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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및 조직심리학 개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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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및 조직심리학 개론

과학주의자 2022. 7. 28. 17:48

조직은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집단으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경영학에서는 이런 식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조직은 3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자산은 경제적 가치가 부여된 물질적/비물질적 요소로 물질적 자원과 재무적 자원으로 나눌 수 있다. 전략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인데, 전략의 차이가 큰 성과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경영학에서는 전략에 중점을 둔다. 마지막으로 인적자원은 자산을 운용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주체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요소이다. 조직이 성공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이 3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작동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인재(인적자원)가 이들을 유연하게 조종해야 한다. 조직심리학은 바로 이러한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며, 산업심리학(industrial psychology)은 효과적인 인적자원을 선발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예측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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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예측변인(predictor)은 준거를 예측하는 변수를 말한다. 준거를 산업 현장에서 적절히 활용하려면 준거를 아는것에서 그치지 않고 준거를 예측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예측변인은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설계된 심리검사의 점수이며, 다른 심리학적 변수와 마찬가지로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보해야 한다. 

 

팀과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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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집합체이고 팀은 조직의 한 형태이다. 조직심리학자들은 조직이 가지는 심리학적 측면으로 연구하면서, 조직과 조직내 개인의 변화와 적응을 돕고자 한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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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심리학에서 교육은 종업원의 지식과 기술, 능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과거에는 한번 배운 KSA를 오랜 기간 쓸 수 있어서 교육의 중요성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정보사회에 들어 사회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교육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더욱 커지게 되었다. 

 

 

1.개요

산업심리학과 조직심리학은 서로 겹치는 점이 많기 때문에 APA에서는 하나의 14분과로 존재하며 한국심리학회에서도 같이 3분과에 엮인다. 미국 심리학자의 6%가 두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며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심리학 분과이다. 미국에서는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설득심리학과 마찬가지로 군대운용에서의 효율성이 부각되어 일찍이 자리잡았으며, 한국에서는 IMF 당시 외국의 간섭을 받으면서 같이 도입되었다. 산업심리학에서는 직원의 모집, 선발, 배치, 보상, 평가, 교육훈련 등을 연구하고, 조직심리학에서는 직원의 사회화(온보딩), 동기, 직무스트레스, 리더십, 조직개발, 집단수행 등을 연구한다.

 

21세기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제 3물결의 도래로 인해 산업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고,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도 기업의 대내외 환경을 급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기술이 가속하여 발전하면서 자동화로 인한 실업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염병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계속해서 늘어나면서 사회적 욕구를 충족할 기회도 적어지고 있다. 또한 욜로족을 위시한 현대인들은 미래를 대비하여 저축하기보다는 현재의 즐거움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개인의 행복과 삶과 개인의 균형(워라밸)을 중시하고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은 인적자원을 조직하고 운용할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의 필요성을 증가시키고 있다. 특히 많은 대기업들은 이미 규모를 통해 상대와 경쟁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과 인적자원, 직원 개개인의 동기와 행복, 가치관 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조직심리학자들은 일명 KSAO로 대표되는 지식(Knowledge), 기술(Skill), 능력(Ability)과 같은 고정된 능력보다는 직원의 역량을 중시하며, 직원의 인성과 성격을 더 초점을 둔다. 왜냐하면 급변하는 사회로 인해 고정된 능력은 가치를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PPT 잘만드는 요령조차도 시대에 따라 계속 바뀐다.(지금 PPT에 보노보노 넣으면 욕먹는다) 또한 현대 조직심리학자들은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성과보다는 잘 드러나지 않는 팀워크, 친사회적 행동 등을 더 중요하게 보며, 이들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은 과학자-실천가 모델을 가장 이상적인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의 모델로 간주한다. 과학자-실천가 모델은 과학자와 현장 근무자가 합쳐진 형태로, 과학자-실천가는 이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발굴한 지식을 현장에 응용하는 것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이들은 이론과 그 이론의 적용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위해 과학적 방법을 이용한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의 역사

심리학이 탄생한 직후, 많은 심리학자들이 인간 정신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증적인 탐구에 집중하는 사이 어떤 학자들은 다른 방향의 연구를 추구하였다. 심리학자 브라이언은 심리학자들이 '일상생활 속의 구체적인 활동과 기능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지지한 학자들은 심리학이 기초적이고 이론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산업 영역을 비롯한 실제 사회에서 응용가능한 심리학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리하여 산업 및 조직심리학이 탄생하게 되었다.

 

산업심리학은 심리학자 월터 딜 스콧(Walter Dill Scott)에 의해 창시되었는데, 스콧은 광고와 인적자원 운용에 대한 연구를 처음으로 개척하였고 그 자신도 기업에 컨설팅을 하여 많은 돈을 벌었다. 산업심리학의 창시에 공헌한 또다른 학자는 산업공학자 프레드릭 테일러로, 경영학에 과학적 관리론을 도입한 테일러는 처음으로 경영에 과학적 방법론을 도입하였다. 그는 실제 측정을 통해 경영학의 기초를 다졌고, 근무 중 휴식시간의 개념도 그가 고안하였다. 비록 그의 경영기법이 인간소외를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론은 실제 높은 생산성으로 스스로를 입증하여 산업계 전체에 보급되었으며 산업심리학의 형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편 산업심리학자 Lillian Moller Gilbreth는 인간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최초로 주장하였다. 그는 시간관리에 대한 인적 측면에 관심이 많았는데,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론에 기반한 경영이 노동자의 인간소외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테일러식 경영은 노동자의 업무를 초단위로 통제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신이 노동의 주체가 아니라 그저 기계 부속품 중 하나라고 여기게 되었다. 이러한 소외는 직무 스트레스로 이어지는데, gilbreth는 최초로 이러한 직무 스트레스가 노동자에게 끼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졌다.

 

초기 산업심리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전쟁이었다. 양차대전동안 APA가 미군의 전쟁수행에 협조하면서, 군대 운용을 위해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 많은 자원이 투자되었다. 이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1차대전기에 산업심리학자들은 병대상을 가려내기 위한 지능검사인 Army Alpha와 Army Beta를 개발했는데, 전자는 일반인 대상이었고 후자는 문맹자를 위해 개발되었다. 또한 직무기술서의 개념을 처음 군에 도입하였으며 장교 수행평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산업심리학의 공헌은 2차대전기에 더 증가하여, 2차대전기에 산업심리학자들은 징병대상을 평가하기 위해 더 나은 검사인 군대일반 분류검사(Army General Classification Test)를 개발했고, 1200만명의 병력과 대부분의 전투기 조종사가 이 검사에 따라 배치되었다. 이 검사는 종전 이후 ASVAB라는 더 나은 형태로 발전한다. 또한 심리학자들은 극한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OSS 직원들을 선발하기 위해 극한상황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상황적 스트레스 검사를 개발하였다. 

 

이처럼 인간을 중요시하는 입장은 1차대전 이후 조직심리학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전쟁 이후 그 유명한 호손 실험이 실행되는데, 호손 실험 결과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단지 대학 연구자들이 보러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생산성이 개선되었으며, 그냥 고충을 들어주는 게 노동조건이나 보너스보다 더 효과가 좋았다. 또한 실험을 진행한 연구자의 예상과 달리 지능이 높은 노동자보다 협동을 지향하는 노동자가 더 생산성이 높았다. 이는 학자들이 기존의 테일러식 관리를 넘어서 인간 자체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고, 조직심리학의 탄생을 촉발하였다.

 

현대 산업 및 조직심리학

종전 이후 산업심리학과 조직심리학은 APA의 정식 분과로 독립하였으며 1962년 둘의 연관성이 깊다고 느껴져 하나의 분과로 통합되었고, 동시에 공학, 인사, 조직 등 세부 연구분야도 다양해졌다. 한편 20세기 중반 일어난 민권 운동은 산업심리학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산업심리학자들은 의도하진 않았지만 기존에 자신들이 개발한 검사가 사회적 소수자의 성과를 잘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공공 영역에서 신좌파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평가의 공정성과 다양성이 산업 및 조직심리학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21세기에 들어 정보화시대가 시작되면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정보화는 지식에 기반한 연공서열을 흔들었고, 직원의 상호작용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이에 전통적인 능력은 조직심리학에서 별 관심을 받지 못하게 되었고 대신 역량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job crafting이라는 새로운 개념도 나타났으며, 유연근무제, job crafting, 직장 내 다양성에 관한 논쟁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job crafting은 노동자가 스스로 자신의 직무를 조직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논쟁이 존재한다. 또한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문화에 대한 이해도 이들의 관심사가 되었으며, 현재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은 세계화와 경쟁, 인간소외, 고령화, 다양성, job crafting, 워라밸 등이 주요 연구 키워드이다. 특히 종업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학자들은 미래사회의 10대 심리적 위험 요인으로 다음을 뽑았다.

 

  1. 불안정한 노동시장에서의 불신
  2. 세계화로 인한 노동자의 증가된 취약성
  3. 새로운 형태의 고용
  4. 직무안정성 추락
  5. 노동력의 고령화
  6. 장기근무
  7. 노동강도 심화
  8. 아웃소싱과 lean 생산방식
  9. 높은 정서적 요구
  10. 좋지않은 워라밸

 

2.준거

준거(criteria)는 사람이나 단체, 프로그램, 시스템 등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의 목적은 효율적인 인재관리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재상을 설정하여 인재를 평가하거나 인재관리 전략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서로 입장이 다르고 지각적 편파가 작용하여 서로 다른 준거 기준을 가진다. 설사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 근거한 객관적인 준거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시대에 따라 준거가 변하거나 세부 산업이나 직무에 따라 준거가 달라질 수 있다. 즉, 절대적인 준거는 없다.

 

준거는 개념 준거와 실제 준거로 나눌 수 있다. 개념 준거(conceptual criteria)는 이상적인 준거로, 실제로 우리가 알고자 하는 준거를 말한다. 가령 직원의 직무만족도나 인재상, 노동 강도 등이 개념 준거에 속한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의 측정은 개념 준거를 위해 존재하지만, 개념 준거는 다른 심리학적 개념과 마찬가지로 구성개념이며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그래서 필요한게 실제 준거로, 실제 준거(actual criteria)는 연구자나 평가자가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실제적이고 조작적인 준거를 말한다. 가령 직무만족도를 평가하는 설문지나, 인사평가 자료, 직원의 업무성과 등이 실제 준거로, 실제 준거들은 개념 준거를 간접적으로 측정하여 평가자로 하여금 개념 준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실제 준거는 개념 준거를 평가하기 위한 조작적 정의인 셈이다.

 

이상적으로 실제 준거는 개념 준거를 완벽히 측정해야 하나, 현실에는 일정 부분 오차가 있다. 애초에 개념 준거 자체도 변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준거 결핍은 개념 준거 중 실제 준거에 의해 측정되지 않는 부분을 이르는 말이다. 준거 결핍이 크면 실제 준거로 개념 준거를 알아보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반대로 준거 오염은 실제 준거가 개념 준거 이외의 것을 너무 많이 측정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도 가외변수가 너무 많이 측정되어 개념 준거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준거 적절성은 실제 준거가 개념 준거를 타당하게 측정하는지에 대한 정도로, 실제 준거의 타당도를 이르는 말이다. 준거 결핍과 준거 오염을 줄이려면 준거 적절성이 강해야 한다.

 

직무분석(work analysis)

직무분석(작업분석, 일 분석)은 현장에서 노동자가 수행하는 일을 분석하는 절차로, 일에서 수행하는 활동과 일을 하는데 필요한 인적 속성(KSAO)으로 일의 내용을 정의하는 절차이다. 과거에는 job analysis라고 불렀으나, 그 의미가 한정적이라는 의견이 있어 work analysis로 변화하였다. 직무분석은 일 그 자체의 내용과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속성, 일이 진행되는 환경의 특성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며, 직무분석을 통해 수집된 정보는 준거 설정의 기반이 된다.

 

직무분석을 위해 수집되는 정보들은 다른 심리학이 그렇듯이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보된 자료여야 한다. 또한 여러 자료를 수집하는게 이를 확보하는데 좋다. 직무분석을 위한 자료의 주요 출처는 해당 직무와 관련된 주제관련 전문가(Subject Matter Expert, SME)인데, 주제관련 전문가는 해당 과업을 장기간 수행한 경험이 있거나 최근에 수행해본 사람을 말한다. 주로 현직자나 현직자의 상사가 해당하며, 해당 주제에 대해 훈련받은 전문적인 직무분석가도 포함될 수 있다.

 

직무분석에서 필요한 정보는 주로 면접으로 수집된다. 주로 개인이나 소집단을 대상으로 면접이 실시되는데, 대상은 주로 FGI(Focus Group Interview)의 대상인 관련 현직자들이나 다른 SME이다. 해당 직무의 중요도와 난이도를 과장하면 면접 대상자들은 좋다고 떠들기 때문에 그렇게 해주는게 좋다. 이외에 직접관찰을 통해 정보를 수집할 수도 있는데, 직접관찰은 열악한 환경의 직무를 분석하는데 유용하지만 기록장비를 현장에 도입하는게 수행을 방해할 수도 있다. 설문지/항목표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직무간 관련성이나 비교를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195개 문항으로 구성된 PAQ(Position Analysis Quistionanaire)가 인지도가 있지만, 대부분의 직무분석에서는 그 직무에 특화된 설문지를 따로 제작하여 사용한다. PAQ는 정보입력, 정신과정, 작업관계, 대인관계, 직무맥락, 기타의 6개 항목으로 직무를 평가한다. 최근에는 커리어넷과 같은 직업 관련 사이트를 통해 직무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한다.

 

직무는 위계에 따라 4종류로 나눌 수 있다. 과업(task)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작업 활동으로, 전화받기나 복사하기, 보고서 작성 등이 여기 해당한다. 과업은 직무의 기본요소이고, 더 낮은 단계로 환원될 수 없다고 간주되는 요소이다. 직위(position)는 단일 종업원이 수행하는 과업의 집합을 말하는데, 과장의 과업 집합이나 부장의 과업 집합이 여기 해당한다. 직무(job)는 유사한 직위의 집합으로, 비슷한 직위들을 하나의 직무로 묶은 것이다. 회계, 비서, 총무 등 대단위의 업무들이 여기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직무군(job family)은 유사한 직무들을 하나로 묶은 단위로, 사무직, 생산직, 영업직 등 기본적인 일의 특성이 여기 해당한다. 과거에는 이 4단계의 구분이 엄격했지만, 팀 단위의 작업이 활성화된 21세기에는 4가지 직무의 구분이 모호하다.

 

직무분석은 2가지 관점에서 이뤄질 수 있다. 과업(task)지향적 절차는 직무에서 자주 수행되거나 중요한 과업을 찾아 분석하여 일 자체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과업지향적 절차를 시행하는 사람들은 중요 과업의 빈도, 중요도, 난이도를 평가하고 이를 과업 진술문으로 서술한다. clifford는 대부분의 직무에 필요한 과업은 3-500개 정도라고 했다. 이렇게 과업지향적 절차가 수행되면 결과물은 직무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는 직무기술서의 형태로 제시된다.

 

작업자(worker)지향적 절차는 일 자체에 집중하는 대신, 일을 수행하기 위한 작업자의 속성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과업에서 중요하거나 자주 쓰이는 인적 속성을 탐색하는데, KSAO가 대표적으로 이들이 다루는 인적 속성이다. 이러한 절차가 수행되면 직무에 필요한 조건이 기술된 직무명세서의 형태로 결과가 도출된다. 이론적 측면에서는 과업지향적 절차와 작업자지향적 절차가 구분되어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들이 섞여서 사용된다. 노동력 특성과 직업 요건(직무가 수행되는 맥락), 세부적 직업 자료(사용되는 도구, 기법 등)은 과업지향적 절차에서 더 관심을 가지고, 작업자 요건(필요한 기술)과 경험 요건(직무를 수행하는 필수 조건), 작업자특성(능력, 흥미, 작업스타일 등)은 작업자 지향적 절차에서 관심을 가진다. 연관분석(linkage analysis)은 최근에 나타난 관점으로, 일에서 주로 필요한 과업과 주로 필요한 인적 속성의 관계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관분석을 사용하는 직업상담사들은 직무의 주요 과업과 KSAO가 어떻게 연관되는지 분석한다.

 

직무분석은 조직에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행된다. 직무분석을 통해 생산된 정보는 직무와 관련된 KSAO를 밝혀 선발 검사의 기초가 되고, 직무들을 유형화하면서 임금 설계의 기반을 제공한다. 또한 인사평가의 기초자료로도 활용되며, 직무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판단한다. 이처럼 직무분석의 목적이 다양하기 때문에, 직무분석의 각 방법은 목적에 맞추어 설계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정확한 정보는 SME로부터 나오며,[각주:1] 작업자지향적 절차보다는 과업지향적 절차가 편향 가능성이 더 적기 때문에 더 정확하다.[각주:2] 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직무분석이 일정 정도의 주관성이 있다는 점을 유념하라.

 

역량 모델링

직무분석은 다양한 직무를 분석하는데 유용한 틀을 제공해 왔다. 많은 사무직과 생산직(특히 생산직)의 작업 결과를 예측하는데 있어 직무분석은 뛰어난 유용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관리직으로 가면, 직무분석은 한계를 드러낸다. 관리직은 기획, 의사결정, 대인관계 유지, 예측과 같은 임무를 주로 수행하며 사회적/인지적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KSAO로 관리직의 작업결과를 예측하는 일을 힘들다. 관리직에 대한 분석은 주로 면접으로 진행되는데, 관리직의 직무분석에 사용되는 설문지도 소수나마 있다. 관리직 및 전문직 직위분석 설문지[각주:3]는 직무복잡성과 조직영향, 책임수준을 조사하고, 직위요건 성격 조사지[각주:4]는 리더십, 협상 흥미, 대인 민감성, 세심함, 아이디어 산출 욕구 등을 조사한다.

 

이처럼 어떤 분야에서는 직무분석이 한계를 보이고, 특히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고정적인 직무 분석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경영학의 패러다임이 인간관계론에서 기업문화로 옮겨간 이후 어떤 학자들은 고정적인 직무 대신에 직무를 수행하는 능력인 역량을 중시하는 역량 모델링을 주장한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역량은 종업원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의미하는데, 기존의 KSAO보다 더 포괄적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급격한 사회변화로 인해 구체적인 특정 KSAO 집합으로 직무를 수행하는게 힘들어지면서 역량이 강조되게 되었다. 역량도 다른 KSAO와 마찬가지로, 시장환경과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정의된다.

 

역량 모델링은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필요한 역량들을 목록화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역량 모델링은 기존의 직무분석에 비해 근로자의 능력을 중시하고, 구성원의 집단적 검토를 통해 역량을 발견/평가하며, 직무분석에서는 조직의 가치나 비전은 다루지 않지만 역량 모델링에서는 기업문화의 자식답게 조직의 사명을 중심으로 역량을 정의하는 인재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역량 모델링은 먼저 1)경영전략과 목표를 설정하고, 2)기업내 직무/직위/직무군을 분석하며, 3)고수행자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하고, 4)이를 바탕으로 역량의 목록을 작성하고, 5)이 목록과 모델의 타당성을 확보하면서 만들어진다. 

 

역량모델링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기존의 분석대상이었던 과업에 비해 역량이 가지는 장점을 이야기한다. 이들에 따르면 역량은 효과적인 직무수행을 예측하고, 현재와 미래의 기술 획득 및 career point에 필요한 기술의 획득과 관련되며, 피드백과 코칭을 위한 프레임을 제공한다. 또한 교육 성과를 확인하는 준거가 되기도 하고, 임원으로 갈 직원을 확인하고 개발하는 로드맵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학자들은 이들이 정의한 역량이 기존의 과업과 큰 차이가 없다고 비판한다. 비슷하게 역량모델링이 모호하고 직무분석과 큰 차이가 없다며 이를 비판하는데, 사실 역량모델링은 학계보다는 산업 현장에서 주로 다뤄진다.

 

직무수행준거

직무분석의 한가지 목표는 직무수행을 평가하는 준거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직무가 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직무수행준거는 없다. 직무수행준거는 객관적인 지표로 판단되는 객관적 직무수행준거와 개인의 주관적 평정에 근거하는 주관적 직무수행준거로 나뉘는데, 객관적 직무수행준거도 어느 정도 주관적이며 어떤 경우에는 자료의 질적 해석을 위해 일정 정도의 주관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직무수행준거는 아래 9가지가 있다.

 

  • 생산량: 생산직에서 사용된다. 생산에서 오류를 내는 오류율(error rate)은 실제로 큰 가치가 없어서 잘 쓰이지 않는다.
  • 판매액: 영업직에서 주로 사용된다. 직무수행을 반영할 수도 있지만, 시장 잠재력, 결제상황, 신규시장 등 다양한 외부요인에 의해 오염되기 쉽다.
  • 근속기간/이직: 매우 자주 사용되는 준거로, 기업은 일반적으로 교육비용을 최소화하고 장기적으로 활용가능한 인재를 추구하기 때문에 근속기간이 길고 이직이 적은 노동자를 선호한다. 하지만 커리어개발을 위해 자발적으로 이직하는 노동자는 오히려 고평가될 수 있다.
  • 결근: 병가는 포함되지 않는다. 근속기간/이직과 마찬가지로 종업원 안정성과 관련되어 있으며, 노동자의 가정불화, 직무불만족, 알코올 남용, 성격 등 다양한 요인이 개입한다.
  • 사고: 주로 생산직에서 관리직을 평가할때 사용된다. 이는 사고율을 준거로 사용하면 그만큼 임원들이 안전사고에 더 유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는 예측이 힘들고 일관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 절도: 이게 왜 들어가있는지 궁금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절도는 중요한 준거이다. 소매업 절도의 42%, 병원의 32%, 공장의 26%의 절도가 노동자에 의해 일어나며, 모두 비 관련자의 절도율보다 높다. 절도율이 높으면 조직공정성이 침해됬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절도율이 높으면 조직공정성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한다.
  • CWB(반생산적 작업행동, 일탈): 조직에 해를 끼치거나 끼치기 위해 노동자가 하는 의도적 행동으로, 험담, 협박, 태업, 절도, 영업비밀 누설, 자산 손상 등이 포함된다. 자본가들이 기본적으로 질색하는 총파업에서 직장 내 혐오발언까지 다양한 행동이 포함된다.
  • 정서노동: 노동자가 느끼는 정서와 표현하는 정서의 차이로, 겉과 속이 명확히 분리된 표면행위와 노동자 자신도 직무에 성실히 임하는 내면행위로 나눌 수 있다. 표면행위가 심해지면 노동자가 우울, 소진, 냉소, 자아 혼란을 경험할 수 있고, 내면행위의 경우 자아 혼란이 올 수 있다. 이는 모두 고객만족에 부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직무수행준거의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로 포함되었다.
  • 적응행동/조직시민행동(OCB): 적응행동은 직무수행에 일반적으로 적합한 행동으로, 유연함, 개방성, 다재다능이 포함된다. 조직시민행동은 전반적으로 사회의 복리에 기여하려는 행동인데, 조직시민행동이 많이 나타나는 노동자는 전반적으로 직장에도 헌신하려고 하기 때문에 주요 준거로 선정되었다. 조직시민행동은 실제로 몰입, 충성도, 긍정적 수행과 관련되어 있다.
 
역동적 직무수행 준거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여 미래예측에 사용하기 힘든 직무수행준거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생산성과 사고, 결근이 있는데, 생산성과 결근은 시간이 지나면서 숙련되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감소하는 반면, 사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겁이 없어져서 소폭 상승한다. 역동적 직무수행 준거는 대개 시간에 따라 정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미래예측에는 사용하기 힘들다. 

 

3.인사결정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인사결정은 인원을 채용, 분류, 배치, 선발, 평가하는 전 과정을 이르는 말이다. 기업의 인사결정에는 인사결정 관련자와 조직 특성, 사회문화가 관여하는데, 인사결정 관련자는 HR 부서(인사부서) 근무자, HR 매니저, 동료, 상사, 신입사원 관리자, 어떤 경우에는 지원자들이 포함된다. 인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 조직 특성은 조직문화와 분위기, 기업의 인재상이 있으며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와 여기서 파생되는 타인에 대한 신뢰 및 이상적인 노동자상이 인사결정에 영향을 끼친다.

 

인사결정은 항상 조직의 니즈에서 시작된다. 과학적인 인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기업에서는 조직에서 인원고용의 필요성이 발생하면 과학 이론과 기업전략이 충실히 반영된 타당하고 신뢰로운 선발검사를 제작한다. 이러한 검사는 지원자가 가지는 여러 자격을 확인하여 지원자가 적합한지 검사하고, 여기에는 과학 이론 및 기업전략뿐만 아니라 문화적 가치까지도 반영된다. 이러한 과정의 모든 요소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이 조직한 인사결정 모델에서 선발체계는 직무분석에서 출발한다. 직무분석을 통해 학자들이 준거와 예측변인을 설정하면, 예측변인이 준거를 적절히 예측하는지 평가한다. 만약 타당도가 높다면 이 예측변인들이 모집전략에 반영되고 선발체계로 이어진다. 선발체계는 한 사람의 취업 여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에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은 선발체계가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작용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선발체계에 대한 효용성 평가는 자주 이뤄져야 한다.

 

인사결정에서 고려되는 모든 도구들은 효용성(utility)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이 도구들이 인사결정과 관련해서 어떤 방식으로건 기업에 경제적 이익을 주어야 한다. 이는 인사결정 도구의 타당성을 낮출 수도 있다. 왜냐하면 타당도가 매우 높은 도구라도 만들고 사용하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면 없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인사결정 도구는 비용보다 이익이 커야 한다.

 

사회적 고려

20세기 후반부터 인사결정에서 공정성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주된 논쟁은 공정성이 직무관련성보다 우선해서 중시되어야 하는가이다. 미국의 경우 1964년부터 민권법을 제정하여 소수집단에 대한 모든 방면에서의 차별을 줄이려고 하고 있는데, 이 방면에는 기업고용도 포함된다. 또한 1990년대에 장애인 고용법을 제정하여 명확한 직무관련성이 근거되지 않는다면 장애인을 고용에서 차별하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시기에 연령차별 금지법을 통과시켰고 장애인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서 공무원의 3% 이상을 장애인으로 의무고용하고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5% 이상 고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2010년대 말 포괄적인 차별을 금지하자는 차별금지법이 제출되었으나, 동성애에 대한 비정상적인 혐오감을 가진 기독교도들의 비난과 로비에 의해 법이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에서의 공정성에 대한 이슈는 주로 불리 효과를 방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불리 효과(adverse impact)는 인사결정 도구의 오류로 인해 특정 소수집단의 구성원이 예상되는 수보다 더 적게 선발되는 현상을 말한다. 불리 효과가 일어났는지를 판단하는데는 80% 법칙이 사용된다. 즉 소수집단과 주류집단을 인구비례로 맞춰 보았을때, 소수집단 구성원의 채용률이 주류집단의 80% 이하일때 불리 효과가 발생했다고 본다. 가령 백인이 80명이고 흑인이 20명인 지원자들 중에서 백인 합격자가 80명, 흑인 합격자가 14명이라면 흑인이 예상되는 인구비율에 비해 70%밖에 뽑히지 않았으므로 불리 효과가 발생했다고 본다. 필자는 이 방법이 소수집단간 능력차이를 가려서 비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비판한다.

 

한편 21세기에는 다양성도 인사결정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인사결정에서 다양성이란 국가사회의 인구통계적 다양성이 직장에서도 재현되는 정도로, 다양성이 증진되는 회사는 실제로 영업실적이 좋아지기 때문에 일반 기업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인사결정에서 다양성은 노동자의 높은 인구통계적 변량을 통해 낮은 직무수행 변량, 즉 노동자들의 안정된 직무수행을 산출하기 위한 수단이며, 동시에 다양한 문화를 녹여내어 생산성에 적합한 문화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양성에서도 공정성과 마찬가지로 효율적인 인사결정 도구가 예상치 못하게 다양성을 침해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다양성-타당도 딜레마라 불리며 대안검사나 검사시간 연장, 검사불안에 대한 코칭이 대안으로 제시되어 있다.

 

조직전략

조직전략이란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다. 조직이 어떤 전략을 추구하고 어떤 환경에 처해있는지가 조직이 인적 자원에 소비하는 비용의 크기를 결정한다. 가령 일반적인 패스트푸드점은 공산품을 빠르고 저렴하게 고객에게 제공하는게 주요 고객 니즈이며, 따라서 인적 자원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에게 요구하는 KSAO도 낮고 인적 자원에 비용도 적게 들인다. 반면에 의료산업은 완치와 전문적 서비스 제공이 주요 고객 니즈이기 때문에 인적 자원의 중요성이 크다. 그래서 이런 기업에서 인적 자원 비용은 일종의 투자로 간주되며, 직원들에게 높은 KSAO를 요구하고 상당한 자본을 인적자원에 투자한다. 현대에는 복잡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으로 인해 인적자원의 질이 중시되고 인적자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모집

모집이란 사람들을 우리 직장에서 일하도록 끌어들이는 것으로,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고 유지하는 일은 조직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이다. 일반적으로 지원자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점점 축소되어 결국 소수만 직원으로 선발되는데 이를 모집 절차 피라미드라 하고 세부적인 피라미드의 형태는 기업마다 다르다. 보통 비정규직을 뽑는데는 인당 1000$, 정규직은 7000$, 임원급은 23000$가 모집에 소요된다.

 

모집은 직업 박람회, 인터넷, TV, 지인 추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입소문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는데, 지인을 통한 긍정적인 정보의 확산이 조직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고 질좋은 인재를 끌어들인다고 알려져 있다. 사회의 실업률이 높으면 기업이 지원자를 걸러내고, 사회의 실업률이 낮으면 지원자가 기업을 걸러낸다. 일반적인 상황은 둘 사이에 있다고 간주되나, 대개는 기업보다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업이 지원자를 걸러내는 성향이 강하다.

 

공정한 선발은 모집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여기서 공정하다는 말은 선발체계가 능력에 맞게 지원자를 대우하거나(형평),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거나(평등),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필요)을 말하는데, 기업환경에서는 보통 형평성만 중요하고 나머지는 잘 고려되지 않는다. 선발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발체계의 안면타당도가 높아야 하고, 지원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능력을 증명할 기회를 주어야 하며, 수행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피드백은 지원자의 행동에 대해 평가를 해주는 것으로, 선발체계는 기본적으로 제작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정답을 알려주는 일은 없다. 

 

인맥과 불공정이 판치는 시장에서 대체 공정한 선발이 왜 중요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으나, 공정한 선발은 기본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된다. 앞서 말했듯이 기업의 지원자는 잠재적 고객이기도 하며, 그렇기 때문에 얘들이 입을 함부로 놀리며 기업에 손해다. 미국의 경우 채용의 공정성에 의문이 드는 경우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반대로 선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형성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공정한 선발을 위해 기업들은 지원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능력을 보일 수 있도록 선발체계를 보완하고, 떨어진 지원자를 격려하여 심리적 후폭풍을 최소화한다. 굳이 탈락자에게 귀하와 일하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입에 침발린 말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인사선발

인사선발은 모집을 통해 들어온 지원자들을 가려내는 과정이다. 인사선발에서 산업심리학자들이 하는 일은 예측변인 합격점을 정하는 것으로, 사람을 뽑고 떨어트릴 커트라인을 정하는 것이다. 이 커트라인은 기업에서 정한 선발율(selection ratio)에 영향을 받는데, 선발율이 어떻든 예측변인 점수와 준거 정도를 바탕으로 보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타난다.

 

예측변인과 준거에 기반한 지원자 점수의 분포.

 

위 그림에서 A와 B가 많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C와 D이다. 각각 C는 능력이 되는데도 불합격한 2종 오류에 해당하고, D는 능력이 없는데도 합격한 1종 오류에 해당한다. A를 올바른 합격자, B를 올바른 불합격자, C를 잘못된 불합격자, D를 잘못된 합격자라 부르는데, 잘못된 불합격자는 다시 지원하여 뽑힐 가능성이 있는 반면 잘못된 합격자는 다시 해고하기 위한 법적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에(특히 한국에서) 선발체계는 되도록 지원자 분포의 폭을 좁히고 1종 오류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그리고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선발체계도 다른 검사도구와 마찬가지로 다중공산성이 높은게 좋다. 즉 설명력이 같을 때는 하위요인들이 서로 겹치는 부분을 예측하는 것보다는 서로 겹치지 않는 부분을 예측하는 것이 더 좋다. 

 

예측변인 합격점은 대개 70점으로 설정된다. 이는 무슨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게 아니고, 고대 중국에서 천자가 아무렇게나 정하여 법령으로 포고한게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천자가 지금 우리회사 사정을 알리는 없기 때문에 예측변인 합격점을 설정할 때는 직무수행에 대한 기대수준이 합리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예측변인 합격점은 직무분석 결과에 근거해야 하고, 합격자가 최소한의 합당한 직무수행을 하도록 점수를 설정해야 한다. 어떤 조직에서는 일정 범위의 점수는 모두 같은 점수로 취급하는데, 수능 등급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등급제는 69점과 70점이 능력은 비슷한데도 극명하게 결과가 갈리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어차피 등급도 점수따라 갈리는 건 비슷하다는 약점이 있다.

 

하늘 아래 완벽한 것이 없는 것은 인사선발도 마찬가지다. 많은 학자들이 타당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오류는 마치 죽음의 말처럼 어디서나 따라온다. 선발체계를 약하게 만드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먼저 정상인과 다른 배경,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능력 여하에 관계없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심리학 개론에서도 말했지만 인간행동은 본래 변산성이 크며, 능력이 있어도 일을 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반대로 능력이 약간 부족해도 성취욕구가 뛰어난 사람은 직장에서 더 좋은 수행을 보일수도 있는데, 성취욕구는 반영된 선발체계가 별로 없기 때문에 이는 선발체계의 타당도를 하락시킬 수 있다.

 

인맥

적어도 유럽에서는 근대 이전에 직원을 주로 가족으로 채용하거나, 가문 단위로 형성된 인맥을 통해 구했다. 그리고 현재에도 추천서나 개인적인 소개, 로비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공식적이고 열린 절차 대신 채용자와 어떠한 관계를 맺은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한국에서 수행된 연구[각주:5]에서 인맥에 따른 채용은 전체 채용의 61.5%였고, ISSP 조사(해당 조사는 자신의 현재 일자리의 채용정보를 얻은 곳을 중심으로 인맥채용과 비인맥채용을 나누었다)에서 나타난 국제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당 연구에서 부패인식지수가 높고 자영업자 비중이 낮을수록 인맥에 의한 채용이 적었으며, 부패인식지수와 자영업자 비중, 인구 만명당 공공고용서비스(PES) 종사자의 수가 포함된 모델이 전체 인맥채용의 79%를 설명하였다.

 

배치와 분류

배치와 분류는 합격자들을 직장에 배치하고 분류하는 것을 말한다. 정확히 배치(placement)는 하나의 검사 점수에 기초하여 사람을 배정하는 과정이고, 분류(classification)는 2개 이상의 검사 점수에 기초하여 사람을 배정하는 과정이다. 분류는 배치보다 보통 선발율이 낮고 복잡하나 예측력이 높고 따라서 효용성도 일반적으로 더 높다. 그러나 2개 이상의 검사를 적절히 배합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업(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배치건 분류건 일단 특정 사람이 특정 직무에서는 더 잘할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하고, 사람들이 가장 나은 수행을 보일 직무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배치/분류 전략은 3개가 있는데, 직업지도전략은 합격자의 선호를 최대한 고려하는 것으로 합격자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이는 합격자 개인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전략이다. 반대로 조직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전략도 있는데, 순수선발전략은 합격자의 능력을 최대한 고려하는 것으로 합격자는 자신이 최소한의 자격을 충족하는 일에서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연속선발전략은 이 둘의 절충안이라 할 수 있는데, 연속선발전략 하에서 합격자들은 최소한의 자격이 충족되는 직무들에 배치되고 직무에 자리가 남으면 재능을 보이는 합격자를 배치한다.

 

 

4.직무수행관리

직무수행관리는 조직이 높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내외의 모든 자원을 관리하고 정렬하는 절차이다. 성공적인 조직은 조직을 구성하는 인력, 자산, 전략이 적절히 조화되어 작동할때 가능하며, 이를 달성하는 절차가 직무수행관리이다. 직무수행관리의 중요한 축은 직무몰입, 커리어, 승진, 보수 등의 개인목표와 조직목표를 조화시키는 것인데, 두 목표가 일치할 경우 직원의 개별수행이 조직의 성장에 제대로 기여하나 조직의 12%만이 둘을 일치시킨다. 조직이 성취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거나 계획이 효과적이지 못할때 불협화음이 나타나는데, 이 불협화음은 중요하지 않은 긴급사항의 다발, 탈진감, 갈등 등으로 표출된다.

 

직무수행관리는 4단계에 걸쳐 일어난다. 4단계는 다시 1단계로 이어지는 직무수행관리 프로세스를 구성하는데, 이 프로세스는 직무수행을 정의, 측정, 동기부여, 개발하는 통합적인 과정이다.

 

  1. 직무수행 정의: 목표와 기대를 설정한다.
  2. 직무수행 평가: 직무수행을 관찰하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다.
  3. 직무수행 검토: 평가를 토대로 코칭과 피드백을 제공한다.
  4. 직무수행 결과: 동기부여를 위해 보상을 제공한다. 

 

직무수행평가

직무수행에서 평가는 여러 의사결정의 토대가 된다. 직무수행평가를 기준으로 개인에 대한 의사결정(보상, 승진 등)이 이뤄지고, 개인 내 의사결정(배치 및 커리어에 활용)에도 사용되며, 시스템 유지에 대한 의사결정(교육 필요성, 인사시스템 평가)에도 사용되고, 무엇보다 차후 법적 시비를 방지하기 위한 근거자료를 문서화하는 기반이 된다. aguinis에 따르면 직무수행평가는 아래 6가지 기능을 위해 실시된다.

 

  • 전략: 직원에 대한 기대치를 극대화하고 개인목표와 조직목표를 일치 
  • 행정: 급여, 승진, 보너스, 해고를 위한 정보제공 및 고/저성과자를 파악하여 조직효과성 증대
  • 의사소통: 개인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어 선택과 집중에 대한 의사소통 촉진
  • 개발: 피드백과 교육을 제공하여 몰입 극대화 및 수행 개선
  • 조직유지: 승진대비 교육과 교육에 대한 평가 및 인력수급 계획
  • 문서화: 문서화된 평가자료는 직무수행준거와 그 타당도 연구, 법적 방어를 위한 근거자료 작성에 사용됨.
 

일반적으로 직무수행평가는 상사가 실시하게 된다. 상사는 직장에서 개발과 수행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 역할과 급여 및 인사결정을 내리는 판단자 역할을 하는데, 이 둘을 동시에 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여러 번의 수행평가를 하며, 상사들이 서로 다른 역할과 직원을 맡아 직무수행평가를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은 수행피드백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여긴다. 또한 수행의 개선을 위해서도 평가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다만 평가에서의 차이는 공정하게 측정되어야 하고 결과를 통해서도 나타나야 하며, 이렇게 수행된 평가는 직원들을 동기부여할 수 있다. 고용주의 입장에서 평가는 인사결정과 법적 방어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직무수행평가의 차원과 기준들을 통해 전략적 목표가 조작적으로 정의되거나 기대를 명료화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는 개인별로 평가가 주어졌으나 최근에는 팀이 평가의 단위일 수도 있다.

 

법적 측면

직무수행평가가 부당하다고 느끼면 미국의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슈를 피하고 직무수행평가 결과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평가가 객관적이고 직무와 관련되어 있거나 직무분석에 기초해야 한다. 또한 특성보다는 행동(결과물)에 기반하여야 하는데, 행동은 구체적 기능과 관련되고 피평가자가 통제가능한 행동이어야 한다. 

 

이러한 평가를 수행하기 위해서 평가절차는 직무군 내의 모든 직원에게 표준화되고 동일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전달되어야 하고, 수행에서의 결함에 대해 지적하여 고칠 기회를 주어야 하며, 직원이 자신의 평가결과를 볼 기회를 주어야 하고 맘에 안들면 항의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항의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평가는 다수의 다양한 평가자가 실시해야 하며 평가자료는 문서화되어야 한다. 평가는 철저하고 일관적인 평가를 위해 수행의 구체적인 예를 포함하는 형태로 만들어져야 하며(후술할 BARS가 그렇다) 잠재적 차별가능성이나 체계 전체의 불합리성을 감지할 체계도 설립해야 한다.

 

평가를 위한 정보들

능력이 있으면 결과로 증명하라는 말이 있듯이, 결과(객관적 자료)는 직무수행평가를 위해 사용되는 주요한 준거 중 하나이다. 생산량, 판매 수, 고객 응대 수 등이 결과로 여겨지며 직관적으로 타당하게 보인다. 그러나 결과의 차이는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수행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만 보는 것은 좋은 직무수행평가라고 볼 수 없으며 특정 직무에서는 지양된다.

 

인사기록은 결근, 이직, 사고 등에 대한 기록을 말한다. 결과와 함께 사용되는 대표적인 정보들인데 사고는 제한된 직무에서만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인사기록은 수행에 대한 포괄적인 자료는 주지 못하며, 주로 나쁜 수행수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

 

나머지 정보들은 모두 인사담당자에 의해 행해지는 판단적 자료에서 얻어지는데, 판단적 자료는 거의 모든 직무에서 사용될 수 있으며 실제로도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주관적인 면이 많이 개입되기 때문에 휴리스틱에 취약하며, 그렇기 때문에 판단적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평정오류의 종류와 발생할 수 있는 편파를 이해해야 한다. 직무수행평가에서 나타나는 주요 오류는 다음과 같다.

 

  • 순서 오류: 초두효과와 최신효과. 초두효과는 피평가자를 전반적으로 평가할때, 최신효과는 피평가자의 특정 부분을 평가할때 나타난다.
  • 대비 오류: 피평가자를 수행이 매우 좋거나 나쁜 피평가자와 비교하면서 발생하는 오류. 햇빛 앞에서는 촛불이 어둡다는 말은 딱 이를 가리키고 하는 말이다. 보통 상대평가시에 잘 나타난다.
  • 후광오류: 피평가자가 모든 영역에서 수행할 잘하거나 못하리라고 착각하는 오류. 피평가자가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경우는 미운털 오류(horn error)라고도 하며 한가지 측면으로 피평가자를 평가하려고 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평정오류중 가장 만연하여 올림픽 심판에서도 관찰되나[각주:6] 후광효과를 가미하는 경우 평가가 더 정확해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 관대화 오류: 피평가자를 너무 좋게 평가하는 오류. 이는 기본적으로 남과 대립하기를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때문에 나타나며, 이외에도 피평가자가 자기 부하거나 나쁜 평가가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오는 경우 잘 나타난다. 성실성이 낮고 우호성이 높으면 나타나기 쉬우며 정규분포에 따라 평정하도록 요구받으면 완화된다.
  • 엄격화 오류: 관대화 오류의 반대로, 기대가 너무 높았거나 피평가자가 평가자와 대립하는 경우 나타난다.
  • 중앙집중 오류: 피평가자를 너무 중간수준에 배정하는 오류. 평가자가 평가방법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평가능력이 부족할때 발생하며, 낮게 평가할때 발생할 피평가자와의 충돌을 줄이고 평가방법에 회의적이거나 피평가자를 잘 모를때도 발생한다. 유용한 정보가 부재하고 피드백을 주는데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지양되어야 한다.
  • 조망이론: 조망이론은 전망이론의 응용으로, 개인이 평가를 주관적 가치차원과 확률로 구성된 참조틀(frame of reference)에 기반하여 평가를 진행한다고 본다. 이때 부정적 평가는 대개 손실상황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그러한 상황에서 점수의 차이가 커진다.
  • 내현성과이론: 평가자가 자신만의 평가차원을 사용하는 오류. 평가자가 보유한 개인적 이론(idosyncrasy)이 강할수록 조직의 평가차원을 덜 활용하며(누락 오류), 반대로 조직에서 제공한 평가차원보다 더 많은 차원을 반영하는 경우(첨가 오류)도 있다.
 

평정오류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선 일관적인 연구결과가 존재하지 않는다. 보통 휴리스틱의 원인이 되는 인지적 구두쇠 성향이나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큰 경우 인지적 노력을 더 들이고 존재하는 차이를 벌리는 지각대비이론이 후보로 제시되어 있다. 평정오류를 줄이려면 평가자가 이에 대한 훈련을 받아야 하고, 2명 이상의 평가자가 있으면 좋으며, 어떤 사람이 일을 잘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또한 수행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구조화된 일지가 사용되면 평가가 더 정확해진다.[각주:7] 

 

평가자 동기

평가자 동기는 평가자가 자신의 평가를 왜곡하게 하는 조직의 압력을 말한다. 그래서 의도적인 평가 왜곡으로도 불리며, 많은 평가자들이 정확하게 평가하는 능력의 부족보다는 의지의 부족으로 평가에서 오류를 범한다.[각주:8] 실제로도 개발 목적으로 실시한 평가의 점수가 행정 목적으로 실시한 경우보다 표준편차 기준 33% 더 낮았다.[각주:9] 평가자 동기는 주로 낮은 평가에 대한 불만을 회피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하거나, 평가내용이 부하의 급여, 승진 등과 자신의 인사고과에 반영되어 자신과 부하직원들에게 잘 대해주고 싶을때 발생하며, 정확한 평가에 대한 보상이 부재하고 처벌도 없는 경우 발생하기 쉽다.

 

이외에 부하의 경력관리를 위한 정략적 평가, 집단의 화합을 이루려는 압력,[각주:10] 지적하려는 대상이나 정리해고 대상에 대한 낮은 평가 등이 평가자 동기의 원인이 된다. 평가자 동기를 줄이려면 좋은 수행과 나쁜 수행이 명확하게 정의되고 정확한 평가에 보상이 따라야 한다. 또한 평가가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낮은 평가에 처벌이 주어져서는 안된다.

 

평가척도

직무수행평가에서 주로 쓰이는 척도는 도식적 평정척도가 있다. 도식적 평정척도는 개인의 능력이나 직무이해도, 직무의 양, 창의성 등 다양한 개인의 특성을 5-7점 척도로 평가하게 하는 것으로, 리커트 척도와 동일하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일반적으로 리커트 척도의 타당도는 높으나, 사회적 바람직성으로 인해 신뢰도는 낮다.

 

행동체크리스트는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안했는지로 직무수행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행동체크리스트 기법에는 중대사건법과 BARS가 있는데, 중대사건법은 좋거나 나쁜 직무수행과 연관된 구체적인 행동 목록(중대사건)을 작성하고 이를 직원이 하는지 판단하여 직무수행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중대사건은 실제 직무에서 관찰된 행동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직원 개개인에게 구체적으로 지적, 개선하는데 수월하고 면담과 훈련프로그램 수립에 적절하다. 그러나 그만큼 중대사건을 특정하는게 힘들고 많은 비용을 소모하며, 따라서 제작자의 관찰능력이 중요하다.

 

BARS(행동기준평정척도)는 중대사건법과 리커트 척도가 합쳐진 것이다. BARS는 중대사건을 제시하고 그 행동을 하고 있는지 리커트 척도로 평가하게 하는데, 중대사건법보다 객관적이기 때문에 많이 쓰이고 있다. BARS는 전문가가 개발하고 직원이 참여하기 때문에 내용타당도와 안면타당도가 높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어떤 직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종업원 비교법

종업원 비교법은 종업원들을 서로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직무수행을 평가하는 방법이다. 종업원 비교법에는 3가지가 있는데, 순위법은 업무효율성을 기준으로 모든 직원들의 순위를 매기는 방법이다. 순위법은 매우 잘하거나 못하는 종업원을 가려낼때 유용하지만 종업원의 수가 많고 능력이 서로 비슷한 경우 종업원간 비교가 어렵고 임의적으로 결정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순위법은 일반적으로 잘 쓰이지 않으며, 종업원의 수가 적고 종업원간 상대적인 위치만 알면 되는 상황에서 사용된다.

 

짝비교법은 장교평가에서 처음 사용된 방법으로, 모든 직원을 짝지어서 비교하는 방법이다. 토너먼트와 비슷한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짝비교법은 간단하고 능력이 같은 직원에게 같은 점수를 줄 수 있지만, 직원의 수가 늘어날수록 토너먼트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그래서 직원이 매우 적은 집단인 경우에만 가용하다. 

 

강제배분법은 종업원 비교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으로, 종업원의 수행이 정규분포를 이룬다고 가정하고 직원들을 이에 맞추어 배분하는 방법이다. 최하등급 축출법은 비슷하게 직원들을 정규분포에 따라 강제배분한 후 하위 10%를 매년 잘라버리는 방법인데, 시행 몇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진다. 여기서 보듯이 강제배분법도 여러 문제가 있는데, 먼저 직원들의 직무수행이 역 카이제곱분포를 따르거나 하위 10%가 일을 썩 잘하는 경우 문제 생길 수 있고, 올라갈 수 있는 인원을 이렇게 쳐내면서 winner circle(비극적으로 떨어진 인재가 다시 올라오는 경우)이 붕괴할 위험성이 있다. 또한 작은 수행차가 등급차이로 이어져 임금 등에서 심대한 불이익을 가져올 수 있으며, 이러한 단점들은 정치적 술수에 악용될 수 있다.

 

평가자 교육

앞서 말한대로 훈련받은 평가자는 휴리스틱에 덜 취약하다. 평가자 교육은 평가자가 휴리스틱에 덜 취약하도록 해주는 교육이다. 후광오류[각주:11]에서 보이듯이 일반적으로 평가자 교육은 효과가 좋으나 어떤 경우에는 평가의 정확성을 증대시키지 못하며 다른 요인과 상호작용하여 정확성을 낮추는 경우도 가능하다. 효과적인 교육은 줄이려고 목표한 오류에 따라 방식이 달라지며,[각주:12] 참조 기준과 피드백을 평가자에게 제공하면 정확성이 증가한다.

 

참조의 틀 훈련은 유용한 평가자 교육방법 중 하나이다. 참조의 틀 훈련은 평가자들이 평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서로 공통된 관점과 기준을 설정하도록 교육하는 과정으로, 메타분석에 따르면 참조의 틀 훈련은 교육성과를 높이는 좋은 방법으로 밝혀졌다.

 
다면평가

다면평가는 상사말고 다른 사람이 직원의 직무수행을 평가하는 것으로, 경영환경이 복잡해지는 현대에 다면평가가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다면평가는 자기평가가 있는데, 자기평가는 관대화 오류가 더 심하고 자신을 상위 25%로 생각하여 타인의 판단에 일관되지 못한다. 이는 자기평가가 개인적 기술과 능력을 강조하는 반면 상사들은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귀인 차이가 원인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기평가는 인사결정보다는 상담과 자기개발을 위해 사용된다.

 

동료평가는 말 그대로 동료끼리 평가하는 것이다. 군대에서 장교를 평가할때 주로 사용되며, 방법에 따라 집단에서 지명된 우수한 동료가 나머지를 평정하는 동료지명, 동료 각각의 직무수행을 주어진 차원에서 평가하는 동료평정, 각각의 직무수행에 순위를 매기는 동료순위 등이 있다. 그러나 서로 친한 사이거나 라이벌인 경우 평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상사와 달리 직무지시를 통한 평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원에 대한 평가가 더 불완전하다.

 

360도 피드백은 상사는 물론 자기, 동료, 부하, 고객까지 다수의 출처를 동원하여 시행되는 평가로, 말그대로 전방위적이다. 360도 피드백은 개인의 발전기회를 제공하고 왜 같은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다 다른지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며, 피평가자의 수행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제공된다. 그러나 실제 평가자료의 25%만이 실제 직무와 관련되고 54%는 평정오류에 의해 야기되며, 사교성과 리더십에서만 효과를 보인다. 360도 피드백은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지에 따라 다양한 차이점이 발생한다.

 

직무수행관리에서의 피드백

지금까지 평가 얘기만 죽 늘어놨지만, 직무수행관리는 평가에서 끝나면 안되고 이를 바탕으로 피드백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피드백에서는 결과를 어떻게 얘기하는지가 중요하며 객관적인 피드백은 정보와 동기의 측면에서 수행을 개선하는데 기여한다. 정보적인 측면에서 피드백은 직원들이 주요 의무를 잘 수행했는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준거 틀을 제공하고, 동기적 측면에서 피드백은 노력이 헛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심어주고 목표에 대해 격려해주어 업무효율성을 증대시키며, 좋은 행동을 보상하고 잘못된 행동을 교정할 기회를 주어 심리적 욕구를 만족시킨다. 

 

이상적으로는 그렇지만, 문제는 많은 피드백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피드백의 3분의 1은 수행을 올리기보다는 떨어트린다. 많은 상사들은 피드백을 꺼리며, 피드백 과정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감추는 함구효과(mum effect)가 나타난다. 그럼에도 많은 직원이 피드백을 추구하는데, 이는 자신의 수행을 개선하려는 도구적 동기와 자기개념을 강화/방어하려는 자아-기반 동기, 자신을 타인에게 더 잘 보이려는 타인-기반 동기때문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직원의 통제하에 있다고 믿으면 수행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정확한 평가시스템의 결과라고 믿으면 피드백에 대한 수용도 높아진다. 낮은 기술을 가진 사람, 즉 못하는 사람들은 수행결함에 대해 명확한 피드백을 제공했을때 이를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피드백 반응과 공정성

대체로 대부분의 직원들이 인사평가를 싫어하며, 여기에는 평가를 실시하는 상사도 포함된다. 또한 피드백이 도움이 되었다고 보고한 직원도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피드백에 대한 수용은 직무수행평가에 대한 지각된 정확성/일치도, 직무수행평가 이후 직원 동기, 공정성 지각, 만족도, 지각된 효용성 등이 관여한다. 평가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려면 보상은 되도록 늘리고 처벌은 가능한 줄여야 한다.

 

직무수행평가가 공식적/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적합한 피드백과 보상이 같이 제공되는 경우 직무수행평가는 직원의 수행을 개선시킨다. 반면 직무수행평가가 밀실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부적합한 피드백과 같이 제공되면 직무수행평가는 직원의 수행을 낮추고 불안정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직원은 자신의 수행이 생산성과 성과 달성에 기여한다면 바람직한 보상과 지지적인 피드백이 주어지리라고 예상하며, 수긍할 만한 평가체계는 경영층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직무수행평가를 호의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생산성 증대에 기여한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사용자 반응, 공정성 지각, 평가가 직원개발에 사용되는 방식도 여기에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아무리 직무수행관리 체계를 잘 짜도 호응을 못 얻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수용도는 매우 중요하다.[각주:13] 일관되고 효과있으며 수용도가 높은 평가를 위해서는 직무와 수행에 대한 상사의 지식, 부하에 대한 상사의 지원, 부하의 참여권장이 갖춰져야 한다. 아울러 공정한 평가일수록 수용도가 높기 때문에, 평가는 아래의 지침을 실행하는게 좋다.

 

  • 평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기회제공
  • 평가면접 시 양방향 소통
  • 반박기회 제공
  • 평가자가 직무를 잘 이해
  • 직무수행기준의 일관된 적용
  • 실제 성취한 수행에 기초해 평정
  • 객관적 평가에 기초한 급여/승진 제안
 

5.직장에서의 정서와 행동

조직심리학은 최근까지 정서보다는 인지적 요소에 더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직장 환경을 연구하는데 있어 정서는 무시할 수 없는 안정적이고 중요한 요소이다. 조직심리학에서의 정서는 인생관과 관련된 보편적 성향, 근본적 차이, 태도 등을 말하는데, 정서 조절과 정서지능, 정서전염이 조직심리학의 관심 대상이다. 정서조절은 자신이 느끼는 정서나 기분을 조절하려는 시도이고, 정서전염은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같은 환경 내의 타인이 느끼는 감정을 동일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경향인데 긍정적 정서의 전이가 부정적 정서의 전이보다 강하다. 정서지능은 사회적 상황에 따라 정서적 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으로, 정서노동 관련 직무에서의 수행을 예측하지만 다른 분야에서의 수행과 관련되는지는 논쟁중이다.

 

정서는 직장에서 종업원의 행동은 물론 직무수행에도 영향을 끼친다. 행복은 보통 높은 수행과 상관되며, 반대로 슬픔은 낮은 수행과 연관된다. 분노는 후술할 반생산적 작업행동과 관련되어 있으며, 이때 반생산적 작업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종업원은 후속적으로 조직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정서는 조직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긍정적 감정의 확장과 구축 이론 긍정심리학에서 파생된 이론인데, 긍정적 정서를 통해 사고와 행동 범위가 확장되어 더 많은 자원이 확보가능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더 많이 확보된 자원은 역으로 긍정적 정서의 발생에도 영향을 끼쳐서 양성 피드백이 형성된다. 긍정적 정서는 인식의 폭을 향상시키며, 다양한 생각과 행동을 유발하고 창의성과 대인관계를 증진시켜 더 많은 자원을 가용하게 만든다. 여기서 발생하는 양성 피드백은 건강과 만족감의 증진에도 기여한다.

 

정서노동

정서노동은 종업원이 고객에게 자신이 느끼는 정서와 다른 정서를 의무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노동으로 말한다. 주로 서비스직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정서노동은 정서의 표현양상에 따라 실제 정서와 관련없이 조직에서 요구하는 정서표현을 내보이는 표면행위(표면행동)와, 내면의 정서 상태까지 요구되는 정서표현에 일치시키는 내면행위로 나눌 수 있다. 메타분석에 의하면 표면행위는 웰빙, 일에 대한 태도, 직무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내면행위는 단기적으로는 해악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자아혼란을 발생시킨다.

 

정서노동이 빈번하면 종업언은 자아에서 불일치를 경험하고, 의식적인 노력없이 특정 상황에서 요구되는 정서를 반사적으로 유발하는 경지에 이른다. 이러한 상태는 냉소주의를 유발하며, 자연스러운 거짓 자아(false self)를 유발한다. 이것이 더 지속되면 자존감이 상실되고 내 감정이 없는 것 같은 감정적 마비와 무감각증을 경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처가 요구된다. 미래사회 10대 심리적 위험 요인에도 정서노동이 포함되며, 독일 노사정은 공동선언한 노동재해 예방전략에서 '노동세계에서의 심리적 건강을 위한 공동선언'을 통해, 업무로 인한 심리적 질병을 방지하고 노동과 건강보호, 심리적 질병을 유발하는 위험의 평가, 개선, 경영상에서의 건강보호를 증진해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직무태도(job attitude)

직무태도는 일에 대한 내적 평가로, 신념과 정서를 포함하고 있으며 자신이 속한 조직, 상사, 직무 등 다양한 측면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면서 형성된다. 조직심리학자들은 직무태도와 관련하여 직무만족, 일몰입, 조직몰입, 종업원 몰입, 조직공정성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직무만족은 종업원이 자신의 직무에서 얻는 즐거움의 정도를 말한다. 직무만족은 직무에서 초래되는 실제 성과와 종업원이 기대하는 성과와의 비교에서 결정되며,[각주:14] 시간과 상황에 가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도 종업원의 직무만족이 각자 다를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와 책임감, 도전적인 업무, 내적 보상, 외적 보상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고 개인의 성장경험과 포부 수준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직무만족은 직무 전반에 대한 전반적 직무만족 외에 세부적 항목에 대한 직무 국면 만족도 존재한다. 

 

직무만족은 적극성, 진취성, 열정, 호기심 등의 긍정적 정서와 급여, 노동시간, 물리적 작업조건 등의 객관적 직무상황에 의해 결정되며, 직무상황에 대한 해석이 이를 중재한다.[각주:15] 직무만족은 신경성과 부적으로 상관되고,(r=-.29) 외향성 및 우호성, 성실성과 상관되며,(r=.25, .17, .26) 개방성과도 정적으로 상관되나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직무수행과는 의외로 많이 관련되어 있으며(r=.17-.3), 그러나 직무에 불만족하는 종업원의 일부는 불만족에서 탈출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직무만족이 적으면 이직이 늘어나고(r=-.4), 결근도 증가한다.(r=-.25) 이는 학자들이 직무만족에 관심을 가지는 또하나의 요인이기도 하다.

 

일몰입(work commitment, engagement, involvement, 직무몰입)은 종업원이 자신의 직무에 충성을 다하는 정도이다. 일몰입은 자발적이고 심리적으로 작동하는데,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묵인적 결속은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몰입으로 현실에 대한 체념이 기본바탕이며, 도구적 결속은 이직이 높은 비용을 동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몰입으로 비용-편익 계산에 기반한다. 몰입적 결속은 의지와 헌신, 책임감에 의해 일어나며 자발적 선택에 기초하고, 동일시 결속은 직무와의 동일시에 의해 일어나며 자기주도성에 기초한다.

 

조직몰입은 자신이 속한 조직에 충성심을 느끼는 정도이다. 그래서 충성도로도 번역이 가능하다. 조직몰입의 하위개념으로 정서적 몰입, 계속적 몰입, 규범적 몰입이 있는데, 정서적 몰입(affective commitment)은 조직에 대한 정서적 애착과 일체감을 말하고 조직에 대한 애정에 의해 발생한다. 계속적 몰입(continuance commitment)은 자신이 조직을 떠나면 손해라는 생각에 의해 나타나는 조직몰입이며, 규범적 몰입(normative commitment)은 조직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이다.

 

종업원 몰입(employee engagement)은 종업원 개인이 직무에 활력을 느끼고 헌신하며 몰두하는 정도로, 직무에서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있어 자유재량이 있을때 발생한다. 일몰입과 달리 종업원 몰입은 활력과 헌신, 몰두가 나타나는데, 활력은 일에 대해 보이는 에너지로 정서적 탈진과 대비된다. 헌신은 일에 대한 자부심과 도전감을 말하며, 몰두는 작업에 푹 빠져있는 상태로 몰입과 동의어이다.

 

조직공정성

조직공정성은 조직이 종업원 자신에게 공정하게 대우하는지에 대한 주관적 느낌으로, 선발, 승진, 임금결정 등 다양한 항목에서의 과정과 결과와 관련된다. 조직공정성은 직장 내 절도를 비롯하여 다양한 조직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최근 20년간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 화두가 되었다. 조직공정성은 분배공정성, 절차적 공정성, 상호작용 공정성으로 나눌 수 있다.

 

분배공정성은 성과와 결과를 분배하는데 있어서의 공정성으로, 보상이 기대된 보상과 비슷할수록 좋다. 즉 실제 보상이 기대된 보상보다 많아도 안좋은데, 종업원이 받은 보상에 비례하는 정도로 노동강도를 올리려 하는 과정에서 탈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배공정성이 갖춰지려면 결과가 기여한 정도에 따라(equity), 모든 이에게 동등하게(equal), 개인의 필요에 기초하여(need) 주어져야 한다. 분배공정성의 기준은 문화나 조직마다 다를 수 있으며 조직 구성원간 의견일치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 관련 정보를 숨김으로서 분배공정성을 확보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절차적 공정성은 조직에서 결과를 성취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에서 공정성이 적용되는가에 대한 인식이다. 절차적 공정성이 확보되려면 모든 이에게 말할 기회(발언의 효과)가 주어져야 하고 공식적인 절차적 규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종업원은 절차가 정확하고, 의사결정이 일관적이며, 개인적 편파가 없고, 결과가 수정될 수 있으면서, 모든 이의 관심사가 반영되고 보편적인 윤리기준에 부합할때 절차적 공정성이 확보되었다고 느낀다.

 

상호작용 공정성은 상호작용에서의 공정성으로, 대인간 공정성과 정보적 공정성을 나눌 수 있다. 대인간 공정성은 조직이 개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사람들을 존엄한 존재로 간주하는지 여부고, 정보적 공정성은 조직이 절차 관련 지식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이다. 직장 내 금연정책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종업원에게 금연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홍보한 기업에서 정책이 더 효과가 좋았다.

 

조직시민행동

조직시민행동(OCB, 친사회적 행동, 역할 외 행동, 맥락행동)은 개인이 자신의 직무에서 기대되는 노동 이상의 노동을 함으로써 조직의 전반적인 복리에 기여하는 행동을 말한다. 조직시민행동은 성실성과 우호성에 의해 증진되며, 역할 관련 스트레스는 조직시민행동을 낮추고 조직/상사가 공정하게 대우해준다는 믿음은 조직시민행동을 촉진한다. 

 

조직시민행동의 하위요인으로는 이타주의, 성실성, 예의, 스포츠맨십, 시민덕목이 있다. 이타주의는 타인의 과업이나 문제가 있는 타인을 돕는 행동을 말하고, 성실성은 시간약속의 준수와 조직내 규범에 대한 준수를 말하며, 예의는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조직공정성을 추구하는 것을 말하고, 스포츠맨십은 불평이나 불만, 험담을 하지 않고 있지도 않은 문제를 과장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시민덕목은 조직생활에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책임은 본인의 생산성을 약간 희생해서라도 이뤄진다.

 

조직시민행동은 일반적으로 조직의 수행에 기여한다. 그러나 이는 상사의 평가가 객관적 성과에 못지않게 이타주의와 시민덕목에 영향을 받기 때문일 수 있다.[각주:16] 그리고 시민덕목의 경우에서 보이는 것처럼 조직시민행동이 수행을 방해할 수도 있다.[각주:17] 또한 비판자들은 조직시민행동이 실제 선의에서 나오는지 인상관리 행동에서 나오는 건지 모호하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동기가 어떻든 친사회적 행동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며, 설령 타산적 동기가 원인이더라도 도움행동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반생산적 작업행동

조직시민행동이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것과 달리, 반생산적 작업행동은 조직에 해가 된다. 반생산적 작업행동(counterproductive work behavior)은 다른 종업원이나 조직에 해를 끼치려는 의도로 발생하는 다양한 행동들을 말한다. 신체적 행동과 언어적 행동, 고의적 파괴행동이 있으며, 반사회적 행동의 범주에 들어간다. 반생산적 작업행동은 보복을 목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으며, 폭언, 모욕, 절도, 거짓말, 근무태만, 폭력, 살인 등 다양한 행동을 포함한다. 반생산적 작업행동은 주로 태업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심각도(경미/심각)과 반복가능성(일회/지속), 가시성(관찰/관찰불가)에서 차이가 난다.

 

반생산적 작업행동이 나쁜 경우가 많지만 그 원인은 집단에서 나온다. 보복의 열역학 이론[각주:18]에서는 후술할 심리적 계약의 위반이 반생산적 작업행동을 일으킨다고 제안하는데, 이 이론에 따르면 반생산적 작업행동은 조직이 규범이나 약속을 어기거나 종업원의 세력/지위를 손상시키면서 발생한다. 종업원은 여기에 대해 촉발-진정/발산-해소의 주기를 거치는데, 발생한 스트레스가 진정되지 않는 경우 겉으로는 해소된 듯이 보여도 속으로는 쌓여있다가 축적되면서 폭발한다. 비슷하게 용수철 효과(spiraling effect)는 약한 공격과 모욕의 반복이 고통과 중압감을 야기하고 분노와 위협을 유발한다는 것으로, 반생산적 작업행동이 일정 부분 조직의 무례함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반생산적 작업행동의 근원은 조직에서의 불공정과 이를 수정하려는 노력의 허무함이며, 이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이 조직공정성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조커(2019)의 등장인물 아서 플렉. 아서는 직장에서 지속적으로 무시와 냉대를 받았고 나중에는 오해로 인해 해고당한다. 이러한 반복적인 모욕이 쌓인 결과 아서는 직장동료를 총으로 사살한다.

조직 내 정치적 행동

조직심리학에서 정치적 행동은 조직 내에서 종업원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하는 사회적 행동으로, 비공식적으로 진행된다. 구조이론에서 보이듯이 기존의 조직심리학에서는 정치질을 백해무익한 것으로 보았으나, 일부 학자들은 조직에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과정을 볼때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기도 한다. 비록 정치적 행동 자체는 조직에 해가 되지만 정치적 행동에 능한 종업원은 직무수행을 잘하고 환경적응력이 높은 유능한 직원이다.

 

조직 내 정치적 행동은 3가지 측면으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발생형태로 보면, 조직 내 정치적 행동은 원하는 결정을 얻기 위해 결제 라인을 생략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규범의 형태를 띤다. 조직 내 정치적 행동은 협조나 순종의 대가로 자원을 제공하는 예산게임이나 의사결정을 위해 전문지식을(그것이 없더라도) 과시하는 전문지식 게임, 경쟁부서 간에 내 편을 만드는 경쟁 집단 게임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전문지식 게임은 개발자 집단에서 주로 나타난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서 보면, 조직 내 정치적 행동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는 정치적 행동이 모호함, 예측 불가능성, 전반적 불편함을 야기하기 때문이며 정치적 행동은 또한 정의와 조직공정성을 침해한다. 조직내 정치적 행동이 일상화되면 조직 내에 냉소와 무관심이 팽배해지고, 조직 내 정치적 행동의 지각은 이직을 유발하며(r=.43) 직무만족(r=-.57) 및 조직몰입 중 정서적 몰입(r=-.54)을 저해한다.

 

성공가능성의 측면에서 보면, 조직내 정치적 행동은 4가지 요소를 잘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 첫번째 요소는 사회적 영악성으로, 사회적 단서를 관찰하고 타인의 동기와 가치관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두번째 요소는 대인 간 영향력으로, 타인을 통제하려는 성향이며 big5 파셋 중 하나인 자기주장성과 동의어이다. 세번째 요소는 네트워크 구축과 동맹형성인데, 대인 간 자원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말한다. 마지막 요소는 가식적 미덕으로, 자신의 실제 의도를 가장하여 자신이 선한 의도를 가진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다.

 

심리적 계약

심리적 계약은 종업원과 조직 간의 암묵적인 교환으로, 상호 간 의무에 대한 종업원의 지각을 말한다. 심리적 계약은 기본적으로 '내가 조직에 충성하고 일을 열심히 하면, 조직이 나에게 직업안정성과 승진, 임금인상을 해줄 것이다.'라는 형태를 띠고 있다. 심리적 계약은 미래 시점을 전제하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이며, 상호간 동의를 전제하지만 이것이 상호간에 계약을 동일하게 이해했다는 말은 아니다. 또한 계약은 성사된 순간부터 지속적으로 변하며, 고용도 종업원의 수행을 대가로 한 심리적 계약으로 여겨진다.[각주:19]

 

심리적 계약은 교환에 대한 신념의 공유인 상호성과, 서로에 대한 몰입인 호혜성에 기초하는데 상호성이 더 쉽게 획득된다. 심리적 계약은 거래적 계약과 관계적 계약으로 나눌 수 있는데, 거래적 계약은 의무사항이 구체적인 계약으로, 단기적이며 재정적 자원이 교환되고 자신의 이득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반면에 관계적 계약은 의무사항이 구체적이지 않은데, 장기적이며 사회정서적 자원도 같이 교환되고, 상대방의 이득이 고려된다. 문화에 따라서 서구에서는 거래적 계약이 축적되면 관계적 계약이 형성되는 반면에 동양(특히 중국)에서는 관계적 계약이 성립된 후 이를 기반으로 거래적 계약이 성사된다. 꽌시 문화가 이를 잘 보여준다.

 

심리적 계약은 깨질 수 있다. 심리적 계약은 다른 쪽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여길때 파기될 수 있는데, 이 영역은 교육/개발과 보상, 승진, 직업안정성, 피드백, 사람(회사 종업원) 등의 영역을 포함한다. 심리적 계약의 위반은 착근성(근속 의도)과 직무만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며, 계약이 위반된 종업원들은 거래적 계약으로 전환하면서 부가적인 노동이 감소한다. 또한 계약 위반에 대해 종업원이 발언한 것이 무시되는 경우 침묵-퇴각행동(수동, 태만, 책임회피)-파괴(절도, 위협, 업무방해)-퇴거(해고, 이직)로 이어져 조직에서 나갈 수 있다. 다운사이징과 아웃소싱, 오프쇼링도 계약 위반을 부를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직무안정성이 저하되면 종업원들은 통제감이 낮아지면서 거래적 관계로 회귀하고 직무몰입과 충성도가 감소한다.

 

6.직업건강심리학

후기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동자 개개인의 교육수준은 증가하였고, 동시에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 더럽고 위험한 일은 점점 개발도상국 노동자를이 하게 되었고, 20세기 중반 이후 직업에서의 건강은 선진국에서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에 1970년대에 미국에서는 직업안전과 건강법이 재정되었고, 영국에서는 직장 건강과 안전법이 통과되었다.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는 1965년 arthur kornhauser가 <산업근로자들의 정신건강>을 출판한 이후 노동자의 건강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다.

 

직장에서의 심리적 건강은 종업원들이 일을 하면서 정서적, 정신적, 육체적 안녕을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안녕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행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직에서 종업원의 스트레스를 제때 해소하지 못하면 종업원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각주:20] 이는 조직의 생산성을 떨어트리면서 종업원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이는 의료비용의 증가와 시민단체의 항의를 유발한다) 종업원의 건강이 조직의 생산성과 관련된다는 결론은 응용심리학이 탄생하고 100년이 지나서야 밝혀졌으며, 이제 많은 학자들이 조직의 이윤추구와 종업원의 건강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왜 사장님들이 직원들의 건강을 신경써야 하는가? 여기에는 윤리적 이유도 있지만, 조직의 생산성과 관련된 이유도 있다. 앞서 말했듯이 종업원의 건강은 조직의 생산성과 관련되어 있는데, 전세계에선 연간 220만명의 노동자가 사고나 질환으로 사망하고[각주:21] 매년 1억 6000만건의 질병이 업무와 관련되어 발생한다. 과로사(카로시)는 너무 과도한 노동으로 죽음에 이르는 현상을 말하는데, 일본에서 자주 발생해서 일본어 카로시를 유명하게 만든 이 현상은 점점 전세계로 퍼지고 있다.

 

학자들은 조직의 성공에 대한 준거에 심리적 건강도 추가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많은 선진국에서 종업원과 그들의 가족,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고 부정적인 결과를 최소화하는 직장을 만드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건강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노동자가 질병에 걸린 후 이를 치료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더 적다. 이는 많은 국가에서 직장에서의 건강에 관심을 기울일 충분한 이유를 제공한다.

 

 

직업건강심리학의 기원과 연구분야

직업건강심리학은 건강한 조직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등장하게 되었다. 기존의 경영학이나 산업 및 조직심리학에서는 건강한 조직을 '경쟁에서 살아남고 계속해서 적절히 대처하며 대처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 확장시키는 조직'으로 정의했으나, 90년대부터 학자들은 건강한 조직의 정의에 노동자 건강을 비롯한 다른 요소를 포함하기 시작했다. 쿠퍼와 카트라이트[각주:22]는 건강한 조직을 '재정적으로 성공하면서 건강한 노동력을 가진 조직'으로 정의했고, quick는 건강한 직무환경의 특성으로 높은 생산성과 함께 높은 근로자 만족, 좋은 안정성, 낮은 불평불만, 낮은 결근 및 이직, 충돌 부재, 공동체의 존재로 뽑았다.

 

직업건강심리학은 예방의학과 산업 및 조직심리학, 그리고 공학이 결합된 학제간 분야이다. 직업건강심리학은 임상심리학과 달리 조직적 개입을 선호하며, 1차 개입을 선호한다. 즉 직업건강심리학은 문제를 가진 사람(2차 개입)이나 문제가 심각한 사람(3차 개입)이 아니라, 문제를 가질 수 있는 잠재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개입한다. 이는 앞서 말했듯이 상황이 터진 후에 개입하는 것보다는 상황을 예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직업건강심리학에서 건강은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 건강도 포함한다. 이는 건강의 범위에 정신건강과 사회적 웰빙을 포함한 WHO의 1946년 선언과 일치한다. 1986년 WHO는 오타와 헌장을 통해 건강을 삶의 목적으로 규정했고, 직업건강심리학자들은 건강을 목표에 도달하며 개인적 니즈를 충족하고 매일매일 삶을 다루는 역량으로 정의하였다. 이는 건강을 질병과 부상의 부재로 보았던 기존 임상심리학적 관점과 다르며, 긍정심리학에서 그러듯이 최적으로 기능하고 번창하는 것까지 포함한다.[각주:23]

 

프로이트는 정상적인 인간을 '잘 사랑하고 잘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이는 임상심리학에도 부분적으로 계승되었으며, 약간 다른 의미로 직업건강심리학에도 계승되었다. 이는 직업건강심리학에서 일의 의미에 관심을 가지게 한 경위로, 직업건강심리학에서는 일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요소라고 보고, 개인의 정체성과 자존감, 행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일은 그 자체를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내재적 가치와 생활비를 제공하고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는 외재적 가치를 주는데, 직업건강심리학에서는 둘 다 중요시한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은 역으로 일은 물론 직장, 우정, 결혼생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한다.

 

심리적 건강

심리적 건강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보통 아래의 5가지 요소로 정의된다.

 
  • 정서적 행복감: 활력이 넘치고, 기분좋고, 행복하고, 즐겁고, 기쁘고, 만족하며, 편안한 정서를 느끼는 정도이다. 
  • 유능감(역량): 대인관계, 문제해결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개인이 어느 정도 성공하는지 또는 어느 정도로 능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개념이다. 역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역량이 있다는 신념과 적절한 적응기술이 필요하다.
  • 자율: 자신의 의견이나 행복을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 독립성과 자기조절 욕구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주요 특징이다.
  • 포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정도. 포부가 높다는 것은 동기가 높고, 새 기회를 탐색하며, 목표달성을 위해 도전한다는 것이다. 회복탄력성과 관련되어 있으며, 개인이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때 진가를 발휘한다.
  • 통합된 기능: 여러 요소간의 균형.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균형감이 있고 조화를 이루며, 긴장과 이완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직장과 스트레스

직업건강심리학에서는 스트레스 요인(stressor)을 8가지로 나눈다. 물리적 스트레스 요인은 직장환경 관련 요인이고, 과업관련 스트레스 요인은 방해나 반복, 작업부하처럼 과업과 관련된 요인이며, 역할 스트레스 요인은 역할갈등이나 모호성, 과부하같은 역할 관련 요인이고,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은 갈등이나 왕따, 성희롱같은 대인관계 관련 요인이다. 작업일정관련 스트레스 요인은 교대근무가 초과근무처럼 작업시간 배치와 관련된 요인이고, 경력관련 스트레스 요인은 해고나 실직처럼 생계와 관련된 요인이며, 외상 사건은 종종 PTSD로도 이어지는 강한 스트레스 유발 사건이고, 스트레스 유발 변화과정은 인수합병이나 신기술 도입처럼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큰 변화를 말한다. 한편 직업건강심리학자들은 이와 같은 요인들을 도전적 스트레스 요인과 방해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나누는데, 도전적 스트레스 요인은 성취감이나 충족감의 원천이 되는 U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반면 방해적 스트레스 요인은 개인의 능력을 저해하고 의욕을 꺾는 D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직무요구-자원 모형은 어떤 유형의 자원이 직무 요구에서 오는 부정적인 신체적/심리적 영향을 완화한다고 제안한다. 모형에 따르면 모든 직무 요구는 기본적으로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지우며, 반대로 자원은 개인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돕고 성장 및 개발을 지원하는 요소를 말한다. 상사의 지원과 보상, 피드백이 이러한 자원에 해당하며, 대표적인 자원이 긍정심리자본이다. 

 

긍정심리자본 심리적 건강을 증진하고 직업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개인적 자원으로, 희망과 낙관, 자기효능감, 회복탄력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긍정심리자본이 많을 수록 스트레스를 적게 경험하게 되고, 행복과 직무만족, 조직몰입, 시민행동, 직무수행도 증가시킨다. 긍정심리자본의 하위요인들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 자기효능감: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쏟아붓게 하는 자신감
  • 낙관: 현재와 미래의 성공에 대한 긍정적 귀인
  • 희망: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나아가고 성공을 위해 목표를 향한 경로를 바꾸는 것
  • 회복탄력성: 역경에 부딫혀도 노력을 지속하고 원래 상태로 돌아오거나, 더 뛰어난 상태에 이르는 것
 

워라밸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2010년대에 들어 급부상하는 개념으로, 일과 일상의 균형을 말한다. 아무리 일의 긍정적 영향을 강조해도 결국 일은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목적은 일상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영역에서는 일과 일상의 균형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일과 일상이 충돌하는 대표적인 분야는 가정이다. 일-가정갈등은 일에서의 의무와 가정에서의 의무를 조화시키는 데에서 오는 딜레마이다. 일-가정갈등은 특히 맞벌이 가정이 대세인 현대에 더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급변한 현실을 조직이 따라잡지 못해서 구시대적인 인사정책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일-가정갈등을 경험하는 사람은 둘의 역할을 조화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에 일을 더 중요시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는데, 사실 사람들이 가장 많은 에너지와 시간, 노력을 투입하는 분야가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또한 일에서의 성취로 자신을 평가하며 거기에 집착하고, 가족간에 정서적으로 친밀해질 기회가 감소한다. 일-가정갈등은 가정에만 영향을 끼치거나 일과 가정 모두에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개인주의 문화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직업건강심리학자들은 일-가정갈등에서 다음 3가지 주제를 주로 연구한다. 첫번째는 일이 가정에 미치는 효과로, 근무시간은 가정생활에 대한 간섭을 예측하고 그 간섭은 또다시 심리적 고통을 예측한다. 두번째는 가정이 일에 미치는 효과인데, 학자들은 가정을 충격 흡수장치로 보아 가정이 원만하면 직장에서의 좌절을 감소시킨다고 본다. 실제로 가정에서의 의무가 결근과 지각을 예측한다. 마지막은 가정과 일의 상호작용인데, 이는 일과 가정이 조화로울때(일-가정충실) 잘 나타난다. 일-가정 충실은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을 증진하는데 긍정심리학에 따르면 이는 일과 가정에서의 역할이 서로를 지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가정갈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인간이 한정된 심리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희소성 가설에 기반한다. 이에 기반하여 일-가정관계를 설명하는 모델이 여럿 있는데, 파급모델(spill over)은 주류 이론으로 일에서의 태도와 경험이 가정에 파급효과를 전달한다고 제안한다. 개인의 직무만족은 가정 만족도 향상시키기 때문에 일과 가정 변인은 정적으로 상관된다. 보충 모델(compensation model)은 파급모델과 반대로 개인이 일이나 가정에서 부족함이 있으면 다른 영역에서 자원을 빼온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따르면 일에서의 박탈감은 다른 활동을 통해 보충된다. 분리 모델(segmentation model)은 일과 가정이 형태와 공간, 기능에 있어 다르기 때문에 분리된다는 주장으로, 가정은 친밀감과 공감의 영역으로, 일은 비인간적이고 수단적인 영역으로 양분한다.

 

일-가정갈등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들에 따르면 일과 가정은 서로 많은 부분에서 중복되는 듯이 보인다. 일-가정갈등과 직무만족은 부적으로 관련되고(남성에서 r=-.29, 여성에서 r=-.35), 생활만족도와도 부적으로 상관된다.(남성에서 r=-.32, 여성에서 r=-.45) 이는 일-가정갈등을 해소하면 직무만족과 생활만족도가, 특히 여성의 경우 개선되리라는 점을 암시한다.[각주:24] 자녀가 있는 경우 주당 근무시간은 생활만족도를 떨어트리고, 일-가정갈등은 죄책감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각주:25]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확률이 30배나 증가한다. 반면 가정을 배려하는 직장은 조직몰입도가 더 높다.[각주:26]

 

일-가정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슬프게도 일-가정갈등을 해소하는데 있어 종업원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일-가정갈등은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기 때문에, 이를 종업원이 해결하라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다.[각주:27] 일-가정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직에서 종업원을 배려해 줄 필요가 있으며, 이는 탄력적인 작업시간과 집중근무제, 재택근무, 출산휴가, 월차, 직장 내 보육시설을 포함한다.

 

유동적 작업

유동적 작업(유동적 근무)은 언제 어디서 일을 시작하고, 언제 교대하며, 몇 시간을 일할지 종업원이 결정할 수 있는 근무형태를 말한다. 플렉스 플레이스(flexplace)는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는 장소라는 말인데, 유동적 작업의 특징을 말해준다. 켈로그 사에서의 사례에 따르면 8시간 3교대를 6시간 4교대로 바꾸자 종업원들의 사기와 생산성이 증가하였고 사고는 감소하였다. 유동적 근무는 종업원들에게 재량권이 많이 부여되고 일-가정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상사나 직장동료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 사회적 소외가 유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학자들은 어디서 일하는지는 일과 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현장 종사자들은 이에 반대한다.

 

유연근무제는 종업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근무형태로, 미국회사의 56%가 적용하고 있으며 핵심시간대(9-15시)와 탄력시간대(6-18시)가 구분된다. 유연근무제는 지각을 감소시키고 맞벌이 부부에게 도움이 되며 낮은 직급의 종업원에게 더 많은 자율성이 주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연근무제로 인해 이 같은 시간에 모이기 힘들어지면 팀의 기능이 저해되고 팀의 수행이 감소할 수 있다.

 

집중근무제는 하루 근무시간을 늘리는 대신 일주일 동안의 근무일자를 줄이는 근무형태로, 사실 대학생들은 공강이라는 형태로 어느정도 이를 자체적으로 실현한다. 미국 회사의 21%가 사용하고 있는데, 여가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쉬는 날에 부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피로와 사고, 결근이 증가하고, 생산적으로 일하는 시간이 감소하며, 근무형태를 집중근무제로 바꾸는 것이 비용을 많이 소모한다는 단점이 있다. 조직의 제공서비스나 기타 요인들은 집중근무제의 활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

 

교대근무는 20세기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유동적 근무로, 하루 24시간의 주기에 따라 돌아가는 근무형태다. 일반적으로 8시간 3교대로 나뉘는데, 1교대는 오전 7시에서 3시까지 지속되고, 2교대는 3시부터 11시까지 지속되며, 남은 3교대 인원이 밤동안 작업한다. 미국 전체 작업시간의 20%에 야간에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교대근무자는 생리적/사회적 적응에 있어 많은 문제를 겪는다. 교대근무자는 생체리듬에 이상이 오고, 여가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며, 수면장애를 비롯해 각종 정신질환을 앓는다. 또한 야간근무자의 50%는 이혼이나 별거를 하고, 야간근무는 WHO에 따르면 암의 원인이다. 종합적으로 간호사를 제외하면 교대근무는 종업원의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실업의 심리적 영향

일자리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행복을 부여한다. 일터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장인 분들은 이게 무슨 헛소리냐고 항의하겠지만, 일이 아니라 일'자리'임에 유의하라. 안정적인 일자리는 하루일과에 규칙성을 부여하고, 가족 외의 타인과 접촉하게 하며, 개인생활에 목표와 목적을 부여하고, 지위와 정체감을 부여한다. 또한 사람을 활동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정기적인 수입이 나온다는 점일 것이다.

 

일자리가 많은 이점을 준다면, 반대로 실업은 많은 해악을 줄 것이다. 실업은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예측가능한 시간계획을 세우지 못하게 하며, 불안을 증가시킨다. 학자들은 실업이 수입 감소-대인관계와 의식주의 제한-자유재량권 상실-좌절감을 거쳐 자존감과 자기평가의 저하를 일으킨다고 제안하였다.[각주:28] 실업자는 사회로부터 이탈하면서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고(이는 죄책감과 창피함을 유발한다), 사회적인 공헌을 못하는 이등시민이라는 생각에 빠져 행복이 감소한다. 또한 다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자존심을 굽히고 푸대접과 채용 거절, 부정적 평가를 버티는 과정에서 정신건강이 악화된다. 취업은 정신건강을 증가시키는 반면(r=.54) 실업은 정신건강을 악화시키고(r=.36) 인생의 질을 저하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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