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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토스테론 렉스 6장 리뷰

과학주의자 2022. 5. 21. 00:36

내용요약

저번 리뷰에서 보았듯이 남녀가 경쟁심과 위험추구 성향(있는지는 둘째치고)에서 차이가 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이 이외에 다른 성차를 만들수 있다는 주장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들에 따르면 테스토스테론은 경쟁심과 공격성을 유발하고 개인을 타인 위에 군림하게 만든다. 사실 책의 제목이 된 '테스토스테론 렉스'라는 별명도 이를 비꼰 어느 생물학자가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은 경쟁심과 성욕, 공격성을 야기하며 반대로 양육 행동은 낮춘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사회 내 남성 우위의 원인이라고 비약한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을 제왕의 자리에 올리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은, 높은 테스토스테론이 성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시클리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지배적인 수컷을 거세해도 해당 수컷의 지위는 변하지 않았다. 대신 한 시클리드를 자기보다 더 큰 시클리드 수조에 넣으면 해당 개체의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극적으로 감소했으며, 반면에 더 작은 시클리드 수조에 넣으면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상승하였다. 비슷하게 다른 동물들에서도 테스토스테론 농도의 증가가 지위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은 사례가 빈번하다. 마모셋원숭이의 사례를 보면 수컷이 가족을 이룬 경우 테스토스테론이 성욕으로 연결되지 않았으며, 레서스원숭이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해도 우두머리 수컷은 성행동과 지배력에 변화가 없었다. 심지어 인간의 경우에도 공군 조종사의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결혼할때 내려가고 이혼할때 올라갔으며, 아기를 성공적으로 달래줄때 역시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감소하였다. 또한 아버지들은 일반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낮고, 아버지의 육아참여가 중요한 하드자족의 남성은 그렇지 않은 다토가족의 남성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다.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환경에 따라 변하는게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수도 있지만, 사실 호르몬이 환경에 따라 변하는 일은 매우 자연스럽다. 호르몬은 행동을 통제하는 체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은 매우 복잡한 생리학적 체계에서 아주 복잡하게 작동한다. 심지어 뇌에서는 테스토스테론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일도 빈번하다. 이처럼 복잡한 체계는 테스토스테론을 통한 행동예측을 매우 어렵게 한다. 엘리트 운동선수중 일부가 정상적인 남성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다는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환경이 테스토스테론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테스토스테론과 관련된 행동도 환경적 조작을 통해 조절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어느 실험에서는 여성에게 권력 과시에 대한 독백을 시킴으로서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높였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 장기간의 교육으로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낮출 수 있었다. 미국의 취약한 소년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10년제 교육프로그램은 높은 공격성과 폭력성으로 인해 감옥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취약한 소년들을 대상으로 고안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검토한 결과 프로그램을 이수한 아이들은 도발을 당했을때 테스토스테론 반응이 약했으며, 실제로도 더 관대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렉스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을 만드는 수많은 조각들 중 하나이며,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이를 개선할 수 있다.

 

서평

한가지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은 테스토스테론이 경쟁심을 유발한다는 견해이다. 저자는 이 의견이 학계의 정설이라고 했는데, 필자는 그러한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당장 블로그 내에서도 찾기 힘들어 여러 심리학 교재를 살펴봤지만, 대부분의 교재는 테스토스테론을 지배추구와 공격성에만 연결했고 오직 소수만 경쟁 성향과 연결했다. 지배추구가 경쟁과 같은게 아니냐고 질문할 수도 있지만, 경험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함부로 두 특성을 동일시하는 일은 잦은 오류를 낮는다. 무엇보다 그런 확장은 진화심리학에서 더 금기시된다. 결론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경쟁을 조장한다는 학설이 정설인지는 더 많은 자료를 검토해야 할 듯 하며, 저번 리뷰에서도 말했듯이 경쟁 행동은 남녀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영역이다.

 

교재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경쟁을 유발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은 찾기 힘들었지만, 테스토스테론과 환경의 관계는 더 자세히 나열되어 있었다. 저자가 든 환경의 영향에 대한 예시는 영장류까지 포함하여 10개 남짓이지만, 하나의 교재만 봐도 인간만을 대상으로 한 환경의 영향에 대한 예시를 15개는 찾을 수 있었다. 역시 저자가 신경과학(특히 뇌) 분야에서 오래 연구했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는 항상 나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저번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높은 테스토스테론은 성공보다는 실패를 불러일으킨다. 경쟁보다는 자기통제를 잘하는 사람이 사회에서 성공하며, 반대로 미국의 흑인 소년들은 불우한 환경과 그로 인한 높은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감옥을 들락날락하며 가난의 구렁텅이를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제시된 연구는 그러한 행동성향이 교육을 통해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몬스터>에서 한 등장인물은 '인간은 바란다면 무엇이든 될수 있다.'고 말한다. 나는 그것이 거짓보다는 참에 가깝다고 믿는다.

 

참고문헌

시클리드

Francis, R. C., Jacobson, B., Wingfield, J. C., & Fernald, R. D. (1992). Castration lowers aggression but not social dominance in male Haplochromis burtoni (Cichlidae). Ethology90(3), 247-255.

테스토스테론은 무용하다

Van Anders, S. M., & Watson, N. V. (2006). Social neuroendocrinology. Human nature17(2), 212-237.

마모셋원숭이

Ziegler, T. E., Schultz-Darken, N. J., Scott, J. J., Snowdon, C. T., & Ferris, C. F. (2005). Neuroendocrine response to female ovulatory odors depends upon social condition in male common marmosets, Callithrix jacchus. Hormones and Behavior47(1), 56-64.

레서스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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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조종사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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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돌봐주면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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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테스토스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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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자족과 다토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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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적인 박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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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테스토스테론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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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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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 해석에 의한 테스토스테론 적용의 차이

Oliveira, R. F., Oliveira, G. A., Uceda, S., F De Oliveira, T., Fernandes, A., & Garcia-Marques, T. (2013). Threat perception and familiarity moderate the androgen response to competition in women. Frontiers in psychology4, 389.

Oliveira, G. A., & Oliveira, R. F. (2014). Androgen responsiveness to competition in humans: the role of cognitive variables. Neuroscience and Neuroeconomics3,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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