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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저장고
남성주의 사상의 이해 본문
여성주의 사상인 페미니즘이 등장한 역사는 거의 300년이 넘는다. 그러나 남성주의가 탄생한 역사는 30년을 겨우 넘었다. 오랜기간 여성의 인권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남성의 존엄성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지금도 남성주의는 철학에서 매우 비주류에 위치해 있으며, 학계를 장악한 페미니즘으로부터 종종 여성혐오라는 공격을 당한다. 그러나 남성의 고충과 이해를 대변하는 유일한 사상은 현재 남성주의뿐이며, 따라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남성주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남성주의
남성주의(masculism)는 남성에 대한 편견과 폭력, 차별을 배제하고 남성 권리의 신장과 진정한 남성성 정립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이러한 사상은 워렌 패럴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워렌 패럴은 남성을 무조건 가해자로 규정하고 남성이 겪는 고통을 무시하고 매도하기에 바쁜 페미니즘의 세태를 비판하고,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들 또한 나름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여성을 가부장적 고통에서 해방하고자 노력하는 만큼, 남성이 가부장제 하에서 겪는 고통 또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설사 가장 극명한 반대파일지라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패럴의 개인적인 성향에 기인하였다.
한국은 정채기가 처음 남성주의를 들여왔고, 이후 정채기를 주축으로 성재기, 한지환이 한국남성학연구회와 푸른늑대회를 조직하면서 남성주의 운동이 시작되었다. 한지환은 역사학자로, 21세기의 여성해방 시대를 맞아 남성의 인권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압력은 완화되었지만, 반대로 남성에게는 여전히 가부장과 보호자로서의 강한 남성상이 강요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측면은 페미니즘에서 지속적으로 간과되었으며, 한지환은 남성에게도 보호받고 부양받을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남성주의는 미국의 정치학자이자 페미니스트였던 워렌 패럴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다. 워렌 패럴은 남성을 무조건 가해자로 규정하고 남성이 겪는 고통을 무시하고 매도하기에 바쁜 페미니즘의 세태를 비판하고, 가부장제 하에서 남성들 또한 나름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여성을 가부장적 고통에서 해방하고자 노력하는 만큼, 남성이 가부장제 하에서 겪는 고통 또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설사 가장 극명한 반대파일지라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패럴의 개인적인 성향에 기인하였다.
패럴은 가정에서 남성들이 겪는 고통이 과소표현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남성이 자신의 고통을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에서는 남녀가 싸울때 여성은 조용히 있도록 요구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연구는 오히려 여성이 부부싸움을 주도함을 보여준다. 패럴이 인용한 연구에서 부부싸움은 주로 여성(85%)에 의해 시작되고, 스트레스는 여성이 훨씬 덜 받는다. 2 그러나 대중서의 한계로 해당 연구를 직접적으로 인용하지는 않았다.
패럴은 남성 문제를 사회의 인식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남성은 고통이나 감정을 표현하면 안된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공격이고, 특히 여성에게 화를 내는 것이 여성을 공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이는 남성이 보호자 역할을 수행해야 했던 구시대적 성역할에서 유래하였다. 과거에 남성은 가족을 보호해야 할 사람이었다. 그만큼 권력도 주어졌지만, 그 대가로 남성은 고통을 참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자신이 강하고 능력있다는 모습을 꾸준히 주위에 보여줘야 했다. 그렇지 않은 남성은 맞거나 이혼을 당하며 그래도 싸다고 여겨진다. 이는 양가적 성차별주의 이론의 온정적 성차별과 precarious manhood 이론에서 밝혀낸 남성성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후 성평등이 이뤄지면서 여성은 자신의 성역할에서 부분적으로 해방되었지만, 남성은 여전히 자신의 성역할을 직장과 가정에서 강요당한다. 성공하지 못하는 남성은 무가치한 남성으로 여성에게 기피당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남성은 일부 여성들에 의해 성차별주의자라고 매도당한다. 그 결과 남성은 가정에서 자신이 고통을 겪을 때 그것을 표현하기보다는 회피하며, 수많은 결혼관계 문제가 여기서 비롯된다고 패럴은 주장하였다.
특히 패럴은 남성들이 겪는 고통을 완충하는 장치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는 점점 여성친화적으로 되고 있고, 그 결과 여성을 배려하는 제도나 장치는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반면 남성을 배려하는 제도나 장치는 거의 마련되지 않는다. 여성 비하표현은 혐오발언으로 단죄되는 반면, 극히 최근까지 남성 비하표현은 그냥 농담으로 치부되었고 지금도 많은 곳에서 그러하다. 패럴은 동성 모임이 이러한 고충을 해소하는 곳이 될 수 있지만, 여성 모임은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남성 모임은 줄어들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남성이 자신의 고통을 표현할 창구가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3
패럴은 남성 문제가 1차적으로는 의사소통 방식을 개선해서 이뤄질 수 있다고 믿었다. 즉 남성이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더 잘 표현하면 남녀간의 갈등을 줄이고 나아가서 남성으로서 겪는 문제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실제로 그의 책에서 서로 원할하게 비판하는 법 등을 서술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패럴은 배려 또한 남자다움의 속성이라고 재정의하면서 남성들이 효과적인 의사소통 기술을 익히도록 권장하였다. 이러한 의사소통 기술을 통해 집안일 분담은 물론 가정폭력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패럴은 주장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패럴은 남성이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도록 주위 사람들이 도와줘야 함을 강조하였고, 서로간의 사랑 속에서 의사소통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장에 그치지 않고 그는 그렇게 하는 자세한 방법까지 서술하였다. 또한 패럴은 남성의 동성 모임이, 정기적으로 여성과 함께 만날때 감정을 표현하고 고통을 완화하기에 좋다고 주장하였다. 거기다 거시적으로 패럴은 언론과 사회나 남성 문제를 편향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남녀 문제에 대한 편향적인 표현(가령 가사노동에서의 여성중심적 서술)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은 남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하며, 사회는 남성을 생업 도구가 아닌 인격체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패럴이 제안하는 해결책이다.
워렌 패럴의 생애는 다소 독특하다. 그는 젊었을 때 그랬고, 지금도 일부 그런 면이 있듯이, 생애 전반에 걸쳐 페미니즘의 관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그는 페미니스트였고, 전미여성협회(NOW)의 주요 회원이었다. 그는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다양한 칼럼을 언론에 기고하였고 인터뷰도 진행하였다. 그러나 경청을 강조하는 그의 개인적 태도는 그로 하여금 남성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게 하였고, 그가 페미니즘과 마찬가지로 남성주의를 제창하여 남성에게 귀를 기울이게 하였다.
그의 인생은 그가 남성주의를 제창한 이후 계속 내리막이었다. 그가 남성주의를 발표하기 시작하자, 뉴욕 타임스와 투데이 쇼는 그의 칼럼을 거절하고 출연도 시켜주지 않았다. 필 도나휴 쇼도 마찬가지였고, 어떤 토크쇼는 막판에 출연이 취소되었다. 패럴에게 솔직한 심정을 밝힌 PD는 페미니스트들이 패럴이 출연한 방송에 출연하지 않을 것이고, 협조도 하지 않을 것이며, 경쟁 프로그램에 출연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보고하였다. 그가 어렵게 출연한 방송에서도 그의 주장은 편집되었다. 그의 동지였던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의 페미니스트들도 그를 적대하기 시작했다.
그가 남성주의를 본격적으로 선언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Modern Maturity>는 그의 글을 최종 탈락시켰고, <Glamour>는 편집자가 막무가내로 그의 자료를 폐기하였다. 할 수 있는 강연도 이전에 비해 5%로 줄었다. 방송인인 스튜어트 페더슨은 일부 '과격' 단체가 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넌지시 알려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탄압은 패럴을 굴복시키지 않았고, 놀랍게도 그를 성차별주의자로 만들지도 않았다.
패럴의 페미니즘 비판
패럴은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각종 주장에 비판적이었다. 더 나아가 페미니즘이 레이스의 장막의 핵심에 있다고 비판하였다. 패럴은 현대 페미니즘의 다음의 6가지 전략을 통해 사회를 옮아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5
- 문제를 파악한다
- 억압자를 정의한다
- 페미니즘이 억압자를 물리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여성에게 선택의 여지를 준다.
- 여성에게 주어진 선택의 여지를 절대 박탈하지 않는다
- 여성에게 절대 책임이 돌아가게 하지 않는다.
패럴은 유엔이 여성이 남성보다 일을 더 많이 한다는 주장을 발표하자 이를 체계적으로 비판하였다. 유엔 보고서에 대해 그는 1)연구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며 보도자료와 연구가 다르다, 2)수리, 페인트칠, 자녀교육, 제설 등 남성의 가사노동이 반영되지 않았다, 3)뜨개질이나 자원봉사처럼 노동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활동까지 노동에 포함시켰다고 비판하였다. 다른 가사노동 관련 주장에 대해서도 패럴은 그것이 1)남성의 가사노동을 고려하지 않고, 2)특수한 경우에 대응하여 이뤄지는 남성 가사노동의 특성을 잘 포착하지 못하고 있으며, 3)성차별적 인식으로 인해 무의식적으로 배제되는 남성 가사노동이 무시되고, 4)여성만을 대상으로 설문을 한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이러한 편향된 주장이 남녀 사이를 멀게 만들고, 가정의 결합도 방해한다고 주장하였다. 6
또한 페미니즘을 비롯한 기존 사회에서 남성의 가사노동을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남성은 가사노동을 거의 안하는 존재로 간주되거나, 쓰레기 버리기, 자동차 수리, 잔디깎기, 수리에만 한정되어 다뤄졌다. 그러나 남성은 지붕에 눈 치우기, 총 준비하기, 크리스마스 장식하기, 바비큐 준비 등 다양한 가사노동을 수행한다. 패럴은 남성이 하는 가사노동의 목록을 무려 54가지나 제시하는데, 이는 인구 대부분이 개인주택에 살고 인건비가 비싼 미국의 경제환경이 반영되어 있다. 때문에 54가지 중 많은 일은 한국에서는 남녀 누구도 하지 않으며, 미국에서는 남성이 그 일을 대신 함으로써 지출을 절약한다. 또한 남성의 가사노동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추가 지출을 절약하고, 무보수이며, 예측불가하고, 혼자 살때는 한명이 모두 수행하며, 남녀 모두 수행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진가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껴진다. 7
가사노동만큼 페미니즘의 편향된 주장이 문제인 지점은 가정폭력이다. 지금까지도 가정폭력은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범죄로 여겨지고 있지만, 사실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의 가해자는 성비가 비슷하다. 패럴은 그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남성을 가정폭력의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시각을 비판하였다. 남성도 가정폭력을 많이 당하고, 심각한 상해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남성이 당한 가정폭력은 비웃음거리가 되고, 별 거 아닌 일로 치부되며, 피해자 남성은 부끄러움과 남성이 당한 폭력은 폭력이 아니라는 그릇된 인식,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심리적 종속으로 인해 신고조차 하지 않고 병원에서도 이를 숨긴다. 심지어 아내에게 살해당해도, 여러 이유(계획범죄, 남성 공범)로 인해 이 사실이 축소된다. 사실 전반적인 폭력으로 시야를 넓히면, 대개 먼저, 더 많이 때리는 것은 여성이라고 패럴은 주장한다(그러나 해당연구를 인용하진 않았다). 8
남성이 당하는 피해는 학계나 언론에서뿐만 아니라 법에서도 무시되고 있다고 패럴은 비판한다. 사실 이 경우에는 여성이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패럴은 여러 사례를 들면서, 이혼하고자 하는 여성이 전략적으로 가정폭력 누명을 남편에게 씌우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일부 사례가 아니라, 변호사가 조언하는 전략이었다. 또한 가해자가 여성인 경우 가해자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매우 관대해진다. 패럴이 인용한 사례에서 한 레즈비언이 자신의 배우자를 가정폭력으로 고소했는데, 가해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합당한 보호를 제공하지 않았다. 가정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도 남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거의 줄이지 못한다. 9
패럴은 가정폭력의 원인이 무기력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정폭력의 원인이 가부장제라면, 왜 레즈비언에서의 가정폭력이 일반인구와 비슷한 비율로 일어나냐고 의문을 던진다. 또한 패럴은 남성은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 남자다움이라고 믿으며, 그래서 여성을 때리는 것은 남자다움을 잃었을때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즉 패럴에게 있어 가정폭력은 남성이 무기력함을 느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10 이는 성차별주의의 특성을 패럴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오류이다.
패럴은 가정폭력에 대한 통념을 공격하면서, 가정폭력 연구자들이 대내외로 숱한 압박을 받았다고 폭로하였다. 가정폭력 연구가 이루어지던 초기에는 여성이 피해자라고 여겨졌지만, 이후 남성 또한 많은 경우 피해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가 알려지기 시작하자 연구자들은 각종 위협과 테러에 시달리게 되었다. 여기에 질세라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이 당하는 폭력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여자만이 피해자라는 개소리를 퍼트리기 시작했다.
가정폭력 가해자의 성비가 동일하다는 연구는 수잔 스타인메츠(Susan Steinmetz)에 의해 처음 발표되었다. 그는 78년 가정폭력을 연구한 후, 남성도 여성 못지않게 피해자가 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다. 그러나 그가 논문을 발표한 후 그는 강연 도중 폭탄 테러를 당했고, 익명의 여성으로부터 연구를 지속하면 신변에 위협을 가하겠다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또한 스타인메츠는 수많은 페미니즘 단체로부터 공격을 당했고, 이들 단체는 스타인메츠의 승진과 재직을 방해하고자 델라웨어대학의 여교수들에게 접촉하기도 하였다. 사회학자들 또한 스타인메츠가 밝혀낸 매맞는 남편 증후군(battered hushand syndrome)이 과학적이지 않다고 공격하였는데, 12 슬프게도 이러한 주장을 하는 13 사회학은 지금까지도 과학적 엄밀성을 유지하기는커녕 오히려 과학적 방법론을 공격하고 있는 변경지대의 과학이다.
스타인메츠와 함께 초기 연구자였던 리처드 젤리스 또한 피해자였다. 젤리스는 연구를 발표한 이후 가정폭력에 관한 회의에서 발표할 기회가 거의 없어졌으며, 설사 발표할 자리가 잡히는 경우에도 청중의 야유로 인해 발표를 진행할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은 여성에 대한 야만적인 폭력을 중단하라고 소리치면서, 바로 그 야만적 폭력을 연구자에게 행했다. 또한 젤리스가 가정폭력에 대한 교재를 집필하려고 할때, 한 페미니스트 연구자는 젤리스가 반페미니즘적 관점의 원고 또한 넣는다는 사실을 알자 바로 참여를 거절해 버렸다. 같이 연구에 참여했던 R. L. 맥닐리도 남성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면 재정지원을 끊겠다는 협박편지가 날아왔다고 토로하였다.
이러한 탄압의 결과는 자기검열이다. 이는 학계가 사회적 압력을 받고, 본인들도 페미니스트라는 점에 힘입었다. 또한 데이터 공개나 연구투명성이 미비했던 과거에 더 강하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한 예로 한 사회학자는 연인 사이에서 46%의 여성과 18%의 남성이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러나 그는 자신이 남성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는 사실조차 숨기고 여성이 당한 폭력만을 발표하였다. 다른 캐나다인 교수가 데이터 공개를 요청했지만 그는 거절당했고, 그 교수가 자신의 책에서 데이터 미공개를 폭로하면서 3년간 압력을 가하자 그제야 모든 데이터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14
louis harris and associates는 79년 켄터키 여성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가정폭력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여러 사실이 밝혀졌는데, 그 중 하나는 여성의 38%가 자신이 먼저 남성을 공격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여성이 당한 피해만을 발표하였다. 후일 몇몇 연구자들이 해당 데이터를 입수하면서 이러한 사실이 폭로되었고, 그제야 감춰진 진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앞에서 밝혔듯이, 패럴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남성이 성차별주의라고 매도를 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더 나아가 패럴은 혐오에 대한 이중잣대가 우리 사회에 일반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똑같은 비하표현도 여성에게 하면 여성혐오로 여겨져 비난과 수사의 대상이 된다. 반면 남성에게 하면 그냥 웃음거리로 치부되며, 여기에 불편함을 드러내면 도태남으로 조롱당한다. 최근 한국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였지만, 여전히 이러한 차별적인 분위기는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남성에 대한 비하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패럴이 몸담았었던 페미니즘의 경우,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60년대부터 넘쳐났다. 패럴은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에서 남성을 증오하는 분위기는 매우 만연했다고 진술하였다. 매체에서 남녀가 함께 나와 한쪽이 멍청한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 그 멍청한 사람은 99% 남자이다. 여성을 공격하는 내용의 광고는 지탄을 받는 반면, 남성을 공격하는 내용의 광고는 버젓이 몇년째 송출된다. 남성을 비하한 여성 미국 하원의원의 대화가 유출되자 <뉴스위크>는 남성의 여성혐오를 문제삼았다. 그리고 여성에 대해 농담을 한 남자는 사회적 지탄을 받거나 자살까지 이른다. 밸러리 솔라나스는 자신의 정신병으로 인해 앤디 워홀을 쏘았는데, 이후 그는 위대한 페미 전사로 추앙받고 그가 앤디 워홀을 만들었다는 병신같은 영화까지 개봉하였다. 남성의 바람은 불륜으로 지탄받는데, 여성의 바람은 용기로 칭찬받는다.
사례는 끝나지 않는다. 남성의 성적 환상(포르노)은 음란물로 지탄받는데, 여성의 성적 환상(로맨스 소설)은 문학으로 포장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남성이 보는 야설은 음란물로 지탄받는 반면, 영성이 보는 알페스와 BL은 건전한 창작물이자 보호대상으로 여겨진다. 남성이 불륜하는 영화는 제작 시도조차 되지 않는데, 여성이 불륜하는 영화는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는다. 남성의 말이 무시되면 여성의 독립성이지만, 여성의 말이 무시되면 남자의 독재이다. 남자가 먼저 승진하면 성차별이고, 여자가 먼저 승진하면 평등이다. 남성을 비웃는 제목의 책은 지금도 출판되고 있지만, 여성이 조금이라도 비판받는 듯한 책은 대부분의 출판사에서 거절당한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조언은 대부분 '남자가 여자를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편향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빈유는 사회적으로 지탄당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조루는 페미니즘 단체에 의해 옹호된다.
패럴은 현대사회에 레이스의 장막이 드리워져 있다고 주장한다. 레이스의 장막은 철의 장막과 비슷한 개념인데, 철의 장막이란 사회 곳곳에 반공을 선전하는 메시지와 규범이 섞여있고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의견은 검열되는 현상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패럴은 사회 곳곳에 페미니즘과 남성혐오를 선전하는 메시지와 규범이 섞여있고 남성을 옹호하는 의견은 검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인은 여성중심적인 소설을 읽고, 여성을 옹호하는 논문을 읽으며, 정부에서 발표하는 친여성 정책을 뉴스로 접하고, 페미니즘을 홍보하는 기사를 읽으며, '젠더' 전문가와 다른 전문가들(특히 사회복지학과 인문학)이 여성을 옹호하는 인터뷰를 본다.
이러한 상황에서 페미니즘을 비판하고 남성을 옹호하기는 상당히 쉽지 않을 것이다. 패럴은 페미니즘이 공산주의와 비슷한 방식으로 현대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페미니즘은 여성학의 이름으로 인문학과 사회복지학 및 다른 학계까지 일당 독재체제를 구축하였고, 남자라는 적을 설정하여 세계관을 단순화하고 힘을 얻었다. 그 결과 패럴은 매우 다양하고 많은 사례를 인용하면서,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학교와 정부, 전문가, 언론(특히 뉴욕타임스), 대중매체를 장악하여 페미니즘과 남성 비하를 조장하게 되었다고 비판한다. 때문에 페미니즘에 부정적인 의견은 용납될 수 없으며 소수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사회에서 소외된다. 그나마 카밀 패글리아와 크리스티나 호프 소머즈가 유명해진 이후 반대의견이 설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17
패럴은 레이스의 장막으로 인해 다음의 8가지 문제가 생긴다고 비판한다. 이것은 다르게 보면 현재 페미니즘의 문제로도 볼 수 있다.
- 젠더 문제에서 페미니스트와 여성학자의 독점적 지위 행사
- 성, 장학금, 교육 등 각종 분야에서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혜택
- 여성의 시각으로만 정의되는 남녀 문제
- 여성의 피해를 강조하는 자료의 선별적 생산 및 조명
- 양육권, 이혼 등 법 집행에서 체계적인 남성차별
- 남성이 겪는 문제에 대한 사회적 도욋
- 페미니즘 반대에 대한 검열
- 자신이 겪는 고통 및 의견에서 남성의 더 강한 침묵
패럴은 공산주의와 페미니즘을 유사한 것을 넘어서, 실제로 연원이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패럴은 페미니즘의 주장, 특히 레이스의 장막을 치고 유지하는 주장이 마르크시즘 페미니즘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남성은 지배자고, 몰아내야할 폭군이라는 마르크시즘 페미니즘의 사상이 그대로 현대 페미니즘에 일반화되었다는 것이다.
패럴은 레이스의 장막으로 인해 남녀 모두 고통을 겪는다고 비판한다. 레이스의 장막을 통해 여성은 각종 특혜를 얻고, 지위를 보장받는다. 그러나 그것이 여성에게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패럴은 레이스의 장막이 여성을 과잉보호해서, 정작 개인적 성공과 사회적 기여에 중요한 여러 자질을 함양하게 하는 것에는 실패했다고 비판한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업적을 쌓고 세상을 바꾸는 대신 여성은 여성할당제와 여성지원금에 의존해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레이스의 장막이 남성을 악마화하면서, 이들은 남성과 소통하고 사랑을 나누는 방법까지 잃어버렸다고 패럴은 주장한다.
남성은 더 심각하다. 남성의 문제를 말하는 목소리는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여성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넘쳐나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다. 여성의 개인적인 고충은 사회면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남성의 개인적인 고충은 사회면 하단의 정력제 광고에만 나온다. 남성의 재혼에 대한 두려움, 자식과 함께 있지 못하는 슬픔, 군복무의 고통, 우울증, 아내에게 당한 가정폭력,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신문에 실리지 못한다. 고통받는 여성은 이국의 농촌 여성까지 조명되지만, 정작 신문을 읽는 일반 남성의 고통은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다음은 패럴이 제시한 남성 건강문제인데, 이들 중 대다수는 심지어 지금까지도 일반론적 연구만 진행되고 남성의 관점으로는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조명되는 일부도 보통 생물학적 원인에 초점이 주어져 연구되고 있다(가령 자폐증 등).
- 피임약
- 자살
- PTSD
- 포경수술로 인한 정신적 충격
- 중년의 위기(다만 이 현상은 근거가 없다)
- 난독증
- 자폐증
- 남성 공격성(다뤄지긴 하나, 병리적으로만 다뤄진다)
- 상습적 범죄
- 상이군인의 노숙자화
- 스테로이드 남용
- 색맹
- 고환암
- 전립선암
- 전립선 비대증
- 짧은 기대수명
- 난청
- 발기장애
- 요도염
- 부고환염
- 환경호르몬이 남아발달에 끼치는 영향
- 혈우병
- ADHD
- 과로사 혹은 산업재해
- 스포츠 및 보디빌딩에서의 호르몬 과용
- 미식축구로 인한 뇌진탕
- 노년기 남성 호르몬 감소
- 불임
- 우울증
- 가정폭력
- 클라미디아균 질환
- 성교중 남성에게 전달되는 여성호르몬
- 비아그라 부작용
- 성인기 남성의 섹스리스
패럴은 레이스의 장막이 깔려있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테스트를 제안한다. 남성을 비하하는 농담을 던지고, 여성을 비하하는 농담을 던져서 둘 중 어느 것이 지탄받는지 보는 것이다. 자신은 여성비하와 마찬가지로 남성비하가 불편하게 느껴지는가? 자신이 있는 조직에서 남성 비하표현을 하면 여성 비하표현을 했을때처럼 지탄을 받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신의 조직이나 사회, 혹은 당신에게 레이스의 장막이 깔려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36-37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91-9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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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342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115-144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127-140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156-188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189-196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182-184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178-18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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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nnedy, L. W., & Dutton, D. G. (1989). The incidence of wife assault in Alberta. Canadian Journal of Behavioural Science/Revue canadienne des sciences du comportement, 21(1), 40.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203-252 [본문으로]
- Farrell. 남자 만세. 손희승 역.예담.2001,pp254-316 [본문으로]
- 특히 영문학의 경우, 학자의 61%가 자신이 페미니즘 관점을 채택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