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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에 대한 연구들

과학주의자 2022. 12. 26. 22:35

성범죄는 여러 범죄중에도 다소 특이한 범죄이다. 성범죄(특히 성폭행)는 강력범죄에 드는 범죄이지만, 그 하나만 놓고 보았을때는 가장 물리적 피해가 적은 범죄이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심대한 심적 피해를 낳는 범죄이기도 하며, 가장 끔찍한 형태의 범죄이지만 동시에 피해자에게 비정상적으로 큰 비난이 가해지는 범죄이기도 하고, 특수한 사회구조와도 관련된 범죄이다. 또한 대중적인 강간 신화에서 페미니즘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까지 수많은 낭설들이 성범죄의 본질과 형태를 혼동하게 만들며, 그렇기 때문에 성범죄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알리는 것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1.개요

성범죄는 언어적 희롱에서 강제적인 성행위까지 상대방의 동의없이 강제적으로 행해지는 성적 행위들을 말한다. 즉 힘이나 자본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이 신체의 상해를 비롯한 위협을 통해 원치 않은 사람에게 성적 행위를 강요하거나 압력을 느끼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성범죄는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으나 범죄 과정에서 부수적인 피해가 상당하고, 무엇보다 피해자의 정신에 크나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많은 범죄심리학자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페미니스트의 오해[각주:1]와 달리 많은 범죄심리학자들과 법정심리학자들은 성범죄, 특히 강간을 저지르는 범죄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들의 문제행동을 교정하고자 노력하며, 동시에 피해를 입은 피해자(주로 여성)들을 돕기 위한 학문적, 실제적 도움을 주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성범죄는 다른 강력범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물리적 피해가 적은 범죄이나, 심리적 피해는 다른 범죄에 비해 더 큰 범죄이다. PTSD에 대한 국가적 연구[각주:2]에서 강간은 그 어떤 변수보다 PTSD를 강하게 유발했으며, 강간을 당한 피해자들은 범행 이후 1주 동안은 94% 정도가 급성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렸다.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감소하였으나, 범행 발생 12주 이후(1개월 이상 기간)에도 47%의 피해자는 여전히 PTSD에 시달렸다.[각주:3] 이는 살인을 제외하면 다른 어떤 강력범죄보다도 심각한 심리적 피해이다.

 

성범죄는 다른 범죄와 달리 통계수집에 문제가 있다. 다른 범죄는 보통 경찰력의 한계로 인해 범죄가 잘 포착되지 않으며 이러한 문제는 경찰력이 개선될수록 해결된다. 하지만 성범죄는 경찰력과 관계없이 대부분의 범죄가 누락되며 보통 천명당 2.2명이 강간 또는 강간미수를 당하지만 신고율은 7,1%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문명사회 전반에 만연한 가부장제 문화가 원인으로, 여성의 성적 표현을 억압하고 강간 피해자인 여성에 대해 '헤프다'거나 '야하게 입고 다녀서 그렇다'라는 낙인을 찍으며 사회적으로 차별하는 관행이 가부장적 문화 전반에 만연해있다.

 

이는 일정 부분 공정사회의 오류에 기인하는데, 이유가 무엇이든 가부장적 사회는 강간 피해자 여성을 차별하고 억압하여 성범죄 피해 사실을 애초에 숨기게 만들고, 덕분에 대부분의 성범죄 통계는 신뢰하기 힘들다. 궁극적인 해결책은 가부장제의 철저한 파괴겠지만 친고제의 폐지도 부분적인 해결책으로, 다행히 한국인의 88.1%는 성범죄의 친고죄 폐지를 희망하였으며 국민의 부름에 응답한 국회는 2013년 6월 19일자로 성범죄의 친고죄를 폐지하였다. 한편 많은 성범죄 관련 통계가 신뢰하기 힘들지만, 보통 성평등이 정착된 선진국일수록 성범죄 통계가 신뢰할 만하며, 동시에 보고되는 성범죄율도 올라간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groth가 있다. 

 

필자는 일본의 5배 가까이되는 한국의 성범죄 발생 수가, 경제 수준에 비해 너무나도 뒤떨어진 일본의 성평등 수준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본의 성범죄 발생 수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낮은데, 성범죄 통계의 신뢰성 문제도 가장 많이(주로 국제기구에서) 제기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선 인터넷을 통해 여성을 대상으로 성범죄 경험으로 조사하고,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동시에 보고된 성범죄와 인터넷에서 보고된 성범죄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여야 한다.

 

2.성범죄자의 특징

범죄심리학자들은 성범죄자의 특징에 대해 조사해왔으며, 어떤 연구는 교묘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감옥에 있지 않은 저강도의 성범죄자도 조사하였다. 이러한 연구에서는 성범죄자의 특징으로 성범죄 전과[각주:4]와 어린이에 대한 공격성,[각주:5]  MMPI 특성[각주:6] 등이 나타났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에 대학 폭력을 보고 흥분하는 정도이다.(d=.82)[각주:7] 한편 심리적 특성은 성범죄자 사이에서도 다를 수 있는데,[각주:8] 가령 데이트 성폭력범은 다른 성범죄자보다 상황적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각주:9]

 

청소년 범죄자의 경우 성범죄자는 비정상적인 성적 취향(atypical sexual interest)이나 성적 학대 경험, 범죄 경험 등을 경험한 바 있으며, 반사회적 성향과 물질 남용, 낮은 자존감, 사회적 고립, 불안 등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다.[각주:10] 이외에 성범죄자는 다른 범죄자와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비일관적인 양육과 학대, 무시, 제대로된 어른의 부재에 영향을 받으며, 특히 정남규에서 보듯 성적 학대는 피해자가 성범죄자가 될지 다른 범죄자가 될지를 예측한다. 이들은 자존감이 낮고 대인관계 기술에 문제가 있으며 가족, 특히 어머니에게 적대적이다.

 

대부분의 성범죄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으며 죄책감이 부족하고 자신의 행위를 되도록 감추려는 폐쇄적인 성향을 보인다. 또한 자아도취적인 성향도 가지고 있으며, 종합적으로 자신이 무능하고 나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범죄를 통해 이를 잠시 잊으려고 한다. 성범죄자들은 성범죄를 통해 자존감을 올리는 기제를 형성하고, 범행 후에도 자신의 행동을 끊임없이 정당화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능력(heterosocial competence)의 부족이 성범죄자의 특징이라는 주장도 있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메타분석[각주:11]에서 성범죄자의 여성에 대한 사회적 능력은 일반 범죄자와 차이나지 않았으며, 숨겨진 성범죄자(혹은 성범죄 참여자)는 일반인에 비해 그러한 능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여성에 대한 사회적 능력은 아동성범죄자가 더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성범죄자가 여성을 대하는 법을 모르는 남성이라는 주장은 틀린 주장으로 보인다.

 

3.강간의 유형

강간을 구분하는 가장 널리 인정되는 기준은 groth가 1979년 제시했다. 기준이 제시되고 40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groth의 분류는 유용성이 입증되고 있다. groth는 범행 동기에 따라 성폭행범을 아래의 3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공통적으로 모든 강간범들은 자존감이 낮으며, 살인 욕구를 제외하면 연쇄살인범과 많은 특질을 공유한다. 아래 유형 중에서 성욕에 동기화되는 유형은 없으며, 오로지 가학적 강간만이 성욕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권력형 강간(power rape)은 가장 흔한 강간 유형으로 전체 강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권력형 강간범들은 피해자를 통제하고 권위를 행사하기 위해 강간을 저지르며, 강간은 이들에게 자신의 남성성과 권력, 지위, 통제력 및 지배력을 입증하는 수단이다. 이들은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강간을 통해 상승시키려고 하며, 평소에 자신의 남성성이 낮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범죄 도중에 가하는 폭력성은 여성의 행동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부 격투기 선수의 추측과 달리 폭력성은 여성의 복종 수준이 높을수록 유의미하게 증가한다. 애원하고 굴종하는 여성들은 통제하기 더 쉽기 때문에 권력형 강간범들은 더한 폭력을 행사한다.

 

분노형 강간(anger rape)은 두번째로 많은 유형으로 전체 강간의 40%를 차지한다. 분노형 강간범들은 여성에게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강간을 저지르는데, 그렇기 때문에 범행 시에 강한 폭력과 욕설, 저속현 경멸 표현, 그리고 굴욕적인 성행위 강요가 나타난다. 분노형 강간범들은 대개 여성과 관련된 부정적인 역동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은 어머니나 직장의 여성 상사, 아내 등에게서 치욕스러운 경험을 받은 적이 있고 특히 어렸을때 어머니나 자매에게 학대를 받은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범죄는 자신이 받은 학대를 투사하는 행동이며, 이들이 목표하는 피해자는 대개 자신에게 외상을 입힌 여성과 닮은 사람이다. 간혹 소수의 경우 여성과 관련없는 다른 분노로 인해 강간을 저지르기도 한다.

 

가학적 강간(sadistic rape)은 전체 강간의 5%를 차지하지만 그 특성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도 주목을 받아왔다. 가학적 강간범(sadistic rapist)들은 여성에 대한 가학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이들로, 피해자가 느끼는 고통과 무기력으로 동기화된다. 이를 위해 가학적 강간범들은 피해자를 고문하고 다양한 신체 부위에 물리적 학대를 가하며 불행히도 이들의 피해자는 대개 범죄자의 지인이거나 가족이다. 이들의 행동은 쾌락형-욕정형 연쇄살인마나 성적 살인과 매우 비슷한데, 살인 유형에서의 성적 살인범과 가학적 강간범의 유사성이 지적된 바 있다.[각주:12]

 

강간의 3가지 유형은 약간의 차이를 빼면 다른 분석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후에 학자들은 이러한 유형이 6개 변수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이러한 변수의 차이는 성범죄자와 일반인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변수중 하나는 공격성으로, 분노형 강간범은 표현적 폭력을 사용하나 다른 두 유형은 통제, 혹은 쾌락을 위해 도구적 폭력을 사용한다. 이들은 충동성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범죄자들이 모두 일반적으로 충동성이 높지만 충동성이 높을수록 성범죄가 재발할 확률이 높다. 어떤 학자는 감옥에서 충동성 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성범죄 재발을 막을수 있다고 제안한다. 성범죄자는 사회적 능력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전체적으로 성범죄자는 일반인에 비해 대인관계 기술이 떨어진다.

 

연쇄살인범이 살인 판타지가 있듯이 이들도 성적 환상이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성적 각본이나 성적 도식을 가지고는 있지만 성범죄자의 성적 환상은 유달리 공격적이다. 강간범의 80%는 매우 공격적인 성적 환상을 가지고 있고, 타인에 대한 감정이입의 정도가 강할수록 위험한 성적 환상은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향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더 높은데, 자기중심성이 여러 범죄자들의 공통점임을 주목하라. 한편 성범죄자는 연쇄살인마처럼 성적 환상이 이상할 뿐만 아니라 가학성도 가지고 있다. 가학성이 높을수록 성관계에 있어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를 중시하거나 기괴하고 의식적인 행동을 벌이며, 성범죄자 중에서도 가학적 강간범이 특히 가학성이 높다. 

 

일반인과 성범죄자를 가장 확연히 가르면서도 둘 다에게 있는 요소가 인지 도식이다. 특히 성범죄자들은 공격을 정당화하는 태도(offense-justifying atitudes)를 가지는데, 이것은 더 유명한 말로 강간 신화(rape myth, 강간 통념)라고 불린다. 강간 신화는 기본적으로 남성은 지배하거나 통제해야 하고 권력을 가져야 하는 반면 여자는 항상 고분고분하고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초하는데, 이를 통해 여성에 대한 남성의 모든 공격(가정폭력까지)을 정당화한다. 강간 신화를 제외하더라도 성범죄자는 다른 범죄자와 마찬가지로 적대적 귀인 편향과 잘못된 인지도식을 가지고 있는데, 성범죄자는 여성의 우호적인 행동과 적대적인 행동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4.성범죄의 원인

성범죄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일반적인 원인은 인지적 왜곡이다. 잘못된 학습이든, 강간 신화든, 잘못된 문화든, 성범죄는 이상한 사고방식에 의해 일어난다. 성범죄가 성욕을 참지 못해서 일어난다는 통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성욕을 참지 못해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사고방식이 정상인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실제로 성범죄자는 비폭력적인 바닐라 섹스와 연관된 성적 자극에서는 일반인보다 성적 각성이 약하나, 여성에 대한 폭력을 보여주는 자극(설령 성과 관련이 없더라도)에서는 일반인보다 생리적으로든 자기보고로든 더 크게 각성한다.(d=.71-82)[각주:13] 성욕 자체는 성범죄를 예측하지 못하며,[각주:14] 사실 성범죄가 성욕의 결과라는 통념은 강간 신화와도 연관된다. 현재 성범죄와 관련된 요인은 어린이에 대한 공격성,[각주:15]  우익권위주의 성격(RWA)과 가부장적인 성 이데올로기[각주:16]  등이 나타났다. 

 

사회학습 이론에서는 성범죄자가 성범죄에 관한 관대한 경향을 관찰학습하여 성범죄가 일어난다고 설명하였다. 인지왜곡이론은 그러한 경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확인하였다. 인지왜곡이론은 성범죄가 다른 범죄와 마찬가지로 잘못된 인지구조에 의해 일어나며, 특히 성범죄는 강간 신화라 불리는, 잘못된 인지도식에 의해 일어난다고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성범죄자(주로 남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강간과 폭력에 대한 행동을 관찰학습하고, 관찰학습된 잘못된 성행동이 지속적인 미디어 관찰을 통해 강화되면서 성범죄가 발생한다. 실제로 성범죄자들은 정상인에 비해 음란물에 더 의존적이고, 이러한 강화는 성범죄자로 하여금 성적 공격에 무감각해지고 관대해지도록 한다.

 

인지왜곡이론이 개인적 요인을 설명한다면 다른 학자들은 사회문화적 요인이 주는 영향을 살핀다. 연구들은 낮은 SES와 합법적인 폭력에 대한 수용도, 아노미가 성범죄 발생비율을 예측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3가지보다 더 강한 문화적 요인이 남녀불평등이다. 여기서 페미니스트들이 활약하는데, 성범죄에서의 페미니스트 이론에 따르면 성범죄는 가부장적 사회의 필연적 결과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성범죄는 사회에서의 남녀불평등에 의해서 유발되며, 또한 가부장적 사회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헤프다거나 당할 만하다는 여성이 사회에서 어떤 인식을 받는지 살펴보면 이 점은 명확하다. 실제로 대다수의 강간은 권력형 강간이고, 설문조사를 통한 결과를 보면 성범죄 발생률은 남녀평등이 정착된 사회일수록 낮아진다.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이 이 이론을 과장하여 남성 피해자를 부정하는 경향도 있지만, 페미니스트 이론은 성범죄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 요인을 잘 설명한다. 

 

강간 신화

강간 신화(rape myth, 강간 통념)는 성범죄를 논의할때 절대 빼먹을수 없는 요소이자, 문화가 개인의 인지구조와 어떻게 결합되는지 잘 보여준다. 강간 신화는 강간과 그 가해자 및 피해자에 대한 정형화되고 잘못된 고정관념으로,[각주:17] 가부장제 문화를 반영하며 거의 모든 문명사회에서 나타난다. '여자가 헤프게 입어서 강간을 당했다'거나 '강간에 저항하면 더 크게 다치니까 저항하면 안된다'와 같은 생각이 강간 신화이며 보통 피해자 여성에게 매우 부정적이다. 강간 신화는 문화 전반에 만연하여 강간 사건을 판단할때 피해자의 책임 정도, 사건 성립 여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데 작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부당한 판결을 유도한다. 강간 신화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나타나는 성역할이나 성차별적 태도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각주:18]  강간 신화의 존재는 페미니스트 이론을 강하게 지지한다.

 

강간 신화가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성범죄와도 관련되기 때문이다.[각주:19] 선구적인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강간 신화를 신봉하는 정도는 실제 성범죄를 강하게 예측했는데(r=.48),[각주:20] 후속 메타분석[각주:21]에서는 효과가 더 낮지만(r=.23) 여전히 작지않은 크기를 보여주었으며 한국[각주:22]에서도 강간 신화는 성범죄를 예측했다. 성범죄자는 정상인에 비해 강간 신화를 강하게 믿으며, 가부장적 남자관을 반영하는 마초적인 성격을 신봉한다. 강간 신화는 강간 통념 수용도 척도(Rape Myth Acceptance Scale, RMAS)[각주:23]를 통해 측정하는데, 해당 척도의 점수가 높을수록 성적 상황에서 폭력을 잘 보이고 여성에게 더 적대적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남성이 더 강간 신화를 신봉하며, 이 3가지는 놀랍게도 성범죄자의 주요 특성과 일치한다. 다른 연구[각주:24]에서도 강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상습적 성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더 컸다.(d=.22)

 

사람들이 강간 신화를 믿는 이유는 물론 가부장적 문화의 결과지만, 문화는 촉매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강간 신화를 믿는 근본적인 동기는 공정한 세상의 오류(just-world fallacy)에 의해 발생한다. 공정한 세상의 오류는 사람들이 세상을 되도록 공정한 곳으로 믿게 하는 휴리스틱으로, 인간은 본능적으로 공정함을 추구하기 때문에 불공정한 상황을 맞닥트리면 상황을 수정하거나 인지부조화를 일으킨다. 공정한 세상의 오류는 인지부조화의 결과로, 사람들은 매우 불공정한 상황에서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이 없을때 잘못을 피해자에게 귀인하여 모순을 해결한다. 이 경우에 사람들은 피해자에게 벌어진 끔찍한 일을 피해자의 잘못으로 돌림으로써 세상이 공정하다는 자신들의 선천적인 믿음을 보전한다. 그리고 가부장제는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는데 적합한 도구를 강간 신화라는 형태로 제공한다.

 

포르노와 성범죄

많은 사람들이 포르노(pornography, 야동) 시청(pornography use)이 성범죄를 증가시키고, 성범죄의 원인이 된다고 믿어왔다. 이 분야에서는 심지어 가부장제의 적인 페미니즘과 가부장제의 결정체인 복음주의 개신교가 의견을 같이 할 정도이다. 이 분야는 관찰학습 연구에서 이어져 온 대중매체의 효과성 연구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이어져왔으며, 야동회사의 후원에 힘입어 야동이 성범죄와 관련이 있다거나 없다는 결론을 이끌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wright[각주:25]는 야동과 성범죄의 '실제' 관계를 보기 위해 너무 많은 통제변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연구를 통해 제외한 가외변인들이 야동 시청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조사하려는 노력은 너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비록 포르노 시청이 강간 신화와 큰 관련이 있지만(d=.46-67),[각주:26] 실제 연구는 야동과 성범죄의 인과관계나 상관관계가 약함을 보여준다.[각주:27] 한 메타분석[각주:28]에서 폭력적이지 않은 내용을 담은 포르노(nonviolent pornography)는 성범죄와 상관관계가 없었으며, 개개 연구들이 보고한 효과크기는 종단 연구이거나 방법론적 질이 좋을수록 낮아지고 실험자 편향이 의심될수록 증가하였다. 폭력적인 야동은 성범죄와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그 크기는 작았으며(r=.09), 실험연구의 경우 이질적이고 효과크기가 0을 포함하여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근래에 성범죄가 허용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야동을 허용한 후 성범죄가 감소한다는 결과를 보고했으나, 효과크기가 0을 포함하여 유의하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의 대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각주:29]에서도 야동 시청은 성적 공격을 늘리지 않았다.

 

다른 연구[각주:30]에서는 7개국 표본을 대상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했는데, 이 연구에서는 야동 소비가 늘어날수록 성범죄(sexual aggression)도 늘어났다.(r=.28) 해당 연구에 따르면 야동이 끼치는 영향은 청소년이나 성인이나 별 차이가 없었으며, 비폭력적인 야동과 폭력적인 야동에도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관계는 물리적 성폭력(r=.2)에서보다 언어적 성폭력(r=.3)에서 더 컸다. 비록 이 연구에서는 준수한 크기의 상관관계를 보여줬지만, 물리적 성폭력에서의 상관관계는 4%의 영향력밖에 행사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위의 연구와 달리 출판 편향을 잘 고려하지 않았음을 고려해야 한다.

 

야동과 성범죄의 관계에는 다른 변수가 개입할 수도 있다. 가령 한 연구[각주:31]에서 야동 시청은 여성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증가시켰는데, 우호성이 낮은 남성에게서만 그러했다. 

 

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wright가 있다.

 

5.성범죄의 예방

성범죄의 재범

성범죄는 재범률이 매우 높은 범죄 중 하나이다. 한국의 경우 재범률은 67.5%에 달하며, 처벌이 강한 미국은 그보다 조금 낮지만 여전히 30-40%의 재범률을 보인다. 특히 아동성범죄의 경우에는 그런 경우가 덜하지만, 대다수의 성범죄자는 출소후에 성범죄 이외에도 강도처럼 다른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 보통 재범률이 가장 높은 연령은 18-25세 사이이며 나이가 들수록 재범 위협이 감소하고, 청소년 범죄자인 경우 성인에 비해 재범률이 낮다.(2-14%) 아동성범죄의 경우에는 25-35세 사이가 제일 위험하고 50세부터 재범 위험이 감소하지만, 가정 내에서 아동성범죄를 벌인 경우에는 18-25세때 재범률이 피크를 찍었다고 25세 이후부턴 극적으로 감소한다. 

 

성범죄자 치료

성범죄자 치료는 치료(교정)가 상당히 힘들며, 재범율도 높다. 다른 범죄도 마찬가지지만 성범죄도 청소년 비행에 뿌리를 두고 있다. 강간의 20%, 아동성범죄의 50%가 청소년에 의해 발생한다. 동시에 가장 재범률이 낮은 집단도 청소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 범죄자에 대한 집중적인 교화를 통해 성폭력을 감소시킬수 있다.

 

심리치료의 주요 학파중 하나인 정신분석가들도 오래전부터 성범죄 치료에 관심을 가져왔다. 성범죄에 대한 정신분석적 치료기법에서는 성범죄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서 오는 거세불안의 결과라고 보고, 성범죄자들이 자신들이 경험한 아동기 거세불안이 성범죄로 나타난다고 믿게 하는데 주력하였다. 한편 수많은 국가에서는 외과적 거세 약물치료를 시도했는데, 실제로 외과적 거세는 성범죄자의 공격성을 감소시켰고 안티안드로겐 약물도 성범죄자의 성적 충동을 감소시켰다. 하지만 시술의 효과가 크지 않았고 약물치료의 경우 체중 증가, 피로감, 두통, 우울 등의 부작용이 동반되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인지행동치료 기법으로, 혐오치료를 사용하거나 성범죄자에게 분노조절법, 성교육, 가족치료 등을 제공하여 피해자를 인식하고 공감능력을 키우게 하며, 자기주장이나 사회적 기술을 훈련시키기도 한다. 가장 효과가 있는 치료는 혐오치료로, 성적 충동 자체에 전기충격과 같은 부적 자극을 연합시켜 치료한다. 뉴질랜드에서는 아동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혐오치료를 실시하는데, 아동성범죄자에게 성인여성과 여아의 사진을 보여주고 범죄자의 시선이 여아로 향하면 전기충격이 가해지도록 장치한다. 이 시술은 매우 뛰어난 예방효과를 보여주지만 윤리적 논란으로 인해 타국에서 도입하기 힘들다.

 

성폭력을 넘어

임상가들이 성범죄자 치료를 위해 고심하는 동안 국가에서도 성범죄 통제를 위한 여러가지 시도를 진행했다.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는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일반 대중에 공개하는 제도로,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매건법(Megan's law)을 제정하여 감옥에서 풀려난 성범죄자의 신상 및 주거정보를 지역사회에 공지하고 있다. 앰버 경보(amger alert)도 비슷한 제도이며 한국에서도 2011년부터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를 통해 국민에게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성폭력범 법규(Sexually Violent Predator, SVP)를 제정하여 출소한 성범죄자를 박스트롬 환자처럼 치료가 끝날 때까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자고 주장하는데, 강제입원이 치료보다는 처벌로 작동하고 감금기간은 매우 긴데 반해 치료제공은 미흡하다고 비판자들은 주장한다. 한편 위험성 평가에 쓰이는 KSORAS같은 척도들은 성범죄자의 위험성을 평가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신뢰성에 대한 의문과 위험성 평가에 가해지는 비판은 이 경우에도 그대로 가해진다.

 

페미니스트들은 리얼돌(sex doll)이라고 불리는 성기구가 성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고 비난해 왔다. 리얼돌은 실제 여성과 크기와 형태 및 촉감이 비슷한 인형으로, 성기가 원형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에 주로 남성들의 자위용 기구로 사용된다. 페미니스트들은 리얼돌이 성적 대상화를 조장하여 성범죄를 조장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연구는 그러한 주장을 지지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각주:32]에서 리얼돌 사용자와 통제군은 성적 공격성(sexual aggression)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다만 낮은 성적 자존감을 가지고 있었다.

 

아동 체형의 리얼돌 사용자도 이와 비슷했다.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더 친사회적이고, 불안 애착이 많았으며, 잘못된 성 편견과 성학대 상황에서 느끼는 각성이 약했다.[각주:33] 또한 이들은 리얼돌 사용 이후 성적 충동이나 이에 뒤따르는 행동(창녀 호출, 야동 시청 등)이 감소했다고 보고하였다.[각주:34] 일부 연구[각주:35]에서는 리얼돌 사용이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관련되었으나,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반드시 성범죄로 이어지지는 않을 뿐더러 성적 대상화와 여성에 대한 적대감은 리얼돌을 영혼을 나누는 파트너로 여긴 집단에서만 리얼돌 사용과 관련되었다.

 

많은 학자와 관리들이 성범죄 교화를 위해 노력하는 동안 다른 학자들은 성범죄 피해자에게 주목하였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성범죄 피해자의 고통을 감소시킨 요인은 피해자의 저항으로, 피해자가 빠르게 튀거나(가장 효과가 좋았다) 격렬하게 저항한 경우 피해자의 고통이 덜했다. 연구에 따르면 피해자가 소리지르고 물리적으로 저항하며 분노와 흥분을 표현한 경우 대다수의 성범죄자들은 범행을 포기한 채 도주하였고, 설사 범행으로 이어진 경우에도 피해자들은 아닌 경우에 비해 감정이 덜 침체되고 자기비난이 적었다. 반대로 강간 신화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저항을 포기한채 범죄자에게 애원하고 비는 경우 피해는 더 컸으며, 특히 이런 경우 권력형 강간범은 더 강한 폭력성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성범죄자에게 저항하는 것이 성범죄자의 흥분을 불러 자신을 더 위험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흥분-상해 기제에 대체 경험적 근거가 있기는 한지 알기 어렵지만, 심지어 서두원#과 같은 격투기 선수들도 그런 주장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강간 신화는 강한 파급력을 가진다. 물론 일회성에 그치는 성범죄 예방 프로그램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연구[각주:36]도 있다. 그러나 국가통계를 활용한 수많은 연구들은 피해자들의 저항이 성범죄의 발생과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임을 보여주며, 시카고에서 153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성폭행 현장에서 저항한 피해자들은 더 위험한 범죄자의 폭력에 노출되지도 않았고[각주:37] 신체적 상해도 더 많이 경험하지 않았다.[각주:38] 아래의 연구들은 피해자들의 저항과 호신술 훈련이 성범죄의 발생과 피해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보여주고,  동시에 격투기 선수들이 성범죄와 성범죄자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도 보여준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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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의 주요 연구자로는 Senn과 orchowski, Desbuleux가 있다. senn은 호신술의 효과를 주로 연구하고, desbuleux는 리얼돌을 연구한다.

 

6.한국의 성폭행

한국의 성폭행 발생 수는 10만명당 33.7건으로, 살인보다 적으나 일본의 6.6건보다 5배 이상 많다. 이는 살인률에서는 반대의 패턴이 드러나기 때문에 논란거리가 되며, 사실 성폭력 통계는 많은 부분 축소발표되고 특히 일본은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성범죄 은폐로 인해 성범죄 통계를 신뢰할 수 없다는 비판이 많다.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성범죄는 오후 8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노상과 주택가에서 주로 일어나며 피해자는 대부분 21-30세(46%)의 여성이다. 범죄자의 검거율은 15.6%에 그치는데 이는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여성이 몸을 씻어 증거를 훼손하거나 아예 신고 자체를 꺼리는 등의 일이 일어나기 때문으로, 사회 전반에 걸친 가부장적 문화의 파괴가 시급하다. 남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는 대부분 31-40세이며(16.3%), 아동 피해자인 경우 가해자는 대부분 같은 남성이다.

 

한국에서 성범죄자는 KSORAS를 통해 위험성 평가가 실시된다.

 

7.특수한 유형

데이트 강간

데이트 강간은 너무도 오랫동안 터부시되어오다가 2010년대부터 뒤늦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성범죄이다. 데이터 강간은 이성 교제중인 남녀 사이에서 발생하는 강간으로 여대생의 10%가 데이트 강간을 경험했으며 11%는 협박이나 물리력에 의한 강간미수를 경험하였고 추가로 35%의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를 보고하였다. 범죄자의 41%는 예상대로 남자친구이며 29%는 친구, 21%는 지인이다. 데이트 강간의 발생 원인은 가해자로, 이들은 자신이 데이트를 제안하고 보다 큰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성적인 형태로 대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강간을 저지른다. 물론 그들이 받아야할 알맞은 대가는 오로지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과 차가운 창살 뿐이다.

 

집단강간

집단강간(윤간)은 여러명이 1명을 강간하는 경우를 말한다. 밀양 사건에서 보듯이 집단강간의 대부분은 10대 후반이 벌이며 다른 강간에 비해 폭력성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다수가 개인을 대상으로 저지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는 저항의지를 상실한채 좌절하고, 강도처럼 다른 범죄와 결합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러나 집단강간이 특이한 이유는 바로 집단강간의 집단역학으로, 집단강간에서 나타나는 집단역학을 잘 이해하면 집단강간을 예방하고 방지할 수 있겠다.

 

집단강간의 특징은 리더의 존재로, 나머지 구성원들은 사실 강간과 별 연이 없는 사람들이다. 집단강간은 만장일치 하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리더 역할을 하는 특정인의 선동에 다른 사람이 따라가는 형태로 발생한다. 집단강간에서의 리더는 선동을 통해 집단강간을 유발하며 범행 장소와 계획을 설정하고 가장 먼저 피해자를 공격한다. 보통 성범죄자가 가지는 특질은 리더에게서도 발견되며 이들은 집단강간에서 다른 구성원과 피해자를 통제하는 과정에서 오는 통제감과 권력감에 동기화된다. 반면 선동당하는 다른 구성원들은 성범죄자보다는 정상인에 가까운 사람들이며, 이들이 범죄에 참여하는 이유는 자신의 남성다움을 입증하거나, 동료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유친 욕구 때문이다. 집단강간은 꽤나 사회적인 일이며, 리더는 집단 내에서 자신의 강함을 과시하고 자신을 중심으로 단합시킨다는 사회적 목적으로 집단강간을 저지른다. 이때 집단강간의 피해자는 특정 개인의 집단내 위치 상승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왜 멀쩡한 사람이 강간을 저지르게 될까? 대부분의 성범죄자가 왜곡된 지각을 가진 특이한 부류임을 감안할때 정상인이 강간을 저지르는 일은 이해가 쉽지 않다. 학자들은 상술한 두가지의 사회적 욕구와 책임감 감소로 이를 설명한다. 몰개인화(deindividuation)는 집단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로, 집단이 커질수록 개개인의 책임감은 감소한다. 실제로 집단강간에서 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범죄자들이 느끼는 죄책감은 감소하고 더 큰 폭력성과 모욕하는 행동이 나타난다. 이는 몰개인화로 인해 개인의 통제력과 자기규제 기제가 무력화되고 억제된 내면의 공격성이 표출되면서 일어나는 일로 보인다.

 

아동 성범죄

아동성범죄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를 말한다. 가부장제의 영향으로 강간 신화가 잘 작동하는 사회에서도 아동성범죄는 매우 크게 여겨진다. 아동성범죄자는 강간범과 강제추행범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아동 대상 강간범은 주로 새벽 0-6시 사이에 아동을 구타하거나 흉기로 폭행하여 단독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10대 무직이다. 반면 강제추행범은 오후 12-18시 사이에 완력이나 위계를 사용하여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전과가 있는 40대 무직자이다. 아동성범죄의 주요 피해자는 놀랍게도 대부분이 남자 아동이고, 양부에 의한 아동성범죄가 반을 차지한다. 나머지 반은 보통 청소년이 차지하며, 많은 아동성범죄자는 성도착증을 추가로 앓고 있다.

 

모든 소아성애자가 아동성범죄자는 아니다. 아동성범죄자는 보통 사회적으로 부적응적이며 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하고, 독단적이지만 자기주장이 약하고 자존감이 낮다. 그러나 다른 범죄자와 달리 이들은 충동적이거나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일이 드물며, 타인에게 무감각하지도 않다. 이들은 과거에 가족에게 폭력이나 학대, 특히 성적 학대를 당한 경우가 많으며, 아동성범죄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고 범죄의 원인을 자기통제 밖인 외부에 귀인한다. 또한 이들은 여성을 대하는 사회적 능력이 떨어지고,[각주:39] 검거 당시에 이들은 대개 모욕감이나 외로움 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다.

 

아동성범죄자는 생성 원인에 따라 2가지로 나눌수 있다. 고착화된 가해자는 정신적 성장이 아동기에 멈춰 아동에게 성적 관심을 쏟는 경우로, 유치원생의 사랑이 왜곡되고 뒤틀린 형태라 할수 있겠다. 고착화된 가해자는 주로 낯선 아동을 노린다. 반면 퇴행화된 가해자는 정신적 성숙이 진행되었으나 모종의 이유로 성적 심리가 아동기로 퇴행한 경우로, 퇴행화된 가해자의 75%는 기혼자이며 친밀한 대상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근친상간 범죄의 비율이 매우 높다.

 

이외에도 아동을 압박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아동성범죄자를 폭력형과 압박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폭력형은 위협이나 물리적 힘을 통해 아이를 제압하는 유형으로, 아동이 저항하면 더 심하게 폭행하며 피해자는 대개 공포와 무력감을 경험하고 좌절한다. 압박형은 좀더 유화적인 부류로, 처음에는 위장된 관심과 애정으로 접근하여 피해자의 신뢰를 얻은 후 점차적으로 신체접촉을 시도하여 피해자가 성적 접촉에 무뎌지게 만든다. 범행시에 이들은 폭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완력과 위계적인 힘으로 피해자를 압박한다.

 

한편 groth는 동기와 발달적 요인을 결합하여 아동성범죄자를 고착형과 회귀형으로 구분했다. 고착형은 전형적인 소아성애자로, 청소년기때부터 소아성애를 발현시킨다. 이들은 대개 수동적이며 소심하고 타인에게 의존하며 정신적, 성적으로 미숙하다. 보통 인지적 왜곡을 보이며 칭찬과 돈을 이용해 아동을 꼬드겨 몇년동안 범죄를 지속한다. 회귀형은 소아성애 중에서 비한정적 유형과 가까운 부류로, 이들은 또래에게 성욕을 느끼나 편리함 때문에 아동과의 성적 접촉을 선호한다. 사회적, 성적 관계가 정상적이나 남성성에 대한 열등감을 속에 가지고 있고,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이 아동성범죄의 트리거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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