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토스테론 렉스 3장 리뷰

내용요약

이전 장에서는 남녀의 짝짓기 전략 차이가 크지 않음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인간의 짝짓기 전략은 인간의 배우자선호(mate preference)라는 더 큰 영역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의 배우자선호는 남녀간에 큰 차이를 보이는 몇안되는 심리적 특성 중 하나이다. 물론 공통점이 많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은 여성의 신체적 매력을 중요시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의 지위를 중요시한다. 그리고 여성이 정서적 유대를 중요시하는 반면, 남성은 성관계를 중요시한다. 적어도 지금까지 진행된 수많은 진화심리학 연구에서 이를 지지하였다. 하지만 남녀의 짝짓기전략 차이가 크지 않다면, 배우자선호도 크게 차이나지 않을 수 있다.

 

남자들이 성관계를 더 중요시하는지를 떠나서, 인간이 비생식적인 목적으로 성관계를 한다는 증거가 다수 있다. 이는 남성이 생식 상의 이득으로 인해 성관계를 선호한다는 기본 전제를 훼손할 수 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사람들이 성관계를 하는 이유는 237개에 달했는데, 이 중 많은 이유가 관계적인 목적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동물에서 성관계는 호르몬의 통제를 받는데 반해, 인간의 성관계는 호르몬과 큰 관계가 없었다. 인간의 성관계는 여성이 배란하지 않을때나 산후, 폐경 이후에도 행해지며, 애무나 구강성교처럼 전혀 생식에 필요없는 행위가 인간 사이에서는 비일비재하게 행해진다. 심지어 도구적인 섹스의 대표명사로 여겨지는 성매매 현장에서도 남자가 특정 매춘부만을 찾아가는 현상이 자주 나타났다. 남자와 매춘부간의 복잡한 애정 관계는 오래전부터 한국문학의 주된 소재였다.

 

또한 강고하다고 여겨지는 남녀간 배우자선호 차이도 여러 변수에 취약해 보인다. 어쩌면 우리가 관찰하는 남녀간 차이는 단지 문명사회에서만 나타나는 일일수도 있다. 수렵채집부족인 하즈다족과 수아르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남녀가 신체적 매력에 부여하는 중요도에서 성차를 찾지 못했다. 또한 성평등이 실현된 나라일수록 배우자선호에서의 성차가 줄어들었으며 시대가 지날수록 줄어들었다. 또한 영장류의 경우 수컷이 암컷의 매력 외에도 지위, 혈연, 행동범위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다. 사실 남녀가 서로 다른 특성을 선호한다는 주장은 실증적 연구와 대치되는데, 왜냐하면 남녀와 상관없이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를 봐도 남자는 자신과 비슷한 지위를 가진 여성을 선호했고, 여자는 자신과 비슷하게 잘생긴 남성을 선호했다. 무엇보다 성차를 주장한 버스의 논문에서도 나왔지만, 남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배우자특성은 외모도 지위도 아닌 성격이었다. 

 

이러한 것들이 남녀의 성차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생각보다 작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남자와 여자가 원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데, 특히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페미니즘을 신봉하는 여성의 경우 더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추구했으며 오르가즘을 더 많이 경험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성차의 부정이 인간의 본성을 억압한다고 주장하지만, 인간을 억압하는 건 진화심리학적 주장으로 보인다.

 

서평

이 분야는 아직까지 논쟁의 대상이다. 저자의 주장에 반대되는 무수한 진화심리학적 연구(여기는 반대사례로 제기된 수렵채집부족 사례도 포함된다)를 찾을 수 있지만, 이러한 연구들이 재현에 실패했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이들을 제쳐놓더라도 남녀의 비슷함을 보여주는 연구는 많다. 남녀가 서로의 성격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버스의 연구나, 사람이 서로 비슷할때 끌린다는 무수한 사회심리학적 연구들이 남녀간 배우자선호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증명한다. 이 논쟁이 어떤 방향으로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저자의 주장을 신뢰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인간내 성관계와 호르몬의 관계

타 장에서 언급

나와 나타샤에 대한 과학적 보고

Sanders, T. (2008). Male sexual scripts: Intimacy, sexuality and pleasure in the purchase of commercial sex. Sociology, 42(3), 400-417.

수렵채집부족에서의 남녀차

하드자:Marlowe, F. W. (2004). Mate preferences among Hadza hunter-gatherers. Human nature, 15(4), 365-376.

수아르:Pillsworth, E. G., & Haselton, M. G. (2006). Women's sexual strategies: The evolution of long-term bonds and extrapair sex. Annual Review of Sex Research, 17(1), 59-100.

성평등과 남녀차

Zentner, M., & Mitura, K. (2012). Stepping out of the caveman’s shadow: Nations’ gender gap predicts degree of sex differentiation in mate preferences. Psychological science, 23(10), 1176-1185.

자신과 비슷한 상대를 사랑하는 사람

Buston, P. M., & Emlen, S. T. (2003). Cognitive processes underlying human mate choice: The relationship between self-perception and mate preference in Western society.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0(15), 8805-8810.

페미니스트는 더 밝힌다

Sanchez, D. T., Fetterolf, J. C., & Rudman, L. A. (2012). Eroticizing inequality in the United States: The consequences and determinants of traditional gender role adherence in intimate relationships. Journal of Sex Research, 49(2-3), 168-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