사였지만 실제적 활용도는 미미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느끼는 자극은 대개 무수한 환경자극 속에 파묻혀 있고, 절대역치만한 작은 자극을 그 속에서 식별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절대역치보다 차이역치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차이역치는 두 자극간의 차이를 알아채기 위한 최소한의 자극 차이다. 만약 우리가 눈을 감은채 10kg의 사과와 10kg의 귤을 양손에 든다면 아마 사과와 귤을 구분할 수 없을 것이다.(촉각은 무시하고) 이 둘을 구분하려면 둘의 질량에 차이가 있어야 한다. 차이역치를 탐색하는 연구자들은 도대체 몇 kg정도 차이가 나야 사과와 귤을 구분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19세기 중반의 정신물리학자 베버도 그 중 하나이다. 그는 차이역치를 연구한 끝에 차이역치에 대한 공식(베버-페히너 법칙)을 발견했는데 공식의 내용은 이러하다.

 

DL=ks

DL=차이역치[각주:10]

s=비교되는 두 대상의 기준자극

k=베버 상수(Weber Fraction)

 

이 공식이 보여주는 바는 비교하는 물체의 자극 크기가 커질수록 차이역치도 일정비율씩 커진다는 사실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만약 10kg의 사과와 귤을 비교한다면 아마 비교하기 힘들 것이다. 둘을 구분하려면 한쪽이 다른쪽보다 질량이 더 커야 한다. 질량의 경우 k=0.02인데, 이를 둘의 기존 질량(s=10kg)에 곱하면 0.2kg이 나온다. 즉 한 쪽이 최소 0.2kg 더 무거워야 둘을 구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만약 둘의 질량이 100kg으로 늘어난다면 어떨까? s=100이기 때문에 100x0.02=2, 즉 2kg 이상 차이나야 둘을 구별할 수 있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s, 즉 두 물체의 질량이 커질수록 차이역치도 커진다. 100g의 물체를 들고 있을땐 2g만 올려도 차이를 느끼지만, 100t의 물체를 들고 있다면 2g은 커녕 2kg도 느끼지 못한다. 질량에 따라 차이역치가 커지는 비율인 k는 자극마다 다른데, 전기자극의 경우 0.01이고 무게는 0.02, 소리는 0.04, 밝기와 맛은 0.08이다.

 

신호탐지 이론(signal detection)[각주:11]

앞에서도 말했지만 절대역치든 차이역치든 그 자세한 값은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는 사람마다 가진 감각기관의 민감도 차이일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감각기관은 생물학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차이나는 것은 반응 수준이다. 즉 같은 자극이 입력되어도 어떤 사람은 이것을 노이즈로 치부하고 무시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이것을 유의미한 자극으로 받아들여 반응한다. 이러한 차이에 주목하여 만들어진 이론이 신호탐지 이론이다.

 

신호탐지 이론(signal detection theory)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역치는 물론 개인의 반응 수준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다.[각주:12] 이 이론에 따르면 감각기관의 기능은 같더라도 개인의 반응에 따라 감각이 지각될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물론 반응수준이 높을수록 자극을 잘 지각하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높은 반응수준이 좋은건 아니다. 왜냐하면 오탐지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자극이든 대개 무수한 노이즈 속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반응수준이 너무 올라가면 노이즈를 유의미한 자극으로 오탐지할 확률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개인의 반응수준은 1종 오류를 줄이거나, 2종 오류를 줄이는지의 여부로 나눌 수 있다. 어떤 사람의 반응수준은 오탐지의 확률은 높이는 반면 자극의 감지를 잘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사람의 반응수준은 자극은 잘 감지하지 못하면서 오탐지 확률은 매우 낮출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반응수준이 측정된 역치와 실제 지각을 기존의 역치 개념보다 잘 설명할 수도 있으며, 신호탐지이론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고려한다.[각주:13]

 

3.강도 추정(Magnitude estimation)

위 절에서 역치를 다뤘지만 사실 실생활에서 역치가 관계되는 일은 잘 없다. 대부분의 절대역치는 환경에서 식별하기 힘들고 두 자극간의 차이는 대부분 차이역치 이상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신물리학자들이 쓸데없이 역치를 찾으려고 수고를 들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 상황에서 인간들은 역치와 관계없이 자극의 강도를 추정하기 때문에 정신물리학자들은 크기 추정에도 관심을 가진다.

 

인간의 강도 추정에는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하나는 response compression이다. 이 경우 물리적 자극은 비례적으로 증가하는데 사람이 느끼는 자극은 물리적 자극보다 천천히 증가한다. 밝기 자극에서 이러한 일이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response expansion이다. 이 경우 물리적 자극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사람이 느끼는 자극이 더 빨리 증가한다. 물리적 자극은 약간 증가했는데도 사람은 자극이 더 크게 증가한 것처럼 느낀다. 전기 자극은 response expansion의 예이다. 길이 자극처럼 물리적 자극과 같은 속도로 증가하는 자극도 물론 있지만, response compression과 exponse expansion을 이 틀에 담아 설명하기는 힘들다.

 

정신물리학자 stevens는 이 현상을 기술하기 위해 stevens power law를 개발했다. 이 공식은 사람이 느낀 자극과 실제 자극의 관계를 규명하였는데 식은 아래와 같다.

 

P=사람이 지각한 자극 크기, k=상수(환경의 영향 및 개인차 변수), s=자극 크기, n=자극 고유 지수(자극 종류에 따라 다름)

이 식을 놓고 보면 response compression과 response expansion을 기술하기 쉬워진다. n이 1보다 작으면 response compression이 된다. 반대로 n>1이면 response expansion이 된다. 이를 통해 response compression과 response expansion이 같은 식의 다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stevens power law를 그래프로 나타낸 이미지. 밝기는 response compression, 전기자극은 response expansion이다.

 

4.게슈탈트​(지각적 집단화 규칙, perceptual grouping rule, gestalt)[각주:14]

게슈탈트(Gestalt)는 사람이 사물을 전체적으로 지각하는 특정한 방식이다. 즉 눈과 코와 입이 붙어있는 살덩이를 얼굴로, 흐릿한 산을 먼 산으로 지각하도록 하는 틀이 게슈탈트이다. 게슈탈트의 개념을 처음 주장한 사람은 독일의 심리학자 막스 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로, 당시에 부분의 합이 곧 전체라는 구조주의에 반발한 베르트하이머는 인간이 사물을 하나의 전체로 지각한다고 주장했다. 베르트하이머 이전에도 물리학자이자 정신물리학자인 헤르만 헬름홀츠(Helmholtz)는 왜 환경이 특정 방식으로만 지각되는지 연구했는데, 그는 unconscious inference 이론을 통해 환경이 무의식적인 가정에 따라 지각되고(main principle), 무작위보다는 특정 패턴에 의한 결과로 지각되는 경향이 있다고 제안했다. 여기서 환경을 지각하는데 관여하는 무의식적인 가정과, 자극들을 만들어낸 숨어있는 특정 패턴이 현대의 게슈탈트를 예고한다.

 

게슈탈트를 주로 연구한 게슈탈트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지각은 단순한 자극의 합이 아니라 자극들을 통해 만든 전체로 지각된다. 인간의 혀로 느껴진 맛은 그대로 올라가 맛으로 지각되는게 아니라 여러 정보와 혼합되고 해석되어 어떠한 전체의 일부로 지각된다는게 게슈탈트심리학의 핵심이다. 또한 이러한 게슈탈트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며, 어떠한 틀을 이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실제 정보가 게슈탈트에 의해 왜곡될 수도 있다. 초기 게슈탈트심리학자들은 내성법을 통해 사물을 지각하는 틀, 즉 게슈탈트를 구성하는 몇몇 법칙(law)을 발견하여 보고하였다. 이들이 보고한 지각 구성의 원리(지각적 집단화 규칙, 지각 집단화 규칙, perceptual grouping rules)는 다음과 같다.[각주:15]

 

  • 함축성의 원리(Pragnanz, principle of simplicity or good figure): 사물은 주관적으로 가장 단순하고 완전하고 조화롭게 보이도록 한다. 옷을 입은 사람을 보고 한 옷의 끄트머리에 사람의 손발과 얼굴이 제각기 달려있다는 것보다는 완전한 사람이 옷을 걸치고 있다는게 훨씬 단순하다. 이것이 사람이 다른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을 하나의 물체로 지각하는 이유이다.
  • Similarity: 비슷한 것은 같은 것으로 묶인다. 사각형과 삼각형을 각각 한 줄로 늘어놓으면 사람들은 그냥 나열된 도형들 사이에서 두개의 선을 본다.
  • Good continuation: 물체가 서로 어색하게 분리된 듯이 보이면 둘이 사실 이어져있다고 가정한다. 함축성의 원리와 비슷하다. 쉽게 말해 아래와 같은 도형을 보면 우리는 다른 3가지의 가능성은 제치고 곡선을 직선이 관통한다고 느낀다. 그럴때 선이 훨씬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 Proximity: 가까이 있는 것은 같이 묶인다. 아무렇게나 점을 흩뿌려도 우연히 같이 모이게 된 점은 하나의 유별난 덩어리로 지각된다.
  • Common fate: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같이 묶인다. 탄막 게임을 해본 사람은 잘 알 듯하다. 나같은 초보는 탄막이 같은 위치에서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면 하나의 덩어리로 지각한다.
  • Meaningfulness(familiarity): 서로 비슷하거나 의미있게 연결된 것도 같이 묶인다. 무작위로 얼굴을 뽑아 늘어놔도 인종이 비슷하면 같은 걸로 묶이기 십상이다. 반대로 김대중과 김영삼처럼 서로 득달같이 싸우는 얼굴도 같은 덩어리로 지각된다. 둘은 민주투쟁의 동료이자 정치적 경쟁자라는 의미있는 관계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 Common region: proximity와 비슷하다. 차이점은 같은 지역으로 묶이면 common region이고 아니면 proximity라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면 유럽지도에서 아일랜드와 잉글랜드는 가까이 있기 때문에 proximity로 묶인다. 하지만 지브롤터(지중해 위치)와 잉글랜드는 서로 떨어져 있음에도 같은 묶음으로 지각될 수 있다. 이는 common region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 Uniform connectedness: 서로 이어진 물체는 하나의 물체로 지각된다. 전자와 원자핵이 떨어져있는 원자 모형도를 보면 전자와 원자핵이 따로 지각되지만, 전자팔을 선으로 그은 원소 모형도를 보면 전자와 원자핵이 하나의 원소로 지각된다.
  • Synchrony: 동시에 나타난 사건이나 요소는 같이 묶인다. 사람들은 꿈에서 본 내용이 현실과 얼추 맞으면 예지몽이라고 여긴다. 사실 이 관계는 우연이지만 인간의 지각은 동시에 일어난 두 사건을 같은 것으로 해석한다.

 

함축성의 원리는 지각된 자극이 가장 단순하고 간결하며, 완전하고, 대칭적이고, 조화롭게 보이도록 하는 게슈탈트이다. 함축성의 원리를 발견한 코프카(koffka)는 이를 물체를 가장 훌륭한 모습으로 조직하는 경향이라고 정의했다. 함축성의 원리로 인해 인간은 항상 지각된 경험을 단순하게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여 의미있는 경험으로 만든다. 함축성의 원리는 폐쇄성의 원리를 함유하고 있는데, 폐쇄성의 원리는 불완전해 보이는 자극을 완전한 자극으로 만드는 경향이다. 모퉁이만 없는 사각형을 봤을때 우리가 도형을 서로 직각인 4가지 선의 묶음이 아니라 모퉁이가 생략된 사각형이라고 지각하는 원인이 폐쇄성의 원리이다. 함축성의 원리로 인해 인간은 모호한 자극을 봐도 단순한 사물로 만들고 의미를 부여하려고 한다. 토스트에 나타난 예수의 얼굴이 대표적인 예이며, 투사검사는 함축성의 원리를 이용해 피검사자의 내면을 탐색한다.

 

후에 지각심리학자들은 실제로 게슈탈트 원리를 일으키는 뉴런을 발견했다. 이들에 따르면 good continuation과 similarity는 특정 뉴런에 의해 일어나는 것 같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동시에 게슈탈트 원리가 법칙이라기엔 너무 빈약하고 방법론상 한계가 있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시각에서 일어나는 경사 효과도 게슈탈트 원리의 하나로 보고 있다. 현대심리학은 게슈탈트 원리를 절대적 법칙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휴리스틱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래는 심리학자들이 추가로 발견한 게슈탈트 원리이다.

 

  • 경사 효과(oblique effect): 수직이나 수평에 가까운 물체는 다른 물체보다 잘 지각된다. 하늘로 우뚝 솟은 나무는 비스듬이 구부러진 나무보다 잘 지각된다. 이는 많은 전경 물체가 수직으로 있기 때문이다.
  • Light-from-above heuristic: 물체를 볼때 사람들은 보통 빛이 위에서 온다고 가정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아래 사진을 보라. 똑같이 음영이 진 공인데도 하나는 불룩 튀어나온 듯 보이고 하나는 움푹 들어간 듯이 보인다. 잘 보면 윗부분이 밝은 공은 튀어나왔고, 아랫부분이 밝은 공은 들어간 듯 보인다. 분명 해의 위치에 대한 정보는 아무것도 없지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빛이 위에서 내려온다고 가정하여 윗부분이 밝은 공은 언덕으로, 아래가 밝은 공은 구멍으로 지각한다.

 

Light-from-above heuristic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故막스 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 코프카(Koffka), 쾰러(Kohler) 등이 있다. 베르트하이머는 게슈탈트심리학을 창시했다. 코프카와 쾰러는 게슈탈트심리학을 미국에 전파하여 본격적으로 발전시켰다.

 

필자는 게슈탈트 원리가 상징인류학과 신화학, 상상력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0년전 엘리아데는 종교학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세상을 특정 수직 축을 중심으로 한 평면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실제로 심리학자들은 경사 효과를 발견하여 수직과 수평이 지각에서 큰 영향을 가짐을 증명했다. 또한 신화학은 수많은 문화권에서 비슷한 성질을 가진 두 다른 대상(여성과 금성처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소우주적 개념이 있다고 보고하는데 이는 게슈탈트 원리 중 Meaningfulness와 비슷하다. 또한 Synchrony는 동시에 발생한 두 사건이 서로 영적 연관이 있다는 융의 동시성 가설이나 예지몽, 여타의 영적 사고들과 비슷하다. 필자는본래 진화적 필요성으로 인해 게슈탈트가 진화했지만, 후에 인간의 지능이 향상되고 인간이 의미론적으로 세상의 기원을 탐구하기 시작하면서 게슈탈트 원리를 사용했다고 생각했다. 칸트는 경험을 통해 증명될 수 없는 형이상학에서는 사람이 가지고 있던 인식틀(시간과 공간, 신 등)을 적용하여 지식을 산출한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도 하향식 처리는 모호한 정보를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마 과학적 방법론을 가지지 못했던 인류는 게슈탈트 원리를 투사하여 자연 전체를 이해하고자 했고,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신화와 종교, 그리고 현대의 상상계의 산물들이 게슈탈트 원리를 내용에 포함하고 있을 것이라고 필자는 예측한다. 이를 탐구하기 위해선 문화간 게슈탈트 원리의 적용에 차이가 있는지 먼저 탐구되어야 한다.

 

4.2.전경 배경(figure-ground segregation)​[각주:16]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전경 배경 문제는 처음부터 핫한 이슈였고 지금도 그러한듯 하다. 인간은 사물을 지각할때 시각 정보를 배경(ground)과, 배경 속의 물체(figure, 전경)로 나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모나리자를 보면, 눈썹없는 여인을 감상하기 전에 뇌는 그림속의 여인 모나리자를 푸르스름한 배경으로부터 분리하여 지각한다. 모든 시각 정보는 전경 배경 분리를 거친다. figure는 보통 배경보다 더 중요하게 취급되고 더 잘 기억된다. figure는 대개 배경 앞에 있는 것으로 지각되며 측두엽에서 처리된다. 특정 시각자극이 figure로 지각되기 위해서는 전체 시야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작아야 하고, 대칭적이며, 보통 세로 방향으로 길어야 한다. 의미있는 물체로 지각된 적이 있는 시각자극은 figure로 지각되며 해당 자극과 다른 자극을 구분하는 윤곽선을 포함하여(이를 모서리 할당, edge assignment라 한다) 하나의 물체로 지각된다. 이러한 요소가 명확하지 않으면 figure와 배경이 서로 혼동되서 나타날수 있는데 루빈의 꽃병(Rubin's vase, 가역성 형-바탕 관계성)이 대표적인 예이다. 

 

[각주:17]">
루빈의 꽃병(rubin's vase). 덴마크 심리학자 에드가 루빈이 고안한 이 그림은 검은색이나 흰색이나 그림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비슷하고, 세로로 길다. 이 그림은 검은 배경의 꽃병이나 하얀 배경의 두 얼굴로 지각된다. 얼굴로 지각하는 경우  FFA 가 더 활성화된다.[각주:18]

전경 배경 구분은 V1에서 일어나는 듯 하다. 원숭이가 배경과 figure를 구분하도록 한 과제에서 V1만이 figure에 반응하였다. 특이한 점은 같은 figure를 봐도 주변 배경의 형태에 따라 반응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연구자들은 비스듬한 짧은 막대(전경)를 역시 비스듬하게 기운 짧은 선들(배경)로 찬 그림 안에 배치했는데, figure가 배경의 선들과 방향이 반대인 경우에만 V1이 반응하였다. 특히 figure 주변만 figure와 방향이 같은 선들을 배치하여 figure가 배경과 구분이 잘 안되게 배치한 경우에도 그랬다. 수용장이 작은 V1 특성상 국소적으로 같은 방향인데도 figure를 따로 지각했다는 사실은 뭔가 이상하다. 어쩌면 figure를 지각하는 일은 V1에서 담당하지만 상위 피질에서 V1의 해석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어 물체를 맥락에 비춰 해석하게 만든지도 모른다. 아래의 그림은 그와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

 

Gibson과 Peterson의 실험에서 사용된 그림. 위쪽 열의 그림은 검은색이 figure로 지각되지만 아래 열의 그림은 그렇지 않다. 두 열을 동시에 보여주면 아래 열도 검은색이 figure로 지각된다.

위 그림의 위쪽 열에 있는 그림은 대부분 하얀색이 배경으로 지각된다. 하지만 아래 열의 그림은 하얀색이 배경인지 검은색이 배경인지 모호하게 보인다. 신기한 사실은 두 열의 그림을 같이 보여주면 사람들이 아래 열도 하얀색이 배경이라고 지각한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V1은 수용장이 작아 전체적인 지각이 힘들고 맥락을 짚어내는 일도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실들은 V1의 전경 배경 처리가 상위 피질의 피드백을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5.오감의 지각

인간이 느끼는 감각은 총 5개로,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이 해당된다. 이 감각들은 저마다 환경의 다른 측면을 감지하여 신경신호로 전환한다. 그러나 시각지각의 처리는 수많은 지각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충분히 밝혀져 왔지만, 나머지 감각에 대한 연구는 지각심리학의 주류와는 약간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 문단은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의 지각경로를 다룬다.

 

5.1.청각지각[각주:19]

청각지각은 공기의 진동을 감지하는 지각을 말한다. 즉 청각지각은 음파의 주파수(frenquency), 진폭(amplitude), 음색(timbre)을 감지하는 것이다. 특히 음파의 주파수를 부호화하고 표상하는게 청각지각의 핵심이다.[각주:20] 외부에서 발생한 음파는 귓바퀴에서 모인 후 중이를 거쳐 내이로 전달된다. 내이에 도달한 음파는 액체로 가득찬 달팽이관(cochlea)으로 들어가는데, 달팽이관은 안에 액체가 들어찬 관 모양의 기관이다. 달팽이관에 음파가 도달하면 내부의 액체가 흔들리고, 이 흔들린 액체가 달팽이관 내부에 자리한 융모세포(hair cell)와 내재된 청신경을 자극한다. 이렇게 발생한 청신경의 자극은 시상으로 들어가 뇌로 진입한다.

 

시상으로 들어간 정보는 좌우반전되 후 측두엽의 A1 영역(area A!)으로 들어간다. A1 영역은 1차 청각피질을 포함하는 측두엽의 부분으로, 좌측 A1은 소리를 언어로 분석하고 우측 A1은 소리의 리듬과 음악을 분석한다. 청각도 시각과 비슷하게 소리의 발생원과 같은 공간적 정보는 청각피질의 뒤쪽 부분에서 처리되고, 소리의 시간적 측면을 비롯한 특성에 대한 정보는 앞쪽의 복측 부위에서 처리된다.[각주:21] 또한 단순한 청각정보는 A1에서 처리되지만, 더 복잡한 정보들은 연속되는 청각 영역들에서 처리된다.[각주:22] 젊은 성인 남성은 20-20000Hz까지 들을 수 있는데,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는 고주파수일수록 A1 영역의 뒤쪽에서 감지된다. 이처럼 주파수의 세기에 따라 다른 장소에서 처리되는 현상을 장소 부호(place code)라 한다.

 

A1 영역의 구조. 뒤쪽으로 갈수록 고주파수의 소리에 반응한다.

고주파수는 장소 부호를 통해 잘 처리되지만, 저주파수는 장소 부호를 통해 처리하기 힘들다. 그래서 뇌는 시간 부호(temporal code)라는 추가적인 메커니즘을 활용한다. 시간 부호 메커니즘은 청신경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직접 기록하는 방식이다.[각주:23] 저주파수는 고주파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장이 길기 때문에 청신경에서 들어오는 신호 사이에 간격이 꽤 길다.(1초에 5000번 진동보다는 1초에 1000번 진동이 더 간격이 길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 부호는 탁월하게 저주파수 소리를 탐지하게 해준다. 한편 두 귀에서 오는 같은 소리의 시간적 간격과 강도 차이(timing, 시의성)를 활용하면 소리의 발생원도 탐지해 낼 수 있다.

 

5.2.촉각[각주:24]

촉각(haptic perception, somatosense, 체감각)은 손을 비롯한 신체기관(주로 손)으로 외부환경을 만지거나 붙압음으로서 환경을 적극적으로 탐색하여 나타나는 감각이다. 이러한 촉각은 몸의 거의 전체에 분포한 다양한 수용기들과 근역, 관절에 위치한 감각 수용기들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수용기들은 열수용기(thermoreceptor)와 같이 각각 다른 특성을 감지하는 분리된 감각이지만 체감각 지각과정에서 하나의 단일한 감각으로 통합된다.[각주:25]

 

피부에 위치한 촉각수용기의 일부.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모두 하나의 체감각으로 통합된다.

촉각은 피부감각이 신경신호로 변환되는 것에서 시작된다. 피부에서 열, 차가움, 고통 등 다양한 자극이 신경신호로 변환되면 이것이 두정엽으로 올라가는데, 이러한 감각정보들은 호문클루스의 형태로 조직화되며 개인은 이를 통해 자신의 몸에 대한 감각을 형성한다. 이러한 촉각 지각의 형성에 대해 3개의 중요한 원리가 있다.

 

  • 촉각은 좌우반전된다. 왼쪽 신체의 정보는 우뇌에서, 오른쪽 신체의 정보는 좌뇌에서 처리된다.
  • 두뇌의 상당 부분은 중요한 몇몇 신체부위를 담당하는데 할애된다. 가령 손끝이나 입술을 담당하는 영역은 크기도 크고 실제 기관에도 촉각 수용기들이 많지만, 내장과 같은 부위는 수용기 숫자도 일천하고 관련 영역도 좁다.[각주:26] 
  • 시각과 마찬가지로 촉각도 what 경로와 where 경로가 나뉘어 있다. 두정엽의 하부 영역은 접촉한 물체의 표면과 속성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상부 영역은 접촉한 곳의 공간적 위치 혹은 자극받고 있는 곳이 신체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한 정보를 처리한다.[각주:27] 

 

최근 촉각이 의사결정에 여러 영향을 끼친다는 증거가 발견되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실제 소유권 여부와 상관없이 단지 어떤 물체를 만지는 것 만으로도 그 물체에 대한 소유권 느낌이 증가하고, 단순히 보기만 했을 때보다 물체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다.[각주:28] 이러한 효과는 접촉한 기간이 길수록 증가했다.[각주:29] 시제품을 만져보게 하는 판매 기법은 이러한 효과를 일정 부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각[각주:30]

통각은 신체의 손상이나 잠재적 손상을 지각하는 감각을 말한다. 우리에게 통각은 고통스러울 뿐이지만, 통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생존할 수 있다. 실제로 통각이 선천적으로 둔감한 아동은 자신을 불구로 만드는 등 아동기에 죽을 위험이 더 크다.[각주:31] 통각과 관련된 신경은 A-Δ(A-델타) 섬유와 C 섬유가 있는데, A-델타 섬유는 갑작스런 손상에서 발생하는 초기의 날카로운 통증을 전달하고 C 섬유는 손상 발생 이후에 지속되는 좀 더 만성적인 통증을 전달한다. 전달되는 통증의 세기는 A-델타 섬유에서 더 강했다가 C 섬유가 더 강해지며, 선천적 통증 둔감증 환자는 둘 모두 손상되어 있다.

 

통각정보는 뇌의 구별되는 2개 영역에 전달되며 역시 2개의 구별되는 경험을 일으킨다.[각주:32] 하나는 체감각피질로 올라가 어떤 종류의 통증(작열통, 만성통 등)이 어디서 일어났는지 전하고, 다른 하나는 신호를 시상하부나 편도체, 전두엽 등 동기 및 정서와 관련된 기관으로 보낸다. 이처럼 통각정보가 동기 및 정서 중추에도 전달되기 때문에 신체는 통증을 불쾌하게 여기고 통증을 피하도록 사람을 동기화할 수 있다.

 

통각정보도 다른 감각과 마찬가지로 여러 왜곡을 거쳐 전달된다. 연관통(referred pain)은 신체내부의 통증을 신체 표면에서 발생한 것으로 잘못 지각하는 현상으로, 신체의 내외부 영역에 자리한 통각수용기가 같은 뉴런으로 수렴할 때 발생한다. 한편 연구에 따르면 통증은 반드시 손상의 심각도에서 유래하지는 않는다.[각주:33]  예를 들어 종자골염(turf toe)은 엄지발가락의 기저부에 생기는 약한 손상인데, 작은 손상임에도 불구하고 환자에게 끔찍한 고통을 불러일으킨다. 비슷하게 요로결석도 돌의 크기와 손상은 매우 협소하지만, 환자들은 하나같이 끔찍한 고통을 경험한다. 다른 연구자들은 민족과 통증의 연관성을 연구했는데,[각주:34] 모든 통증에서 흑인이 백인보다 통증에 더 민감했다.

 

출입문 제어 이론(gate-control theory)은 통각수용기에서 발생하는 신호들이 중간에 위치한 뉴런에서 발생하는 피드백에 의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이론이다.[각주:35] 예를 들어 당신이 새끼발가락을 부딫혔다면 거기를 문질러서 통증을 완화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출입문 제어 이론에 따르면 발가락을 문지르면 통각의 전달을 방해하는 뉴런이 작동하여 통각정보가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하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이 과정을 통제하는 부위는 PAG(PeriAqueductal Gray, 중뇌수도주위 회백질)이며, 너무 과한 통증 신호가 올라오면 PAG는 척수에 억제신호를 보내고 엔돌핀을 분비하여 통증을 완화한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아편수용체도 여기 위치해 있다.

 

균형감각[각주:36]

균형감각은 촉각과 함께 체감각을 구성하는 감각 중 하나로, 신체가 균형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이다. 균형감각은 보통 전정 시스템과 시각에서 비롯되는데, 전정 시스템(vestibular system)은 청각을 지각하는 달팽이관에 달려있는 세 개의 반고리관으로 구성된다. 이 반고리관들은 서로 수직으로 떨어져 있어 3차원 좌표의 세 축을 대표하는데, 이 안에는 융모세포가 들어있어 머리가 움직이거나 가속할때 그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다.[각주:37]

 

전정 시스템과 함께 시각도 균형감각을 구성하는데 참여한다. 이를 증명한 실험[각주:38]에서 심리학자들은 피험자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방에 놓았다. 이 방은 실험자가 앞뒤로 움직일 수 있지만, 바닥은 아니라서 실제로 피험자들은 방이 흔들리든 말든 실제로는 흔들리지 않는다. 실험결과 피험자들은 자신들이 전혀 안 흔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이 앞뒤로 움직이자 어지러움을 느꼈으며 이는 어린 아이들이 더 심했다. 이는 시각정보가 균형감각을 형성하는데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둘이 일치하지 않으면 멀미가 생길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5.3.후각[각주:39]

후각은 과장하면 미생물도 가지고 있는 감각이다. 후각은 공기중에 있는 화학물질을 수용기를 통해 감지하는 일인데, 뉴런 자체도 하는 일이다. 후각은 시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뇌로 가는 유일한 감각으로, 동물의 정서적/사회적 행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면 페로몬이 대표적인 후각적 신호전달이며,[각주:40] PET 촬영결과 동성애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냄새에 대한 반응에서 여성과 더 유사한 뇌 패턴이 나타났다.[각주:41]

 

인간의 후각은 보통 코를 통해 이뤄지는데, 코에는 공기 중에 떠도는 분자(odor, 향)와 결합하는 무수한 종류의 수용기(ORNs, Olfactory Receptor Neurons, 후각수용기신경원)가 존재한다. 공기 중에 떠도는 냄새 분자가 ORN과 결합하면 ORN은 후각신경으로 자극을 보내는데,[각주:42] ORN은 콧속 비강 위쪽에 위치한 후각구(olfactory bulb)에 연결되어 있다. 후각신경에서 발생한 정보는 후각구 내에 위치한 350개 가량의 사구체(glomerulus)로 수렴되는데, 시각에서 그러하듯이 각 후각정보는 사구체 안에서 증폭될 수도, 억제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은 사구체에서 나타나는 신경패턴에 의존하며,[각주:43] 여기서 선별된 정보는 second-order olfactory 뉴런으로 보내진 후 뇌의 후각피질로 들어간다. 후각피질은 측두엽의 실비우스 구 안쪽에 묻혀 있는 부위로, 비록 묻혀있기 때문에 외관상 잘 보이지 않지만 후각피질은 코와 매우 가깝고, 후각피질을 구성하는 기관 중 하나인 rhinal 피질이 기억과 관련되어 있다고 한다.

후각경로

비록 선천적인 부분도 존재하지만 냄새에 대한 느낌과 기억은 뇌의 해석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각주:44] 실제로 사람들은 동일한 냄새를 맡아도 '체다치즈향'이라고 이름붙여진 경우 '체향(몸냄새)'으로 이름붙여진 경우보다 냄새를 더 좋게 지각했다.[각주:45] 후에 수행된 fMRI 연구[각주:46]에서도 동기와 관련된 안와전두피질이 체다치즈향이라고 이름붙여진 냄새를 맡을때 더 활성화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같이 화학물질에 기반한 미각에서도 나타난다.[각주:47]

 

필자는 후각피질이 다른 지각 영역보다 오래되었을 거라고 추측한다. 그래서 코와 가까운 곳에 후각피질이 발달하는게 더 자연스럽고, 이 가설은 후각피질이 원시적인 기관인 해마와 연결되어 있는 원인도 설명해준다. 고등한 장기기억 기제가 진화할때 해당 기제가 후각피질 주변에 위치하면 후각과 관련된 기억을 재빨리 저장하는데 유리했을 것이다.(후각정보는 동물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5.4.미각[각주:48]

미각도 후각과 마찬가지로 화학물질을 직접 감지하는 감각이다. 다만 미각은 후각과 달리 입에 들어온 음식물의 화학물질과 결합한다. 미각은 맛봉오리(taste bud, 미뢰)를 통해 화학물질을 감지하는데, 맛봉오리는 혀에 달린 수천개의 돌기(유두) 안에 수백개씩 들어있다. 5000-1만개 정도의 맛봉오리가 혀와 입천장에 골고루 분포해있으며, 각 맛봉오리는 50-100개의 수용기 세포를 가지고 있다. 미각은 나이가 지날수록 퇴화되서 20대의 성인은 태어날 때에 비해 절반의 미각 수용기를 잃는다. 이는 어른들이 애들보다 피망을 잘먹는 이유 중 하나이다.

 

맛봉오리의 모습. 음식물의 일부가 침에 녹으면 입 포면을 배회하다가 맛봉오리 표면의 맛수용기와 결합한다. 그러면 맛봉오리 후면의 뉴런에 자극이 전달된다.

미각수용기는 오직 5개 종류가 존재한다. 그래서 인간은 5개의 맛밖에 느끼지 못하는데, 짠맛, 신맛, 단맛, 쓴맛, 감칠맛[각주:49]이 그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수용기와만 결합하는 음식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우리가 경험하는 맛은 다섯가지 맛이 조합된 모습으로 나타나며 그 경우의 수는 우주의 원자보다도 많다. 게다가 미각지각은 미각 이외의 요인에도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미각의 패턴은 더욱 다양해진다. 후각은 미각에서 맛 만큼이나 중요한 감각이며, 대뇌 수준에서의 해석도 미각 지각에 큰 영향을 끼친다.[각주:50]

 

미각에는 개인차가 있다. 50% 정도의 사람들은 카페인, 사카린 및 기타 다른 채소에서 쓴맛을 느끼는 반면 25%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다른 25%는 그런 쓴맛을 너무 강하게 느껴서 아예 채소를 기피한다.[각주:51] 전자를 맛 감식가, 둘째를 비감식가, 셋째를 초감식가(supertaster)라 하는데, 모든 사람은 초감식가나 감식가로 태어나며 다만 자라면서 비감식가가 된다. 초감식가가 채소를 피하기 때문에 비타민 섭취가 부족할 수 있지만, 똑같은 이유로 기름진 음식도 피하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을 더 적게 앓는다.[각주:52] 유전자가 이들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이나[각주:53]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각주:54]

 

 

모듈화(modularity)

생리학을 배운 사람이 뇌를 공부한다면 이런 의문이 들수밖에 없다. '왜 신체는 각 기관이 서로 분리되어 있는데 뇌는 하나인가?' 서로 연결되어 있긴 해도 신체의 장기들은 기본적으로 떨어져서 움직인다. 그렇다면 뇌도 사실은 서로 떨어져 일하지 않을까? 신체가 음식물의 소화와 영양흡수, 수분 흡수, 배출을 따로 하듯이 뇌도 각기 다른 정보를 처리하지 않을까? 브로카가 브로카 영역을 발견한 이후 이 물음은 커져 왔지만 엔그렘을 비롯해 뇌의 단일성을 주장하는 여러 이론에 밀려 모듈화라는 개념은 한동안 잊혀졌다.

 

그러나 모듈화라는 개념은 70년대 이후 다시 부활했다. 아마 그 시작은 원숭이를 연구하던 어느 부주의한 연구자였을 것이다. 원숭이를 연구하던 어느 학자는 원숭이에게 자극을 보여주며 뇌의 전기신호를 측정하고 있었는데 도중에 실수로 원숭이 앞에 손이 갔다. 그러자 원숭이 뇌의 특정 부분이 강하게 반응했다. 여기 흥미를 느낀 학자는 이를 자세히 연구했고 결국 원숭이 뇌에서 손만 따로 지각하는 손 영역을 발견했다. 이어 다른 학자들이 인간과 원숭이의 뇌에서 얼굴만 인식하는 FFA, 장소만 인식하는 PPA, 손을 포함하여 특정 자극들을 처리하는 IT 피질, 몸이나 몸의 부위만을 처리하는 EBA(Extrastriate Body Area), 여러 방향이나 길이를 식별하는 simple cortical cell 등 특정 정보만 처리하는 수많은 영역을 발견했다.[각주:55]

 

같은 시기에 진화심리학도 여기에 한몫 거들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이 유전자 전달에 도움이 되는 여러 행동의 묶음이며, 따라서 모든 자극을 처리하는 일반적인 기관같은건 없고 인간의 뇌가 특정 정보만 처리하는 동떨어진 기계들의 묶음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들이 중요성을 강조한 얼굴의 경우 실제로 얼굴만 지각하는 FFA가 발견되었다. 또한 나무생활을 하는 영장류에게 중요한 깊이 지각, 아기들의 얼굴 선호 모두 진화심리학이 예측한대로 관련 신경이 선천적으로 hardwiring되어 있었다.

 

이러한 발견은 학자들을 복잡한 논쟁으로 이끌었다. 모듈화를 강하게 지지하는 학자들은 측두엽에 모든 물체에 배당된 뉴런이 있다고 주장한다.(이 주장을 sparse coding이나 specificity coding이라 부른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둘은 다른 개념이다) 70년대부터 힘을 얻은 이들은 간단하게 말하면 측두엽에는 할머니를 지각하는 뉴런, 할아버지를 지각하는 뉴런, 할아버지가 짚고 다니는 지팡이를 지각하는 뉴런 등이 존재한다고 한다. 실제로도 뇌구조가 변형된 정신질환자의 경우, 해마에 캣우먼의 주연배우인 할리 베리(Halle Berry)와 관련된 정보만 처리하는 영역이 존재하였다. 하지만 무한개의 물체를 지각하려고 대기하는 무한개의 뉴런을 상상하기는 꽤 어렵고 이상하다. 

 

이에 비해 다른 학자들은 모든 뉴런이 정보처리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는 population dynamics(population coding, distributed coding) 이론을 주장했다. population dynamics 이론의 지지자들은 21세기에 통합된 연결망을 통한 인공지능 설계가 빛을 보자 힘을 얻었는데, 이들의 가설에 따르면 어떤 정보가 들어오던 모든 뉴런이 합심해서 처리하고,[각주:56] 처리할때 나타나는 패턴이 그 처리결과를 말해준다. 실제로도 IT 피질은 많은 모듈이 서로 협력해서 자극을 처리한다. 그리고 모듈이 자기 정보를 처리할때도 다른 모듈이 개입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이들은 모듈을 부정하고 뇌의 모든 뉴런이 하나의 정보를 처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생각과 달리 뉴런이 무슨 과부하없는 초초초 슈퍼컴퓨터인건 아니다.

 

그렇다면 둘 중 누가 옳은가? 진실은 언제나 복잡하다. 진화심리학이 예측한 대로 특정 정보만 처리하는 뇌부위는 분명 실제한다. 방추상회나 PPA는 특정 정보에만 반응한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모든 뉴런이 참여하는 집단적인 정보처리(population coding)도 존재함을 보여준다. 마츠모토의 연구[각주:57]에서는 뉴런이 자극을 분류할때 2가지 기준을 쓰도록 했는데, 모든 뉴런들이 반응하여 1번째 기준을 처리한 후 100-200ms가 지나고 2번째 기준을 처리하였다. 이는 뉴런이 각 지역으로 나뉘어 따로 일하는게 아니라, 모두 모여 일을 순차적으로 처리함을 암시한다. 또한 마카크 원숭이의 운동피질을 연구한 학자들은 population vector 기법으로 연구한 결과, 원숭이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각 방위로의 움직임을 지시하는 모든 뉴런들이 활성화되며, 이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QED의 확률벡터처럼 모두 경로적분되어 손이 움직일 방향을 정했다. 최근의 많은 연구들이 population dynamics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 뇌에는 모듈화된 부분과 population coding을 따르는 부분 모두 존재한다. 연구에 따르면 모듈은 특정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지만 포함하는 뉴런이 적어 한번에 처리하는 정보량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population coding으로 정보를 처리할 경우 처리속도와 정확성이 모듈보다는 약하지만 대신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한편 진화심리학자들은 각 모듈이 진화적인 이점으로 인해 진화한 선천적인 구조라고 주장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현대 학자들은 모듈에도 가소성이 존재하고, 후천적 학습에 의해 새로운 모듈이 형성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한 학자들은 원숭이에게 특정 각도의 이상한 물체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다른 물체와 구별하도록 훈련시켰다. 그리고 물체의 방향을 돌린 그림을 여러 장 만든 뒤 원숭이에게 원래 물체와 구별하도록 하였다. 실험결과 원숭이는 원래 물체를 각도가 다른 물체와 구별할 수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원숭이가 원래 물체를 볼 때 IT 피질이 활성화되었다는 점이다. IT 피질이 각 모듈을 담당하는 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숭이가 학습을 통해 새로운 모듈을 생성했거나, 적어도 IT 피질에서 얼굴이나 손처럼 해당 물체만을 따로 처리하도록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물체 재인에 관한 이론

뇌과학의 발전을 통해 인간의 시각을 만드는 뉴런 경로가 많이 발견되었다. 또한 측두엽의 IT 피질에서 물체를 재인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물체를 재인하는지는 오리무중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의 뇌가 물체를 어떤 방식으로 인지하는지 궁금해하는데, 현재는 Structural-description model과 image-description model이 서로 논쟁하고 있다. 이 두 이론은 특히 viewpoint invariance, 즉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본 물체를 인간은 어떻게 하나로 인지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structural-description model은 사람이 물체를 특정한 3차원 도형(volumetric feature)으로 분류한뒤 거기에 살을 입혀서 지각한다는 이론이다. 대표적으로 MIT의 과학자 Marr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먼저 후두엽을 거친 시각이미지에서 물체와 배경의 경계를 명확히 나누고(edge detection) 물체를 간단한 도형으로 대체한 후에 지각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 다른 사람의 팔을 보면 먼저 그 사람의 팔과 배경을 나누는 팔의 테두리를 먼저 인식하고, 배경에서 따로 떨어진 팔을 두개의 이어진 원통으로 대체한 다음에 무슨 물체인지 재인한다는게 Marr의 주장이다. Marr는 사람이 기계보다 Mental rotation 과제를 잘 수행하는 이유가 지각된 물체를 먼저 3차원 도형으로 추상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더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는 비더만(Biederman)의 RBC 이론(Recognition-By-Componets theory, RBC theory)은 물체를 추상화하는데 사용하는 3차원 도형을 지온(geon)이라 부르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총 36가지의 지온을 통해 물체를 여러 지온으로 이루어진 도형으로 지각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서류가방은 직육면체 지온과 바나나 모양 지온(손잡이)이 합쳐진 도형으로 지각된다는 것이다. 지온은 다음의 4가지 특성이 있다.

 

  • View-invariant property: 물체는 어느 방향에서 보든 대체로 같은 물체로 지각된다. 이는 어느 방향에서 보든 같은 지온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 Accidental property: 특정 방향에서 물체를 보면 지온을 식별하기 어렵다. 원기둥은 좌우 어느 방향에서 보든 같은 원기둥 지온을 인식하게 되지만 위나 아래에서 보면 원밖에 보이지 않아 원기둥 지온을 인식하지 못한다.
  • Discriminability: 지온이 서로 다른 물체는 서로 다른 물체로 여겨진다. 이것이 지온의 존재이유이다.
  • Principle of componential recovery: 물체를 이루는 지온이 충분하지 않으면 물체를 재인할수 없다. 비행기 모형을 두 날개를 빼고 보여준다면 이것을 비행기라고 인식할 확률이 매우 적을 것이다. 이 특성으로 인해 물체를 이루는 지온이 많으면 많을수록 물체가 잘 재인된다.

 

structual-description model이 물체를 지각하게 하는 특수한 상을 가정한다면 image-description model은 그러한 지온이 필요없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한 물체를 여러 다른 방향에서 본 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보인 이미지들을 통해 물체를 지각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이 이론은 우리가 어느 방향에서 보든 강아지를 지각할수 있는 이유가 우리가 이전에 수많은 방향에서 강아지를 보고 이미지를 기억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이론은 지온의 특성 중 하나인 Accidental property를 잘 설명한다. 하지만 사람이 복잡한 mental rotation을 해낼수 있는 이유는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현재 structual-description model이 약간 우위에 있지만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지각 항등성(perceptual constancy)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우리가 보는 사물의 색이 항상 그대로라는 점이다. 아마 이 착각이 인간으로 하여금 빛이 없어도 색이 존재한다고 믿게 만들었을 것이다. 실제로는 색은 비추는 빛에 따라 변한다. 뿐만 아니라 물체의 밝기, 겉보기 크기 등 시각적 특성들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 카메라를 통해 보는 이상한 색이 사실은 실제 색이다. 단지 사람이 그걸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긴다. 왜 사람들은 보이는 모습이 시시각각으로 변함에도 불구하고 항상 같은 물체를 볼까?(problem of invarience)

 

지각 항등성(지각적 항상성)은 물체를 여러 각도, 여러 겉보기 크기에서 보더라도 같은 물체로 지각하는 능력이다.[각주:58]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이는 매우 힘든 일이다. 실제로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지각 항등성을 구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는 더 높은 수준의 지각 항등성에선 더 심하다.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우리가 사과와 사과 '그림'을 같은 사과로 지각한다는 사실은 매우 신기한 일이다. 사과 그림은 단순히 평면에 그려진 얼룩 조각이고, 극사실주의나 고전주의 회화가 아닌 이상 실제 사과와 닮은 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타쿠 혐오자들은 오타쿠가 아무것도 아닌 그림을 사람으로 여긴다고 비하하지만 사실 그 아무것도 아닌 그림을 인간으로 인식하는 능력은 매우 고도의 인지적 능력이다.

 

지각 항등성은 대체로 외측 후복합(LOC)에서 관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자들이 fMRI adaptation method를 실시한 결과, LOC의 BA19 영역이 지각 항등성과 관계가 있었다. 연구자들은 피험자에게 일련의 사과를 계속 보여준 뒤 목표 자극을 제시했다. 만약 목표 자극이 사과일 경우, 피험자는 습관화되었기 때문에 뇌활성도가 이전보다 감소한다. 반면 목표 자극이 사과가 아닌 경우, 습관화된 자극이 아닌 다른 자극이 제시되었기 때문에 뇌활성도가 증가한다. 중요한 건 목표 자극이 사과 '그림'인 경우인데, LOC는 사과 그림이 제시되도 뇌활성이 감소한다. 이를 통해 지각 항등성과 관련된 처리가 LOC에서 일어남을 알 수 있다.

 

 

ecological approach

ecological approach는 지각심리학자이자 철학자 깁슨(gibson)이 제안한 이론이다. 50년대 말에 활동했던 깁슨은 당대 시각심리학 연구가 너무 인공적으로 실제 시각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예나 지금이나 시각심리학을 연구할때는 주로 눈금자를 그어 초점에 눈을 맞추게 하고 실험을 진행하는데, 깁슨은 머리를 돌리지도 못하고 시선을 돌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는 시각의 특성이 적절하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런 가정은 시시각각 변하는 시각환경 속에서 계속 움직이는 파일럿들의 시각을 설명하는데 더 좋지 않았다.

 

깁슨은 이에 반대하여 새로운 접근을 제안하였는데, 그는 파일럿의 시각을 연구하면서 자신의 접근법을 다져나갔다. 파일럿은 시시각각 변하는 시각환경 속에서 시지각을 해야 하는데, 모든 시각자극이 변하는건 아니고 일정한 패턴을 따라 변하는 시각자극도 있다. 깁슨은 인간의 시각이 시각이미지를 세분하여 병렬로 처리하기보다는 하나의 전체적인 틀을 조직하고 그 안에서 이해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동체시야에 관한 연구는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공감각(synesthesia)

공감각(synesthesia)은 한 감각의 지각경험이 다른 감각채널의 정보입력에 의해 촉발되는 현상이다.[각주:59] 공감각을 경험하는 사람은 흔치 않으며, 공감각을 경험하는 사람을 공감각자라 부르는데 전체 인구의 1%가 어떤 유형이든 공감각자에 해당한다.[각주:60] 이들의 보고에 따르면 이들은 숫자 2를 항상 분홍색 글자로 보거나, 어떤 음조의 음악을 초록색으로 지각한다. 혹은 음악을 들을 때 쓴 맛을 느끼기도 하며,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모두 하나의 감각채널에서 입력된 정보가 두가지 차원의 지각경험을 일으킨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감각은 뇌과학적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데, 공감각자의 뇌는 서로 다른 감각 영역들 중 일부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각주:61] 그래서 일반인과 달리 공감각자의 뇌에서는 한 감각채널에서 입력된 자극이 다른 감각채널을 흥분시키기 쉽다. 한편 공감각은 일종의 착각적 결합으로 볼 수도 있는데, 실제로 공감각자들은 일부러 자신의 주의를 억제하자 공감각과 관련된 행동패턴이 사라졌다.[각주:62] 이는 공감각자와 일반인이 결합 문제에서 차이를 보이며, 주의가 공감각의 형성에 개입함을 보여준다.[각주:63]

 

공감각은 이해하기 힘들고, 마치 문학적 은유처럼 들리기 때문에 오랫동안 실체가 의문시되었다. 그러나 신경과학이 발달하면서 공감각자의 지각이 실제로 일반인과 다르다는 점이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숫자 2, 4를 분홍으로, 3을 초록으로 보는 공감각자는 수많은 3 중에서 2를 더 쉽게 찾아냈다.[각주:64] 그리고 단어를 특정 색으로 지각하는 공감각자들의 뇌영상을 촬영한 결과, 이들은 자신들이 색과 함께 느낀다고 보고한 단어를 들을 때 색지각을 담당하는 V4 영역이 활성화되었다.[각주:65]

  1. Richard Gerrig,'심리학과 삶 20',이종한 외 5인 역,시그마프레스,2016,p70 [본문으로]
  2.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00 [본문으로]
  3. Sternberg, R. J., 김민식, 손영숙, & 안서원역. (2005). 인지심리학, 박학사.pp116-131 [본문으로]
  4. Solso, R. L., & McCarthy, J. E. (1981). Prototype formation of faces: A case of pseudo‐memory. British Journal of Psychology, 72(4), 499-503. [본문으로]
  5. Hubel, D. H., & Wiesel, T. N. (1979). 4 Brain Mechanisms of Vision [본문으로]
  6. Albrecht, D. G., De Valois, R. L., & Thorell, L. G. (1980). Visual cortical neurons: are bars or gratings the optimal stimuli?. Science, 207(4426), 88-90; Shapley, R., & Lennie, P. (1985). Spatial frequency analysis in the visual system.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8(1), 547-581 [본문으로]
  7. Marr, D. (1982). Vision San Francisco. W. H. Freeman and Company. [본문으로]
  8.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p102-103 [본문으로]
  9.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03 [본문으로]
  10. 이 식에서는 JND(탐지유발 최소차이, 최소가치차이,just noticeable difference)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본문으로]
  11.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04 [본문으로]
  12. Green, D. M., & Swets, J. A. (1966). Signal detection theory and psychophysics (Vol. 1). New York: Wiley;Macmillan, N. A., & Creelman 2nd, C. D. Lawrence Erlbaum Associates; Mahwah, NJ: 2005. Detection Theory: A User's Guide. [본문으로]
  13. McFall, R. M., & Treat, T. A. (1999). Quantifying the information value of clinical assessments with signal detection theory. Annual review of psychology, 50(1), 215-241;Swets, J. A., Dawes, R. M., & Monahan, J. (2000). Better decisions through science. Scientific American, 283(4), 82-87. [본문으로]
  14.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18 [본문으로]
  15. Koffka, K. (2013). Principles of Gestalt psychology (Vol. 44). Routledge. [본문으로]
  16.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19 [본문으로]
  17. Hasson, U., Hendler, T., Bashat, D. B., & Malach, R. (2001). Vase or face? A neural correlate of shape-selective grouping processes in the human brain.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13(6), 744-753. [본문으로]
  18. Hasson, U., Hendler, T., Bashat, D. B., & Malach, R. (2001). Vase or face? A neural correlate of shape-selective grouping processes in the human brain.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13(6), 744-753. [본문으로]
  19.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p126-129 [본문으로]
  20. Kubovy, M. (2017). Concurrent-pitch segregation and the theory of indispensable attributes. In Perceptual organization (pp. 55-98). Routledge. [본문으로]
  21. Recanzone, G. H., & Sutter, M. L. (2008). The biological basis of audition. Annu. Rev. Psychol., 59, 119-142. [본문으로]
  22. Rauschecker, J. P., & Scott, S. K. (2009). Maps and streams in the auditory cortex: nonhuman primates illuminate human speech processing. Nature neuroscience, 12(6), 718-724;Schreiner, C. E., Read, H. L., & Sutter, M. L. (2000). Modular organization of frequency integration in primary auditory cortex. Annual review of neuroscience, 23(1), 501-529;Schreiner, C. E., & Winer, J. A. (2007). Auditory cortex mapmaking: principles, projections, and plasticity. Neuron, 56(2), 356-365. [본문으로]
  23. Johnson, D. H. (1980). The relationship between spike rate and synchrony in responses of auditory‐nerve fibers to single tones. The Journal of the Acoustical Society of America, 68(4), 1115-1122. [본문으로]
  24.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30 [본문으로]
  25. Johnson, K. (2002). Neural basis of haptic perception. Stevens' handbook of experimental psychology. [본문으로]
  26. Penfield, W., & Rasmussen, T. (1950). The cerebral cortex of man; a clinical study of localization of function. [본문으로]
  27. Lederman, S. J., & Klatzky, R. L. (2009). Haptic perception: A tutorial. Attention, Perception, & Psychophysics, 71(7), 1439-1459. [본문으로]
  28. Peck, J., & Shu, S. B. (2009). The effect of mere touch on perceived ownership.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6(3), 434-447. [본문으로]
  29. Wolf, J. R., Arkes, H. R., & Muhanna, W. A. (2008). The power of touch: An examination of the effect of duration of physical contact on the valuation of objects. Judgment and Decision Making, 3(6), 476. [본문으로]
  30.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p131-132 [본문으로]
  31. Nagasako, E. M., Oaklander, A. L., & Dworkin, R. H. (2003). Congenital insensitivity to pain: an update. Pain, 101(3), 213-219. [본문으로]
  32. Treede, R. D., Kenshalo, D. R., Gracely, R. H., & Jones, A. K. (1999). The cortical representation of pain. Pain, 79(2-3), 105-111. [본문으로]
  33. Keefe, F. J., Abernethy, A. P., & C. Campbell, L. (2005). Psychological approaches to understanding and treating disease-related pain. Annu. Rev. Psychol., 56, 601-630. [본문으로]
  34. Campbell, C. M., Edwards, R. R., & Fillingim, R. B. (2005). Ethnic differences in responses to multiple experimental pain stimuli. Pain, 113(1-2), 20-26. [본문으로]
  35. Melzack, R., & Wall, P. D. (1965). Pain mechanisms: a new theory. Science, 150(3699), 971-979. [본문으로]
  36.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33 [본문으로]
  37. Lackner, J. R., & DiZio, P. (2005). Vestibular, proprioceptive, and haptic contributions to spatial orientation. Annu. Rev. Psychol., 56, 115-147. [본문으로]
  38. Bertenthal, B. I., Rose, J. L., & Bai, D. L. (1997). Perception–action coupling in the development of visual control of postur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23(6), 1631;Lee, D. N., & Aronson, E. (1974). Visual proprioceptive control of standing in human infants. Perception & Psychophysics, 15(3), 529-532. [본문으로]
  39.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p133-135 [본문으로]
  40. Brennan, P. A., & Zufall, F. (2006). Pheromonal communication in vertebrates. Nature, 444(7117), 308-315. [본문으로]
  41. Savic, I., Berglund, H., & Lindström, P. (2005). Brain response to putative pheromones in homosexual men.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2(20), 7356-7361. [본문으로]
  42. Dalton, P. (2002). Olfaction. Stevens' handbook of experimental psychology. [본문으로]
  43. Rubin, B. D., & Katz, L. C. (1999). Optical imaging of odorant representations in the mammalian olfactory bulb. Neuron, 23(3), 499-511. [본문으로]
  44. Gottfried, J. A. (2008). Perceptual and neural plasticity of odor quality coding in the human brain. Chemosensory Perception, 1(2), 127. [본문으로]
  45. Herz, R. S., & von Clef, J. (2001). The influence of verbal labeling on the perception of odors: evidence for olfactory illusions?. Perception, 30(3), 381-391 [본문으로]
  46. De Araujo, I. E., Rolls, E. T., Velazco, M. I., Margot, C., & Cayeux, I. (2005). Cognitive modulation of olfactory processing. Neuron, 46(4), 671-679. [본문으로]
  47. McClure, S. M., Li, J., Tomlin, D., Cypert, K. S., Montague, L. M., & Montague, P. R. (2004). Neural correlates of behavioral preference for culturally familiar drinks. Neuron, 44(2), 379-387;Plassmann, H., O'doherty, J., Shiv, B., & Rangel, A. (2008). Marketing actions can modulate neural representations of experienced pleasantnes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5(3), 1050-1054. [본문으로]
  48.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p136-138 [본문으로]
  49. Yamaguchi, S. (1991). Basic properties of umami and effects on humans. Physiology & Behavior, 49(5), 833-841. [본문으로]
  50. McClure, S. M., Li, J., Tomlin, D., Cypert, K. S., Montague, L. M., & Montague, P. R. (2004). Neural correlates of behavioral preference for culturally familiar drinks. Neuron, 44(2), 379-387;Plassmann, H., O'doherty, J., Shiv, B., & Rangel, A. (2008). Marketing actions can modulate neural representations of experienced pleasantnes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5(3), 1050-1054. [본문으로]
  51. Bartoshuk, L. M. (2000). Comparing sensory experiences across individuals: recent psychophysical advances illuminate genetic variation in taste perception. Chemical senses, 25(4), 447-460. [본문으로]
  52. Bartoshuk, L. M. (2000). Comparing sensory experiences across individuals: recent psychophysical advances illuminate genetic variation in taste perception. Chemical senses, 25(4), 447-460. [본문으로]
  53. Kim, U. K., Jorgenson, E., Coon, H., Leppert, M., Risch, N., & Drayna, D. (2003). Positional cloning of the human quantitative trait locus underlying taste sensitivity to phenylthiocarbamide. Science, 299(5610), 1221-1225. [본문으로]
  54. Reed, D. R. (2008). Birth of a new breed of supertaster. Chemical senses, 33(6), 489-491. [본문으로]
  55. Downing, P. E., Chan, A. Y., Peelen, M. V., Dodds, C. M., & Kanwisher, N. (2006). Domain specificity in visual cortex. Cerebral cortex, 16(10), 1453-1461. [본문으로]
  56. Haxby, J. V., Gobbini, M. I., Furey, M. L., Ishai, A., Schouten, J. L., & Pietrini, P. (2001). Distributed and overlapping representations of faces and objects in ventral temporal cortex. Science, 293(5539), 2425-2430. [본문으로]
  57. Matsumoto, N., Okada, M., Sugase-Miyamoto, Y., Yamane, S., & Kawano, K. (2004). Population dynamics of face-responsive neurons in the inferior temporal cortex. Cerebral Cortex, 15(8), 1103-1112. [본문으로]
  58. Schacter 외 2인,'심리학 입문(2)',민경환 외 8인 역,시그마프레스,p117 [본문으로]
  59. Ramachandran, V. S., & Hubbard, E. M. (2003). Hearing colors, tasting shapes. Scientific American, 288(5), 52-59. [본문으로]
  60. Hubbard, E. M., & Ramachandran, V. S. (2005). Neurocognitive mechanisms of synesthesia. Neuron, 48(3), 509-520. [본문으로]
  61. Rouw, R., & Scholte, H. S. (2007). Increased structural connectivity in grapheme-color synesthesia. Nature neuroscience, 10(6), 792-797. [본문으로]
  62. Mattingley, J. B. (2009). Attention, automaticity, and awareness in synesthesia.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156(1), 141-167;Robertson, L. C. (2003). Binding, spatial attention and perceptual awareness. Nature Reviews Neuroscience, 4(2), 93-102;Sagiv, N., Heer, J., & Robertson, L. (2006). Does binding of synesthetic color to the evoking grapheme require attention?. Cortex, 42(2), 232-242. [본문으로]
  63. Sagiv, N., Heer, J., & Robertson, L. (2006). Does binding of synesthetic color to the evoking grapheme require attention?. Cortex, 42(2), 232-242;Robertson, L. C. (2003). Binding, spatial attention and perceptual awareness. Nature Reviews Neuroscience, 4(2), 93-102 [본문으로]
  64. Palmeri, T. J., Blake, R., Marois, R., Flanery, M. A., & Whetsell, W. (2002). The perceptual reality of synesthetic color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99(6), 4127-4131. [본문으로]
  65. Nunn, J. A., Gregory, L. J., Brammer, M., Williams, S. C., Parslow, D. M., Morgan, M. J., ... & Gray, J. A. (2002).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of synesthesia: activation of V4/V8 by spoken words. Nature neuroscience, 5(4), 371-375;Mattingley, J. B. (2009). Attention, automaticity, and awareness in synesthesia. 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 1156(1), 141-167. [본문으로]

'지식사전 >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행기능 연구 정리  (1) 2022.12.20
성차의 심리학 정리  (0) 2022.11.23
시각심리학 총론  (0) 2022.11.09
주의 연구 정리  (0) 2022.11.09
학습심리학 총론  (0) 2022.11.0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